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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행복한 출발

‘사랑과 전쟁’ 단골 출연 탤런트 이주화

기자 남편과의 알콩달콩 신혼생활 첫 공개

글·송화선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6.08.24 10:11:00

탤런트와 현직 스포츠신문 사진기자의 결합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주화·배우근 부부. 지난 4월 말 결혼한 뒤 남편이 독일월드컵 때문에 출장을 떠나 한 달 이상 떨어져 지낸 이들 부부는 서로 그리워한 시간만큼 사랑이 더 깊어졌다고 말한다. 신혼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이들의 달콤한 사랑이야기.
‘사랑과 전쟁’ 단골 출연 탤런트 이주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만나 달콤한 사랑을 키운 이주화·배우근 부부.

‘사랑과 전쟁’ 단골 출연 탤런트 이주화

“아이스크림과 함께 시작된 달콤한 사랑, 오래오래 지켜갈래요”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과 단골 손님으로 만난 인연
눈꼬리를 휘어뜨리며 환히 웃는 미소가 똑 닮은 이 부부의 또 다른 공통점은 아이스크림을 남달리 사랑한다는 점. 이 둘은 이주화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처음 만났다.
“2002년에 부업으로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었어요. 제가 모든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드는데, 이 사람은 단골 손님이었죠. 매일 들러서 ‘오늘은 무슨 아이스크림이 가장 맛있어요?’ 물어보고는 제가 추천하는 걸 사가곤 했어요. 아르바이트 학생들이랑 ‘모든 손님이 저분 같으면 좋겠다’고 했을 정도로 참 얌전하고, 또 많이 사가는 사람이었죠(웃음).”
이주화는 지난 93년 데뷔한 KBS 공채 15기 출신 탤런트. 하지만 주로 조연을 맡아왔기 때문에 누구나 알아볼 만큼 유명하진 않다. 촬영이 없는 날엔 늘 수수한 차림으로 아이스크림 가게를 지켜 대부분의 손님들은 그를 그저 ‘예쁘고 참한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으로만 여겼다고. ‘차나 같이 하자’며 은근히 관심을 표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죄송하다’며 딱 선을 그었다고 한다. 그런데 배씨는 거의 매일 들르다시피 하면서도 ‘얌전히’ 아이스크림만 사간 것이다.
“당연히 다른 사람이 있을 줄 알았어요. 저렇게 예쁜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좋아하겠나 싶었죠. 저는 그냥 바라보는 것으로 족했어요. 집이 바로 아이스크림 가게 근처라 퇴근할 때마다 유리 너머로 가게를 훔쳐보고 주화씨가 있으면 아이스크림을 사가고 없으면 그냥 가고 그랬죠(웃음).”
그렇게 보낸 시간이 3년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해 5월. 배 기자가 TV 드라마를 보다 우연히 그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KBS ‘사랑과 전쟁’을 보는데 여자 탤런트가 아무래도 눈에 익은 거예요. 다음 날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혹시 탤런트세요?’ 하고 물어봤죠. 쑥스러운 듯이 고개만 숙이고 있다가 ‘네’ 하더라고요. 얼마나 놀랐는지….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됐어요. 그때 함께 나눈 이야기를 ‘우리 동네 아이스크림 가게 그녀는 탤런트’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렸죠.”

‘사랑과 전쟁’ 단골 출연 탤런트 이주화

제주도 여행 당시의 이주화·배우근 부부.


‘지하철 4호선 삼선교(한성대)역 6번 출구를 나오면 신선한 과일향이 커피향과 함께 코끝을 간지럽히는 생과일 아이스크림가게가 새뜻하게 보인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나들목에 위치하기에 동네에서 자주 가는 단골집이 됐다. 그 가게는 싱싱한 맛뿐 아니라 탤런트처럼 예쁘게 생긴 주인이 매력적이다’로 시작되는 이 글은 한마디로 ‘대박’을 터뜨렸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다음’ 메인 화면에 오르며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를 뿌렸고, 다음 날부터 이씨의 아이스크림 가게에 손님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주화가 무명 탤런트지만 자신의 일을 소중히 여기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 소극장을 세우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 등이 배 기자의 글을 통해 아름답게 전달된 덕분이었다.
“매일 아침 5시30분에 가게 문을 여는데, 그 새벽부터 난리가 났어요.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오고, 사람들이 인터넷에 오른 글 보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전 사실 ‘컴맹’이거든요. ‘다음’을 보라는데, 그게 무슨 소리인지도 못 알아들었어요. ‘단골 손님이 뭔가 큰 일을 해줬구나’ 하는 정도만 느꼈죠.”
그런 글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이주화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배 기자가 그의 남다른 깊이와 향기에 흠뻑 반해버렸기 때문이다. 배 기자는 “원래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날 얘기하고 나서 이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걸 새삼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다음 날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더니 주화씨가 감사하다며 앞으로 평생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주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소극장 짓는 데 일조해야 하니까 이제부터 더 열심히 사먹겠다고 했죠.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 밥 한 번 대접받고 다음부터는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걸로 교통정리를 했어요.”
그래서 두 사람은 6월15일 처음으로 한 고깃집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첫 데이트였고, 결혼으로 이어진 ‘진짜 사랑’의 시작이었다. “처음 데이트를 하면서 촌스럽게 고깃집이 뭐냐”는 기자의 핀잔에 두 사람은 “그때는 그게 데이트인 줄도 몰랐다”며 손사래를 쳤다. 당시 이미 서른을 훌쩍 넘은 나이였던 이들은 그때까지만 해도 둘 다 ‘난 결혼은 안 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세상은 혼자 사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날 저녁 이후 ‘인연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을 만큼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지게 됐죠. 한번은 함께 극장에 갔는데, 아이들이 마구 뛰어다니며 시끄럽게 구는 거예요. 제가 그렇게 예의 없는 걸 참 싫어하거든요. 하지만 옆에 주화씨도 있고 해서 꾹 참고 있는데 이 사람이 먼저 버럭 화를 내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조용하라고 말하면서요. 그때 정말 감동받았어요. 주화씨가 평소에 얼마나 얌전하고 다정한 성격인데요. 아이들도 좋아하고요. 그런데 저 화나지 않게 하려고 자기가 화를 내주잖아요. 이 사람이 날 자신보다 먼저 생각해주는구나, 그런 느낌이 참 좋았죠.”
하지만 이런 마음을 말로 표현하기에 배 기자는 너무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었다. 그는 긴 말 대신 “결혼해주세요” 딱 한마디로 이주화에게 청혼했다고 한다. ‘당신을 내 몸같이 아끼고 사랑하겠습니다. 사랑을 받아주세요’라고 꾹꾹 눌러 쓴 편지도 함께 건넸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이메일로 사랑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이주화는 배 기자를 ‘배우근’의 ‘근(ken)’을 따서 ‘케니’라고 부르고, 배 기자는 그를 ‘이쁜이’라는 뜻에서 ‘뿌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케니’는 출근하면 늘 가장 먼저 ‘뿌니’에게 메일을 썼고, ‘컴맹’이던 이주화도 컴퓨터를 익혀 틈날 때마다 답장을 썼다. 학교 다닐 때 위문편지도 써본 적 없다는 그의 글 솜씨는 ‘배 기자에 따르면’ 시인 수준이라고. 이 둘의 편지 연애는 결혼 직후 배 기자가 독일월드컵 취재를 위해 출장을 떠나며 빛을 발했다.
“결혼하고 한 달쯤 지난 뒤에 바로 출장을 간 거예요. 우리나라가 이길수록 길어지는, 기약도 없는 출장길이었죠. 결혼 초에는 둘이 같이 자는 게 어색했는데, 갑자기 혼자 집에 남겨지니 얼마나 그리운지요. 매일 이메일 쓰고, 스포츠신문 사서 사진이라도 보며 그리움을 달랬어요. ‘스포츠서울’ 홈페이지 들어가보면 ‘이 멋진 사진을 찍은 기자 분, 정말 훌륭하십니다’ ‘사진이 정말 뛰어나요!’ 같은 댓글들이 있는데, 다 제가 단 거예요(웃음).”

‘사랑과 전쟁’ 단골 출연 탤런트 이주화

배 기자는 “4천8백만 붉은 악마보다 주화씨의 기도가 더 셌던 거 같다. 월드컵 기간 내내 우리 남편 빨리 오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더라”며 활짝 웃었다. 배 기자의 이주화에 대한 그리움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그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노르웨이 오슬로를 거쳐 독일 각지로 옮겨다닌 긴 출장기간 동안 이씨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이 눈에 띌 때마다 하나씩 사 모았는데, 나중엔 그걸 담기 위해 가방을 하나 새로 사야 했을 정도라고 한다.
“향수, 액세서리, 신발 같은 작은 물건들이었어요. 그런데 주화씨 생각이 날 때마다 하나씩 사다보니 나중엔 제 짐보다 더 큰 가방 하나가 꽉 차더라고요(웃음). 예쁜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일 때마다 혹시 뿌니 가게에 도움이 될까 싶어 사진 찍고, 맛도 보고 그랬죠. 그럴 때면 주화씨 생각이 더 많이 나서 행복하기도 하고, 그립기도 했어요. 나중에 귀국해서 가방 하나를 주며 ‘이게 당신 선물’이라고 하니 깜짝 놀라데요. 제가 출장기간 내내 자기만 생각한 걸 알게 됐겠죠.”

서로 존댓말을 쓰고 다툼이 생길 때면 먼저 손을 잡아주기로 약속했다는 부부
배 기자의 사랑 표현은 늘 이런 식이다. 담담한 듯하면서도 다정하고 애틋하다. 배 기자는 ‘TV에서 언제나 어둡고 가끔은 폭력적으로까지 나오는 탤런트 이주화의 전혀 다른 모습을 알리고 싶어’ 그의 유머를 담은 블로그(http://blog.naver.com/ namastae)도 하나 열었다. 배 기자가 쓰는 ‘뿌니의 웃긴 이야기’ 코너에는 배 기자를 웃긴 이주화의 유머가 가득 올라와 있다. 두 사람이 제주도 여행을 떠났을 때를 기록하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숙소인 칼(KAL)호텔을 나섰습니다. 호텔에 ‘좋은 추억만 가지고 떠나요. 다음에 다시 만나요’라고 하니 뿌니도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다음에는 도마 사가지고 올게.’”라고 적는 식이다. 배 기자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아내가 재치있는 이야기를 해서 웃음이 터지면 그 대화 내용을 일일이 메모해두곤 했다.
“주화씨가 굉장히 밝고 유머 감각도 뛰어난 사람이거든요. 이 사람이 갖고 있는 그런 면을 기록해주고 싶어요.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주화씨는 TV에서 보여지는 모습보다 훨씬 깊이 있고 좋은 사람이에요. 이 사람과 결혼하던 날, 머리가 하얗게 센 원로 탤런트 분들이 저를 찾아오셔서 ‘내가 가장 아끼는 후배가 이주화’라며 ‘함부로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하실 정도였죠. 탤런트 정한용씨도 ‘동료 연기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가 바로 주화’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 사람의 좋은 면들을 제가 앞장서서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 기자의 속 깊은 사랑 앞에 이주화는 “‘소극장 지을 수 있게 아이스크림 많이 사 먹겠다’고 말할 때부터 알아봤다”며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다니 난 정말 행운아”라고 화답했다. ‘서로를 알지 못한 채 흘려버린 지난 세월이 너무 아깝다’고 말하는 이들 부부는 “오랜 친구처럼 사이좋게 살다가 한날 한시에 함께 세상을 떠나는 게 꿈”이라고 말하며 환히 웃었다.
KBS ‘사랑과 전쟁’을 통해 갈등을 겪는 부부들의 문제를 너무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자신들은 어떤 어려운 문제도 극복해나갈 자신이 있다는, 그래서 서로 존댓말을 쓰고 다툼이 생길 때면 먼저 손을 잡아주기로 약속했다는 이들 부부가 앞으로도 늘 지금처럼 행복하기를 바란다.

여성동아 2006년 8월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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