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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입양해 남매 키우며 스크린 데뷔한 신애라

글·김유림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의상&소품협찬·오브제 벨리건 Jaes 진 at the LAB 타테오시안 루즈&라운지

입력 2006.08.24 09:59:00

탤런트 신애라와 아역배우 박지빈이 영화 ’아이스케키’에서 엄마와 아들로 만났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싱글맘과 철부지 아들의 끈끈한 정을 연기한 두 사람을 만나 영화촬영 뒷얘기 & 요즘 사는 얘기를 들었다.
딸 입양해 남매 키우며 스크린 데뷔한 신애라

“올 여름방학 때는 아홉살 큰아들에게 엄마가 출연한 영화 보여주게 돼 뿌듯해요”

지난해 드라마 ’불량주부’로 인기를 모았던 신애라(37)가 데뷔 후 처음으로 영화에 도전했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아이스케키’에서 홀로 아들을 키우며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싱글맘 역을 맡은 것. 전남 여수가 주요 촬영무대인 이 영화는 어려서부터 아빠가 죽은 줄로만 알던 아들 영래(박지빈)가 아빠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로 가는 차표를 사기 위해 엄마 몰래 아이스케키를 팔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리고 있다.
지난 7월 초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애라, 박지빈(12)은 영화촬영이 끝난 지금도 서로를 ‘엄마’와 ‘아들’이라 부르며 다정한 모습이었다.
“데뷔 후 첫 출연하는 영화인데 무엇보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저도 아이에게 영화를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막상 극장을 찾으면 아이에게 보여줄 만한 영화가 별로 없어서 안타까웠거든요. 이번 여름방학 때는 아이에게 엄마가 출연한 영화를 보여줄 수 있게 돼 뿌듯해요.”
지난해 영화 ’안녕, 형아’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지빈이는 이번에도 영화촬영 내내 타고난 연기력으로 스태프들을 감탄시켰다고 한다. 신애라는 “아이의 시점으로 영화가 전개되는 만큼 지빈이의 역할이 중요한데 어른 못지않게 연기를 잘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촬영 일정이 취소돼 여관에서 대기할 땐 아이들 생각에 많이 안타까웠어요”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지빈이는 석 달 동안 전남 여수에 엄마와 함께 머물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아이~스~케키~”하는 우렁찬 목소리를 내기 위해 촬영 전 남도 창을 배웠고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며 전라도 사투리를 연습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계속하다 보니까 원래 사투리를 썼던 것처럼 자연스러워졌어요. 아이스케키 통 메는 것도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요령이 생겼고요(웃음).”

딸 입양해 남매 키우며 스크린 데뷔한 신애라

촬영이 끝난 뒤에도 서로를 ‘엄마’와 ‘아들’이라 부르는 박지빈·신애라.

딸 입양해 남매 키우며 스크린 데뷔한 신애라

신애라는 예은이를 입양한 것에 대해 “여자 아이를 키우고 싶었고 입양을 선택한 것일 뿐, 박수 받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빈이에게 신애라와 촬영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이 뭐냐고 묻자 “평소 내가 갖고 싶어했던 온라인 게임팩을 선물해줬다. 신애라 엄마는 천사 같다”며 밝게 웃었다. 촬영 중 시간이 남으면 신애라에게 각종 게임 요령을 알려줬다고.
“지빈이한테 배운 게임을 집에 가서 우리 아들한테 가르쳐줬는데 역시 좋아하더라고요(웃음). 지빈이는 애교가 많아서 저뿐만 아니라 감독님을 비롯해 모든 스태프들을 살갑게 대했어요. 잠을 제대로 못 자 피곤한데도 항상 밝게 웃으면서 촬영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타고난 연기자란 생각이 들었죠.”
이번이 첫 영화 출연인 만큼 스크린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다는 신애라. 60년대 시골을 배경으로 해 메이크업도 하지 않고 주로 헐렁한 몸뻬바지 차림으로 출연했다는 그는 “화면을 보면서 ‘내가 미쳤지’ 하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그 또한 내 모습이기에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사실 이번 영화에서 신애라가 출연하는 분량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지난해 겨울 입양한 생후 9개월 된 딸 예은이와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 정민이를 돌봐야 하기에 아직까지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할 수 없는 형편인데, 이번 영화는 작품성이 있으면서도 보름 남짓이면 모든 촬영을 마칠 수 있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여수가 먼 거리라 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어요. 그런데 아침부터 준비해서 현장에 도착하고 나면 난데없이 기상악화로 촬영을 못할 때가 몇 번 있었어요. 그럴 땐 얼마나 속상했는지 몰라요. 혼자 여관방에서 대기하고 있으면서 ‘이 시간에 우리 아이들한테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면 좋을 텐데’ 하면서 아쉬워했죠. 아직은 예은이가 어려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딸 예은이를 얻음으로써 더 튼튼하고 행복한 가정으로 거듭날 거라 믿고 있어요”
갓난아이를 돌보는 봉사를 하다 지난해 12월 예은이를 입양한 그는 인터뷰 도중 남편 차인표로부터 전화가 오자 먼저 “예은이는?” 하고 아이의 안부부터 물었다. 새벽에 깨어나 보채는 아이 때문에 잠잘 시간이 부족하지만 그는 아이를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정민이 키울 때랑 똑같아요. 모든 엄마들이 출산의 고통을 잊어버리고 또 아이를 낳고 키운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아무리 힘들다가도 아이가 한번 ‘까르르’ 웃어주면 저도 모르게 기운이 불끈 솟거든요. 사실 저희 부부는 입양을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어요. 남편과 제가 연예인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실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단지 여자아이를 키우고 싶었고 입양을 선택한 것일 뿐, 박수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혼 직후부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그는 예은이를 공개 입양한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아이의 존재를 세상에 떳떳이 밝히고 밝은 환경 속에서 키워야만 아이 또한 훗날 큰 상처를 받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



“대부분의 입양아들이 나중에 자신의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보다는 자신이 모두가 비밀로 하는 어두운 환경 속에서 자란 존재라는 것에 더욱 충격을 받는다고 해요.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존재하잖아요. 직접 배 아파 낳은 아이만 자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예은이를 얻음으로써 더욱 튼튼하고 행복한 가정으로 거듭날 거라 믿고 있어요.”
요즘 한창 기고 앉으며 재롱을 피우는 예은이가 며칠 전에는 감기에 걸렸다고 한다. “열이 심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아이가 기침을 하고 가래 때문에 고생하는 걸 보면서 대신 가래를 빼내주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웠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면서도 “예은이가 이유식을 먹을 때 입을 오물오물거리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며 이내 밝은 표정을 지었다.
정민이도 오빠답게 예은이를 잘 챙긴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아이에게 “언젠가 하느님이 선물로 예쁜 여동생을 줄지 몰라”하고 입양에 대해 설명해줘서인지 정민이는 처음부터 예은이를 동생으로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예은이를 지극정성으로 대하기는 남편 차인표도 마찬가지. 얼마 전까지 영화 ’한반도’ 촬영으로 바빴지만 촬영을 마친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예은이가 울면 곧바로 안아주고 엄마가 예은이를 돌보는 동안에는 정민이가 외롭지 않도록 거실 바닥에서 아이와 함께 뒹굴며 놀아준다고.
신애라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지만 자기관리에도 철저하다. 3년 전 위암으로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를 간호하면서 건강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기 때문. 하루에 1~2시간 정도 피트니스클럽에서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는 그는 여전히 탄력 있고 날씬한 모습이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부모가 건강하고 자기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아요.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도 좋지만 그 희생이 너무 지나치면 오히려 아이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아이가 엄마의 소중함을 모르고, 당연히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라 여길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아이가 맛있는 걸 먹고 있으면 ‘정민아, 그거 엄마도 좀 줘’ 하고 장난처럼 얘기해요. 그래서인지 이제는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엄마 아빠한테 먼저 먹으라고 권해요. 그러면서 아이는 좋은 건 혼자만 갖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는 것 같아요.”
아이들을 좋아해 결혼생활 초기부터 보육원에 다니며 봉사활동을 시작한 그는 지빈이와 영화촬영을 하면서 아들을 한 명 더 얻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어 3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라며 영화에 대한 홍보를 잊지 않았다.

여성동아 2006년 8월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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