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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둘째 임신, 가족과 함께 베트남 봉사활동 다녀온 변정수

글·김유림 기자 / 사진ㆍ박해윤 기자

입력 2006.08.24 09:48:00

임신 7개월째에 접어든 변정수가 임신부로서는 다소 대담한 선택을 했다. 지난 7월 중순 4박5일 일정으로 남편, 아이와 함께 베트남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것. 올 겨울에는 9년 만에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그를 만났다.
9년 만에 둘째 임신, 가족과 함께 베트남 봉사활동 다녀온 변정수

“몸은 힘들지만 주위의 축복 받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출산 기다리고 있어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성격인 변정수(32)가 임신했다고 달라질 리 없다. 남들은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며 하던 일도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을 시기에 그는 남편 류용운씨(39)와 딸 채원이(9)를 이끌고 베트남으로 자원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다행히 배 속의 아이도 엄마의 의중을 알았는지 별 탈 없이 4박5일 동안 잘 버텨줬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결혼 10주년을 맞아 남편과 방글라데시로 봉사활동을 다녀왔어요. 그때도 채원이를 데려갈까 생각했지만, 아이다보니 혹시 병에 걸리기라도 할까봐 저희 부부만 다녀왔어요. 나중에 아이랑 가도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걸 알고는 다음부터 아이도 함께 데리고 가야겠다 마음먹고 있었는데 올해도 좋은 기회가 찾아왔어요. 역시 채원이를 데리고 가기 잘한 것 같아요. 낙후된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또래 아이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은 모양이더라고요.”
비행기로 4시간 거리인 베트남에 도착해 다시 한참을 비포장도로를 달려가 도착한 곳은 베트남 화빙성에 자리한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 베트남 사업장. 이곳은 낙후된 지역을 대상으로 영농개선, 아동교육, 식수개발, 하노이 문화대학 한국어 교육 등 다양한 지역개발 사업을 펴고 있다.
그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집도 없이 모기장 모양의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아이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문명의 혜택이라고는 조금도 받지 못한 채 굶고 헐벗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물에도 석회질이 섞여있어 식수조차 구하기 쉽지 않았는데, 불볕더위까지 찾아와 그를 포함한 봉사단원들이 체력적으로 더욱 힘들었다고 한다.

“봉사활동 말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 자신과의 약속 지키고 싶었어요”
그가 처음 방문한 곳은 1년 전 굿네이버스가 세운 로선 초등학교와 자모 초등학교. 그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All For Children’ 문구를 새긴 의류 2백20점과 문구세트를 지역 주민에게 전달했으며 학교 환경미화의 일환으로 아이들과 함께 벽화를 그리고 응원도구를 만드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미니 운동회도 열었는데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아이들과 몸짓으로 대화를 나누며 게임을 하고 달리기를 하면서 금세 가까워졌다고.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 적응을 잘 못하던 채원이도 엄마 아빠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고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지냈다고 한다.

9년 만에 둘째 임신, 가족과 함께 베트남 봉사활동 다녀온 변정수

베트남 로선·자모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벽화를 그리고 응원도구를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변정수 가족. 남편, 아이와 함께(아래 우).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림이란 걸 그려본 적조차 없는 아이들이었어요. 크레파스를 손에 쥐어줘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더라고요. 가위질, 풀칠도 처음 해보고요. 공책을 완성한 뒤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까 뿌듯하고 다 내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정수 가족은 하루 숙박료가 1만원인 허름한 숙소에서 지냈다고 한다. 에어컨이 없어 밤새 문을 열어놓고 자는 바람에 종아리부터 발목까지 모기에 수두룩하게 물렸다고. 이틀째 되던 날 채원이가 탈진 상태를 보이기도 했지만 다행히 걱정할 정도는 아니어서 다음 날부터는 다시 정상적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더위도 더위였지만 식사 또한 만만치 않았다. 모든 음식에 화학조미료가 들어가 도저히 입맛에 맞지 않았다고. 현지인들은 조미료를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조미료를 넣은 물을 약처럼 끓여 마시기도 하더라는 것. 출국 전 누룽지를 미리 준비해간 그는 숙소 직원에게 생수 반병에 누룽지만 넣고 끓여달라는 부탁을 했지만 결국 조미료가 들어간 누룽지탕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해외 나갈 때 음식을 챙겨 가는 편이 아닌데, 이번에는 임신도 했고 해서 먹을거리를 조금 준비해갔어요. 김치, 고추장, 라면을 가져갔는데 라면 한 그릇에 다섯 명이 달라붙어 젓가락을 휘젓는데 웃음이 다 나오더라고요(웃음).”
그가 봉사활동을 떠난다고 하자 말리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4년 전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 ‘앞으로 해마다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어 이번 여행을 강행했다고. 그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홍보효과가 더 크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봉사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면 앞으로도 더 열심히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동생 생기자 질투의 화신으로 변한 딸 채원이에게 ‘네가 항상 먼저’라는 얘기 자주 해줘요”
98년 첫아이를 낳고 9년 만에 다시 출산의 기쁨을 만끽하게 된 변정수. 임신 사실을 처음 알고 뜻밖의 선물을 받은 듯 기뻤다는 그는 임신 7개월에 비해 비교적 배가 많이 나온 편이라고 한다. 첫째 때보다 둘째 때 배가 더 빨리 부른다는 통설을 깨지 않고 몸무게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그는 “출산할 때까지 30kg은 거뜬히 찔 것 같다”며 웃었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배만 나왔을 뿐, 가늘고 긴 팔다리는 그대로였다.



9년 만에 둘째 임신, 가족과 함께 베트남 봉사활동 다녀온 변정수

“얼마 전에 초음파 사진을 봤는데, 이번에도 딸인 것 같아요. 아기가 다리를 벌렸을 때 자세히 들여다봤지만 아무것도 안 보이더라고요(웃음). 채원이 때와는 배 모양, 허리 라인, 먹고 싶은 음식까지 많은 게 달라서 아들인가 했는데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채원이를 생각하면 여동생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둘째 임신은 계획된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와 올해 남동생과 여동생 모두 결혼을 했는데, 올해가 쌍춘년이라며 아기를 가지려고 애쓰는 동생들을 보면서 ‘그럼 나도 한번 가져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 결국 세 남매 모두 비슷한 시기에 임신 계획을 세웠는데, 그가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었다고 한다. 임신 소식을 전해듣자 가장 반가워한 사람은 바로 남편. 그를 대하는 태도가 ‘머슴’ 수준으로 돌변했을 정도인데 얼마 전 가족여행에서는 그에게 잡채 요리를 직접 만들어줬고, 연애할 때도 한번 써본 적 없는 편지를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건넸다고 한다.
“아이 때문에 제가 호강하죠 뭐. 몸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주위의 많은 축복과 기대를 받는다는 것에 감사해요. 처음에는 얼굴뿐 아니라 등까지 트러블이 생기고, 드라마 녹화 도중 병원에 실려가는 등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임신 5개월째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상태가 많이 좋아졌어요. 아무래도 안정기에 접어들어서 그런가봐요. 이제는 맘 편히 아이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어요(웃음).”
지금까지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채원이는 처음 동생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질투의 화신으로 변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때마다 동생을 선물로 달라고 기도 하더니 막상 동생이 생긴다고 하자 질투가 나는 모양이라고. 특히 자기보다 더 예쁜 아이가 태어날까봐 초긴장 상태인데, 자신은 발레를 해 팔다리가 예뻐졌으면서도 동생은 절대 발레를 시키지 말라며 그에게 울면서 호소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가 음악을 듣고 책을 보면서 태교를 하려고 하면 “나보다 더 똑똑한 아이가 태어나면 안 된다”며 그만 하고 자기와 놀아달라고 떼를 쓴다고.
“둘째 태명도 채원이가 직접 지었어요. 자기보다 더 예쁜 이름을 가지면 안 된다며 고심하더니 어느 날 만화 ‘짱구’를 보다 말고 와서는 ‘뉴똥칼라파워’라고 부르자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태명이 ‘똥파’가 됐어요(웃음). 하지만 엄마가 점점 배가 나오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비로소 동생의 존재를 조금씩 현실로 깨닫고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제 배를 문질러주기도 하고, 책을 읽어주기도 하죠. 지금 채원이가 얼마나 불안하고 질투가 날지 충분히 짐작이 돼요. 아이의 불안함을 조금이나마 떨쳐주기 위해 저와 남편은 아이에게 ‘동생보다 네가 항상 먼저야’라는 말을 자주 해줘요.”

9년 만에 둘째 임신, 가족과 함께 베트남 봉사활동 다녀온 변정수

98년 첫아이를 낳고 9년 만에 다시 출산의 기쁨을 만끽하게 된 변정수.


현재 의류 브랜드 ‘엘라호야’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조만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블랙라벨을 론칭할 계획이다. 의류 디자인을 직접 하고 있기에 론칭을 앞두고 한창 바쁘다는 그는 채원이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하루에 한 번 책을 읽어주는 것만은 빼먹지 않고 지키고 있다고.
“제가 어렸을 때는 항상 엄마가 집에 계셨어요. 그때는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잘 몰랐는데 제가 아이를 키워보니까 아이에게 엄마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겠더라고요. 아이에게 뭔가를 애써 해주지 않더라도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엄마가 집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심리적으로 많은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당분간 아이를 낳을 때까지 드라마에 출연할 계획이 없고, 아이 낳고도 한동안은 육아와 사업에만 전념해야 할 것 같아요.”
초음파로 본 태아의 머리 모양과 눈, 코, 입이 채원이 때와 많이 닮았다며 좋아하는 변정수. 채원이가 한 살 때, 엄마로서 가장 힘든 시기에 모델 활동을 위해 아이와 떨어져 미국에 머물렀다는 그는 “이번에는 제대로 고생을 할 것 같지만 모든 상황을 즐기기로 했다”며 밝게 웃었다.

여성동아 2006년 8월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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