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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 인터뷰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

최근 월마트 인수, 톱스타와의 결혼설로 시선 집중!

글·송화선 기자 / 사진·신세계 제공

입력 2006.08.24 09:23:00

최근 월마트 인수로 관심을 모은 신세계의 2세 경영인 정용진 부사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간 언론과의 접촉을 꺼렸던 그는 톱스타와의 결혼설 등 온갖 소문에 대해 스스럼없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이혼 후 심경, 아빠로서의 모습, 자신의 업무 스타일까지 속속들이 털어놓았다.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

“나를 싸고돈 온갖 소문에 대한 진실, 어린 남매를 키우는 아빠로서의 모습, 업무 스타일, 장래 계획…”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38)에게는 늘 ‘베일에 가려진 황태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 웨스틴조선호텔 등을 거느린 신세계 그룹의 후계자이며, 동시에 탤런트 고현정의 전 남편으로 늘 화제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꺼려왔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신세계의 2세 경영인으로, 톱스타와의 결혼설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그가 본지와 프라이버시 인터뷰를 가졌다. 6박7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7월20일 인터뷰 당일 오전 귀국한 그는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시종 솔직하고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 인터뷰하기 어려운 인물로 소문나 있다.
“그런가(웃음). 예전에는 내가 나서는 게 회사에 누를 끼치는 일이 될 것 같아서 뒤로 물러나 있었다. 그런데 요즘 나에 대한 루머가 많아지면서 대중이 나를 좋지 않은 눈으로 보고, 그게 결과적으로 회사에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알릴 부분은 제대로 알리고 오해를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터뷰에 나선 것이다.”

- 오해를 씻고 싶다고 했는데, 대중에게 가장 잘못 알려진 사실이 뭔가.
“아무래도 연예인과 관련된 거다. 사석에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연예인들과 소문이 퍼지곤 해서 당황스러웠다.”

- 세간에 떠돌고 있는 결혼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터무니없는 내용인데, 아마도 결혼하지 않고 혼자 지내다보니 자꾸 그런 소문이 나는 것 같다.”(정 부사장은 탤런트 고현정과 95년 결혼했다가 8년 후인 지난 2003년 이혼했고, 둘 사이에 1남1녀가 있다.)



- 소문의 상대와는 어떤 사이인가.
“난 아예 그 사람을 모른다. 평소 TV를 잘 안 보는 편이라 솔직히 말하면 그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두세 달 전쯤 루머를 전해듣고 인터넷을 검색해 찾아봤다. 포털 사이트에 내 이름을 치니 관련 내용이 주르르 뜨더라.”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

본지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


- 많이 놀랐겠다.
“좀 당황스러웠다. 처음엔 소문을 지어내는 사람이나 그걸 옮기는 사람들이 원망스러웠다. 그러다 어느 날 나 자신에게 물어봤다. ‘너 연예인과 결혼했었지?’ ‘밤늦도록 술 마시고 놀았었지?’ ‘한동안 방황한 적도 있었지?’ (되짚어 생각해보니) 사람들이 과거의 내 모습을 보고 미루어 이것도 믿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는 오히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여자 탤런트와의 결혼설은 사실 무근, 아이들이 믿고 따르는 사람과 재혼하고 싶어”
정 부사장과 인기 탤런트 사이의 교제설, 결혼설은 올 초부터 증권가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져갔다. 이에 대해 최근 신세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인터넷뿐 아니라 측근들을 통해서도 관련 소문을 전해듣고 있다. 두 사람이 서울 청담동의 한 고급 의류매장에서 결혼했다는 설, 서울 한 호텔에서 친지들만 불러놓고 조촐한 결혼식을 치렀다는 설, 미국으로 함께 신혼여행을 다녀왔다는 설 등 갖가지 소문이 무성하다는 것을 안다. 구체적인 날짜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황당해 했다”고 전하기도 했었다.
정 부사장의 상대로 지목된 여자 탤런트는 지난 6월 이 소문을 유포한 네티즌 30여 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하지만 정 부사장 측에서는 아무 대응이 없는 상태. 이에 대해 정 부사장은 “우리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연구를 많이 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대응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상대로 거론된 탤런트의 경우는 구체적인 손해가 있었지만, 나는 드러나는 피해가 없지 않은가. 실명이 거론된 것도 아니고…. 인터넷에서 댓글을 다는 불특정 다수에게 무얼 할 수 있겠나.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으면 언젠가는 소문이 수그러들겠지’라고 생각하며 지켜보기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얼굴이 알려진 뒤부터 난 늘 주목을 받는다. 누구와 함께 있는지, 어디에 가는지, 무얼 하는지 보는 눈들이 많다. 요즘 같은 세상에 만약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어딘가에서든 누군가의 폰카에라도 찍히지 않았겠나.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소문으로만 떠도는 건 그 소문이 거짓이라는 증거”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일을 겪으며 정 부사장은 ‘내가 빨리 결혼해야 이런 소문도 없어진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사실 그는 올 1월 이마트 중국 톈진시 탕구점 오픈행사 때만 해도 재혼 계획을 묻는 기자들에게 “당분간은 결혼 생각이 없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에서는 “지금은 만나는 사람이 없지만, 빨리 좋은 사람 만나서 재혼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결혼 의사를 밝혔다.

- 재혼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인가.
“하고 싶다. 하지만 아이들이 있으니 쉽지 않다. 이제는 나만 좋다고 결혼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아이들이 엄마로 믿고 따를 수 있는 인품을 가진 사람, 책임감 있고 통 크게 집안 살림을 이끌 수 있는 사람, 가족들과 잘 융화할 수 있는 친화력을 가진 사람과 만나고 싶다.”

- 가족이나 아이들을 제쳐놓는다면, 본인의 이상형은 어떤가.
“부드럽고 착하고, 나를 잘 뒷받침해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 외모에 대한 욕심도 있지 않겠나.
“물론 예쁘면 좋다(웃음). 하지만 그게 첫 번째는 아니다. 세 번째나 네 번째 정도다. 그 외에 다른 것들이 훨씬 더 중요하다.”

- 장가가기 힘들겠다.
“글쎄. 혼자 살다보니 눈만 높아져서 큰일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 거다(웃음).”

- 최근에 사람을 소개받거나 만난 적은 없나.
“전혀 없다. 누구를 소개받을지 생각해보기는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다 어렵다.”

- 소개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대상 중에 연예인도 있나.
“없다. 고려해보지 않았고, 연예인을 만날 수 있는 연결고리도 없다.”

정 부사장은 연예인과의 잇단 소문에 많이 놀랐다고 한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들과 자꾸 소문이 나서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나, 사실은 내가 그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 건가’ 자문하기도 했을 정도라고. 그는 “연예인과 한 번 결혼했을 뿐, 지금은 연예인을 만나는 것이 일반인보다도 어렵다”며 “다시 연예인과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들에 대해 소탈하게 답했다.


“아이들에게 엄마 몫까지 사랑 쏟는다”
정 부사장은 탤런트 고현정과의 사이에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들과 일곱 살배기 딸을 두었다. 정 부사장은 동생(정유경 웨스틴조선호텔 상무)이 이 아이들을 맡아 기르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아이들과 같이 살고 있으며 하루에 적어도 두 시간 이상은 함께 보낸다”는 것이다.

- 아이들과 한집에서 같이 사나.
“물론이다. 엄마가 없다보니 학교에서 학부모 참여행사 같은 게 있을 때 동생이 대신 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문에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 같다. 동생이 우리 아이들을 엄마처럼 챙겨주는 건 맞다. 동생도 아이가 둘 있는데, 자기 아이들 과외활동을 시키면서 좋은 게 있으면 나한테도 얘기해서 우리 아이들도 같이 받게 한다.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동생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다.”

- 아이들이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고 외로워하지는 않나.
“내가 엄마 몫까지 더 신경을 쓴다. 동생과 회장님(정 부사장의 어머니인 신세계 이명희 회장)도 관심과 사랑을 많이 주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 집에서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아침에 일찍 출근하고 오후 4~5시면 퇴근해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낸다. 아들이 학교에서 첼로 배우는 걸 보고 나도 같이하면 좋을 것 같아서 지난해 7월부터 첼로도 시작했다. 바쁘다보니 연습량이 부족해 지금은 아들이 더 잘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시간 날 때면 집 근처에 있는 이마트 양재점이나 용산점에 나들이가서 장난감, 옷 등을 함께 사고, 매주 일요일에는 동생 가족을 만나 같이 외식도 한다.”

정 부사장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헬스클럽 대신 집에서 운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보통 하루에 두 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을 하는데, 그가 운동을 할 때면 아이들이 옆에서 지켜보며 구령을 붙여준다고.

- 몸이 많이 좋아 보인다.
“10개월 전부터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해왔다. 운동을 시작한 뒤 체중은 5kg 늘고, 허리는 2인치 줄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체중계에 올라간다(웃음). 운동을 할수록 자신 없는 부분이 부각되고 목표 수준은 높아져서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근육보다) 부수적인 이득을 더 많이 얻은 것 같아서 좋다.”

- 운동을 한 뒤 어떤 점이 달라졌나.
“일단은 생활이 건전해진 것 같다. 사람들과 어울리면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먹게 되기 때문에 집에 일찍 들어간다. 아침으로 닭가슴살과 달걀 흰자를 먹고, 점심에도 약속이 없을 땐 집에서 가져온 닭가슴살과 야채로 만든 도시락을 먹는다. 사람을 만나도 같이 밥이나 술을 먹는 대신 차를 마신다. 소주나 양주 같은 독주는 다 끊었고, 요즘 주량은 와인 반 병 정도다.”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

정용진 부사장은 내일이라도 책임이 주어지면 잘해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예전에는 밤늦도록 술 마시고 놀았고, 한동안 방황도 했다’고 고백했는데.
“그런 적도 있다. ‘놀았다’고 해서 흔히들 상상하는 것처럼 연예인과 어울려 뭔가 특별하게 논 건 아니고, 그냥 다른 남자들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새벽 1~2시까지 술 마시고 단체 여행 다니고 했던 거다. ‘방황’이라는 것도 그렇다. 고민이 많던 시기가 있었는데, 돌아보면 그 시기의 고민들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방황처럼 비쳤을 수도 있겠다 싶어 한 얘기다.”

- 고민이 많던 시기라는 건 이혼 즈음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이혼하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 아닌가. 나 혼자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나, 집안을 어떻게 이끌어갈까 등등 고민이 참 많았다. 주위의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그간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결혼과 이혼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난 결혼을 후회하지는 않나.
“그렇지는 않다. 실패한 결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혼을 통해 우리 아이들을 얻지 않았나. 지난 세월을 교훈 삼아 더 좋은 인생을 산다면 결과적으로 값진 경험이 될 거다. 이혼 후 한번도 전 부인을 만난 적은 없지만, 마음 속으로는 늘 잘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한다.”

- 아이들과 엄마의 관계는 어떤가.
“지금은 단절돼 있다. 보지 않는 편이 아이들 교육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약속한 것이다. 어차피 성인이 되면 자유롭게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만나지 않고 있다.”

스스로 ‘건전하다’고 말할 만큼 요즘 정 부사장의 일상은 업무와 공부, 운동으로만 꽉 채워져 있다고 한다. 가깝게 지내는 또래 재벌 2세인 사촌형제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정지선 현대백화점 부회장 등과도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을 뿐 바빠서 만나지는 못한다고. 예전에는 취미로 스포츠카나 명품 오토바이 ‘할리 데이비슨’을 타는 것을 즐겼으나, 이 역시 최근에는 거의 탄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내가 스포츠카를 12대나 갖고 있다는 소문도 들었는데, 우리집 주차장에 최대로 세울 수 있는 차가 네 대다. 업무용으로 회사에서 준 차가 한 대 있다”며 “요즘은 스트레스 받을 때면 (운전을 하는 대신)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능력 있는 2세 경영인으로 인정받고 싶어”

정 부사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장남. 현재 신세계 주식 4.86%를 보유하고 있어 어머니 이 회장(15.33%)과 아버지 정재은 명예회장(7.82%)에 이은 3대 주주다. 94년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에 이사대우로 입사한 뒤 97년까지 신세계백화점 도쿄 사무소에서 근무했고, 2000년 신세계백화점 경영지원실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2001년부터 신세계 그룹 경영지원실 부사장을 맡고 있다.
요즘 재계에서는 정 부사장이 언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인가를 둘러싸고 말들이 무성하다. 정 부사장이 월·수·금요일은 충무로 신세계 본사로, 화·목요일은 응암동에 있는 이마트 본사로 번갈아 출근하며 경영수업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수업’만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마트가 중국에 새로운 점포를 낼 때면 빠짐없이 참석해 지시를 하고, 최근 이마트가 월마트를 인수할 때도 적극 참여해 중요 사항을 매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조만간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 부분에 대해 말을 아꼈다.

- 신세계에 입사한 지 꽤 오래됐다. 언제 책임을 맡게 되나.
“그건 내가 대답할 부분이 아닌 것 같다. 시기는 회장님과 명예회장님이 결정하실 것이다. 나는 다만 내일이라도 일을 맡게 되면 잘해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 어떤 준비를 하나.
“경영 컨설턴트들을 만나 여러 가지 자문을 구하고, 각종 경영 서적도 읽는다. 현장을 파악하기 위해 경쟁업체인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에 들르기도 한다. 혼자 매장을 둘러보며 쇼핑을 하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쇼핑하나 관찰도 한다. 얼굴이 많이 알려져서 돌아다니다보면 ‘아니, 저 사람은 왜 이마트에 안 가고 여기 와 있어’ 하며 수군거리는 사람들도 만난다(웃음).”

- 경영 승계를 위해 어머니로부터 따로 받고 있는 경영수업은 없나.
“어머니는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가르치고, 지시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원론적인 것, 기업의 본질이 무엇인가, 기업을 볼 때 어떤 안목을 가져야 하나, 큰 투자를 할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무엇인가 등에 대해 선대 회장님(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사례를 통해 말씀해주시곤 한다. 선대 회장님부터 내려오는 우리 집안의 교육 스타일이 있는데, 그걸 이어받은 분이 우리 어머니고, 어머니가 나한테 주신 걸 난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고 있다.”

- 남다른 가정교육이 있다는 뜻인가.
“가정교육이 좀 ‘쎄다’(웃음). 평소엔 자유롭게 풀어주지만, 해야 하는 건 하늘이 무너져도 하도록 가르친다. 초등학교 때는 여느 집처럼 거짓말을 하거나 숙제를 안 하면 맞기도 했다. 회사 경영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게 자유를 주지만, 선대 회장님이 만들어놓으신 ‘기업의 사명’이라는 큰 울타리는 벗어날 수 없게 하신다.”

- 신세계 본사 로비에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흉상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인가.
“그렇다. 우리 회사가 ‘신세계’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난 여전히 이 회사를 삼성이라고 생각한다. 선대 회장님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다. 그분이 안 계셨다면 지금의 나도 없다.”(정 부사장의 집무실에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초상화도 걸려 있었다. 정 부사장은 평소 그 그림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한다.)

- 재벌 2세 경영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데.
“2세가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다. 능력을 인정받아 모든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은 뒤에 자연스럽게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게 좋다고 본다.”

정 부사장은 재벌 2세에게 으레 따라붙기 마련인 자질 시비를 잠재우고 그룹 내 입지를 공고히 할 시험대로 중국을 생각하고 있다는 게 주위의 분석이다. 이마트는 97년 상하이 취양에 1호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모두 4개의 점포를 열었으며 올해는 1월 탕구점, 3월 무단장점, 5월 싼린점을 잇달아 오픈하는 등 중국 공략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2012년까지 중국 전역에 50개의 이마트 매장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데, 이를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바로 정 부사장이라고. 정 부사장의 사무실 한쪽 벽에 놓인 책꽂이에는 ‘중국시장 마케팅’ ‘중국에서의 기업경영’ ‘중국 권력 대해부’ 등 중국 관련 서적이 빽빽이 꽂혀있어 정 부사장이 중국시장 개척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미국과 일본에서 생활한 덕에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정 부사장은 최근까지 1년간 중국어를 공부했으며, 지금은 일상 회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밟아나가고 있는 정 부사장이 언제쯤 새로운 인연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지 궁금해진다.

여성동아 2006년 8월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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