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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전문가 김덕경 교사가 들려주는 ‘체벌보다 효과적인 대안 교육 & 현명한 체벌방법’

글·이남희 기자 / 사진·지호영‘프리랜서’

입력 2006.08.12 11:19:00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고 했던가. 그러나 교육적인 목적을 위해 일정 정도의 체벌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서울 대영중학교 김덕경 교사는 이에 대해 “다양한 교육법을 실천하면 체벌을 꼭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협동학습을 연구하고 상담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를 만나 체벌보다 효과적인 대안 교육 및 현명한 체벌 방법에 대해 들었다.
“스스로 규칙과 벌칙 만들어 지키게 하면, 아이의 문제행동 쉽게 고칠 수 있어요”
상담전문가 김덕경 교사가 들려주는 ‘체벌보다 효과적인 대안 교육 & 현명한 체벌방법’

불가피한 ‘사랑의 매’인가, 금지해야 할 ‘감정의 매’인가. 교사의 과잉체벌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체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일부 교육 관계자들은 체벌의 교육적 효과가 전혀 없으며 폭력적이라는 점을 들어 체벌을 일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학생지도를 위해 현실적으로 일정 정도의 체벌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연 체벌 없이 아이들의 심각한 문제행동을 바로잡는 일이 가능할까. 또한 불가피하게 체벌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매를 활용해야 할까.
대영중학교 김덕경 교사(43)는 6년 전부터 ‘체벌 대안 프로그램’과 ‘협동학습’을 실천하며 ‘체벌 없는 교육’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지키는 학급 분위기를 조성해 학생과 학부모의 전폭적인 호응을 얻었다. 김 교사는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 현재 협동학습연구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체벌이 학생들의 잘못을 고치는 궁극적인 수단이 될 수 없다”며 체벌의 한계를 지적한다.
“학생들이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할 때는 그 원인이 있게 마련입니다. 무조건 때린다고 해서 그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죠. ‘감정적인 매’는 오히려 아이들의 반항심을 부추기고, 과도한 폭력 앞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 더욱 침묵하게 돼요. 체벌을 하기에 앞서 마음의 문을 열고 아이와 대화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지각생은 일일 주번, 싸운 학생끼리 30분간 코 맞대기… 아이들이 정한 기발한 벌칙들
소나기가 퍼붓던 지난 7월 중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대영중학교에서 김덕경 교사를 만났다. 그가 맡고 있는 2학년 11반 교실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명품반 십계명 꼭 지켜요!’라고 쓰인 게시판. ‘명품반 십계명’은 학급에서 꼭 지켜야 할 10가지 원칙과 그것을 어길 때 받는 벌칙을 학생들이 스스로 정해 쓴 것이다. 지각생은 일일 주번이 되고, 싸움을 벌인 학생들은 서로 코를 맞대고 30분간 서 있어야 한다. 그뿐인가. 남학생과 여학생이 싸우면, 30분 동안 서로 볼을 부비는 민망한(!) 벌칙이 주어진다. 이렇게 기발한 벌칙 아이디어는 모두 학생들의 머릿속에서 나왔다고 한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원칙을 정해 벌을 주면, 학생들은 피동적으로 변합니다. ‘교사가 곧 법’이 되면, 학생들은 자신이 교실의 주인이란 생각을 갖지 못해요. 하지만 학생들이 토론을 통해 스스로 학급에서 지켜야 할 원칙과 그것을 어길 때의 벌칙을 정하면, 아이들은 규칙을 준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됩니다. 보통 반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가 친구들끼리 싸우는 것인데, 저희 반에서 코를 맞대고 30분간 서있는 벌을 받은 학생은 딱 두 명밖에 없어요. 코를 맞대는 벌칙은 아이들의 화해를 빨리 유도할 수 있어 종아리를 세 대 때리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기도 해요.”
잘못한 일은 벌을 주지만, 학생들에게 칭찬을 더 많이 하자는 것이 김 교사의 교육관. 그래서인지 2학년 11반에는 유독 친구들끼리 칭찬해줄 기회가 많다. 실례로 김 교사는 학생들이 매달 한 가지의 ‘사회적 기술’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월말이 되면 아이들이 직접 반에서 그달의 사회적 기술을 가장 잘 성취한 친구 한 명을 칭찬 주인공으로 뽑는다. 매달 습득해야 할 사회적 기술로는 바르게 인사하기, 열심히 듣기, 따뜻하게 감사하기, 의견 조율하기 등이 있다. 교실 뒤편에는 각 달의 칭찬 주인공으로 뽑힌 학생들의 사진을 걸어놓는다.

또한 하루 종일 한 학생을 관찰한 뒤 모든 급우들이 그 친구의 장점을 쪽지에 써주는 ‘칭찬 샤워’도 학급의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아이들은 자신이 미처 몰랐던 장점을 친구와 교사로부터 전해 들으며, 긍정적인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 것. 김 교사는 학부모들에게도 “아이의 장점을 찾아 자주 칭찬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상담전문가 김덕경 교사가 들려주는 ‘체벌보다 효과적인 대안 교육 & 현명한 체벌방법’

서울 대영중학교 2학년 11반 교실 뒤편에는 학생들이 학급에서 지켜야 할 10가지 원칙과 그것을 어길 때 받는 벌칙을 써놓은 ‘명품반 십계명’이 걸려 있다. 이 학교는 특이하게도 학부모들이 교사들에게 ‘사랑의 매’를 증정했다고 한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고 하잖아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모든 학생들은 저마다 남다른 개성과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을 일깨워주면, 아이들은 모두 신이 나서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맘껏 발휘하게 되죠. 부모와 교사가 어떤 시각을 갖느냐에 따라, 한 아이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달라져요. 예를 들어 어떤 교사가 ‘제멋대로 행동한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학생에 대해 다른 교사는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아이’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죠.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교사 밑에서 마음을 닫고 살아온 학생이, 자신의 장점을 찾아 격려해준 교사를 만나면서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에겐 어쩌면 체벌보다 교사와 부모의 따뜻한 칭찬이 더 필요할지 몰라요.”
사실, 김 교사도 영어교과 수업에서는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 매를 든다. 수업에서 3명 이상 숙제를 해오지 않는 경우 해당 학생들이 1대씩 맞기로 교사와 학생이 약속한 것. 그는 아이들이 숙제를 해오지 않으면 진도를 나가는 데 큰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체벌을 하기로 했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 숙제를 못하는 학생이 한 반에 2명 정도는 생길 수 있으니 3명부터 매를 들겠다”는 그의 제안에 학생들도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교과수업에서 체벌뿐 아니라 긍정적인 보상도 함께 사용했다. ‘숙제를 안 해서 매를 맞을 것이냐, 숙제를 해서 칭찬받을 것이냐’를 학생이 선택하게끔 만든 것.
“보통 4인1조로 수업이 이뤄지는데, 네 명이 모두 숙제를 한 조에게는 ‘모둠 칭찬스티커’를 줍니다. 숙제를 해온 학생들에게는 ‘개인 칭찬스티커’도 주고요. 특히 모둠 칭찬스티커를 주자, 학생들은 옆의 친구가 숙제를 할 수 있도록 잘 돕게 됐어요. 학생들이 상호의존할 수 있도록 수업이 구조화되면 교사가 화를 내거나 소리 지를 일이 없어집니다. 2학기에는 아예 체벌을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에요.”

아이들을 때리기에 앞서 문제가 무엇인지 대화를 통해 찾아야
김덕경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이기에 앞서 고1, 중1인 두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다. 교사로서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과 부모로서 두 아들을 키우는 입장은 어떻게 다를까. ‘학생들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찾고 해결한다’는 그의 교육관은 가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과거 제가 장을 보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울 땐, 세 살배기 큰아들에게 ‘엄마가 시장에 갔다 올 테니 10분만 기다리라’고 말했어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엄마의 입장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들려줘 상황을 이해시킨 거죠. 그랬더니 훗날 제가 말없이 외출할 때는 아이가 화를 내기도 하더군요. 엄마와 자녀가 깊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면, 문제도 생기지 않습니다. 아이가 이성적인 판단력을 갖추기 전인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깊이 대화하는 습관을 길러주세요.”
부부교사인 그는 아이들이 잘못을 하면 엄격하게 기합을 주는 남편과 달리, 상담기술을 발휘해 자녀에게 접근한다. ‘엄부자모(嚴父慈母)’의 전형인 셈. 김 교사가 늘 “요즘 어떤 고민이 있느냐”고 물으며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서다보니, 두 아들도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에게 고민을 잘 털어놓는다고 한다.
“남편은 두 아들이 싸움을 하면, 엎드려뻗쳐를 시키거나 종아리를 때리는 편입니다. 반면, 저는 아이들이 지닌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을 우선으로 했어요. 최근 두 아들이 싸웠는데 그 원인을 살펴보니, 큰아들이 시험 스트레스를 겪고 있더라고요. 일단 아이의 근원적인 문제를 발견했으니 문제행동을 수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요즘 한창 사춘기를 보내는 두 아들이 부쩍 예민한 반응을 보이거나 엄마에게 반항하는 일은 없을까.

상담전문가 김덕경 교사가 들려주는 ‘체벌보다 효과적인 대안 교육 & 현명한 체벌방법’

2학년 11반 학생들과 함께한 김덕경 교사. 학생들은 “김 선생님은 매를 들지 않아도 수업에 권위가 선다”며 ‘선생님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최근 자녀에게 매를 든 적이 있냐”고 묻자 김 교사는 “아이들이 자라서 딱히 체벌이 필요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매를 드는 대신 가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과 그것을 어길 때 받는 벌을 아이들과 함께 정했다고 한다.
“최근 큰아들은 ‘기말고사가 끝날 때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벌을 받는 중이에요. 시험점수가 OO점 밑으로 떨어질 경우 휴대전화를 쓰지 않기로 약속했거든요. 아들도 동의한 규칙인 만큼 기꺼이 따르고 있습니다. 요즘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들의 게임 중독일 거예요. 컴퓨터로 게임을 한번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잖아요. 같은 고민을 갖고 있던 저는 두 아들과의 대화 끝에 ‘컴퓨터 게임은 주말에만 한다’는 원칙을 정했습니다. 아이가 평일에 습관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으면, 일단은 인터넷 검색이나 타자 연습 등 다른 방향의 일을 하도록 유도했고요. 무조건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서서히 다른 방향으로 관심을 돌리게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아이들에게 벌을 줄 때는 부모가 일관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꼭 받는다는 것을 아이에게 끝까지 인식시켜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정한 규칙이 힘을 갖기 때문이다.



“말로 설명해도 자신의 잘못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의 문제행동은 매를 들어서 고쳐야”
아이의 나이와 발달 정도에 따라 부모의 훈육법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이성적으로 납득하지 못할 시기에는 체벌을 해서라도 문제행동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미취학 아동은 자신이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알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백화점에서 자신이 갖고 싶은 물건을 사달라고 악을 쓰며 울면 부모는 따끔하게 잘못을 지적할 필요가 있죠. 일단은 아이에게 ‘네가 갖고 싶다고 해서 모든 물건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하고, 그래도 안 통하면 매를 들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한지도 모른 채 거짓말을 하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고, 때로는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때는 체벌을 해서라도 아이들의 문제행동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체벌을 통해 아이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알려주는 것이죠.”
그렇다면 초등학생의 문제행동은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까. 김 교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은 작은 문제에서부터 큰 문제에 이르기까지 벌로 세세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문제를 잘 일으키면서도 혼자서 해결하지는 못하는 시기이기 때문. 용돈 주지 않기, 혼자 반성하는 시간 갖기, 손들고 있기, 반성문 쓰기, 종아리 맞기 등 작고 상세한 벌을 통해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중학생 자녀를 지도할 때는 표출된 문제와 그 문제를 일으킨 원인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이라면 부모에게 야단맞을 경우 문제를 인식해 고치기보다는 반항심부터 드러내기 때문이다. 성별에 따라서도 벌을 주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김 교사의 조언이다.
“자녀가 중학생인 경우, 아이가 일으키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지 않으면 부모와 자녀 간 오해는 더욱 커집니다. 부모가 감정을 앞세우면, 아이는 더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남학생은 비교적 체벌을 잘 수용하지만, 여학생은 체벌을 당할 때 큰 수치심을 느낍니다. 따라서 이 시기엔 체벌보다 대화가 필요합니다. 중학생에게는 청소하기·용돈 줄이기·휴대전화 맡기기·외출금지 등과 같은 벌을 사용하고, 독서·운동·동아리 활동·봉사활동 등 나이에 알맞은 대체활동을 제시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매를 들 때도 현명한 기술이 필요하다. 먼저, 아이의 행동에 화가 난다고 해서 자녀를 감정적으로 때리는 것은 금물이다. 감정적인 매는 폭력에 불과하며, 결국 폭력이 폭력을 낳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 감정에 복받쳐 주변에 있는 구둣주걱이나 빗자루로 아이를 때리는 것도 금기사항이다.

상담전문가 김덕경 교사가 들려주는 ‘체벌보다 효과적인 대안 교육 & 현명한 체벌방법’

김덕경 교사는 “아이가 문제행동을 할 때 잦은 체벌보다는 문제행동을 대체할 수 있는 바람직한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고 제안한다.


“평소 회초리를 일정한 장소에 마련해두었다가 체벌이 필요한 상황이 될 때 매를 드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와 교사에게는 무엇보다 ‘화를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해요. 일단 아이의 행동에 크게 화가 났을 때, 잠깐 쉬며 감정을 누그러뜨려야 합니다. 그 다음 엄격하고 차분하게 ‘어떤 행동이 잘못이기 때문에 네가 몇 대를 맞아야 한다’고 설명해줘야 해요. 아이를 때릴 때는 종아리나 엉덩이, 손바닥 등 맞아도 탈이 나지 않는 곳을 때려야 합니다. 체벌을 한 후에는 아이가 자신의 잘못을 돌아볼 수 있는 반성의 시간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갖고, 그때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죠.”
아이들은 저마다 다양한 기질과 성격을 지니고 있다. 특히 웬만한 체벌에 끄떡도 하지 않는 ‘몸으로 때우자’형 학생들은 교사와 부모의 큰 골칫거리다. 숙제도 안 하고, 지각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한 번 맞고 말지’ 하는 생각으로 문제행동을 반복하는 것. 이러한 아이들의 문제행동을 바로잡는 방법에 대해 김 교사는 “개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숙제를 안 하고 ‘몸으로 때우는’ 아이들은 개별지도를 해야 합니다. 10개의 영어단어를 외우는 것이 숙제라면, 문제 학생은 3개나 5개 단어만 외워도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는 거죠. 숙제를 하는 대신 맞는 것을 택하는 아이들은 대개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부모와 교사가 처음엔 그 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뒤, 차근차근 다른 아이들의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해요.”
체벌은 흔히 ‘일정한 교육목적으로 학교나 가정에서 아동에게 가하는, 육체적 고통을 수반한 징계’라고 정의된다. 하지만 체벌뿐 아니라 아이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는 벌이 많다는 것이 김 교사의 생각이다. 특히 체벌을 하면서 아이에게 극단적인 말을 퍼붓는 경우, 아이는 반성은커녕 반항심만 키우게 된다고 한다.
“아이를 비난하고 질타하거나 저주를 퍼붓는 ‘언어적 벌’은 아이들에게 체벌보다 더 큰 상처를 입히기도 해요. ‘나가, 너 같은 아이는 필요 없어!’ ‘너같이 나쁜 아이는 지옥에 갈 거야’ ‘이런 멍청이 같으니’ 같은 부정적인 말이 아이를 주눅들고 소심하게 만들 수도 있죠. 아이를 훈계할 때, 아무리 화가 나도 극단적인 말은 삼가야 합니다.”
“자신의 교육법이 100% 해답은 아닐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김덕경 교사는 “체벌보다 더 무서운 벌은 부모와 교사의 냉정과 무관심”이라고 강조한다.
“벌을 주는 것은 아이를 바르게 키우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됩니다. 아이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주는 벌은, 아이들도 가슴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요.”
김덕경 교사 제안! ‘아이 성격에 따라 벌주는 방법’
야단을 칠수록 더욱 반항하는 아이 아이를 탓하기 전에 먼저 야단을 치는 사람의 태도부터 점검해봐야 한다. 부모가 야단치는 방식으로 인해 아이는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기보다 야단치는 사람에 대해 더욱 반항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보다 우회적으로 표현하거나 ‘네 행동이 이러해서 마음이 아프다’ 식의 I-message(‘나’를 표현하는 대화)를 사용해 아이가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 다음 아이가 잘못을 인정하면, 야단을 쳐도 쳐야 한다.

잘못했다는 말뿐 문제행동을 전혀 고치지 않는 아이 아이가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는 경우다. 아이가 같은 잘못을 저지를 경우, 부모는 그에 해당하는 제재행동의 유형을 바꿀 필요가 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 역시 잘못된 행동이므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아이에게 우선 인식시킨다. 또한 잘못에 대한 반성을 유도하는 벌칙은 아이가 지킬 수 있는 다소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성적인 아이 너무 내성적인 아이는 문제행동에 대해 숨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를 요란하게 혼내면 상처를 주기 쉽다. 내성적인 아이는 일반적으로 문제행동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선 ‘엄마는 너를 사랑하지만 문제를 고쳐야 한다’는 식으로 부드럽게 접근해야 한다. 아이가 문제를 고칠 의지를 갖도록 대화로 풀어나가야 하는 것. 내성적인 아이의 경우 체벌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야단을 맞아도 대꾸하거나 울지도 않는 아이 반응이 전혀 없는 아이는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아이가 어른의 행동 중 어떤 경우에 반응하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아이가 다른 행동에 대해서도 나이에 맞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전문적인 심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여성동아 2006년 8월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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