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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명문대 총장의 조언

연대 정창영총장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21세기형 인재로 키우기’

글·송화선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 2006.07.27 10:57:00

연세대의 상징은 푸른색이다. 시원하고 젊은 이 색깔은 개성과 자유, 진취적 기상을 강조하는 연세대 학풍과 똑 닮았다. 지난 1월 인천 송도에 국제화 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선언해 시선을 집중시킨 연세대 정창영 총장을 만나 자녀를 ‘21세기형 인재’로 키우는 자녀교육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세계 문학작품을 먼저 읽게 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땐 한껏 격려해주세요”
연대 정창영총장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21세기형 인재로 키우기’


“연세대답다.”
올 초 연세대가 인천 송도 신도시에 ‘연세대 국제화복합단지’(이하 송도캠퍼스)를 조성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연세대의 선언은 2010년까지 송도에 55만 평 규모의 새 캠퍼스를 짓고, 1, 2학년 학생 전원을 기숙사에 수용해 이들에게 기초교육과 생활교육, 외국어, 2개 이상의 운동 특기까지 가르치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대학을 시작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세대답다’는 평가가 나온 건 연세대가 늘 한국 대학의 변화를 앞장서 이끌었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1960년대에 국내 최초로 교환학생 제도를 도입해 학생들이 재학 중 1년 동안 미국 유럽 등의 명문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했고, 99년에는 국내 최초로 학부대학을 설립해 신입생들이 2~3학기 동안 정해진 학과 없이 폭넓은 기초 교양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연세대가 처음 시작한 이 제도들은 이제 전국 대부분의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을 만큼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연대 정창영총장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21세기형 인재로 키우기’

정창영 연세대 총장이 캠퍼스 잔디밭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송도캠퍼스 계획을 발표한 뒤 실패가 두렵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아무리 연세대라고 해도 명문대는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작한 겁니다. 지금껏 우리가 해온 많은 도전들이 성공을 거뒀다는 데 대한 자신감도 있고요.”
연세대 정창영 총장(63)은 “성공도 습관이 된다.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믿음이 큰 힘”이라며 송도캠퍼스 조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사실 미국 명문 대학들은 일찍부터 이와 비슷한 개념의 기숙학교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하버드대 신입생은 1년간, 프린스턴대는 2년간, 예일대는 4년 내내 의무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고.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도 이와 비슷하다. 미국 대학들이 이처럼 기숙대학을 운영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운동하며 숙식하는 가운데 싹트는 끈끈한 유대관계가 학교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정 총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기숙사 생활은 학생들에게 독립심을 키워주는 또 다른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패기가 없어요. ‘진정한 젊은이다움’은 독립심과 자유로움인데 그런 걸 도무지 찾아보기가 어렵죠. 하지만 21세기는 ‘독립적 자유인’을 요구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부모 품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해주는 데 기숙학교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자녀가 세계 속에서 성장하길 바란다면 폭넓은 독서와 스포츠 교육 시켜야
정 총장은 요즘 젊은이들이 지나치게 의존적인 원인으로 입시교육을 지적했다. 어린 시절부터 주어진 정보를 외우는 데만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성인이 된 후에도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 이런 성향이 생활태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정 총장의 생각이다.
“유학시절 보면 한국 학생들은 코스워크(coursework·학점이수)에는 능한데 논문을 못 써요. 주어진 공부는 굉장히 잘하지만, 창의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야 할 때는 주저하는 거죠. 단답형 시험에서는 만점을 받는 모범생이 논술 과제를 앞에 두고는 쩔쩔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제 수동적인 모범생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해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제시하는 자유로움과 창의성, 적극성이 중요하죠. 자녀를 이런 인재로 키우려면, 가정교육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정 총장이 강조하는 것은 어린 시절 많이 놀게 하고, 책을 많이 읽게 하라는 것이다. 많이 노는 과정에서 싹튼 자유로움과 개성이 책을 통해 익힌 교양과 만날 때, 진정 가치 있는 창의성이 탄생한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또 ‘많이 노는 것’, 즉 스포츠를 통해 갖춘 육체적 건강은 사람이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생각을 펼 수 있게 하는 밑바탕이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건 지식 자체가 아니라 지식을 판단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에요. 요즘처럼 급속도로 바뀌는 세상에서는 어제 배운 사실도 오늘 거짓이 될 수 있잖아요. 하지만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알아낼 수만 있다면 이런 변화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거든요. 쏟아지는 정보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자신의 시각으로 판단해 스스로 지식을 만들어내는 능력, 어린 시절 할 일은 바로 이런 능력을 기르는 겁니다. 그러려면 다양한 분야의 교양서적을 읽어야죠. 특히 세계 각국의 문학을 폭넓게 읽도록 하는 건 자녀의 인생에 큰 도움을 줍니다.”
연세대는 지난해부터 ‘연세 필독도서 문학작품 100권’을 선정해 신입생들에게 읽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 추천도서들이 지금껏 흔히 보아온 ‘필독도서 목록’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한국문학, 영미문학 등 우리나라에 널리 소개된 책들 뿐 아니라 중국·러시아·독일 문학과 (치누아 아체베), ‘불한당들의 세계사’(호르헤 보르헤스) 등의 제 3 세계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와 작가의 작품들을 망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낯선 나라의 문학작품이 주는 낯선 상상력이 젊은이들에게 창의적 영감을 줄 수 있으리라는 게 정 총장의 생각이다.

정 총장은 자녀에게 책을 읽게 할 때는 문학에서 출발해 역사, 철학 등으로 관심범위를 넓혀가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문학, 역사, 철학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데 가장 적합한 분야라고. 여기에 더해져야 하는 것이 과학기술의 기초와 미술, 음악에 대한 소양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거잖아요. 많은 이들이 외국어에 매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하지만 정작 국제무대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한계를 느끼는 것은 언어가 아니라 콘텐츠라는 말이 많습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성장해온 외국인들과, 입시교육에만 매달려온 우리 젊은이들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틈이 생긴다는 거죠. 말이 안 통해서가 아니라 이야기할 내용이 없어서 대화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처럼 난감한 게 있겠어요?”
연대 정창영총장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21세기형 인재로 키우기’

외국어는 외국인과 문화 교류할 수 있는 도구
정 총장은 “외국어는 문학, 역사, 철학, 과학, 기술, 음악, 미술, 스포츠 등의 교양과 함께 익혀야 하는 대화의 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연세대는 캠퍼스 안에서 외국인들과 서로의 문화를 나누며 외국어도 자연스레 익히게 하는 ‘인바운드(inbound) 국제화’를 추구하고 있다. 연세대는 현재 57개국 5백30개 대학과 교류협정을 맺고 교환학생을 내보내는 ‘아웃바운드(outbound)’ 국제화의 선두주자. 매년 1천여 명의 학생이 교환학생 자격으로 외국 대학에 가고 있는데, 이는 국내 대학 가운데 최대 규모다. 그러나 정 총장은 “이제 아웃바운드의 시대는 갔다”고 말했다. “이제 외국 교수와 학생들을 우리 캠퍼스로 유치해오는 인바운드 국제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세대는 올 3월 국내 최초로 국제대학인 언더우드 국제학부를 출범시켰다. 86명의 재학생 가운데 30%는 외국인, 50%는 모든 학년을 외국에서 이수한 한국인으로 구성된 대학이다. 20명의 외국인 전임교수가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며, 쿠르트 뷔트리히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와 도널드 존스턴 전 OECD 사무총장, 사카이 나오키 미국 코넬대 교수 등도 석좌교수로 강의에 참여한다.
“진정한 국제화에 나서려면 외국인들과 자유롭게 섞이며 문화를 교류해야 해요. 저는 언더우드 국제학부가 연세대 캠퍼스 안에 새로운 문화를 전파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창의력이 중요한 분야인 이공계의 국제화를 위해선 선·후진국의 외국 학생들을 유치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올해는 일단 미국, 호주,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파키스탄, 인도, 대만 등 9개 나라에서 외국인 학생을 선발했고, 앞으로 그 수를 더 늘려갈 생각입니다.”
그는 자녀에게 외국어를 가르칠 때도 해외연수를 보내는 ‘아웃바운드’ 방식보다는 우리나라 안에서 다양한 외국문화를 접하도록 하는 ‘인바운드’ 방식이 좋다고 추천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은 자녀에게 도전정신을 길러주라는 것이다. 정 총장은 올해로 개교 1백21주년을 맞은 연세대가 그동안 쭉 우리나라 명문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건 언제나 도전적인 자세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자신이 가진 것에 안주하면 곧 퇴보하게 되는 것이 세상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연세대 창립자 언더우드 박사가 구한말 처음 우리나라에 오면서 쓴 일기를 보면 ‘태평양을 건너 여기까지 오게 된 게 기적이다. …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 이곳이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걸 믿는다’는 구절이 있어요. 어려움을 개척하는 것,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바로 연세대의 개교정신이었던 셈이죠. 저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도 바로 그런 개척과 도전 정신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연세대는 ‘why not(왜 안돼)’ 문화에 익숙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4년제 남녀공학 종합대학 가운데 최초로 여성 총학생회장을 선출하고, 최초의 여성 응원단장, 최초의 여성 대학신문 편집국장을 배출한 곳이 바로 연세대라고. 모든 명문대가 서울에 머무를 때 지방에 캠퍼스를 짓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러한 도전정신의 발현이라는 게 정 총장의 생각이다.



정 총장은 최근에는 부모의 과잉보호가 자녀들의 도전정신을 오히려 망가뜨리고 있다며 “자녀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 할 때는 세상의 상식으로 무조건 ‘안 돼’라고 말하지 말고,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구나’ ‘네 말이 옳다, 왜 안되겠니’라고 인정하며 격려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연세대가 바라는 인재상은 바로 지금까지 정 총장이 열거한 교육을 받은 청년이다. 기초교양을 충실히 쌓고, 외국어에 능통하며, 불굴의 도전정신을 가진 젊은이. 그래서 세계무대에서 거침없이 활동하는 젊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 연세대의 목표라고 한다.
“지난해 연세대는 개교 1백20주년을 맞아 ‘글로벌 5-5-10 계획’을 선포했어요. 5년 내에 한국학, 화학, 천문우주학, 의학생명과학, IT 등 5개 분야에서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죠. 하지만 숫자는 중요하지 않아요. 이 계획의 핵심은 우리도 세계 정상이 될 수 있다는 믿음, 자신감, 도전의식입니다. 부모들도 자녀를 키울 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되, 그 안에 담긴 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면 좋겠어요. 결국은 그 믿음과 자신감이 자녀를 성공으로 이끄니까요.”
정창영 총장 부인 최윤희씨가 처음 공개하는
“우리 부부 러브스토리 & 가족이야기”

연대 정창영총장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21세기형 인재로 키우기’

대학시절 미팅으로 만나 30여 년간 오순도순 살고 있는 정창영 총장 부부.

정창영 총장은 쑥스러움을 많이 탄다. 평생 공부와 독서 외에는 취미도 특기도 가져본 적이 없다는 그는, 학교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거침없고 자신감이 넘치다가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물으면 단답형 답을 내놓으며 멋쩍은 듯 미소만 지었다. 그런 그를 훌륭히 도와주는 이가 바로 부인 최윤희씨(61)다. 정 총장 스스로 “나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 끌렸다”고 말할 정도로 매사에 적극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최씨는, 처음으로 정 총장과의 러브스토리와 가족이야기를 공개했다. 이들 부부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965년. 당시 정 총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3학년 학생이었다고 한다. 축제에 함께 갈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 나간 미팅 자리에서 최씨를 처음 만났다고. 정 총장은 환한 미소와 재치있는 말솜씨를 지닌 최씨에게 끌리면서도 전혀 표현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거리를 걸을 때도 1m 정도 떨어져 걸었을 정도였다. “남편이 워낙 조용해서 계속 혼자만 얘기를 했어요. 그러다 하도 말이 없기에 저도 한번 가만히 있어봤죠. 혹시 이 사람이 말을 좀 하려나 싶은 생각에서였는데, 여전히 말이 없는 거예요. 그러더니 ‘다음엔 이 책을 같이 읽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눕시다’ 하며 영어 원서를 내밀더라고요(웃음).” 함께 축제에 다녀온 뒤 최씨는 더 이상 정 총장을 만나지 않았다. 하지만 정 총장은 그가 연락을 끊자 무작정 집으로 찾아올 만큼 열정적인 면도 갖고 있었다고. 한겨울, 최씨의 집 앞에서 그가 마음을 돌릴 때까지 기다릴 작정으로 코트에 목도리를 친친 감고 찾아온 정 총장을 최씨의 아버지가 집으로 불러들인 게 본격적인 만남의 시작이 됐다. 이날 정 총장과 술을 마셔본 최씨의 부모가 “진실하고 건실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이들 부부는 6년간의 연애 끝에 71년 미국에서 정 총장의 유학 도중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결혼생활이 쉽지는 않았다. 당시 정 총장의 집은 선풍기도 할부로 들여놓아야 할 정도로 가난했기 때문. 미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아 사우스 캘리포니아대학 경제학과에 진학한 정 총장은 공부에만 매달렸고, 학위를 받은 바로 다음 날 한국으로 돌아왔다. 6남매의 장남으로, 부모와 동생들을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최씨도 시부모가 돌아가실 때까지 10년 동안 이들을 모시며 가난한 살림을 꾸려나갔다고. 그 사이 아들 상보씨(35)와 딸 상현씨(32)가 태어났다. “어른들을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특별한 가정교육이랄 게 없었어요. 그저 어른들께 인사 잘하는 예의바른 아이로 키우겠다는 생각만 했죠. 남편도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자는 주의였고요.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한 적도 없어요. 아이들이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세상에서 제일 좋은 대학은 연세대다. 꼭 연세대에 들어가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긴 했지만요(웃음).” 사실 정 총장은 평교수 시절 주말에도 학교에 나갈 정도로 공부에 매달렸기 때문에 자녀교육에 특별히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고 한다. 대신 ‘어른들께 인사 잘해라’ ‘책을 많이 읽어라’와 같은 말을 자주 했다고. 과외나 학원 교육을 싫어해 자녀들에게 따로 사교육을 시킨 적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집에서도 책을 놓지 않는 ‘공부벌레’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정 총장의 두 자녀는 모두 연세대를 졸업했다고. 정 총장은 이에 대해 무척 흐뭇해했다고 한다. 최씨는 “정 총장이 드러내지는 않지만 속정이 깊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씨의 환갑날, 정 총장은 그에게 봉투 한 개를 건넸다고 한다. 그 안에는 “그동안 받은 강연비를 모았소. 적은 돈이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기쁘게 받아주오. 사랑합니다”라는 편지가 돈과 함께 들어 있었다고. “전 평생 청렴하게 학문에만 매진한 남편을 정말 존경해요. 다소 심심하고 재미없는 성격도 다 용서할 수 있을 만큼요.” 최씨는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도 늘 아버지처럼 성실하고 꾸준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여성동아 2006년 7월 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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