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여성 CEO

‘자연주의’기업으로 주목받는 마임 대표 홍혜실

“자연과 문화, 사람을 소중하게 섬기고 가꾸려 합니다”

기획·송화선 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 사진ㆍ김용해‘프리랜서’, 마임 제공

2006. 06. 19

‘자연주의’를 모토로 화장품과 건강보조식품으로 주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아온 ‘알로에 마임’이 최근 ‘마임’으로 회사명을 바꾸고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아이디어로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킨 ‘마임’ 홍혜실 대표를 만나 새 출발의 각오와 성공 비결에 대해 들었다.

‘자연주의’기업으로 주목받는 마임 대표 홍혜실

‘마임(Maiim)’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원래 이름이 ‘알로에 마임’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 그 자연주의 회사’ 하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지난 94년 문을 연 후 알로에를 원료로 한 건강보조식품, 화장품 브랜드로 이름을 알려온 ‘알로에 마임’이 지난 5월 초, 사명을 ‘마임’으로 변경하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알로에로 한정되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더 큰 대자연을 상징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는 홍혜실 대표를 경기도 이천에 자리한 마임의 특색있는 사내연수원 ‘비전 빌리지’에서 만났다.

“자연의 선물로 사람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요”
회사의 새 이름 ‘마임’은 ‘물’을 뜻하는 히브리어. 홍 대표는 순수한 모습과 넓은 포용력을 가진 대자연의 이미지를 함축하기 위해 이 단어를 회사명으로 정했다고 한다. 녹색과 오렌지색, 파란색으로 표현된 새 CI(Corporate Identity)는 생명의 모체이자 넓은 사랑을 의미하는 땅, 희망과 열정의 표상인 해, 깨끗하고 순수함을 전해주는 물 등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전해주는 자연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샛노란 송화 가루가 꽃비처럼 휘날리고 있는 비전 빌리지의 풍경은 이러한 마임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인 듯했다. 2만여 평 대지 위에 3백 년 된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꽃들이 가득한 허브 가든, 공연을 할 수 있게 마련된 열린 마당, 투명한 물이 하늘빛을 담고 있는 ‘하늘 연못’ 등 아름다운 조경 사이로 목가적인 건물들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어 마치 유럽의 그림같은 전원 풍경을 연상시킨다. 홍 대표는 일반 회사의 연수원과 사뭇 다른 이 공간을 ‘마임’의 상징으로 여기며 이곳을 가꾸는데 무척이나 정성을 들인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보고 리조트나 별장 같다고들 해요. 연수원 하면 으레 딱딱한 사각 건물을 떠올리니까요. 전 우리 직원들이 좀 더 자유롭고 열린 공간에서 마음껏 생각의 폭을 넓히길 바래요. ‘비전 빌리지’는 저와 직원들이 직접 풀과 나무를 심으며 하나하나 가꾸고 만들어 더욱 정이 가고 친근한 곳이에요.”
캐주얼한 차림으로 기자를 맞은 홍 대표의 첫인상은 여성 CEO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었다. 그는 정장 차림의 정형화된 커리어우먼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종종 임원들과 함께 다니다보면 사람들이 남자 임원에게 가서 ‘사장님,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전 자연을 사랑해요. 자연은 얼핏 무질서하게 느껴지지만, 그 안에 질서와 섬김, 건강, 아름다움, 약속, 신뢰를 모두 담고 있거든요. 저 풀들을 보세요. 겨울엔 다시 싹이 날까 의구심을 갖게 되지만 봄이 오면 어김없이 싹을 돋우잖아요. 아스팔트 사이를 뚫고 꽃들이 피어나고요. 전 그런 모습을 보며 아무리 어려운 순간이 와도 믿음을 지켜나가는 신뢰와 약속의 힘에 대해 생각해요. 나무들이 서로 공평하게 햇볕을 나눠 갖고 자라나는 모습 속에선 섬김과 배려를 배우고요.”
때문에 그는 서울 서초동 마임 본사를 떠나 이곳 비전 빌리지에서 시간 보내는 일을 즐긴다고 한다. ‘자연의 선물로 모든 사람을 기쁘고 행복하게 하자’는 마임의 기본생각을 펴기엔 ‘사랑, 쉼, 회복’을 모토로 만든 비전 빌리지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는 이곳에서 중요한 일을 구상한다고.
‘마임’은 자연주의 원료로 만든 화장품과 건강보조식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이다. 건강보조식품인 알렌, 알로쥬스, 로에정 등과 라헬 화장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4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생소하던 ‘자연주의’ 테마가 최근 널리 관심을 모으면서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전국에 7백50개 지사, 3만5천 명의 매니저가 있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간 3천5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올 1분기에는 매출이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한다.

‘자연주의’기업으로 주목받는 마임 대표 홍혜실

홍혜실 대표는 “가정을 꾸리는 엄마의 마음으로 직원들을 이끌고 기업을 이끌어간다”고 말한다.


“우리 회사는 써본 사람의 입소문으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차인표·신애라씨 부부와 7년째 광고계약을 맺고 있는데 처음 계약을 위해 차인표씨를 만났을 때 ‘우리 어머니도 마임의 식품을 먹고 있다’고 얘기해 무척 반가웠죠.”
홍 대표는 이번에 사명을 ‘마임’으로 교체한 데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건강식품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마임의 우수성을 세계로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자주 직원들과 함께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오스트리아 등으로 산업연수를 떠난다고. 2년에 한 번씩은 모든 직원을 해외에 보내고 있기도 하다. “외국에 네 번 나갔다 오면 학교에서 4년 배운 만큼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 ‘마임’의 브랜드 기획팀 임순희 과장은 이 제도를 통해 마임 입사 후 괌, 호주, 중국에 다녀왔다고 한다.
“사장님은 외국에 가서 특별히 무엇을 하라고 하시지 않아요. 그저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이 소중한 체험이라고 하시죠. 그래서 괌에 갔을 때는 해양 스포츠를 원없이 해봤고, 호주에서는 배를 빌려 크루즈 파티를 했어요. 중국엔 사장님과 함께 갔는데, 함께 간 사원들에게 5만원씩 나눠주시더니 중국 문화를 자기 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을 사오라고 하셨어요.”
임 과장은 그때 사원 모두가 다른 복장과 분장으로 자신들이 보고 느낀 중국을 표현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러한 자유로움을 기반으로 한 창의성 표현이 바로 홍 대표가 바라는 마임의 미래상이다.

고정관념 갖지 않기 위해 사람 만나도 고향, 나이, 전공 묻지 않아
‘자연주의’기업으로 주목받는 마임 대표 홍혜실

홍 대표는 회사 행사 때면 직원들과 함께 상을 차리는 즐거움을 누린다고 한다.


홍 대표는 사람을 만났을 때 전공, 나이, 고향을 묻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밝힌다. 불필요한 고정관념을 만들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래서 그도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한 개인정보를 밝히지 않는다. 또한 CEO는 모두 권위적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 회사 행사가 있을 때면 직접 두 팔 걷어붙이고 테이블을 나르며 직원들과 함께 상을 차린다.
마임이 자랑하는 사내 복지제도인 ‘효도비’ ‘문화비’도 이러한 생각에서 마련된 것. 홍 대표는 직원들이 남편이나 아내 눈치 보지 않고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수 있도록 때때로 ‘효도비’라는 이름의 특별수당을 지급한다. 또한 직원들이 가족들과 함께 뮤지컬, 영화, 연극 등을 보라고 회식비 대신 ‘문화비’를 준다.
홍 대표는 “사명을 ‘마임’으로 바꾸고 새로 출발하는 만큼 보다 다양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세계 속에 마임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하지만 회사가 더 커진다 해도 직원을 그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