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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 남자의 행보

영화 ‘왕의 남자’ 흥행 이어 브라운관 복귀한 감우성

글ㆍ김유림 기자 / 사진ㆍ김연정‘프리랜서’

2006. 04. 04

1천2백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의 남자’ 주인공 감우성이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지난 1월 15년 동안 사귄 동료 탤런트 강민아와 결혼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은 그에게 연기에 대한 고집 & 신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영화 ‘왕의 남자’ 흥행 이어 브라운관 복귀한 감우성

영화 ‘왕의 남자’로 최고의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는 감우성(36)이 4년 만에 브라운관 나들이에 나섰다. 3월 말 방영을 시작한 SBS 새 미니시리즈 ‘연애시대’에서 이혼 후에도 전 아내 은호(손예진)의 사생활에 끊임없이 참견하며 다시금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는 이혼남 동진 역을 맡은 것.
2002년 방영된 MBC 드라마 ‘현정아 사랑해’ 이후 스크린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던 그가 이번 드라마를 선택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먼저 대본이 완성된 뒤 촬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제작사 측의 배려가 그것인데, 드라마 대본이 제때 나오지 않으면 배우와 스태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작품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두 번째는 드라마 ‘현정아 사랑해’를 자신의 마지막 드라마로 꼽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정아 사랑해’는 괜찮은 작품이었는데도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어요. 그 점이 당시 저희 연기자들을 매우 힘들게 만들었고, 저 자신에게도 늘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었죠. 그래서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때의 서운했던 마음을 보상받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지금까지 여러 작품을 통해 멜로 연기를 선보여온 그에게 이번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더 이상 순수 멜로물을 할 자신이 없다”는 것.
“나이가 들면서 순수한 기운이 빠져나가서 그런지 정통 멜로극은 못할 것 같아요. 더 이상 여배우들을 사랑이 충만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연기할 수 없거든요(웃음). 하지만 이번 드라마는 하루에 3백여 쌍이 이혼하는 우리 사회에서 현실적이고 공감되는 내용으로 결혼생활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들어 선택했어요. 두 남녀의 헤어지고 다시 시작되는 이상한 연애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거라 생각해요.”
영화 ‘왕의 남자’ 흥행 이어 브라운관 복귀한 감우성

작품을 할 때마다 매번 다른 방식으로 인물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그는 이번에는 철저하게 상대역인 은호 입장에서 동진의 캐릭터를 파악했다고 한다. 실제 자신이 어렸을 때 가장인 아버지가 가졌던 단점, 그로 인해 힘들어했던 어머니의 기억을 더듬으며 은호가 생각하는 동진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려 애썼다는 것.
그는 상대 배우 손예진에 대해 “나의 연기에 많은 영향을 준 배우로 한석규, 심혜진 선배를 꼽을 수 있는데 손예진씨가 연기력이나 전투력에 있어 심혜진 선배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손예진씨 같은 딸 하나 낳으면 좋겠다”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결혼이 늦어졌는데 막상 결혼하고 나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3월 중순 1천2백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한국 영화 최고의 흥행작으로 올라선 ‘왕의 남자’. 주인공 장생 역을 맡아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그에게 유명세를 치르고 난 소감에 대해 물었다.
“제가 특별하게 한 건 없어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작품이 제게 요구하는 정도를 넘어서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했을 뿐이에요. 다만 기존 거대 제작사와 거대 매니지먼트사의 소속 배우가 함께 해야만 영화가 흥행한다는 공식을 ‘왕의 남자’가 깼다는 것에 만족해요. 또한 관객들과의 직거래로 성공한 영화라는 점에서 배우로서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감사하죠. 하지만 1천만 명을 넘는 숫자는 꿈의 기록이라 생각해요. 앞으로 이 같은 행운이 또 찾아올 거라 기대하지 않고 앞으로도 최대 3백만 명의 관객을 위한 영화를 찍을 생각이에요.”

영화 ‘왕의 남자’ 흥행 이어 브라운관 복귀한 감우성

감우성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연애시대’는 이혼 후에도 끊임없이 서로의 사생활에 참견하며 다시금 사랑을 확인하는 이혼 부부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가 흥행기록을 새롭게 쓸 때마다 배우들의 개런티에도 관심이 가기 마련. 유독 이번 작품에서만 러닝 개런티로 계약을 하지 않은 그에게 “안타까운 마음은 없냐”고 묻자 그는 “‘왕의 남자’를 통해 얻은 것이 정말 많기 때문에 그런 욕심은 내지 않는다. 하지만 관객이 3백만 명을 넘으면 감독님이 빚을 갚을 수 있다고 하시기에 5백만 명이 넘으면 기념품 돌리고, 1천만 명이 넘으면 크게 한턱내라는 요구를 했다”며 웃었다.
감우성은 올 연초부터 연달아 호재를 맞았다. ‘왕의 남자’가 흥행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지난 1월 말 15년 동안 사랑을 이어온 동료 탤런트 강민아(35)와 백년가약을 맺은 것. 호주에서 일가친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그는 현재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다.
결혼을 서두르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고 하자 그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었는데 결혼한 지금은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행복하다”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또한 그는 “예전에는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의 아내를 사귀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그는 2세를 갖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라고 한다. 두 사람 모두 나이가 있는 만큼 되도록 빨리 아이를 갖기로 했다는 것.
‘왕의 남자’ 흥행의 견인차 역을 하고도 자신은 톱스타가 아님을 강조하는 감우성. “아직까지 비주류 배우로 대접받는 데 익숙하고 또 그게 편하다”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도 관객동원, 시청률보다는 어떤 사람들과 어떤 작품을 하느냐를 보고 출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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