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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설렘 그리고 사랑

멋진 프러포즈 받고 11월 결혼하는 방송인 류시현

“정식으로 사귀기까지 오랜 시간 걸렸지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엔 초스피드로 두 달 만에 결혼 결정했어요”

글ㆍ김유림 기자 / 사진ㆍ박해윤 기자, 모뉴멘트 스튜디오 제공

2005. 11. 02

MC 겸 리포터로 활약 중인 류시현이 오는 11월 한 살 연상의 사업가 반주형씨와 웨딩마치를 울린다. 지난해 9월 지인의 소개로 만나 8개월 만에 비로소 손을 잡고 첫 키스를 나누었다는 두 사람이 들려준 러브스토리 & 로맨틱 프러포즈.

멋진 프러포즈 받고 11월 결혼하는 방송인 류시현

KBS 연예정보 프로그램 ‘연예가중계’의 인기 리포터 류시현(35)이 한 살 연상의 사업가 반주형씨(36)와 오는 11월4일 결혼식을 올린다. 예비신랑 반씨는 지난해 미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현재 유기질 비료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우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지난 10월 초 웨딩앨범 촬영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촬영 내내 서로 귓속말을 나누고 사소한 것에도 웃음을 터뜨리는 등 한눈에 보아도 ‘닭살 커플’임을 알 수 있었다. 류시현은 예비신랑을 “예의 바르고 겸손한 사람”이라 소개했고 반씨 역시 그를 “밝고 친절하며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여자 중의 여자”라고 표현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가수 임현정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고 한다. 임현정은 류시현과 친자매처럼 막역한 사이인 동시에 반씨의 막내 여동생과 고등학교 동창 사이. 임현정은 지난해 반씨가 미국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한다.
“원래 일요일에 소개팅하는 걸 무척 귀찮아하는데 현정이가 주선하는 자리라 군소리 없이 나갔어요. 평소 같았으면 옷도 청바지에 편안한 차림으로 나갔을 텐데 그날은 특별히 현정이한테 복장검사(?)까지 받아 여성스러운 원피스를 입고 나갔죠. 그런데 나름대로 신경 쓰고 나온 저와 달리 오빠는 전날 과음을 해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소개팅도 미루고 싶었는데 동생의 화내는 모습이 떠올라 참고 나왔다면서요. 그래서인지 얼굴은 좀 초췌해 보였는데 몇 마디 나눠 보니 무척 예의 바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은 저희 말고도 오빠 여동생과 현정이까지 네 명이 같이 만나서 분위기가 편안해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 뒤 주선자들은 빠지고 저와 오빠만 저녁식사를 하러 갔는데, 그 전에 차 값을 오빠가 내서 저녁은 제가 샀어요. 그런데 그 모습이 오빠한테는 무척 인상적이었나봐요. 나중에도 몇 번이나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다른 사람을 소개받고 나서야 반씨에게 마음이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 알게 돼
반씨는 류시현을 처음 본 순간부터 솔직하고 밝은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8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방송인 류시현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마음이 통한다’는 생각이 든 여자는 그가 처음이었다고. 반씨는 첫 만남을 가진 뒤 몇 번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그때마다 류시현이 일 때문에 바빠 다시 얼굴을 보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제가 데이트 신청을 하면 거절하는 건 아닌데 여러 번 약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더라고요. 그 정도면 ‘혹시 상대방이 나를 피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법도 한데 그건 아닐 거라는 배짱이 있었어요. 결국 소개팅하고 2주 만에 다시 만났는데 그 뒤에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밖에 만나지 못했어요. 결국 크리스마스 이브에 제가 ‘서로에 대해 좀 더 많이 알아보고 싶다’는 말을 건네며 사귀고 싶은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어요. 하지만 그 자리에서 확답을 듣지는 못했는데 시현이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지금까지 방송일을 하느라 남자친구도 많이 사귀지 않은데다 나이도 있으니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는 게 당연하다고요. 그 뒤로는 ‘어쨌든 내 마음은 전했으니 기다려보자’는 심정으로 줄기차게 시현이를 쫓아다녔어요(웃음).”
반씨는 류시현이 바빠 만날 시간이 없을 때면 가끔 그가 일하는 곳으로 찾아가 작은 선물을 건네며 잠깐 얼굴만 보는 것도 좋았다고 한다. 류시현이 감기에 걸렸다 싶으면 “따뜻한 물에 타먹으면 좋다”는 말과 함께 차를 건넸고, 초콜릿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꽃보다 초콜릿을 더 많이 선물했다고. 일부러 뷔페에 가자고 해 그가 좋아하는 음식이 뭔가를 알아둘 정도로 자상하게 그를 챙겼다고 한다.
그렇게 8개월을 연인도 친구도 아닌 모호한 관계로 유지해오던 중 드디어 ‘두 사람의 관계를 확실하게 해주는’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류시현의 친한 언니가 그에게 소개팅 제안을 한 것. 평소에는 반씨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였지만 막상 또 다른 누군가를 소개받는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았고 반씨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탤런트 권해효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고. 그러자 권해효는 “이번에 결정이 나겠구나” 하고는 허허 웃었다고 한다.

멋진 프러포즈 받고 11월 결혼하는 방송인 류시현

“그때까지만 해도 오빠랑 손 한번 잡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결국 선배 언니와 함께 소개팅 자리에 나갔는데 상대방 남자 분은 정말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좋은 분이셨어요. 그런데 저녁식사를 끝내고 간단히 맥주를 마시러 가자고 하시는데 저도 모르게 ‘죄송하지만 내일 아침 일찍 스케줄이 있어서 그만 가봐야겠어요’라는 말이 나왔어요. 이미 제 마음이 오빠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던 거죠. 며칠 뒤 오빠를 만나 야구경기를 보고 산책을 하던 중에 그날의 일을 다 얘기했어요. 그제야 제 마음을 전하고 그날부터 자연스럽게 사귀는 게 됐죠. 손도 그날 처음 잡았대요. 사실 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오빠가 그렇다고 하더라고요(웃음).”

2세 계획 묻자 “자연의 섭리에 따르겠다”고 말하며 쑥스러운 듯 미소 지은 두 사람
두 사람은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하면서부터 아깝게 흘려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만났다고 한다.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은 만나려고 애썼고 주말은 항상 같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비교적 진도(?)가 느렸던 두 사람은 손을 잡고 2~3주 뒤쯤 류시현의 집 앞에서 처음 키스를 했다고 한다. 이렇듯 지난 5월부터 급속도로 가까워진 두 사람은 정작 결혼을 결심하기까지는 불과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7월17일 제헌절에 반씨가 그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는데 마지막 피날레가 결혼 프러포즈였던 것.
“며칠 전부터 오빠가 그날 하루는 자신이 다 책임지겠다고 했어요. 낮 12시쯤 오빠가 집 앞으로 왔는데 오자마자 양복 재킷을 활짝 펼치더라고요. 깜짝 놀라 봤더니 재킷 안쪽에 색색의 봉투가 차례대로 붙어 있었어요. 그러면서 ‘오늘 우리가 할 스케줄이야’ 하고 말하더라고요. 봉투마다 퀴즈가 들어 있었는데 첫 번째 질문은 ‘우리가 처음 뽀뽀한 장소는?’이었어요. 봉투의 퀴즈를 풀어가면서 우리가 처음 데이트한 곳을 한번 쭉 돌아보자는 거였죠. 나머지 질문들은 ‘제일 처음 밥 먹은 곳은?’ ‘제일 처음 차 마신 곳은?’ ‘제일 처음 나에게 선물을 사준 곳은?’ ‘우리가 제일 많이 간 공원은?’이었는데 미리 시간과 동선에 맞춰서 차례대로 질문지를 만들어놓았더라고요. 밤 10시가 넘었을 때 그래도 봉투가 하나 남아 있더라고요. 질문은 ‘와인을 한잔 하겠나요?’였어요. 오빠가 미리 룸을 하나 빌려놓아 그곳에서 난생 처음 프러포즈를 받았어요.”
멋진 프러포즈 받고 11월 결혼하는 방송인 류시현

류시현은 “올해 결혼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활짝 웃었다.


와인을 시켜 마시던 중 반씨가 그에게 “오늘 봉투가 몇 개였지?”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가 “8개였지”라고 답하자 반씨는 “그럼 야구는 몇 명이 하니?” 하고 물었고 그가 “9명”이라고 답하자 마지막 봉투를 내밀고는 슬며시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봉투 안에는 ‘나의 마음을 받아주겠니?’라고 써 있었는데 다시 룸 안으로 들어온 반씨의 손에는 작은 상자 하나가 들려 있었다고. 상자 안에는 반지가 들어 있었는데 순간 그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에 너무 당황스럽고 떨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반씨가 그의 손에 반지를 껴주며 “나와 결혼해주겠니?”라고 물었고 그는 떨리는 마음을 달래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그러자 반씨는 “야구에 지명타자가 한 명 더 있듯이 봉투도 하나 더 남았다”고 하면서 나머지 봉투를 꺼내 보였다고 한다. 그 안에는 ‘너의 마음을 내게 주겠니?’라고 쓰여 있었는데 그가 오케이 사인을 보내자 반씨는 따로 준비해온 반지 하나를 꺼내 그의 손에 쥐어주며 자신의 손가락을 내밀었다고. 그렇게 둘만의 오붓한 약혼식을 치른 두 사람은 밤 11시가 넘어서야 모든 일정을 끝냈다고 한다.
누구보다도 두 사람의 결혼을 기뻐해주시는 분은 양가 부모. 류시현의 부모는 현재 호주에서 살고 계신데 지난 8월 어머니가 환갑을 맞아 잠시 한국에 들어오셨을 때 두 사람이 정식으로 인사를 올렸고 결혼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류시현은 “올해 결혼할 거라고 상상조차 못했는데 프러포즈를 받고 양가 부모님께 인사도 드리고 나니 일이 이렇게 진척됐다”며 웃었다.
류시현은 결혼 후에도 꾸준히 방송일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반씨 역시 “시현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다 도와줄 생각”이라며 적극적인 외조를 약속했다. 2세 계획에 대해 묻자 두 사람 모두 “아직은 생각해본 적 없다. 자연의 섭리에 따르겠다”고 말하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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