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순이 애인’으로 삼식이 돌풍 일으키는 현빈

“삼순이’ 김선아의 파트너 현빈(23)이 ‘내 이름은 김삼순’ 흥행 돌풍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호텔 재벌 2세이자 삼순이 일하는 레스토랑 사장 현진헌 역을 맡아 매력적인 ‘얼음 왕자’ 연기를 선보이며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는 것. 지난 해 첫 주연작인 미니시리즈 ‘아일랜드’에서 이나영의 상대역 ‘강국’으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는 이번 드라마를 준비하며 무엇보다 ‘강국’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털어놓았다.
“많은 분들이 여전히 저를 강국으로 기억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국이와 진헌이는 많이 달라요. 그래서 이번 드라마에 임하는 각오는 우선 ‘강국을 없애자’예요. 헤어스타일, 의상 등 외모는 물론 연기에도 차별을 두려고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솔직히 연기하기는 진헌이 쪽이 더 편해요. 국이는 화가 나도 주로 참았는데 진헌이는 화나면 화내고, 마음에 안 들면 마음에 안 든다고 솔직하게 말하거든요. 저랑 비슷한 점도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진헌이처럼 준재벌은 아니고요(웃음).”
그가 이번에 맡은 현진헌은 오만하고 차가운 성격이지만 가슴 한켠에 상처를 묻고 사는 인물. 자신의 미숙한 운전 때문에 발생한 교통사고로 형과 형수를 잃고, 동시에 사랑하는 여자 희진(정려원)에게 버림받은 이후 더 이상 사랑을 믿지 않게 된, 냉정하고 비뚤어진 성격의 소유자다. 하지만 삼순을 만나 좌충우돌 ‘계약 연애’를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성격도 고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같은 자리에 있던 김선아는 “실제로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삼순이화되어가고 있다. 현빈도 가끔씩 삼식이가 되고, 감독님도 종종 삼돌이 같은 행동을 한다”고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현빈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선아 누나와도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호흡이 잘 맞을지 몰랐다. 선아 누나가 워낙 애드리브를 잘해서 NG가 나면 오히려 재미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내 눈에만 들어온다면 뚱뚱하든 연상녀든 상관없어요”

현빈은 지난 2003년 인터넷 ‘얼짱’ 사이트에서 인기를 모으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KBS 드라마 ‘보디가드’에 단역으로 출연한 것이 그의 첫 연기 경험. 이후 한예슬과 호흡을 맞춘 MBC 청춘 시트콤 ‘논스톱4’에서 ‘바른생활 맨’을 연기하며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지난해 여름 개봉한 영화 ‘돌려차기’에도 주연급으로 출연했다. 그러고는 데뷔 1년여 만에 미니시리즈 ‘아일랜드’의 주연 자리를 꿰차는 행운을 안았다.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던 이 작품에서 그는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 반듯한 말투와 슬픈 눈이 인상적인 보디가드 강국을 연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드라마로 지난 연말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곧 주위 사람들로부터 “두 번째 작품이 너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고 한다.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차기작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고. ‘아일랜드’ 촬영을 마치고 일찌감치 ‘내 이름은 김삼순’ 출연을 결정했다는 그는 “이제 상대 연기자가 아니라 나를 기다리는 팬들도 있다는 사실에 ‘목숨 걸고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더라”고 털어놓았다.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더라고요. 함께 출연하는 다니엘 헤니씨가 우리말을 못해서 영어공부도 해야 하고, 수영 신이나 샤워 신이 있어서 운동도 해야 하고, 피아노 치는 장면이 있어서 촬영 두 달 전부터 연주 연습을 해야 했어요. 지금도 집에 피아노를 가져다놓고 틈틈이 연습하고 있고요. 초등학교 때 부모님 성화에 못 이겨서 피아노를 배우기는 했는데 지금은 악보도 볼 줄 몰라요. 선아 누나가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그 앞에서 연주하려니 너무 창피해요(웃음).”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누드로 촬영에 임하기도 했다고 말하며 얼굴을 붉혔다.
“샤워하는 장면이었는데 김윤철 감독님이 위에서 찍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속옷이 나올 것 같다고. 그래서 결국 다 벗고 찍었습니다. 어휴(웃음). 여자 스태프들은 다 나가고 남자들만 남아서 찍었어요. NG는 안 났는데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니까 민망하네요(웃음).”
극중에서 털털한 성격의 뚱뚱한 연상녀 삼순과 알콩달콩 계약 연애를 하게 될 그는 “내 눈에만 들어온다면 뚱뚱하든 노처녀든 관계없다”며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 밝혔다.
“우선 밥을 잘 먹었으면 좋겠어요. 마주 보고 밥을 먹는데 께지럭께지럭거리는 사람을 싫어하거든요. 두 번째로 제 일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면 좋겠고요. 외모는 별로 따지지 않지만 어렸을 때 피아노를 쳐서 그런지 손은 보게 되더라고요. 연상녀라도 상관없어요. 저희 어머니만 불편해하지 않으신다면요(웃음).”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역량이 부족해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은 못한다. 차기작은 ‘내 이름은 김삼순’ 끝난 다음에야 생각해보겠다”며 다시 한 번 이번 드라마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