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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불량주부’로 2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하는 손창민

■ 글·김정은‘여성동아 인턴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2005. 03. 31

‘어린 록키’ ‘한국의 실베스터 스탤론’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80년대 하이틴 스타로 군림했던 손창민이 어느새 중학생 딸을 둔 아버지가 되어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SBS 새 월화드라마 ‘불량주부’에서 직장에서 내쫓기고 살림을 도맡아 하게 된 전업주부 역할을 맡은 것. 처음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한다는 손창민을 만나 연기 변신에 대한 각오를 들어보았다.

SBS 드라마 ‘불량주부’로 2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하는 손창민

80년대 드라마 ‘고교생 일기’ ‘사랑이 꽃피는 나무’ 등에 출연하며 사랑을 받았던 ‘원조 꽃미남’ 손창민(40)이 SBS 새 월화드라마 ‘불량주부’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2003년 김희선과 호흡을 맞췄던 드라마 ‘요조숙녀’ 출연 이후 2년 만이다.
지난 3월11일 오후 경기도 일산에 있는 SBS 탄현 제작센터에서 열린 ‘불량주부’ 기자간담회에 검은색 스트라이프 정장을 입고 참석한 그는 시종일관 재치 있는 말솜씨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이번 드라마에서 그가 맡은 주인공 ‘구수한’은 전직 권투선수로 가구회사 영업부 직원으로 일하다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는 인물. 그를 대신해 아내(신애라)가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자 집안 살림을 맡아 하면서 실수를 연발하는 ‘불량 주부’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마초맨까지는 아니지만 다소 남성 중심적인 인물이죠. ‘여자가 무슨 돈을 번다고 그래~’ 하는 식의 발언도 서슴없이 하니까요. 회사에서도 그런 사고방식으로 고객을 대하다가 큰 실수를 저질러 쫓겨나 할 수 없이 살림을 맡게 돼요. 하지만 그 전에는 집안일에 손 하나 까딱 안 하던 사람이니 어떻겠어요?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것도 깜빡하고, 셔츠며 양말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심지어 밥도 할 줄 몰라서 아이에게 자장면을 사주는데, 아이가 ‘밀가루 알레르기’라는 것도 몰랐던 거예요. 한바탕 난리가 나죠.”
하지만 아내를 대신해 장을 보고, 이웃집 주부들과 고충을 나누며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줄거리. 그의 표현에 의하면 ‘일종의 성장 드라마’라고 한다.
아빠보다 신애라의 직장상사로 나오는 젊은 연기자에 더 관심 많은 두 딸
극중에서 여섯 살 난 딸을 둔 아빠로 등장하는 그는 실제로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큰딸 현진(13)과 초등학교 5학년인 작은딸 유진(11) 두 딸을 두고 있다.
“아이들하고는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해요. 대화도 되도록 많이 하려고 애쓰죠. 이번 드라마 대본도 아이들에게 먼저 보여줬는데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한편 서운하기도 했어요. 대뜸 신애라씨의 직장상사로 나오는 젊은 연기자가 누구냐며 묻잖아요. 미묘한 감정이 들더라고요(웃음).”
얼마 전에는 탤런트 임수정과 소지섭이 나오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딸들이 그 드라마를 너무 좋아하기에 함께 보려고 했는데 누가 누군지,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요즘 배우들을 잘 몰라서요(웃음). 제가 ‘소지섭의 매력이 뭐기에 그렇게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이 ‘어유, 아빠보다 멋있어’ 그러더라고요.”
그는 연기 활동을 쉬는 동안 시작한 사업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영화나 드라마의 포스터, 스틸컷, DVD 재킷 디자인 등을 맡아 제작하는 회사 ‘스틸무비’의 법인대표를 맡은 것. 최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봄날’의 고현정과 지진희, 조인성의 모습이 담겼던 포스터와 사진도 ‘스틸무비’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는 “‘불량주부’ 포스터도 제작하고 싶었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잘 안 되더라”며 웃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아내와 맞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설거지 등을 도와주며 집안일을 함께 하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오히려 내가 아내와 아이들을 쫓아다니며 청소를 해야 한다”며 나름의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다.

SBS 드라마 ‘불량주부’로 2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하는 손창민

“결혼하기 전에는 아내가 깔끔한 여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따라다니면서 치워야 돼요(웃음). 제가 약간 결벽증 같은 것이 있는지 집안이 지저분한 걸 잘 못 보거든요. 결국 집에 제가 대본 보고 책 읽는 방이 하나 있는데 그곳은 손도 못 대게 하고 대신 밖은 여자 셋이 알아서 하라고 해버렸어요(웃음).”
올해로 40대에 접어든 그는 꾸준히 운동을 하는 등 자기 관리에도 충실하다. 10년 전부터 매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집에서부터 여의도까지 한강 둔치를 따라 10km씩 속보를 하고 5백~1천 회씩 윗몸일으키기도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권상우나 비같이는 안 된다. 나이는 못 속이나 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80~90년대 의사나 변호사 같은 귀공자 스타일의 역할을 주로 맡았던 그는 최근 3년간 ‘맹부삼천지교’ ‘정글 쥬스’ ‘나두야 간다’ 등의 영화에서 깡패와 조폭 등으로 출연했고, 드라마 ‘요조숙녀’에서도 김희선과 고수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역을 맡았다. 그는 “식상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그랬던 것”이라며 변신의 이유를 밝힌 뒤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도 전에 볼 수 없었던 코믹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71년 여섯 살의 나이에 데뷔해 올해로 연기생활 34년째를 맞아요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할 수 있어서 감사하죠. 옆집 오빠 같이 편하다는 분들도 계시고요. 반면 ‘너무 보니 지겹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 해서 늘 신선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기도 해요. 처음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하는 데 부담도 느끼지만 오히려 기존에 가진 틀이 없어서 더 쉽고 즐거울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가 중장년층 시청자는 물론 두 딸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는 탤런트 손창민. 그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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