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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삶의 지혜

여자 연예인 부부갈등 상담 도맡는 김수미가 들려주는 연예인들의 결혼생활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연예인들도 남편 외도 등 말 못할 고통 안고 사는 경우 많아요”

■ 기획·최호열 기자 ■ 글·김순희‘자유기고가’ ■ 사진·정경택 기자

입력 2005.01.03 10:56:00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보통 사람들에 비해 화려한 삶을 사는 연예인들의 결혼생활은 어떨까. 많은 연예인들에게 결혼생활 상담을 해주고 있는 탤런트 김수미가 들려주는 연예인들의 부부갈등 유형과 해소방법.
여자 연예인 부부갈등 상담 도맡는 김수미가 들려주는 연예인들의 결혼생활

서울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일용엄니’ 김수미(53)의 집은 여자 연예인들 사이에서 문턱이 낮기로 유명하다. 그가 천성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찾아오는 동료와 선후배 연예인들의 아픈 속내를 기꺼이 들어주기 때문이다.
“결혼한 후배들은 특히 부부간의 갈등에 대해 많은 얘기를 털어놔요.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연예인들의 결혼생활도 보통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거든요. 평범한 주부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을 대부분 안고 살죠. 사람들이 우리 집에 찾아오면 저는 먼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요. 심리적으로 고통스러울 때 누군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잖아요.”
그를 찾아와 고민을 토로한 연예인들의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부부갈등의 원인이 모두 남편에게 있다고 푸념한다는 것. ‘나는 남편에게 헌신하고 잘해주려고 노력하는 반면 남편은 그렇지 않다’면서 불만을 털어놓는다는 것.
“‘이대로는 더 이상 못살겠다, 힘들어 죽겠다’면서 죄다 ‘남편이 잘못했다’고 하지 ‘내가 잘못했다’는 말은 안 해요. 부부 문제는 원래 한쪽 말만 들어서는 잘잘못을 가릴 수 없어요. 갈등의 원인을 누가 제공했는지 따지기 전에 ‘네가 잘못한 것은 없냐’고 되물어봐요. 그러면 대부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죠. 이혼을 염두에 둔 사람일수록 자신의 잘못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라고 권해요.”
이혼을 결심하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에게 결코 이혼을 권하지 않는다. 더구나 자녀가 있는 경우 이혼을 결정하기에 앞서 “아이들의 장래를 가장 먼저 생각하라”고 조언한다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난 아이가 무슨 죄가 있어요. 이혼을 통해 아이가 받을 상처를 생각해야죠.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아이를 생각한다고 하면서 실제론 자신이 받고 있는 고통에 더 무게를 두고 이혼을 강행하더라고요. 전 구식이라서 그런지 폭력을 일삼거나 정신질환자, 마약하는 남자가 아니면 어떻게든 이혼하지 말고 살라고 권해요.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세상에서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기 때문이죠.”
그를 찾아와 가정생활의 불만과 고충을 토로하는 사람들에게 “서로 없으면 못살 것 같아 결혼하지 않았냐”고 하면 “그땐 눈에 콩깍지가 씌었던 것 같다”는 답이 돌아온다고 한다. 그들의 대답에 그는 한결같이 “남편을 선택한 네 자신에게도 50%의 책임과 잘못이 있다”고 충고한다.
“얘기를 들어보면 뭣 때문에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다 알아요. 저도 30대 후반에 남편과의 갈등 때문에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으니까요. 남편이 가정을 겉돌면서 갈등이 시작됐는데, 전 그런 남편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돈 잘 벌어, 살림 잘해, 그 바쁜 와중에 철마다 갖은 김치 다 담가 식구들 챙겨가면서 열심히 사는데 뭐가 불만일까 싶었죠. 저도 제 잘못은 하나도 생각 안 났어요. 남편만 나쁘다고 원망을 했죠.”
의처증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자 연예인 많아
그는 이혼을 하기로 작정하던 날 밤,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생각났다고 한다. ‘아버지가 생존해 계시다면 지금 내게 뭐라고 말씀하실까’ 하는 마음으로 아버지의 유품을 꺼낸 그는 농한기 때마다 부친이 읽으시던 ‘명심보감’을 한 장 한 장 읽어나갔다고 한다.

여자 연예인 부부갈등 상담 도맡는 김수미가 들려주는 연예인들의 결혼생활

“아버지가 즐겨 읽던 책을 무심히 보는데 ‘내 두레박 끈이 짧은 것은 모르고 남의 집 우물 깊은 것만 탓하지 마라’는 글귀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그제야 내 잘못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죠. 흰 종이에 내가 남편과 가족에게 잘못한 점이 무엇인지 쓰기 시작했는데…, 내 두레박 끈이 엄청 짧더라고요. 남편은 남자니까 나를 다 이해해주겠거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그의 뇌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 잘못은 ‘합방’을 원하는 남편의 청을 바쁘다는 핑계로 들어주지 않은 것이었다고 한다. 그의 ‘거절’이 남편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남편이 옆에 오면 ‘내일 새벽에 촬영 있어서 나가봐야 한다’면서 먼저 잠자리에 들곤 했죠. 늘 촬영 일정에 쫓겨 살아서 ‘안 돼’ 하고 손사래를 친 적이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남편이 날 이해해주리라 생각했지 불만을 품고 있으리란 생각은 안 했어요. 남편 입장에서는 얼마나 스트레스가 쌓였겠어요.”
그를 찾아오는 연예인 가운데는 남편의 의처증으로 인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느 직업에 비해 일하는 시간이 불규칙하고 밥 먹듯이 밤샘촬영이 이뤄지는 것을 알면서도 남편이 ‘혹시나’ 하고 의심의 눈길을 보낼 때 받는 마음의 상처가 크다는 것.
“‘잠도 못 자고 밤새 고생하는데 남편이 왜 다른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털어놓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아내가 가진 직업의 특성을 잘 알면서도 100% 이해하는 남자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아요. 아내가 돈 잘 벌고 인기가 올라갈수록 자격지심 때문에 아내를 알게 모르게 괴롭히기도 하고요.”
그는 후배들에게 결혼 후 인기가 올라갈수록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충고한다. 인기가 상승하면 그에 따른 수입이 늘어나 자신도 모르게 남편을 무시하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인기 있으면 그만큼 주머니가 두둑해지잖아요. 자신의 인기와 수입에 비례해 결혼 당시에 ‘최고’라 여겼던 남편이 별볼일 없게 여겨지기도 하는데, 그러면 안 돼요. 그럴수록 ‘남편은 하늘이다’ 생각하고 살아야죠. 안 그래도 잘나가는 아내를 둔 남편은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거든요.”
바람피운 남편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연예인도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아름답고 날씬한 아내가 있는데 설마 바람을 피울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의외로 한 눈을 파는 남자들이 많다고.
“연예인은 많은 남자들이 선망의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데 익숙해져 있어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후 보통사람들에 비해 더 큰 상처를 받아요. 그런데 남자는 천하일색의 아내와 결혼해도 대부분 외도를 하더라고요. 남자의 몸은 여자와 달라요. 술집 여자와 2차를 가는 것에 대해 휴지 뽑아서 코 한번 풀었다고 생각하는 남자도 많아요. 그 사실을 알게 된 여자들은 참지 못하고 이혼을 결심하기도 하는데,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게 좋은 것 같요.”
그는 “외도를 하는 남자의 경우 열에 아홉은 다시 가정으로 돌아온다”며 “무조건 남편의 잘못을 다그치기보다는 너그럽게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했다.
재혼 후 “이럴 줄 알았으면 이혼하지 말걸” 후회하는 연예인도 있어
“결국 (바람피운) 남편을 용서 못하고 이혼한 경우도 많죠. 이혼하면 마치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처럼 생각하는데 현실은 절대 그리 녹록지 않아요. 후배 중에 결혼해서 아들 하나를 낳고 살다가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이혼한 사람이 있어요. 이혼 당시 아이를 남편이 키운다고 해서 양육권을 포기했는데 이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애 둘 딸린 이혼남과 재혼을 했어요.”
그 후배는 전처 소생의 남매를 키우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 속에서 산다고 한다. 두 아이를 친자식처럼 여기고 살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던 믿음이 재혼 초부터 빗나가기 시작한 것.

여자 연예인 부부갈등 상담 도맡는 김수미가 들려주는 연예인들의 결혼생활

김수미는 자신도 남편과 이혼을 생각했을 만큼 위기를 겪었다고 한다.


“아이들 때문에 속이 문드러진 후배가 ‘배 아파서 낳은 내 자식은 떼놓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의 자식 때문에 내가 왜 이 고생 하고 살아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자살하고 싶더래요. 행복하기 위해 재혼했는데 남는 것은 고통뿐이라는 거죠. ‘이럴 줄 알았으면 이혼하지 말걸’ 하고 후회해도 이미 때는 늦어요.”
그는 얼마 전 TV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알게 된 후배 연기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고 한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대중에게 끊임없이 인기를 얻고 있는 그가 우아하게 안방마님처럼 살지 않을까 하는 예측은 보기 좋게 어긋났다고 한다.
“후배 남편은 집에 가만히 붙어 있는 성격이 아니라고 해요. 쉬는 날이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여행 다니고, 자신이 원하는 일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인데 그 뒷바라지를 다 하고 살았대요. 그 친구는 흔한 명품 하나 없다고 하더라고요. 오직 일과 가정밖에는 모르고 지금까지 자신을 희생하고 산 거죠. 남편의 이기심으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남편에게 베풀 수 있어 행복하다고 여기며 산다고 해요.”
남편에 비해 수입이 많은 그 후배는 “내가 돈 벌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 감사한다”고 한다. 후배의 삶의 방식이 고리타분하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그 후배의 손을 들어준다. 자신이 선택한 가정에 대해 책임질 줄 알고 무엇보다도 자식들에게 화목한 가정을 안겨줬기 때문이라고.
“남자들은 여자에 비해 유약한 존재에요. 남자가 굉장히 대범하고 독할 것 같은데 속마음은 여린 새순 같죠. 오히려 여자들이 더 간이 크고 대범한 면이 많아요. 남편을 때로는 아들처럼 여기고 보살펴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가정에서 남편의 위상을 떨어뜨리지 말아야 하고요. 특히 아이들이 아버지를 우습게 보면 사회생활 할 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좋겠어요.”
여자 연예인 중 가정의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사업하는 남편을 둔 연예인의 상당수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것. 뚜렷한 직장이 없어 대외적으로 “사업한다”고 할 뿐 실질적인 수입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남편의 사업자금을 대는 연예인이 의외로 많아요. 투자한 만큼 수익을 올리면 다행인데 대부분 실패하더라고요.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지 피땀 흘려 일하려고 하지 않는 게 문제에요. 설령 사업하다 망한다 해도 아내가 버니까 전력투구하지 않기도 하고요. 한 중견 탤런트는 지금도 빈둥대는 남편 때문에 엄청 고생해요. 아예 사기꾼 같은 남자에게 속아서 재혼한 또 다른 탤런트는 재산 다 날린 후 ‘이럴 줄 알았으면 첫 번째 남편과 헤어지지 않는 건데’ 하고 후회하기도 하고요.”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이혼을 선택한 연예인 중 상당수는 후회하고 있지만 자존심 때문에 내색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부부가 자존심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부 갈등을 해소하는 데 가장 큰 무기는 ‘미안해. 잘못했어’라는 말 한마디”라고 강조한다.
“남자나 여자나 다들 그 말을 못해요. 잘못을 인정하면 되는데 그게 안 되니까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거죠. 부부가 서로 자존심을 버리면 되는데…. 그게 마음먹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잖아요. 저도 젊었을 땐 남편이 늦게 오거나 연락이 없으면 ‘딴 생각’을 하면서 밤새 시간을 보냈어요. 지금이요? 전혀 (남편을) 의심하지 않죠. 마치 엄마가 자식 걱정하듯 ‘혹시 사고 난 건 아닐까’ 하고 걱정할 뿐이에요. 저도 30대엔 그렇지 못했어요(웃음).”

여자 연예인 부부갈등 상담 도맡는 김수미가 들려주는 연예인들의 결혼생활

그는 남편과 30여 년을 살다보니 남편을 향한 ‘설렘’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고백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남편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겨진다고. 남편이 안방을 지키고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는 그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였냐”고 묻자 아주 ‘소박한’ 답이 돌아왔다.
“다이아몬드? 밍크코트? 한때는 그런 것을 가졌을 때 행복하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다 부질없는 짓이란 걸 나중에 깨달았죠. 언젠가 네 식구가 전복을 삶아서 먹을 때 일이에요. 접시에 달랑 전복 하나가 남으니까 남편과 두 아이들이 서로 먹겠다고 아우성을 치다 가위바위보를 하더라고요. 남편과 아이들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밥 먹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찡하더라고요. ‘아, 이런 게 진정한 행복이구나’ 하고 느꼈어요.”
“나에게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이 행복을 맛볼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했다”는 그는 “돈과 명예, 사회적인 지위도 화목한 가정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재산”이라고 누차 강조한다.
“세상에 내로라하는 사람과 재벌부부도 다들 고민이 있고, 갈등을 안고 살아요. ‘저 사람은 남부러울 것 없겠구나’ 하는 이들도 깊이 들여다보면 문제 없는 집은 없으니까요. 우아하게 홈드레스 입고 남편에게 마냥 사랑받으면서 살 것 같은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로 갖가지 갈등을 안고 살고요.”
부부 사이에 벽이 생기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할 것인지는 부부의 몫이지만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 김수미는 “가정의 화목과 행복은 참고 노력하는 자에게 돌아가는 선물”이라면서 밝게 웃었다.

여성동아 2005년 1월 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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