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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희망일기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독서에 몰두, ‘골든벨’ 울려 화제 모은 여고생 지관순

■ 기획·김유림 기자 ■ 글·이동주‘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4.12.10 11:59:00

지난 11월7일 KBS ‘도전 골든벨’을 지켜본 사람들은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진한 감동을 느꼈다. 골든벨을 울린 지관순양 때문. 지양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치고 사교육 한번 받지 않았지만 출제된 50문제를 다 맞춰 좀처럼 울리기 힘든 골든벨의 주인공이 되었던 것이다.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독서에 몰두, ‘골든벨’ 울려 화제 모은 여고생 지관순

고등학생들의 학업 실력을 겨루는 퀴즈 프로그램 KBS ‘도전 골든벨’에서 50문제를 다 맞춰 골든벨 주인공이 된 지관순양(18). 그간 ‘도전 골든벨’에는 전국 2백48개 고교에서 총 2만4천8백명의 학생이 참가했는데 지양을 포함한 43명만이 골든벨을 울렸다. 경기도 파주 문산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지양은 “골든벨을 울릴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매달 소설과 인문서적 3~4권을 읽고 관심 있는 역사자료를 도서관에서 찾아 메모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지양은 방송이 나간 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격려와 찬사를 받고 있다.
다섯 살 때 서울에서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으로 이사 온 지양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그래서 지양은 또래 친구들이 모두 학교에 간 사이 아버지가 가져다 준 헌 책을 읽으며 학교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고 한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거의 매일 문산에 있는 파주시립도서관에 가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었다는 지양은 “독서만이 유일한 친구이자 오락거리였다”고 말한다. 그 덕에 지양은 초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문산여중에 입학할 수 있었다고.
지양은 중학교 때부터 지난해까지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내 우유급식을 맡아 근로 장학생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또 고3 수험생이 돼서도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1천여 마리나 되는 오리에게 모이를 주는 등 집안일을 거들었다. 지양은 매일 자전거를 타고 오전 7시30분에 등교해 오후 5시에 수업을 마친 뒤, 다른 아이들이 학원에 있을 시간에도 학교에 남아 밤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했다고.
“교과서와 사전, 인터넷, 교양책은 참고서보다 훌륭한 교재”라고 말하는 지양은 특별활동시간인 일본어반과 시사탐구반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고 한다. 또한 부족한 수학실력을 보충하기 위해 늦은 시간 집에 돌아와서도 다시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했으며 하루 평균 4~5시간 정도 수면을 취했다고.
현재 담임을 맡고 있는 김진희 교사(33)는 이런 지양의 형편을 다 알고 있었으며 평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다고 한다. 지양이 ‘도전 골든벨’에서 50번째 문제를 맞추는 순간 감격의 눈물을 흘린 김 교사의 모습은 TV를 보던 시청자들의 눈시울까지 적시게 했다.

한 장학재단으로부터 1학년 2학기부터 등록금 전액 지원 약속 받아
“지난 봄 담임선생님이 산업체 취업을 추천해주셨어요. 하지만 전 대학에 너무 가고 싶었기 때문에 선생님께 찾아가 제발 대학에 가게 해달라고 울면서 매달렸죠. 선생님은 그런 저를 보시고는 ‘다 이해한다’며 다독여 주셨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제가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셨죠.”
지양의 부모님은 두 분 모두 건강이 좋지 않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현재 어머니와 함께 오리를 키우고 계신 아버지는 본인의 가족들이 생활보호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오리알을 인근 의료원 환자들과 요양소의 무의탁 노인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고 있다고. 또 평소 지양에게 ‘비록 생활이 넉넉지 못하지만 지식인보다는 의인(義人)이 되라’고 강조하신다고 한다.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독서에 몰두, ‘골든벨’ 울려 화제 모은 여고생 지관순

동양사학과에 입학해 학자가 되고 싶다는 지양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백범 김구 선생을 꼽는다.
지양은 ‘골든벨’을 울린 사람에게 주어지는 대학 입학등록금을 받아 그토록 희망하던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게다가 그의 사연을 안 한 장학재단으로부터 1학년 2학기부터 졸업 때까지 등록금 전액 지원을 약속받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된 지관순양의 앞날에 희망만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 평소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는 지관순양은 대학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해 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담임인김진희교사 (왼쪽에서 두번째), 친구들과 함께.


여성동아 2004년 12월 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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