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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스타의 변신

‘아내의 반란’에서 주눅든 남편 연기로 주목받는 조민기

■ 글·김유림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2004. 11. 04

SBS 새 드라마 ‘아내의 반란’에서 능력 있는 아내에게 치여 기를 펴지 못하는 남편으로 변신을 시도한 조민기. 조만간 그는 그간 여행을 다니면서 자신이 찍은 사진을 모아 사진집을 낼 계획도 갖고 있다. 탤런트, 연극배우, 교수 등 일인다역을 거뜬히 소화해내는 그를 만났다.

‘아내의 반란’에서 주눅든 남편 연기로 주목받는 조민기

SBS드라마 ‘아내의 반란’에서 커리어우먼인 아내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는 만년 시간강사 조준기를 연기하는 조민기(39). 그는 요즘 드라마와 연극에 동시 출연하고 있으며 두 군데 대학에서 강의까지 맡고 있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아내의 반란’은 일상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면서도 그동안 방송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부부간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그리고 있어요. 잘난 아내와 다정한 후배 사이를 오가는 조준기는 참 비겁한 인물인 것 같아요. 자신을 이성으로 느끼는 후배를 단지 정신적인 피난처로 이용하거든요. 사람을 도구로 이용하는 것만큼 나쁜 짓은 없다고 생각해요.”
‘아내의 반란’과 동시에 연극 ‘갈매기’에 출연하고 있는 그는 연극을 통해 색다른 긴장감을 느낀다고 한다. ‘갈매기’는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 서거 1백주년을 기념해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으로 작가 지망생 아들과 배우를 꿈꾸는 애인, 유명 여배우 엄마, 엄마의 애인인 작가 사이 갈등과 절망을 그린 작품이다. 극중 소설가 트리고린 역을 맡은 그는 여러 번 연극 무대에 서본 경험이 있지만, 유명한 작가의 정극에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청주대 연극과를 졸업한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지식과 열정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올해로 3년째 그는 모교인 청주대학교와 부산의 영산대학교 연극과에서 각각 일주일에 한번씩 강의를 하고 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강하게 대하는 편이에요. 상황에 따라 ‘욕’도 하죠(웃음). 대신 저의 생각을 말하기 전에 학생들의 의견을 먼저 묻고 토론식으로 수업을 진행해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저도 많은 걸 배우죠. 전 이론과 실기 중 이론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편이에요. 연기를 지식으로 익힌 사람과 습관으로 익힌 사람은 분명히 차이가 나거든요. 연기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연기에 대한 이론적 지식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내와는 고민 있을 때 서로 조언해주는 친구 같은 사이
평소에 여행과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그는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묶어 사진집을 낼 계획이라고 한다. 요즘도 길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배경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는 그는 군청색 네모난 가방에 항상 여러 대의 카메라를 지니고 다닌다고.
그는 지금까지 가본 여행지 중 베트남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다. 집 같은 편안한 느낌이 좋아 베트남 중부만 빼놓고 전 지역을 둘러봤다고.
“베트남에서는 하루 종일 뒷골목만 돌아다녀도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사람 냄새나는 곳을 좋아하는데, 거리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 제 마음도 깨끗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는 사진은 찍으면 찍을수록 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고 한다. 그러나 잘 찍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을 때보다 마음을 비우고 찍었을 때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그는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평소 촬영장에서 모니터 화면을 많이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물의 구도를 보는 눈이 길러졌다고 한다.

‘아내의 반란’에서 주눅든 남편 연기로 주목받는 조민기

서로 바빠 외식은 자주 못해도 일년에 한번씩은 꼭 가족여행을 간다는 그는 여행지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모델로 사진을 찍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고 한다.
올해로 결혼 11년차인 그는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아내 김선진씨(38)와의 사이에서 딸 윤경(10)이와 아들 경현(9)을 두고 있다.
영화촬영장에서 처음 만나 결혼에 이른 그의 아내 김선진씨와는 고민이 생겼을 때 서로 조언을 해주는 친구 같은 사이라고. 각자의 일이 바빠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서로에 대한 믿음은 더욱 두터워진다고 한다. 그는 요란하고 거창한 이벤트를 싫어하지만 기념일만은 잊지 않고 챙기며 아내를 위해 작은 선물도 준비한다고.
촬영이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들어간다는 그는 맞벌이 하느라 바쁜 아내를 대신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아이들은 그를 ‘놀이터’라고 부를 정도로 그와 함께 노는 걸 좋아한다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주로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주는 편인데, 얘기를 하다 보면 아이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무엇이 고민인지를 알 수 있죠. 제가 아이들을 야단치는 경우는 거짓말을 했을 때예요. ‘엄마와 아빠는 속이더라도 너 자신은 속이지 말라’고 타이르는데, 아이도 금세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잘못했다고 말하죠. 아이에게 윽박지르고 호통 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더라고요.”
자기관리는 과음하지 않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그는 매번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정상에 오른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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