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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새로운 출발

동료 멤버와의 불화로 활동 중단했던 가수 서지영

“시원오빠와 가족들 덕분에 힘든 시간 이겨냈어요”

■ 기획·김지영 기자 ■ 글·조희숙 ■ 사진·조영철 기자

2004. 08. 10

그룹 ‘샵’의 동료 멤버 이지혜와의 불화로 횔동을 중단했던 서지영이 2년 만에 연예계 복귀를 선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샵’ 해체 이후 전 소속사와의 분쟁, 연인 류시원과의 불화설 등으로 마음고생을 겪은 그가 처음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동료 멤버와의 불화로 활동 중단했던 가수 서지영

지난 2002년 그룹 멤버와의 불화로 연예활동을 중단했던 서지영(23)이 드디어 재기의 시동을 걸었다. 지난 7월 새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컴백을 선언한 것. 덧니를 교정하고 통통하던 젖살까지 쏙 빠져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변한 그는 연예계 복귀를 앞두고 기대와 긴장이 교차하는 듯했다.
“솔직히 쉬는 동안 과연 다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어요. 복귀를 위해 꾸준히 새로운 소속사를 찾았지만 믿고 일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일이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웠거든요, 다행히 좋은 분들을 만나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돼서 정말 기뻐요.”
그의 컴백이 늦어진 데는 혼성그룹 ‘샵’이 해체되면서 전 소속사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라는 걸림돌도 있었다.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불화를 일으키고 팀을 해체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원만한’ 해결점을 찾았다는 그는 앞으로 가수뿐 아니라 연기자까지 활동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한다.
컴백을 준비하면서 그는 가장 먼저 이지혜와의 앙금을 털어냈다고 한다. 그룹 해체에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한 폭행시비의 주인공인 그와 이지혜는 서로에게 ‘껄그러운 상대’였기 때문. 최근 그는 찜질방에서 우연히 이지혜를 만났다고 한다. 당시 이지혜와 함께 온 그룹 ‘쿨’의 멤버 유리가 “두 사람, 인사를 하던가 싸우던가 하지” 하고 농담을 던져 서로 웃음을 주고받으며 그간의 냉랭했던 감정을 풀 수 있었다고.
“이제는 (이지혜)언니랑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아직까지 어색하지만 각자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계속 마주쳐야 하니까 잘 지내고 싶어요. 제가 동생이니까 먼저 인사도 하고 그럴 생각이에요.”

40kg까지 체중 줄기도
활동 중단 후 1년여의 시간은 그에게 악몽의 나날들이었다.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네티즌들의 비난이었다. 폭행시비 후 동정표를 얻었던 이지혜와 달리 그에게는 네티즌들의 강도높은 비난이 쏟아졌고, 연인인 류시원이 서지영을 두둔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비난의 강도는 더욱 거세졌다.
“자고 나니까 하루아침에 모두가 저에게 등을 돌린 것 같았어요. 한번도 그런 상황에 처해본 적이 없어서 적응도 안되고 두렵기만 했어요.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무서웠고 컴퓨터는 켤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자지도 먹지도 못하고 계속 울기만 했던 것 같아요.”
평소 밝고 명랑한 성격이지만 그 일이 있고 난 후 말수도 줄고 바깥 출입도 하지 않은 채 지냈다고 한다. 불면증에 시달린 탓에 체중이 40kg까지 줄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교회에 나가면서부터 차츰 마음의 평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새벽기도를 나가기 시작하면서 저를 돌아보게 됐어요. 그 전까지만 해도 제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렇게 비난받을 일이었나 원망스럽기도 했거든요.”
연예활동을 중단하면서 연인 류시원과의 결별설도 나돌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함께 참석할만한 공식적인 자리에 서지영이 번번히 빠지면서 두 사람이 결별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좋은 만남을 가지고 있다”고 결별설을 일축했다.
“오빠랑 같이 있는데 친구한테 급하게 전화가 왔어요. 신문에 오빠랑 저랑 헤어졌다는 기사가 났다는 거예요. 그래서 오빠한테 ‘우리 헤어졌대’하고 말하며 웃은 적도 있어요. 쉬는 동안 공식적인 자리에 나서지 않아서 그런 소문이 나온 것 같아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편하지 않아서 친하게 지내는 (김)송이언니랑 (강)원래오빠 결혼식에도 양해를 구하고 가지 않았어요. 시원오빠가 자동차 경주에 참여하는 날이라도 교회 가는 일요일이면 참석하지 않았고요.”

동료 멤버와의 불화로 활동 중단했던 가수 서지영

류시원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고 자주 만나며 변함없는 사랑을 가꿔가고 있다는 서지영.


이번 일을 계기로 그는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한다. 가족들은 그가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준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라고. 그는 하루에도 서너 번씩 부모님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지내고, 모델 출신 탤런트로 지금은 군복무중인 친오빠와도 어느 남매 못지 않게 서로 위해주며 산다.
“가족들한테 가장 미안하고, 고맙고 그랬어요. 평소에도 네 식구가 똘똘 뭉쳐 다니는 편이었는데 이번 일로 더 가까워졌어요.”
특히 오빠 서배준은 평소에도 그를 ‘우리 애기’라고 부를 만큼 동생에 대한 애정이 유별나다고 한다. 서배준이 그를 감싸고 보듬어주는 ‘오빠’라면 연인 류시원은 그를 객관적으로 평가, 조언해주는 ‘오빠’라고.
“친오빠는 제가 어떤 투정을 부려도 다 받아줘서 가끔은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의아할 정도예요. 시원오빠는 힘들 때 곁에 있어준 고마운 사람이고요. 사귀기 시작한 뒤로 좋은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고 계속 나쁜 일만 있었거든요. 저를 지나치게 감싼다고 해서 네티즌으로부터 비난도 많이 받았고요. 오빠도 힘든 일이 많을텐데 내색 안하고, 짜증도 다 받아주고, 미안한 마음이 커요. 이제는 오빠한테 웃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요.”
올해 스물세 살인 그에게 결혼은 아직 먼 얘기다. 최근 류시원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그 역시 복귀 준비로 바빠 일주일에 3번 정도 만나 데이트를 즐긴다고 한다.
“전화는 수시로 하고 얼굴은 잠깐이라도 자주 보려고 해요. 오빠랑 저는 술을 못 마시기 때문에 만나면 주로 밥 먹고 카페에서 얘기하거나, 둘다 차를 좋아해 세차장 가서 세차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앞으로는 시원오빠한테 웃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요”
그는 복귀를 앞두고 긴머리도 짧게 자르고 덧니도 교정했다. 깜찍한 트레이드마크였던 그의 덧니 교정을 두고 주변 반응은 엇갈리지만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자신은 만족스럽다고.
“치아 교정 후 덧니 있을 때가 더 귀여워보였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가지런한 치아를 가져보는 게 소원이었을 정도로 덧니는 저한테 컴플렉스였어요. 그동안 활동하느라 시간을 내지 못했던 것뿐이지 교정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거든요. 시원오빠는 볼 때마다 ‘덧니가 있어야 하는데’하며 아쉬워하는데 저는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 것 같아서 좋아요.”

동료 멤버와의 불화로 활동 중단했던 가수 서지영

그는 올 가을 연예계에 복귀할 계획이다. 가수로 복귀하게 될지, 연기자로 복귀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 현재 솔로음반 준비와 함께 연기수업도 받고 있는 그는 “가수는 물론 연기자로도 영역을 넓혀가겠다”며 “예닐곱 편의 드라마와 시나리오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쉬는 동안에도 노래 레슨과 안무 연습만큼은 꾸준히 해왔어요. 이제는 정말 해보고 싶었던 음악을 하면서 콘서트도 많이 할 거예요.”
‘샵’으로 활동하던 시절에도 드라마 출연 제의를 받은 적이 있지만 막상 낯선 분야에 뛰어들려니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 연기 선배인 류시원도 “가수로 인기가 있었다고 연기자로서도 같은 대우를 받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라”고 수시로 충고해준다고 한다.
욕심 나는 배역은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이나 KBS ‘상두야 학교가자’의 비 같은 역할이라는 그는 어릴 적부터 ‘잘생겼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란 탓에 남자들의 캐릭터에 더 마음이 끌린다고 한다.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지난 2년여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 속에서 인내의 미덕을 깨달았다는 서지영. “앞으로 노래를 하든, 연기를 하든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그의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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