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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뜻밖의 인생 고백

18세 때의 동거와 낙태 경험 노래로 고백한 ‘듀크’ 김석민

■ 기획·구미화 기자 ■ 글·이영래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4.08.10 13:59:00

남성 듀오 ‘듀크’의 4집 앨범 ‘포르노그라피’가 성행위를 직설적으로 묘사한 가사와 앨범 속지에 수록된 누드 화보집 등으로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 더욱이 멤버 김석민은 ‘1988’ 이라는 노래에서 미성년자 시절 여자친구와 동거하며 낙태를 경험했던 아픈 과거를 털어놓아 충격을 줬다.
가식 속에 과거를 감추고 싶지 않다는 듀크 김석민의 거침없는 고백.
18세 때의 동거와 낙태 경험 노래로 고백한 ‘듀크’ 김석민

남성 듀오 듀크가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새 앨범 ‘포르노그라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성행위를 직설적으로 묘사한 노래를 담고 있는가 하면, 멤버 김석민(34)과 김지훈(32)의 누드 화보를 무려 30여 장이나 수록한 것. 뮤직비디오에선 탤런트 김여랑과 2대1로 농도 짙은 정사신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김석민은 ‘1988’이라는 노래에서 미성년자이던 18세 때 여자친구와 동거했던 경험을 털어놓아 충격을 주고 있다. ‘1988’에서 랩으로 ‘너와 함께 살던 이태원 작은 쪽방. 날 위해 애쓰던 너, 너의 그 어린 맘. 술 따라 몸 팔아 그렇게 돈 벌어 날 지켜주려 애썼던 너… 또한 원치 않은 임신으로 1988년 어느 날 바람이 심하게 불어 슬펐던 날. 홀몸이 아닌 채로 애를 떼러 홀로 허가조차 없는 불법 낡은 병원 수술대 위에 누워 떨며 내 손 잡으며 괜찮다고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걱정 말라고 애써 눈물을 감추던 네게 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던 1988년 어린 날…’이라며 아픈 과거를 고백한 것.

열여섯 살 때부터 밤무대 떠돌며 마약, 동거, 낙태 경험
“음악이나 그림이나 영화나 자기 내면의 삶을 그려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살아온 삶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거예요. 물론 요즘 엄청 욕을 먹고 있어요. ‘네 아들에게 네 노래를 들려줄 수 있겠냐’하면서요.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 평탄하게 살았다면 겪지 않았겠지만 (김)지훈이나 저나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하면서 겪지 말아야 할 것들을 많이 경험하고 살았어요. 그렇다고 우리가 살아온 과거나 삶을 다 부정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
그는 “남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모르지만 와인을 마시는 사람은 와인 이야기를 하고, 소주나 막걸리 먹는 사람은 소주와 막걸리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보다 자신이 잘 아는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와인 대신 소주나 막걸리를 먹으며 살아온 인생. 그 말 속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다. 김석민은 열여섯 살 되던 해에 거리로 나섰다. 당시 브레이크 댄스에 빠져있던 그는 아는 형들을 따라 이태원을 무대로 활동하던 브레이크 댄스팀에 합류했다.
“돈은 꽤 벌었는데 제게 돌아오는 건 별로 없었어요. 형들은 집도 사고 했는데 전 늘 빈손이었죠. 그러다 열여덟 살 때부터 나이트클럽에서 DJ를 했어요.”
남들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그는 밤무대를 떠돌았다. 오후 7시쯤 일을 시작해 다음날 새벽 6시가 될 때까지 열 군데가 넘는 나이트클럽을 돌며 음악을 틀고 춤도 췄다. 그때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 여자에 대해선 ‘박사’가 됐다고. 17세에서 19세 때까지는 마약에 빠져들어 그 후 5년 동안 치료를 받기도 했다.
“18세 때 동거를 했어요. 여자친구는 술집에서 일을 했고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요. 잘 살고 있는지. 그래서 노래로 표현해본 거예요. 그렇게 어린 아이들끼리 살았으니 어땠겠어요? 아이가 생겨 낙태를 하러 가기도 하고….”
2집 앨범을 냈을 당시 밝혔던 것처럼 그는 스물세 살에 자신보다 두 살 어린 여자와 결혼을 했다. 그때 낳은 아이가 아들 소원이. 그러나 그 결혼은 오래 가지 못했다. 경제적인 문제와 성격차이로 인한 갈등이 쌓이면서 아이가 갓 돌을 넘겼을 무렵 아내와 헤어지고 말았다.

18세 때의 동거와 낙태 경험 노래로 고백한 ‘듀크’ 김석민

김지훈(사진 왼쪽)과 함께 ‘듀크’로 활동하고 있는 김석민.


“전 이혼까지 하면 인생이 정말 끝나는 줄 알았어요.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꼬이기만 하냐’며 울기도 많이 울었고 자존심 죽이고 무릎 꿇고 아내에게 빌어도 봤지만 결국 떠나버렸어요. 1년 전까지는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아들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도 못하고 있어요. 어디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고요. 사실 한 달에 한 번씩 아이를 만날 때도 아이는 늘 제게 냉랭했어요.”
하지만 그는 아이가 좀더 크면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제 아홉 살인 아들이 중학생쯤 되면 어떻게든 아이 양육권을 되찾고 싶다고 한다.
“아이가 태어날 때 속으로 결심한 게 있어요. 내가 못 받았던 것을 아이한테 다 해주겠다고. 그런데 결과적으로 아이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게 없잖아요. 그래서 어떻게든 아들을 되찾아 그동안 못해준 것까지 다 해주고 싶어요.”
20대까지 삶을 즐겼지만 서른을 넘어서면서 그는 어느 순간 턱 끝까지 밀려오는 삶의 허무에 직면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돌 때부터 떨어져 산 아들 되찾아 모든 것 다 해주고 싶어
18세 때의 동거와 낙태 경험 노래로 고백한 ‘듀크’ 김석민

남들과 다르게 살아왔지만 내 삶과 욕망에 충실했을 뿐이에요


“4년 전쯤 머리를 깎고 집에만 콕 박혀 지냈던 적이 있어요. 갑자기 모든 일에 환멸이 느껴지고 싫더라고요. 머리 깎은 김에 절로 들어갈까 하는 생각도 들고…. ‘어차피 이런 (화려한) 생활이 오래 가진 않을 텐데, 이런 생활에 맛 들여 살면 결국 비참해질 텐데’ 하는 불안감도 느끼고요. 연예인이란 직업이 인기를 잃고 나면 모든 게 끝나버리잖아요.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혜택과 쾌락, 이런 것들은 어차피 내가 지킬 수 없는 건데 이런 것들 때문에 내가 지킬 수 있는 것을 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령 이런 거죠. 가끔 가족들과 외식을 하러 가면 전에는 참 행복했어요. 그런데 가수 활동을 하면서 만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다니니까 가족들과 함께 고기를 먹어도 행복하기는커녕 그 맛에 만족하지 못하고 짜증이 나는 식이죠.”
30대 중반까지는 클럽 DJ로 살 수 있겠지만 그 다음은…. 그는 언제든 연예계를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이번 앨범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접을 수도 있겠죠. 제가 꿈꾸는 건 내가 하는 음악에 아이들이 열광하며 노는 모습을 보는 거예요. 그 이상은 없어요. 여자요? 많이 경험해봤지만 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여자는 세 명 정도밖에 없어요. 남들과 다르게 살아왔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다만 제가 남들과 다른 건 한번도 나를 속이지 않고 살았다는 점, 내 욕망에, 내 삶에 솔직하게 살아왔다는 점이죠. 그걸 욕한다면 어쩔 수 없고요.”
앨범 ‘포르노그라피’가 전곡 방송 불가판정을 받아 활동 중단 위기에 처한 김석민은 현재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가사를 공모해 재녹음을 마친 상태. 일부 네티즌들이 여전히 그에게 거센 비난을 쏟아 붓고 있지만 그는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음악에 열광하는 팬들을 위해 자기 방식대로 음악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여성동아 2004년 8월 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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