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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프리티 우먼’ 김정은

■ 글·구미화 기자 ■ 사진·김성남 기자

2004. 08. 03

언제 봐도 유쾌한 배우 김정은이 요즘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방영 초기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7월16일 그가 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가 개봉한 것.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동시에 사랑받고 있는 김정은과의 유쾌한 만남.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프리티 우먼’ 김정은

지난 6월12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주말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방송 4주 만에 시청률 40%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재벌 2세와 가난한 여인의 판타지 같은 사랑 이야기, 감각적이고 재치 있는 대사 등 높은 시청률의 비결을 분석할 때 얘기되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파리의 연인’은 여주인공 김정은(28)의 연기가 돋보이는 드라마다.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극중 ‘태영’의 캐릭터를 그가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기 때문.
이렇듯 오랜만에 복귀한 TV 드라마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김정은이 이번에는 그 여세를 몰아 스크린 관객 몰이에 나선다. 김상경, 오승현 등과 함께 출연한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가 7월16일 개봉한 것. 그가 이번 영화에서 맡은 역할은 대학 때 처음 만나 7년간 사귄 애인 소훈(김상경)이 프러포즈하기만을 기다리는 스물아홉 살의 지하철 역무원 현주. 소훈이 당대 최고의 여배우 은다영(오승현)과 스캔들에 휘말리고, 은다영이 소훈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히 드러내자 애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여자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콧물을 줄줄 흘리며 울고, 과격한 대사를 거침없이 날리는 등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동시에 다른 여자로 인해 흔들리는 애인을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는 평범한 여자의 심정을 실감나게 연기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7월6일 시사회에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보았다는 김정은은 자신이 연기한 영화에 푹 빠져 “팔불출 같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이 울고 웃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현주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열심히 사는 여자예요. 연애를 하다보면 왜 물증은 없지만 내 남자가 흔들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잖아요. 저도 그런 경험을 딱 한 번 해봤거든요. 자기가 잘못해놓고는 괜히 나한테 뭐라 하고, 나한테는 그렇게 안하면서 다른 여자한테는 캔 커피 뚜껑도 따주고 말이에요. 무슨 이런 화딱지 나는 기분이 다 있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시나리오에 그런 감정들이 잘 표현되어 있더라고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예쁜 여자에게 작은 친절만 베풀어도 마음이 아픈 그런 세세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데 제 과거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드라마 속 기주나 수혁 같은 사람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에는 없을 것 같아
“영화에서처럼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에게 마음이 흔들리면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그는 주저 없이 “기다리겠다”고 대답한다.
“사실 영화처럼 기다려본 적은 없어요. 순간만 참으면 되는데 자존심 때문에 못 기다렸죠. 그런데 앞으로는 기다리려고요.”
영화 ‘가문의 영광’과 ‘파리의 연인’ ‘내 남자의 로맨스’까지 그는 주로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으로 열연했다.
“전 작품을 선택할 때 머리를 써서 ‘지난번엔 이런 장르를 했으니까’ ‘저런 캐릭터를 했으니까’ 하고 분석해가며 고르지 않아요. 멀리 보고 계획적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부러울 정도죠. 전 대부분 감정적으로, 즉흥적으로 작품을 선택해요. 그래서 변신이라는 단어도 제게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사실 변신이라는 게 제가 ‘저 변신했습니다. 봐주세요’ 하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배우가 변신을 했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보는 사람이 판단하는 거죠.”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프리티 우먼’ 김정은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김정은은 이동건과 박신양으로부터 동시에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파리의 연인’에서 맡고 있는 ‘태영’과 ‘내 남자의 로맨스’의 ‘현주’가 비슷한 캐릭터 아니냐는 질문에도 “분명 태영과 현주는 다른 인물이라 생각하고 달리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잘 모르겠다”며 관객들의 판단에 맡겼다.
드라마나 영화처럼 실제로도 연애를 하고 싶다는 그는 현재 남자친구가 없어 연기로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 작품을 시작하면 촬영을 하는 동안 그 인물이 되어버린다는 그는 촬영장에서 세 남자를 대하는 태도도 다르다고.
“영화에서 소훈과 현주는 편안한 연인이잖아요. 김상경씨가 편하게 대해주기도 했지만 친근한 감정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촬영장에서 활달하게 행동했어요. 반면 드라마 속의 기주(박신양)나 수혁(이동건)과는 끝까지 설레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촬영장에서도 두 남자배우와는 설렘을 유지하기 위해 말도 안 놓고 말수도 줄이면서 지내고 있죠.”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만나는 세 남자 소훈과 기주, 수혁 중 그는 어떤 스타일의 남자에게 매력을 느낄까. 그는 “드라마 속 기주나 수혁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에는 없을 것 같고, 영화 속 소훈은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훈은 가진 것은 없지만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듬직해 매력이 있다고.
“영화 속 소훈같이 괜찮은 남자라면 좋겠지만 ‘가진 것도 없는데 성격도 더럽더라’ 하는 식은 좀 곤란하겠죠. 남자친구를 생각하는 데 돈은 중요하지 않아요. (돈은) 제가 벌잖아요(웃음).”
드라마 촬영과 영화 홍보활동을 병행하느라 잠잘 시간도 없는 그는 어머니가 챙겨주시는 선식과 홍삼 달인 물, 보약을 먹고, 1주일에 두 차례씩 링거를 맞으며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고 한다. 몸은 녹초가 돼도 촬영 현장에서는 언제나 밝게 웃는 그가 올 여름 드라마와 영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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