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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프라이버시 인터뷰

공포영화 ‘페이스’로 ‘호러 퀸’ 도전한 송윤아

■ 글·구미화 기자 ■ 사진·정경진

2004. 07. 05

지적인 이미지와 차분한 연기로 사랑받고 있는 탤런트 송윤아. 지난 2002년 개봉한 영화 ‘광복절 특사’로 흥행 배우 대열에 합류한 그가 올여름 공포영화로 또 한번 스크린 관객몰이에 나섰다. 일에 있어서는 완벽을 추구하면서도 좋은 짝이 나타나면 과감히 일을 포기할 수 있다고 말하는 송윤아 프라이버시 인터뷰.

공포영화 ‘페이스’로 ‘호러 퀸’ 도전한 송윤아

올여름 극장가는 호러 영화의 한판 대결의 장이 될 전망이다. ‘페이스’와 ‘령’이 6월 중순 개봉했고, ‘인형사’ ‘분신사바’ ‘시실리 2km’ 등이 한여름 극장가를 강타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유독 국내에서 제작된 공포영화가 많은 올여름, 그 첫 주자로 송윤아(31)가 나섰다. 6월11일 개봉한 스릴러 ‘페이스’의 여주인공을 맡은 것. 6월8일 시사회에서 만난 송윤아는 처음 도전하는 공포영화라 그런지 긴장을 많이 한 듯했다.
“제가 영화를 많이 한 연기자는 아니지만 기자시사회 때는 특히 더 표정 관리가 안 돼요. 마치 도마 위에 오른 생선처럼, 죄지은 사람처럼 얼굴이 경직되죠.”
그는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왜 저렇게 연기를 못하나’ 하는 자책감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페이스’는 온몸의 형체는 녹아 없어지고, 뼈만 남은 유골이 연속적으로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영화. 사건의 실마리를 풀 유일한 방법은 두개골만으로 사망자의 얼굴을 유추, 복원하는 ‘복안 기술’뿐이다. 그런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복안 전문가 현민(신현준)은 심장 이식수술을 받은 딸을 간호하기 위해 사표를 던지고 연구소를 나온다. 그러자 법인류학실의 신입요원 선영(송윤아)이 연쇄살인사건의 희생자 유골을 들고 현민의 집을 방문해 복안을 의뢰하고, 그 뒤로 현민은 끔찍한 악몽과 환청에 시달린다.
송윤아는 이 영화에서 스릴러물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반전의 키를 쥐고 있다. 그래서 더욱 연기하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에 가장 연기하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캐릭터가 분명한 역할, 예를 들어 드라마 ‘미스터 Q’에서 맡았던 악역이나 영화 ‘광복절 특사’의 푼수 역할처럼 내지르는 연기를 하고 나면 ‘연기 잘한다’는 칭찬도 듣는데 사실 연기자 입장에선 그런 연기가 오히려 쉬워요. 이번 작품처럼 감정 표현의 한계가 보일 듯 말 듯 한 연기가 힘들죠. 영화를 찍는 내내 그 선을 조절하기가 참 애매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오늘까지 세번 영화를 봤는데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송윤아 본인은 자신의 연기에 한숨을 내쉬었지만 데뷔 초, 한 드라마에 구미호로 출연한 송윤아를 보고 느낌이 좋았다는 유상곤 감독은 “다양한 표정 연기와 함께 미묘한 분위기를 내뿜을 수 있는 배우라 캐스팅했는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며 그의 연기를 칭찬했다.

“좋은 짝 있으면 결혼해 제 손으로 아이 키우고 싶어요”
송윤아는 드라마나 영화 제작진에게 인기 있는 배우 중 한명이다. 밤샘 촬영이 계속되는 힘든 상황에서도 불만을 터뜨리기는커녕 NG를 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 또한 감독이 요구하고,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표나지 않는 부분까지 정성을 다하는데 ‘페이스’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귀신 역시 송윤아가 직접 연기했다고 한다.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끝낸 상태라 저라는 게 전혀 표시가 안 나지만 사실 3시간 동안 분장을 하고, 속옷만 입은 채 밤새도록 마룻바닥을 긴 적도 있어요. 그 장면을 찍을 때 많이 창피했어요. 상반신은 마룻바닥에 거의 닿도록 숙이고 엉덩이는 최대한 들어올린 볼썽사나운 자세로 60∼70명이나 되는 스태프에 둘러싸여 밤새 손톱으로 바닥을 긁으며 기어가려니 정말 힘들더라고요.”

공포영화 ‘페이스’로 ‘호러 퀸’ 도전한 송윤아

송윤아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신현준은 송윤아에 대해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서 자꾸 NG를 내게 되는 편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95년 KBS 슈퍼탤런트선발대회에서 금상을 받으며 연예계에 데뷔한 송윤아는 올해로 데뷔 10년째를 맞는다. 그의 나이도 서른한살. 일에 몰두하느라 좀더 어릴 때 삶을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긴 하지만 서른이라는 나이를 반갑게 맞이했다고 한다. 책임감이 따르지만 뭐든 자기 생각대로 추진할 수 있는 판단력이 생긴데다 후배들에게 베풀고, 가끔 충고도 해줄 수 있는 여유가 만족스럽다고. 그러나 외로움만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늦은 밤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싶은데, 그럴 때 전화 걸 사람이 없어 외로움을 느낀다”고 털어놓은 그는 한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취중 인터뷰에서 “결혼할 남자가 있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송윤아는 철저한 이미지 관리로 데뷔 이래 줄곧 1등 신붓감으로 손꼽혀 온 터라 결혼 상대가 있다는 그의 말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송윤아측은 곧 “결혼 상대자가 있다는 게 아니라 그동안 만났던 남자들 가운데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있었다는 표현이 잘못된 것”이라며 깜짝 발언을 번복했지만 결혼에 대한 열망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결혼하라는 주위의 성화에도 몇 년을 버텼지만, 이제는 좋은 짝이 있으면 하려고요. 요즘에는 여자들도 야망이 커서 결혼과 자신의 성공을 맞바꾸려하지 않는데, 저는 그 반대예요. 아이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기고 싶지 않아서요. 그런 점에서는 일 욕심이 없는 편이죠.”
일과 사랑 중 사랑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그는 이상형에 대해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일을 제외한 다른 면에서는 부드러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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