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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과 선술집 운영해 6억원 이상 소득 올린 가수 진미령

“찻집은 독특한 아이디어가 선술집은 주인의 정성이 성공의 열쇠예요”

■ 기획·최호열 기자 ■ 글·최은성‘자유기고가’ ■ 사진·홍상표‘프리랜서’

입력 2004.06.04 11:04:00

최근 신곡 ‘난생 처음 여자가 되던 날’을 발표하고 중년층의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진미령.
야무진 음식솜씨로도 유명한 그는 2년 전부터 청담동에서 선술집을 운영중이다. 인사동에서 8년간 찻집 ‘학교종이 땡땡땡’을 운영하기도 했던 그의 창업 노하우와 재테크 포인트를 들어보았다.
찻집과 선술집 운영해 6억원 이상 소득 올린 가수 진미령

‘소녀와 가로등’ ‘하얀 민들레’의 가수 진미령(43). 최근 ‘난생 처음 여자가 되던 날’을 발표하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4권의 요리책을 낼 만큼 소문난 요리솜씨와 재테크 솜씨다. 그는 8년간 인사동에서 찻집 ‘학교종이 땡땡땡’을, 청담동에서 2년간 선술집 ‘삐리삐리’를 운영하며 6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창업에 관심을 가진 것은 92년 남편 전유성씨(54)와 결혼을 하면서부터였어요. 우리 둘 다 늦은 결혼임에도 불구하고 돈에 대한 관념이 희박해 가진 게 없었어요. 그래서 안정된 미래를 위해 부업전선에 뛰어들었죠.”
95년 7월, 그는 10평 규모의 점포를 임대보증금 3천5백만원에 얻고 시설비 1천5백만원을 투자해 ‘학교종이 땡땡땡’을 차렸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학교종이 땡땡땡’은 옛 초등학교 교실풍으로 꾸민 찻집이다. 책상과 걸상, 낙서가 70~80년대 초등학교 때 모습 그대로인 것은 물론 종업원들이 주번 완장을 차고, 음료를 주문하면 도시락 반찬통에 라면땅 과자와 별사탕을 담아주는 아이디어로 인사동의 명물이 되었다.
성공비결은 인사동이 서울에서 드물게 옛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특성을 살렸다는 점이다. ‘학교종이 땡땡땡’을 시작하던 시기 인사동에는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전통 찻집과 주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에 진미령은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초등학교’ 컨셉트로 틈새를 공략해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또 4천원 이하의 비교적 부담없는 가격에 어린 시절에 먹던 라면땅 등의 먹거리까지 서비스로 제공, 고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추억의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재미를 주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꼭 가게에 들러 손님들과 얘기 나눠
‘학교종이 땡땡땡’의 대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진미령은 2002년 7월, 선술집 ‘삐리삐리’를 오픈했다. 선술집과의 인연을 만든 것은 전 국민을 열광시켰던 월드컵이었다.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느냐 마느냐 하던 스페인과의 경기를 앞둔 시점이었어요. 청담동에서 남편이랑 친구들이랑 술 한잔 하면서 응원할 카페를 찾다 우연히 들른 곳이 이곳이었어요. 분위기도 좋은데다, 마침 주인이 가게를 내놨다는 소리를 듣고 선뜻 인수를 결정했어요.”
주량은 소주 한병이 채 안 되지만 부부가 함께 해외여행을 갈 때면 안주거리부터 챙겨갈 정도로 애주가인 진미령에게 선술집은 관심이 가는 창업 아이템이었다.
찻집과 선술집 운영해 6억원 이상 소득 올린 가수 진미령

40평 규모의 선술집을 인수하는 데 투자한 자금은 정확히 6천5백만원. 인사동 찻집을 운영하면서 모은 수익 중 일부를 투자했다. 초가지붕을 테마로 한 인테리어에 인도풍 조명과 한쪽에 자리잡은 포장마차가 편안한 동네 선술집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삐리삐리’는 전에 있던 시설과 인테리어를 그대로 살렸기 때문에 추가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
“포장마차를 설치하면서 들어간 70만원이 전부였어요. 제가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중앙시장에 가서 제작을 의뢰했기 때문에 재료비만 들어갔죠. 천장에 달린 인도풍 조명들은 남편이 해외여행을 하면서 하나씩 구입해둔 것들을 활용했기 때문에 돈이 전혀 들지 않았고요.”
안주 메뉴는 열가지가 넘는데 그중 인기 메뉴는 우리집 소주찌개. 그가 집에서 즐겨 먹던 고추장찌개에 호박, 돼지고기, 두부 등을 넣어 매콤하면서도 걸쭉한 맛이 일품이다. 그밖에도 하얀 족발, 제주도 고갈비, 지리산 두부김치 등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찻집과 선술집 운영해 6억원 이상 소득 올린 가수 진미령

그는 선술집을 인수하면서 전에 있던 시설과 인테리어를 살려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고 한다.


‘삐리삐리’는 지난 2년 동안 월 평균 2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여기서 재료비 및 주류비(매출의 40~45%), 임대료 2백75만원, 인건비 4백만원 등을 제외하고 월 평균 4백50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매출이 30~40% 정도 하락했지만 다른 술집들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이곳의 성공 노하우는 크게 세가지. 먼저 상권이 A급이라는 점이다. 학동사거리에서 먹자골목 쪽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고 아파트 단지와 빌라 등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고정 인구층이 두텁다. 또한 점포를 인수하면서 약간의 아이디어만 덧붙여 리모델링을 했을 뿐 기존 인테리어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 투자비용을 줄였다. 마지막으로 안주가 맛있다는 점이다.
“선술집은 안주가 맛있어야 손님이 몰린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연예인이 하니까 호기심에서 몇 번 오겠지만 안주가 맛이 없으면 더 이상 오지 않게 되잖아요. 그래서 제 음식솜씨를 살려 독특한 메뉴를 개발하고, 현지에서 직송해온 좋은 재료를 사용했어요. 물론 가격대는 8천~2만원 사이로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했고요.”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인근에서 분위기가 편안하고, 안주가 맛있으면서 가격이 부담없는 선술집이란 입소문이 나면서 두터운 단골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 주요 단골 고객은 30대 직장인들. 술을 마시면서도 건강을 생각하는 그들을 위해 그는 ‘녹차맛소주’를 개발했다. 또한 이천도기공장에서 제작된 호리병과 잔을 따로 준비해 함께 내놓았는데 좋은 반응을 불러왔다.
“찻집과 선술집을 경영하면서 둘 사이에 큰 차이점 하나를 깨달았어요. 찻집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주인이 없어도 운영이 잘되는 데 반해 선술집은 주인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매상이 오른다는 사실이에요. 그래서 전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저녁이나 밤늦게 꼭 가게에 들러요.”

다음에는 프랑스풍 레스토랑 창업에 도전할 것
선술집 ‘삐리삐리’를 운영한 지 1년쯤 지난 후인 2003년 8월, 그는 인사동 찻집 ‘학교종이 땡땡땡’을 정리했다. 전통거리 인사동의 매력이 상실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그가 이곳에서 올린 수익은 8년간 4억5천만원. 여기에 보증금 4천5백만원과 권리금 5천만원을 받고 넘겼으니 처음 투자비 5천만원을 제하고 약 5억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2년 전 전유성이 경기도 성남에 ‘아하 전유성’이란 음식점을 차렸다가 3억원을 손해보는 바람에 실제 손에 쥔 수익은 2억원 정도라고 한다.
이후 창업에 관한 한 전유성은 진미령의 의견을 100% 따르게 됐다고 한다. 현재 가게에서 나오는 수입과 방송활동으로 얻어지는 수익은 모두 진미령씨가 관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은 돈은 총 4억2천5백만원 정도. 구체적으로 아파트 전세금 3억원, 선술집 6천5백만원, 저축 6천만원 등이다.
현재 두 사람의 월 수입은 1천5백만원 정도. 1년 전부터 전유성이 ‘여성시대’를 진행하면서 수입이 늘어난 덕분이다. 그래서 그때부터 매달 5백만원을 저축하고 있는데, 정기저축과 부부 각자 명의로 종신보험을 들고 있다고 한다. 정기저축은 인터넷 검색 후 금리가 높은 은행 상품을 골랐고, 종신보험은 진미령이 미국에 있을 때 7년 동안 보험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모든 상품을 꼼꼼히 살펴본 후에 가장 적당한 것으로 골랐다고 한다.
두번의 창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진미령에게 최근 또 다른 꿈이 생겼다. 바로 프랑스풍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 프랑스 요리학교 ‘르 코르동 부르’의 한국분교를 1기생으로 졸업한 것은 그 꿈의 첫 단추를 단 것이다. 그는 충분한 자금과 요리 레시피를 확보하면 언제든지 도전할 생각이라고 한다.

여성동아 2004년 6월 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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