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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10억 만들기 생생사례

작은 꽃집을 연매출 50억원대 인터넷 꽃집으로 키운 에코플라워 사장 신귀자

■ 기획·최호열 기자 ■ 글·박진숙 ■ 사진·김형우 기자

2004. 05. 11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신귀자씨. 꽃이 좋아 취미로 꽃꽂이를 배운 후 작은 꽃집을 운영하던 그가 남다른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연매출 50억원의 알짜 기업을 일구기까지의 성공 노하우.

작은 꽃집을 연매출 50억원대 인터넷 꽃집으로 키운 에코플라워 사장 신귀자

25개 쇼핑몰을 통해 연 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온라인 꽃집 에코플라워의 신귀자 사장(42).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그는 취미로 꽃꽂이를 배운 것이 계기가 되어 ‘비지니스 플라워’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수십억원의 돈을 모았다.
신씨가 꽃과 인연을 맺은 것은 18년 전. 꽃이 좋아 꽃꽂이 모임인 송훤회 서영숙 회장에게 꽃꽂이를 배우던 그는 89년 서울 잠실에 플로토피아라는 13평 규모의 작은 꽃집을 차렸다. 당시 창업 비용은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60만원.
“직접 꽃집을 운영해보니 동양 꽃꽂이는 상업적으로 한계가 있었어요. 그때 서영숙 회장님이 상업 꽃꽂이를 배워보라며 미국 유학을 권해주셨어요. 두 아이의 엄마인데다 가게를 비울 수 없어서 망설였지요. 하지만 남편이 다시없는 기회라며 등을 떠밀더라고요.”
그는 망설임 끝에 용기를 내어 92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가 유학한 곳은 미국 시카고의 인터내셔널 아메리칸 플로랄 아트스쿨로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톱 플로리스트들이 모여 공부하는 곳이었다. 6개월 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신씨는 미국에서 배운 상업 꽃꽂이와 동양 꽃꽂이를 접목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꽃집의 매상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갔다.
“당시는 비즈니스 플라워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던 때라서 꽃장식은 그저 ‘포장’에 불과했어요. 그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어요. 한마디로 고객들의 입장에서 돈이 아깝지 않은 상품을 개발한 거죠.”
예를 들어 행운목 토막은 수경재배가 가능하고 성장속도가 빨라 실내에서 키우기에 안성맞춤이다. 가격도 3천원으로 저렴해 손님들이 많이 찾은 품목. 고객의 선호도를 파악한 신씨는 행운목 토막에 수경재배할 수 있는 다른 식물들을 함께 장식하고 자갈을 깐 예쁜 접시에 담아 1만5천원에 팔았다. 행운목 한 토막만 팔았을 때는 1천원의 수익이 생기지만, 이렇게 장식을 곁들이면 1만원의 부가가치(수익)를 얻을 수 있었다. 그가 개발한 행운목 장식 상품은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당시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획기적인 상품이었다.
그가 만든 꽃 제품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서울 상계동이나 경기도 분당 등 먼 지역에서도 찾아올 정도였다. 덕분에 유학을 가기 전 3천만원 정도였던 월 평균 매출액이 6천만~7천만원대로 늘어났고 순수익 또한 월 2천만원을 넘나들었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95년에는 2억5천만원을 주고 인근 18평형 상가를 구입해 입점했다. 직원도 3명이나 고용했다.
“당시 매일 밤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하는 일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했어요. 매일 새벽시장에 가고 밤 11시가 되어서야 가게 문을 닫는 고된 생활이었지만 그 일만은 게을리하지 않았어요.”
신씨는 독창적인 꽃 디자인 개발에 전념하기 위해서 관리와 영업은 철저히 직원에게 맡겼다. 작은 가게였지만 혼자 다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적절하게 인력을 배치하는 등 기업경영 마인드를 발휘한 것이다. 그 결과 몇 년 후에는 8명의 직원을 둘 정도로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기회가 될 때마다 다시 미국과 핀란드, 독일 등지에 가서 새로운 꽃꽂이를 배웠다. 공부에 투자한 비용만 1억원. 결코 적지 않은 액수였지만 실력향상이 최대 무기라는 생각에 아끼지 않았다.

작은 꽃집을 연매출 50억원대 인터넷 꽃집으로 키운 에코플라워 사장 신귀자

신귀자씨는 자신의 취미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잘 활용해 10억 부자의 꿈을 이뤘다.


신씨가 온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2001년, 한 인터넷 포털업체에서 온라인 판매를 제의하면서였다.
“이왕 시작할 바에는 나만의 개성을 입힌 꽃을 만들고 싶었어요. 고급스러운 소재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꽃꽂이한 ‘명품 꽃배달’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가격이 비싸서 잘 팔릴까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기존의 온라인 시장에서 유통되던 꽃배달 서비스는 3만~7만원대였는데 비해 명품 꽃배달은 10만원 이상이었거든요.”
우려와 달리 그의 꽃들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에 독특하고 멋진 꽃을 선물하려는 고객의 기호에 맞아떨어진 것이다. 포털업체를 통해 온라인 시장에서 명품 꽃배달의 성공가능성을 점친 신씨는 2002년 2월 에코플라워(www.echoflowers.co.kr)를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10년 이상 운영하던 플로토피아를 정리하고 디자인 제작실과 본사 사무실을 마련했다. 디자이너 7명과 마케팅팀 8명, 관리팀 6명 등 총 21명의 직원을 둔 중소기업의 여성대표가 된 것이다.
“겁도 없이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판로가 문제였어요.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하는 길이 살 길이었죠. 그래서 무작정 LG이숍에 제안서를 냈는데 바로 연락이 왔어요. ‘아이디어가 독특해서 눈길을 끌겠다’고요. 입점 첫날부터 수백건의 주문이 한꺼번에 쏟아지더군요. 그 후 다른 대형 쇼핑몰에서도 입점해달라는 전화가 쇄도했어요. 주문도 폭주했죠. 지난해 어버이날에는 하루 동안 1만건의 주문이 들어와서 디자이너 16명과 보조 디자이너 20명이 사흘 밤을 새며 작업을 할 정도였어요.”
2002년 11월 LG이숍에 진출한데 이어 삼성몰, CJ몰, 롯데닷컴 등 메이저 쇼핑몰에 잇달아 입점했다. ‘에코플라워’는 지난해 25개 쇼핑몰과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매출액 50억원을 올리는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온라인 시장을 통해 벌어들인 순수익은 매출액의 8%인 4억원 정도.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기존의 꽃배달 서비스 시장의 틈새를 노린 전략이 성공을 안겨준 셈이다.
“온라인 판매는 플라워숍을 운영하는 일과는 전혀 달랐어요. 그래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어요. 처음에 일반 택배회사를 이용했다가 불친절하다는 항의가 많아서 당장 콜밴회사를 활용했죠. 비용이 30%나 추가됐지만 고객이 최우선이니까요.”
신씨는 올해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가을부터 교육사업을 시작해 교육생들에게 꽃꽂이뿐 아니라 서비스 정신, 판매 전략, 마케팅 등 꽃을 팔기 위한 요소들을 철저히 가르치고 있다. 그가 직접 발로 뛰어 체득한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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