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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충격적 결말로 화제 모은 ‘발리에서 생긴 일’ 종방연 & 인기 분석

■ 글·조득진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4.04.02 11:54:00

최근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파장이 대단하다.
극중 조인성과 소지섭이 선보인 패션이 유행하고, 발리 셔츠와 리조트숙박권 등 발리 관련 상품이 각광받고 있는 것. ‘발리 폐인(?)’을 양산하며 주말 내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이 드라마의 쫑파티 현장을 취재하고 인기 요인을 분석해 보았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충격적 결말로 화제 모은 ‘발리에서 생긴 일’ 종방연 & 인기 분석

“와,조인성이다!” “악, 소지섭!” 지난 3월8일 오후,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종방연이 있던 서울 목동 SBS 신사옥 로비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날 행사에 조인성 소지섭 하지원 박예진 신이 등이 나타나자 방송사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환호성을 지르며 이들을 보려고 몰려든 것. 언론사 카메라보다 몇 배나 많은 카메라폰이 스타들을 향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원은 “그동안 두 남자로부터 사랑을 받아 기뻤다. 드라마가 끝나서 아쉽다”고 소감을 말했고, 조인성은 “석달 동안 재민이를 사랑해 줘서 고맙다. 극중 재민이는 죽었지만 나는 더 좋은 작품으로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소지섭은 특유의 무뚝뚝함으로 “많은 분들께 고맙다”고 짧은 인사말을 남겼다.
이날 출연배우들은 SBS측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가수 조은과 오현란이 ‘발리…’의 주제곡인 ‘안되겠니’와 ‘Remember’를 부른 후 하지원의 축배 제의가 이어졌다. “지상 최후의 파라다이스∼ 발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네 명의 청춘스타 화려한 옷차림으로 눈길 끌어

드라마는 끝났지만 인터넷은 여전히 발리 열풍으로 뜨겁다. 최종회에서 하지원이 조인성의 총에 맞고 죽기 전 그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극적인 반전이 있어 팬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 것. 이 드라마의 열혈팬인 ‘발리 폐인’과 ‘발리 러버’들은 각종 게시판에 “모두 죽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 등의 글을 올리며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또 네티즌이 만드는 ‘발리 일보’는 극중 하지원이 살던 서울 봉천동 달동네를 집중 해부하는 등의 내용으로 현재 4회까지 만들어진 상태. 일부에선 2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충격적 결말로 화제 모은 ‘발리에서 생긴 일’ 종방연 & 인기 분석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발리…’ 종방연 모습.


‘발리…’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방송가에선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온 ‘가난한 사람은 선하고 부자는 악하다’는 고정관념을 깬 캐릭터가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분석한다. “돈만 준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하지원의 모습과 한 여자를 두고 사랑보다는 소유에 집착했던 두 남자 조인성과 소지섭의 모습 속에 선과 악이 모두 공존했다는 것. 한마디로 재벌 집 자식들과 가난한 집 자식들의 사랑이라는 복잡 미묘한 감정구도를 정확히 짚어냈다는 평이다. “하지원이 연기한 수정을 보며 내 안의 욕망을 만나는 것 같았다”는 여성 시청자들의 글이 게시판에 많이 오르는 이유도 그것이다.
진부하지만 차별화된 스토리도 인기에 한몫했다. 재벌 2세와 가난하지만 능력 있는 남자, 사랑을 갈구하는 오만한 부잣집 딸과 가난하지만 사랑 받는 ‘캔디’ 등의 배역은 기존의 ‘햇빛 속으로’나 ‘사랑을 그대 품안에’ 같은 ‘신데렐라식’ 구성. 하지만 ‘발리…’에선 경제적 강자인 남자 주인공과 약자인 여자 주인공만으로 이뤄지는 일방적인 구성이 아니라 다양하게 얽힌 인간관계를 통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은 매회 방송이 끝나면 소지섭과 조인성 사이에서 연민의 정을 느껴야 했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충격적 결말로 화제 모은 ‘발리에서 생긴 일’ 종방연 & 인기 분석

네 남녀의 얽힌 사랑을 그린 드라마 ‘발리…’는 기존의 선악구조를 깨고, 인간 내면의 욕망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위로부터 조인성, 하지원, 소지섭.


이 드라마 성공의 또 다른 비결은 바로 다양한 볼거리. 주인공들의 옷차림과 액세서리, 자동차, 헤어스타일 등은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소지섭의 깔끔한 정장 스타일은 젊은 회사원들 사이에서 인기고, 또 사랑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하지원의 옷차림과 박예진의 럭셔리한 의상도 유행을 타고 있다. 그러나 단연 화제를 모은 것은 정장 수트에 백팩(Back Pack)을 하는 등 얽매이기 싫어하는 자유로운 컨셉트의 조인성식 패션. 나팔바지에 정장 재킷, 캐주얼한 백팩과 스니커즈는 올봄 최고의 유행 패션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네 주인공의 무거운 분위기를 날려버리는 감초 연기자 신이의 코믹 연기와 하지원이 우는 장면에 깔리는 오현란의 ‘Remember’, 이현섭이 부른 엔딩곡 ‘My Love’, 슬픈 멜로디가 담긴 조은의 ‘안되겠니’ 등 드라마 OST도 드라마에 인기를 더했다.

재민이 인욱과 수정 죽이는 비극적 결말 여전히 논쟁 중
네티즌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이런 인기와 달리 드라마 ‘발리…’에 대한 매서운 평가도 있다. 특히 남녀 주인공의 침대가 흥건한 피로 물들고 또 다른 남자 주인공이 결국 자살을 하며 끝난 이 드라마의 비극적 결말을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것. 사실 드라마에서 사랑했던 여자와 그녀의 남자친구를 죽인 뒤 자신도 따라 죽는다는 설정도 이례적이지만, 권총으로 세 남녀 주인공이 죽는 내용은 충격적이다.
방송사측은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고, 비극적으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의도를 이해해달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불특정 다수가 보는 TV 드라마는 사회적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TV드라마는 단순히 드라마로서 끝나지 않고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그것.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지금까지 본 드라마와는 전혀 달랐고 결말도 그랬다. 여운이 짙게 남는 작품”이라는 긍정론과 “인욱과 다정하던 수정이 갑자기 재민을 사랑한다고 말한 것, 전편과 갑자기 달라진 인욱의 긴 구레나룻, 조인성의 머리 스타일 등은 엉성하고 성급한 마무리”라는 부정론이 존재한다.
한편 ‘발리…’를 통해 하지원은 드라마 ‘다모’에 이어 흥행스타의 자리를 더욱 굳혔다. 조인성, 소지섭과의 잇단 키스신과 베드신은 많은 여성팬들로부터 질시와 부러움을 샀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크게 스타로 떠오른 건 바로 조인성. 그는 껑충한 키에 귀여운 카리스마, 진지한 연기를 선보이며 많은 여성팬 확보에 성공했다.

여성동아 2004년 4월 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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