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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남다른 우정

박미경·김송의 우정과 사랑에 관한 즐거운 수다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다 보니 뭘 해도 손발이 척척 맞아요”

■ 기획·김지영 기자 ■ 글·조희숙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4.03.10 13:13:00

가수 박미경과 래퍼 겸 백댄서 김송이 박미경의 새 노래 ‘Hot stuff’로 의기투합, 한무대에 서 화제다.
두 사람이 팀을 이룬 것은 2000년 ‘집착’ 이후 두번째. 지난 10년 동안 친자매 이상으로 가깝게 지내온 두 사람이 나눠온 남다른 우정, 몸매관리, 결혼생활에 관한 수다.
박미경·김송의 우정과 사랑에 관한 즐거운 수다

지난 2월11일 KBS ‘도전, 주부가요스타’ 녹화장에서는 가수 박미경(39)과 백댄서 겸 래퍼 김송(32)의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노래와 춤 실력을 일찍이 인정받은 두 사람이지만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동작을 맞춰보며 철저히 준비하는 모습이 과연 프로다웠다. 똑같은 무대의상 때문일까. 친자매처럼 보인다고 하자 아닌게 아니라 방송활동을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닮았다”는 말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하도 닮았다고 해서 미경언니의 친동생이라고 말하고 다니기도 했어요.”(김송)
“둘 다 이마랑 광대뼈가 조금 나왔고 얼굴형이 갸름하잖아요. 결론은 강원래랑 우리 신랑 트로이랑 여자 보는 취향이 똑같다는 거지(웃음).”(박미경)
강원래 추천으로 함께 무대 올라
두 사람 모두 방송 출연이 꽤나 오랜만이다. 박미경은 2000년 5집 ‘벌’ 이후 3년 만인 지난해말 6집 ‘Just One’을 발매하고 새롭게 활동을 시작했다. 감회가 남다른 것은 김송도 마찬가지. 한때 혼성그룹 ‘콜라’의 멤버로 활동했던 김송 역시 2000년 말 강원래의 사고 이후 4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김송(이하 김) 계속 주부로 살다가 방송활동을 다시 하려니까 솔직히 많이 떨려요.
박미경(이하 박) 난 아주 든든해.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원래가 너를 추천하더라고. 내가 댄스곡으로 활동할 땐 다채롭게 랩을 집어넣어서 송이도 참여하면 좋겠다고. 그래서 본래 ‘Hot stuff’는 랩이 없는 곡인데 너를 위해 다시 편곡을 했어.
연습할 시간이 빠듯해서 혼났어요. 안무연습이랑 녹음까지 한달반 만에 끝내야 했잖아요. 원래오빠는 겉으로 표현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오빠한테는 격려의 말을 못 들었는데 언니가 격려를 많이 해줘서 큰 힘이 됐어요. 지금도 언니 무대를 망치지 않으려고 정말 열심히 하고 있죠(웃음).

두 사람은 가요계에서 내로라하는 ‘몸짱’들이다. 군살 없는 몸매도 몸매지만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탄력 있는 피부를 자랑하고 있다.
몸매관리를 해야지 하면서도 잘 못해. 활동할 때는 그래도 식사 조절에 신경을 쓰는데 몸무게는 2~3kg밖에 줄지 않거든. 운동은 게을러서 잘 못하고, 대신 잠자는 시간이 많이 줄어서 살이 빠지는 것 같아. 평소에는 여덟 시간 자는데 활동할 때는 평균 네다섯 시간쯤 자거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얼굴 부으면 안되니까.
한때는 몸매관리를 꽤 충실히 했는데 요즘에는 거의 못하고 있어요.
진짜 운동 열심히 했지. 틈만 나면 여의도 한강둔치를 뛰고 그랬잖아.
그때는 원래오빠가 한눈 팔지 못하도록 몸을 더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한 거죠(웃음). 그런데 오빠가 사고를 당한 후에 살이 12kg이나 쪘어요. 언니 결혼식 비디오를 보고 내 모습에 너무 충격을 받아 한동안 체중 감량을 좀 했죠. 원래오빠가 운동하라고 러닝머신까지 사줬거든요.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서 시아버지께 드렸어요.
난 피부관리에 대해서는 이렇다 하고 내세울 만한 게 없어. 너도 알다시피 방치하고 있다는 말이 맞을 거야.
언니는 화장도 잘 안 지우고 자잖아요. 그래도 신경을 안 쓰는 피부치고는 정말 좋은 편이에요. 저는 클렌징에 목숨 걸어요. 이중, 삼중 세안을 하죠.

박미경·김송의 우정과 사랑에 관한 즐거운 수다

두 사람이 만난 지 올해로 11년째. 박미경은 3남3녀 중 장녀이고 김송은 2남2녀 중 막내딸인데 나이로 치자면 김송이 박미경의 막내동생뻘이다. 서울 한남동 박미경의 집에서 자양동 김송의 집까지는 차로 10분 거리. 각자의 남편들은 물론 양가 식구들과도 집을 오가며 허물없이 지낸다. 일곱살의 나이 차에도 친구처럼, 자매처럼 지내는 두 사람은 그동안 서로 얼굴 한번 붉힌 일이 없었는데 정작 처음 만났을 때는 반감이 컸다고.

그때는 내가 원래오빠한테 집착할 때였어요. 오빠가 전화한다고 해놓고 새벽까지 전화가 없는 거예요. 결국 기다리다 못해 찾아갔는데 오빠가 언니랑 (박)진영 오빠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어요. 그때 언니를 처음 봤는데 그 일로 처음에는 서로 오해를 했지요(웃음).
네가 새벽에 느닷없이 찾아와서는 우리한테 인사도 안하고 ‘도대체 몇시인데 지금까지 술을 마시냐’고 원래한테 화를 내더라고. 그래서 속으로 ‘강원래 진짜 불쌍하다’ 그랬는데 나중에 자초지종을 듣고 보니 그럴 만도 하겠더라고. 그때부터 너와 친해졌지.
원래오빠랑 싸우면 며칠 동안 언니집에 가 있곤 했잖아요. 그래서 우리 사이에는 비밀이 없나 봐요.
나는 남자 같은데 반해 너는 천상 여자잖아. 어떤 일이 생겨도 내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고 아무리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주위 사람들이 신경 쓸까봐 웃고 다니고.
대신 원래오빠랑 싸우면 언니한테 다 하소연하잖아요.
난 눈물이 참 없는 편이라 마음으로는 너무 안됐는데 같이 울어주지 못해서 많이 미안했어.

박미경·김송의 우정과 사랑에 관한 즐거운 수다

재미있는 건 그렇게 터프한 언니가 무서움을 무척 많이 탄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방 공연 갈 때는 꼭 나랑 같이 잤잖아요. 원래오빠가 사고를 당한 뒤에도 언니가 지방 행사에 가면 혼자 어떻게 잘까 싶어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오빠의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도 언니한테 가장 먼저 연락했어요. 언니가 오빠 일로 그동안 신경을 많이 써주고, ‘원래가 휠체어 타고 다니기 편하게 집을 같이 지어서 위아래층에서 살자’고 했을 때 참 고마웠어요.



두 사람은 외모뿐만 아니라 식성, 취향까지 닮았다. 어떤 음식이든 남기는 법이 없고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먹는 것도 똑같다. 둘 다 요리솜씨까지 좋다고 한다.
언니랑 저랑은 앞에 음식이 있으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끝까지 젓가락을 놓지 않잖아.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탈이지. 가리는 음식도 없고. 원래랑 나는 만나면 술을 마시는데 너는 술을 전혀 못해서 좀 심심할 거야. 대신 술안주를 기가 막히게 잘 만들어내잖아.
오빠가 가끔 집에서 술을 마시니까 그럴 때는 골벵이, 소면, 두부김치 같은 음식을 자주 내요. 조리법이 간편해서 만들기가 편하거든요.
송이는 마음만큼 손도 크더라. 어느 날 우리집에 저녁 먹으러 오라고 했더니 내가 좋아하는 오이냉채를 김치통으로 한 가득 만들어 왔지. 얼마나 부지런한지 김치도 직접 담가 먹고 말이야.

결혼으로 따지면 동생 김송이 선배다. 박미경은 지난 2002년 5월에 10년간 사귄 미국인 사업가 트로이 아마도씨(44)와 결혼했다. 김송은 오랫동안 사랑을 키워온 강원래(35)와 지난해 결혼식을 치르기에 앞서 2001년 8월 혼인신고를 통해 부부가 됐다.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챙겨주는 박미경의 남편 트로이와 무뚝뚝하지만 속이 깊은 김송의 남편 강원래. 두 사람은 성격과 스타일은 많이 다르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남편들이다.
형부를 보고 있으면 언니가 괜시리 부러워요. 언니가 잘 꾸미지 않고 다니니까 형부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챙겨주잖아.
우리 신랑은 겉으로 많이 표현하는 편이고 원래는 표현을 안하는 차이지. 우리 남편이 ‘생일 축하해. 선물 사왔어’ 한다면 원래는 생일 축하 선물을 사갖고 와도 ‘저기 봐봐’ 하는 스타일이니깐.
형부는 요리 솜씨가 정말 예술이야. 이탈리아, 필리핀, 양식, 한식까지 못하는 음식이 없고 너무 맛있어요. 더욱이 요리 재료가 많이 필요할 때는 일일이 다 챙겨주잖아요. 참 다정다감한 분이에요.
내가 그래서 선택했잖아(웃음). 요리 비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있는 재료들을 다 섞어서 만드는데 뭘 해도 맛이 괜찮아.

박미경·김송의 우정과 사랑에 관한 즐거운 수다

아직 신혼의 재미에 푹 빠져 있는 탓일까. 두 사람은 결혼에 대해 모두 긍정적이다. 결혼 후 정서적으로 안정되었음은 물론 일도 술술 잘 풀리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나는 결혼식 올리고 나서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기는 거 같아. 정말 원하는 일이긴 했지만 다시 무대에 서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네가 실력이 없었다면 원래가 그런 제안도 안했을 거야. 너도 정말 바라던 꿈을 이루게 돼서 좋고, 원래도 자기 일을 찾아 너무 기뻐. 네가 항상 웃고 다녀서 복이 따라붙는 것 같다. 근데 클론 재결성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거니?
나도 잘 몰라요. 원래오빠도 그 얘기를 구체적으로 꺼낸 적이 없고요. 오빠는 다시 무대에 서는 것보다 지금 하는 DJ 일에 매력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오빠가 전부터 하고 싶어했던 일이라서 그런지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언니는 일하는 주부로서 힘든 것 없어요?
트로이가 집안일을 많이 거들어주니까 힘든 건 없어. 우리 부부는 먼저 들어온 사람이 밥 해놓고 빨래하고 그래. 일부러 정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나눠서 하게 되더라고. 나는 주로 빨래를 하고 부엌은 거의 남편 영역이야.
우리는 언니네처럼 나눠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오빠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활기를 되찾은 것 같아 무척 기뻐요. 그래서 아무리 피곤해도 아침식사를 꼭 챙겨주려고 해요. 알람 시계에 맞춰서 오빠 깨워주고 식사를 마칠 때까지 앞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요.
송이는 열녀문 세워줘야 돼. 지방에 가서도 아침이면 전화해서 깨워주잖아. 그러고 보니 우리가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건 남편들의 외조가 확실하기 때문인 것 같네(웃음).
가요계에서 결혼한 여가수가, 그것도 30세가 넘은 댄스가수가 버티기란 녹록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박미경과 김송은 당당하다. 오히려 미시족이라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워 즐겁게 일할 생각이라고 한다.
“경쟁상대? 그런 건 없어요. 대신 일등할 때까지 해야지(웃음). 우리는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해요. 앨범 판매량이나 인기에 대한 부담은 갖지 않아요. 바람이 있다면 이번 활동을 계기로 송이가 ‘김송’이란 타이틀로 앨범을 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송이라면 원래 몫까지 잘 해내리라 믿어.”(박미경)
“솔직히 솔로 앨범을 낼 생각은 없어요. 가수 뒤에서 내가 좋아하는 춤 추는 게 가장 행복해요.”(김송)

너랑 나 같은 미시족이 열심히 활동해서 젊은 주부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주부들 중에는 정말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 많은데 결혼하면서 재능이 사장되잖아. 2세 만들기는 연말쯤 생각해보려고 해. 남편은 적어도 셋은 낳고 싶다고 하는데 난 쌍둥이로 한번에 끝내고 싶어.
나도 인공수정으로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는 데까지 해봐야죠. 언니는 내가 인공수정에 성공하면 아기를 가지려고 했대요.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울컥하던지. 언니, 그런 것까지 의리 지키진 말아요. 당연히 언니가 먼저 가져야죠. 나도 언니 닮은 아기를 빨리 보고 싶어요.

10년이 지나도록 한결같은 우정을 간직해온 박미경과 김송. 앞으로도 무대에서든, 가정에서든 항상 최선을 다하는 멋진 미시족이 되기를 바란다.

여성동아 2004년 3월 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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