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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단독 인터뷰

미국 유학 마치고 돌아온 ‘이미숙 남편’ 홍성호

성형외과 전문의 홍성호 원장이 털어놓은 ‘우리 부부의 독특한 결혼생활’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2004. 03. 04

톱스타 이미숙의 남편이자 유명 성형외과 의사인 홍성호씨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는 지난해 봄 갑작스런 미국행으로 온갖 추측을 낳았으나 그것은 오랫동안 미뤄왔던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고. 비만 치료와 노화방지에 관한 신기술을 접하고 온 그가 미국생활과 연인처럼 살아가는 결혼생활에 대해 속시원하게 들려주었다.

미국 유학 마치고 돌아온 ‘이미숙 남편’ 홍성호

지난해 3월 병원을 정리하고 돌연 미국으로 떠났던 톱스타 이미숙의 남편 홍성호씨(57)가 얼마전 새로이 병원 문을 열었다.
오십대 중반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젊어 보이는 홍성호 원장. 그는 그동안 자신의 미국행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무슨 말인들 못하겠어요. 제가 미국으로 떠난 것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갑작스러운 일로 비쳤겠지만 오랫동안 미뤄왔던 공부를 뒤늦게 실행으로 옮겼을 뿐이에요”
성형외과 의사가 된 후 줄곧 교수생활을 해온 그는 끊임없이 공부에 대한 갈증을 느껴왔다고 한다. 하지만 진료와 공부를 병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계속 미뤄오다가 지난해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일년 내내 계획표 짜서 운동하는 아내 이미숙
처음에는 2년 예정으로 미국 유학을 떠났지만 6개월만에 원하던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공부할 분야를 미리 정하고, 미국의 권위있는 성형의학 교수들에게 이력서를 미리 띄우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한 덕분이었다.
그가 미국에서 머물렀던 곳은, 차세대 미용성형 기술을 연구하는 사설연구소들이 밀집해있는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에서부터 샌프란시스코까지 캘리포니아 전역에 있는 사설연구소들을 훑고 다녔다는 그는 한곳에서 일주일씩 머물며 환자들에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기’를 익히는 데 주력했다.
그곳에서는 세계적인 성형 트렌드인 노화방지와 비만 치료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 놀라운 신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초음파를 쬐어서 지방이 저절로 흘러나오게 한다든지, 지방세포를 만들어내는 유전인자를 없애는 등 근본적으로 비만을 해소하는 기술을 개발해내고 있어요. 서양인들은 동양 사람들보다 노화도 빠르고 비만이 되기 쉬운 체질을 타고나서 비만인 사람도 많고 상태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거든요.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문짝을 떼고 식당에 들어올 정도로 심각한 비만 여성을 봤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얼짱’ ‘몸짱’이 화제다. 그런 신조어가 생겨날만큼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요즘, 성형의로서 그가 생각하는 얼짱과 몸짱의 기준은 무엇일까.
“예전에는 미인을 가릴 때 얼굴이나 신체의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미를 따졌지만 지금은 자기 관리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개성과 매력을 찾아내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사람을 얼짱, 몸짱이라고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성형학에서 적용시키는 황금비율이라는 건 수치일 뿐 실제 맞춰보면 그다지 미인도 아니에요. 저는 ‘맘짱’이야말로 진짜 미인이 아닌가 싶어요. 얼굴이 예쁘게 보이는 건 표정이 살아있기 때문인데, 그런 사람은 마음이 밝고 따뜻해요. 물론 어느 정도의 미모도 따라줘야겠지만요(웃음).”
언젠가 그는 한 인터뷰에서 “아내 이미숙은 고친 데가 없는 얼굴”이라고 말해 화제를 낳았다. 하지만 타고난 미인이라도 자신의 얼굴에 100% 만족하며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20대의 ‘얼짱’ ‘몸짱’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여전한 미모와 몸매를 자랑하는 이미숙도 그동안 그에게 “점을 빼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고 한다.

미국 유학 마치고 돌아온 ‘이미숙 남편’ 홍성호

“배우나 탤런트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골격 구조나 풍기는 이미지가 일반인들과 달라요. 얼굴형이나 이목구비에 선이 있고 앵글이 있어 독특한 개성이 풍겨나옵니다. 그런데 성형을 안해도 좋은 부위에 성형을 해서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아내가 성형을 하면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보일 것 같아요. 아내는 늘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그럴 땐 꼭 뭔가를 하고 있어요. 책을 읽던가, 음악을 듣던가, 의상 코디네이션을 그리던가. 그런 공부하는 자세가 보기 좋아요. 또 일년 열두달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해요.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노트에 적어가면서 몸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얼짱에 몸짱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 하지요.”
이미숙과 결혼한 후 슬하에 아들 필원(17)과 딸 유진(13)을 둔 그는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아이들과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4년전 두 아이를 미국으로 유학 보낸 후 부부가 교대로 짬을 내 다녀왔지만 이번처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기는 처음.
“아무리 바빠도 매년 봄, 가을에는 열흘씩 아이들에게 다녀왔어요. 물론 저보다 자유로운 직업을 가진 아내가 더 자주 왕래하고요. 이번에도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아내와 임무 교대를 했어요. 목표했던 공부가 6개월 만에 끝나 저는 더 머물 이유가 없었죠. 마침 아내도 영화를 끝내고 쉴 때였고요. 물론 어머니가 아이들을 돌봐주시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의 사랑을 느끼며 자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들여다보고 있어요(웃음).”

아이들과 함께 보낸 6개월 꿈같아
6개월 간의 미국생활에서 그에게 가장 큰 고충은 언어였다. 의학용어가 아니면 한번에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고. 이 때문에 그는 강의에 들어가면 녹음을 해두었다가 몇 번씩 반복해서 들어야 했다. 그런 그에게 영어 실력이 부쩍 늘은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해보이는 건 당연한 일.
“아이들도 처음 6개월 간은 말이 안통해서 한국으로 오기를 원했어요. 그때는 굉장히 마음이 아팠죠. 그런데 어느날인가부터 들리기 시작한다더니 지금은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하더라고요. 부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그쪽의 문화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갖게 될까봐 걱정도 돼요.”
그가 아이들을 일찍 유학보낸 것은 자신의 대리만족을 위해서였다고 한다. 영화 감독을 꿈꾸며 대학에서 연극영화과를 전공한 그는 부모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꿈을 접어야했던 것. 이후 일본에서 성형의학 박사학위까지 받았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영화감독에 대한 미련이 그의 마음 한구석에 늘 자리해왔다고 한다. 그는 영화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아들 필원이가 그 꿈을 이어가기를 바랐다.
“지금 필원이가 산타모니카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할리우드와 인접해 있어서 스타 자녀들이 꽤 있나봐요. 필원이도 그런 친구들 집에 놀러갔다가 스타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영화에 관심이 생긴 모양이에요.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전폭적으로 지원해줘야죠. 그래도 아들보다는 딸 키우는 재미가 그만이에요. 필원이는 컸다고 젊잖게 구는데, 유진이는 애교도 많고 무척 살갑게 굴거든요.”

미국 유학 마치고 돌아온 ‘이미숙 남편’ 홍성호

그는 미국 유학중인 아들 필원이가 자신의 소망이었던 영화감독의 꿈을 이루어주었으면 한다고.


따지고보면 그가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아내 이미숙이 둘째를 낳은 후 5~6년 동안 일본과 미국 등지를 여행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 본의 아니게 떨어져 지냈고, 한 지붕 아래 살 때도 진료로 바빠 아이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고 한다.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었던 미국에서의 6개월이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사랑하는 아들, 딸과 꿈에 그리던 생활을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저 또한 학생 신분이라 새벽에 일어나 등교 준비하고 우유와 씨리얼로 아침을 떼운 뒤 집을 나서면 한밤중이 돼서야 돌아와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옷가지를 정리하고 아이들이 걷어찬 이불을 덮어주면서 이것이 행복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대신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마술쇼도 보고, 공연도 보고, 해변가로 나가 롤러 블레이드도 탔어요. 우리 네 식구 모두 롤러 블레이드를 굉장히 잘 타요. 넷이 헬멧을 나란히 쓰고 타면 선수단 같다고 할 정도예요(웃음). 산타모니카는 기후도 좋고, 관광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라 집 근처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었죠.”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었지만 현실에만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훗날을 기약하며 돌아왔다는 홍성호씨. 그는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고 한다.
“좋은 날은 빨리 가는가봐요. 아이들과 함께 지낸 6개월이 6일처럼 느껴졌어요. 또 돌아와서도 아이들과 매일 통화하는데 전보다 더 그리워요. 아내와도 자주 통화하는데, 주로 아이들 얘기하고 돈 얘기를 하죠. 생활비 언제 보낼 거냐고(웃음).”



부부를 둘러싸고 세상에 떠도는 소문 신경쓰지 않아
어느덧 결혼생활 17년째를 맞은 홍성호 이미숙 부부. 두 사람은 서로 인정하듯 상반된 면이 많다. 이미숙은 대범하고 소탈한 반면 그는 깔끔하고 꼼꼼한 성격인 것. 두 사람은 각자 번 돈을 각자 관리하는데 아이들의 학비와 생활비는 그가 대고 있다. 그의 카드도 이미숙이 가지고 다니면서 쓴다고 한다. 또 일도 일이거니와 아이들 문제로 일년에 같이 있는 시간이 두달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아내는 생활력도 강하고 일도 똑 소리나게 해요. 또 싫으면 절대 안보고, 좋은 것도 감추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우리집은 다른 집과 반대로 아내가 아무렇게나 빨래를 집어던지면 제가 주워다 세탁기에 집어넣죠. 화날 때도 있지만 이게 내 팔자려니 하면서 맞춰가요.”
그는 그동안 두 사람을 놓고 많은 말들이 나돌았던 것도 여느 부부와 다른 독특한 생활 패턴 때문에 비롯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는데도 부부 사이를 흠집내는 악성루머가 떠도는 건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는 것.

미국 유학 마치고 돌아온 ‘이미숙 남편’ 홍성호

“그동안 아내와 저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소문이 나돌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저희가 떨어져 지낼 때가 많은데다 얼굴이 알려져서 말 만들기가 좋은가봐요. 심지어 유명인이 손님으로 병원에 찾아와도 이상한 소문이 나요. 얼마 전에는 아는 사람이 농담처럼 ‘요즘 영화배우 K와 만난다며?’ 하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내심 야속하지만 그렇다고 변명하면 뭐하겠어요. 그 변명이 또다른 오해를 낳을 텐데요. 어차피 말이란 굴러가면서 눈덩이처럼 부풀게 마련이죠. ‘커피숍에 있더라’가 ‘호텔방에서 나오더라’로 둔갑하는 식으로요. 저희 부부는 신경 안써요.”
그는 “결혼 후 줄곧 우리 부부를 따라다녔던 숱한 소문들을 유명세로 생각하며 담담하게 받아들여왔다”면서도 “이제는 그런 관심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항상 붙어 있는다고 잉꼬부부는 아니잖아요. 저는 오히려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같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잘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88년 결혼해 지금까지 그렇게 살다보니 서로 상처받거나 상처주지 않고 사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저희는 지금껏 권태기가 없었어요.”
첫 만남에서 이미숙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는 홍성호씨. 그는 아내에 대한 사랑 표현을 말 대신 행동으로 하는 로맨티스트다. 지방에 있는 아내를 위해 촬영용 의상을 직접 챙겨 택배로 보내주고, 단 게 먹고 싶다면 케이크를 사서 보내주고, 갑자기 너무 보고 싶어질 때는 진료를 끝내고 무작정 차를 몰고 수백리길을 달려간다고. 때로는 그의 저돌적인 모습이 아내를 당황하게 만든다지만, 결혼해서도 연애시절 같은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남편을 싫어할 여자가 있을까.
“맞벌이 부부가 원만하게 지내려면 상대방의 직업까지도 사랑해야 해요. 그래서 아내가 출연한 작품은 빼놓지 않고 봐왔는데 아내의 노출 연기를 봐도 저는 불쾌한 생각이 든 적이 없어요. 예전에 촬영하는 것을 많이 봤기 때문에 일이라고 생각하죠. 또 영화나 자동차 얘기를 할 때면 서로 공통된 관심사라 밤이 새도록 얘기를 나눠요.”
이미숙은 그의 어머니와도 잘 지낸다고 한다.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호칭하며 살갑게 대하고, 아들며느리를 대신해 손주들을 돌봐주는 데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고. 아내에게 큰 불만은 없지만 아플 때는 돌봐주는 사람 없이 쓸쓸히 집을 지키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왠지 서러워진다는 그는, “아내가 이제는 집에 있는 시간이 좀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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