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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별이 지다

자궁경부암으로 세상 떠난 홍콩 스타 매염방

■ 글·구미화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4. 02. 10

지난해 4월 장국영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충격에 빠졌던 홍콩 연예가가 또 한번 슬픔에 잠겼다. 홍콩 출신의 영화배우 겸 가수 매염방이 지난해 12월말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 것. 영화 ‘인지구’에 장국영과 연인 사이로 출연하기도 했던 매염방의 안타까운 마지막 순간을 취재했다.

자궁경부암으로 세상 떠난 홍콩 스타 매염방

2001년 홍콩의 한 가요시상식에서장국영과 함께한 매염방. 한때 두 사람을 둘러싸고 염문설이 나돌기도 했다.


홍콩 스타 매염방이 지난 12월30일 새벽 숨졌다. 향년 40세. 매염방은 지난해 9월 팬들에게 암투병 사실을 공개하고 영화와 TV출연을 자제해왔다.
자신의 투병생활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매염방은 “조용하게 암과 싸울 수 있도록 해달라. 연로한 어머니와 친구들이 걱정할 것을 염려해 암에 걸린 것을 숨겨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0년 친언니가 난소암으로 사망한 뒤 건강검진을 지속적으로 받아왔으며 1년 전쯤, 자궁경부에 종양이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난 약한 사람이 아니다. 어떤 두려움도 없다.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지만 죽음을 맞기 한달 전인 지난해 11월 홍콩 콜리시엄극장에서 열린 콘서트에 결혼예복 차림으로 나타나 “나는 평생 결혼을 못할 것 같다”는 말을 남긴 채 무대에서 내려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63년 홍콩에서 태어난 매염방은 경극 배우 출신의 어머니로부터 음악적 재능을 물려받아 4세 때 경극을 시작했고, 82년 홍콩 ‘신인가수 경연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공연 때마다 엄청난 관객을 몰고 다니며 남자 가수들의 주무대였던 홍콩 가요계의 판도를 바꿔놓았다는 평을 들었다. 지금까지 그가 발표한 30장의 앨범은 5백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1백여명의 홍콩 스타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 거둬
배우로도 맹활약한 그는 ‘미라클’ ‘영웅본색3’ ‘인지구’ ‘신조협려’ ‘성룡의 홍번구’ 등의 화제작에 출연하며 국내에도 상당수의 팬을 거느리고 있다. 이중 ‘인지구’는 지난해 4월1일 투신자살한 장국영과 연인 사이로 출연한 작품. 특히 이 영화는 두 사람이 대부호의 아들과 기생으로 만나 사랑을 나누다 결국 동반자살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장국영의 투신자살에 이어 매염방의 사망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장국영과 매염방은 ‘인지구’ 외에도 ‘연분’ ‘우연’ 등에 함께 출연하며 1980∼90년대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대대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런 인연 때문인지 매염방은 장국영이 사망했을 당시 한동안 식음을 전폐하며 슬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큰언니’ ‘사부님’ 등으로 불리며 주위에 항상 친구들이 들끓었던 매염방은 동료 연예인들에 둘러싸여 죽음을 맞았다. 그의 병세가 악화됐다는 소식에 성룡을 비롯한 진혜림, 알란 탐, 양자경 등 1백여명의 스타들이 몰려가 그의 병상을 지킨 것. 영화배우 성룡은 “장국영에 이어 매염방까지 잃은 2003년은 홍콩 연예계에 불행한 해”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장국영과 매염방 두 스타를 한꺼번에 떠나보낸 홍콩 연예가는 당분간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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