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오늘은 좋은날’의 ‘울엄마’ 코너에서 ‘쪼매난 이쁜이’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개그우먼 김효진(28). 그가 최근 뮤지컬 배우로 변신해 관심을 끌고 있다. 작품은 개그맨 백재현이 연출을 맡은 코믹 재즈 뮤지컬 ‘루나틱’. ‘어리석기 짝이 없는 정신이상자’라는 뜻을 지닌 제목의 ‘루나틱’은 닐 사이먼 원작의 희극 ‘굿닥터’를 뮤지컬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겁탈’ ‘의지할 곳 없는 신세’ ‘생일선물’ 등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데뷔 10년째를 기념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한 그는 이 작품에서 1인3역을 소화한다.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집착과 망상이라는 병명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50대 중반의 여성, 남편의 친구인 바람둥이 제비와 사랑에 빠지는 30대 중·후반의 유부녀, 그리고 창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특히 창녀 역할에서는 노출이 많은 의상과 섹시 웨이브 댄스, 기둥을 잡고 추는 스트립걸의 ‘봉춤’ 등으로 섹시한 매력을 보여준다.
“섹시한 게 아니라 웃긴 창녀가 탄생할 것 같아요. 창녀는 연기자로서 한번쯤 해보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장르는 코미디지만 나름대로 내면 연기가 필요한 역할이라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연기를 좀더 깊이 배울 수 있었어요.”
노출이 많은 의상 걸치고 섹시 댄스 선보여
더욱이 ‘루나틱’은 그에게 특별한 추억이 있는 작품이다. 데뷔한지 얼마 안된 신인이었던 지난 96년, 백재현이 연출하고 개그우먼 정선희가 주연한 동명의 연극을 보고 ‘언젠가 저런 역할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꿈이 실현된 것.
그동안 ‘테마게임’과 ‘논스톱3’ 등에서 감초 역할을 맡으며 연기에 남다른 매력을 느낀 그는 이번 출연제의를 기꺼이 수락했다. 뮤지컬에 필요한 노래와 춤을 익혀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연습이 끝난 뒤에는 같이 공연을 하는 뮤지컬 전문 배우들에게 트레이닝을 받았다.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노래와 춤 연습을 했어요. 막춤이야 자신있지만 무대에서 추는 춤은 또 다르더라고요. 짜인 안무대로 춤을 춰야 하기 때문에 힘들었어요. 노래도 발성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했죠.”
그가 선배 개그맨 백재현과 같이 작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두 사람은 이전부터 서울예대의 개그 동아리 선후배 사이로 인연을 맺었다고. 당시 친분이 두터웠던 두 사람은 연기 스타일도 비슷해 연습 내내 호흡이 척척 맞았다고 한다.
“대학 때 저와 친했던 선배가 김진수씨와 백재현씨였어요. 근데 재현 오빠가 30kg을 뺐잖아요. 건강도 건강이지만 연기를 위해 지독하게 살을 빼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얼굴이 너무 독특하게 생겨서 한 군데만 성형해도 너무 튈 것 같아 성형은 꿈도 못 꿔요(웃음).”
TV에서는 발랄하고 엽기적인 악동의 이미지지만 실제 그의 모습은 정반대. 내성적인 성격이라 말수도 적고 낯가림도 심한 그는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 받고 고민할 정도로 마음이 여리다고 한다. 그의 유일한 취미생활은 집에서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수다떠는 정도.
친한 연예인은 정태우, 하하, 정다래인데, 그들 모두 MBC 시트콤 ‘논스톱3’에 함께 출연했던 연기자들과 친한 후배들이 만든 모임인 ‘일생클럽’의 멤버들이다.
“집에서 장녀다 보니 동생들을 잘 챙기는 편이에요. 전화통화도 자주 하지만 매주 만나 교회 봉사 활동 등을 같이 하고 있어요. 특히 태우나 하하는 저를 형처럼 여기며 따르는 후배들이죠(웃음).”
자연스런 연기 안에서 웃음 주는 연기자 되고 싶어
데뷔 후 지금까지 그는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걸어왔다. ‘쪼매난 이쁜이’ ‘이게 미쳤나’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내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후 ‘테마게임’과 ‘논스톱3’ 등을 통해 시트콤 연기에 도전해 호평을 받았다. 또 시트콤 연기에 물이 오를 즈음에는 미니시리즈 ‘이브의 모든 것’, 단막극 ‘남과 여’ 등에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테마게임’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 ‘이 길을 선택한 것이 과연 잘한 것인가’ 하는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가장 주목받고 있을 때 오히려 더 초조해하며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었다고.
그간의 출연작 가운데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은 ‘논스톱3’. 그 드라마에 출연한 3년 동안 다른 오락 프로그램에는 거의 나가지 않은 것만 봐도 그 애정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시트콤이 끝나자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그의 올해 가장 큰 소망은 좋은 남자친구를 만나는 것이다.
“방송에 대한 동경으로 개그우먼이 됐지만 실제로 부딪치는 현실은 너무 달랐어요. 인기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엄청났죠. 제가 그동안 좋은 역할을 많이 맡은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부터는 실력으로 승부할 생각이에요.”
봄 개편 이후에는 영역을 넓히는 의미에서 쇼프로그램의 MC를 하고 싶다는 김효진. 시트콤은 연기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주고 재미도 있어서 언제나 하고 싶은 분야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는 정극 배우로 연기하고픈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인지도도 높아지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지만 그럼에도 큰돈 안되는 뮤지컬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연기의 폭을 넓히고 싶은 욕심 때문이에요. 올해에는 뮤지컬 외에 다른 영역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싶어요. 개그맨으로 데뷔했지만 제가 원래 하고 싶은 것은 연기거든요. 그동안에는 주로 시트콤 드라마에 출연해왔는데 앞으로는 여러 장르의 드라마에 출연해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탤런트 신구 선생님처럼 자연스러운 연기 안에서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는 게 제 꿈입니다.”
올해 그의 가장 큰 소망은 좋은 남자친구를 만나는 것. 어느새 2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든 만큼 좋은 짝을 만나고 싶다고 한다. 너무 잘해주거나 요란한 사람보다는 한결같은 사람, 조금 대하기 어려운 사람, 종교가 같은 사람이 그가 찾는 이상형.
뮤지컬 ‘루나틱’에서 그간 갈고닦은 춤과 노래 실력을 한껏 발휘해 “개그우먼 출신의 섹시스타로 발돋움하겠다”는 그의 연기 변신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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