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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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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는 못가는 럭셔리 호텔 식당

미순랭 가이드 | THE MICHUNLIN GUIDE | 구내식당

EDITOR 정희순

2018. 05. 08


회사 구내식당을 소개하고 싶은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 자랑도 좋고, 고발도 환영이다.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이 ‘맛점’ 하는 그날까지 정희순 기자의 ‘구내식당 미순랭 가이드’는 계속될 예정이다. 제보 hsjung@donga.com 혹은 인스타그램 @michunlin_guide

파라다이스시티



동북아 최초의 한국형 복합 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 대한민국의 관광과 문화, 예술 분야를 선도해온 관광레저산업 기업 파라다이스 그룹과 일본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세가사미가 만나 설립한 이곳은 호텔 로비부터 객실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아트테인먼트 공간으로 여겨진다. 이미 여러 예능 프로그램과 영화 촬영지로 활용됐고, 최근에는 빅뱅의 태양과 배우 민효린이 결혼식 당일 애프터파티를 연 곳으로 화제를 모았다. 


파라다이스시티 구내식당은 호텔 이용객들의 동선과는 ‘결코’ 겹칠 수 없을 것만 같은 곳에 꽁꽁 숨겨져 있다. 중앙 로비 근처에 자리한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로비층의 화려함과 대비되는 심플한 공간이 펼쳐진다. 복도를 따라 쭉 걸어가면 일반 회사의 사무실과 비슷한 풍경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휴게 공간과 편의점 등을 지나면 직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을 만날 수 있다. 


로비층의 분위기가 ‘화려함’과 ‘럭셔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CJ프레시웨이가 위탁 운영하는 이곳은 모던하고 편안한 분위기다. 카지노와 호텔 운영이라는 업무적 특성 때문에 파라다이스시티 직원들은 3백65일 24시간 교대 근무를 한다. 그래서 이곳 구내식당은 매일 조식, 중식, 석식을 비롯해 야식과 새벽식까지 하루 다섯 끼니를 제공한다. 오전 11시 30분 무렵, 식당 안에서는 카지노 유니폼을 입은 딜러를 비롯해 호텔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조리복 차림의 셰프들도 눈에 띄었다. 



중식을 기준으로 메뉴는 크게 세 가지로 한식 코너, 양식 혹은 면 요리 코너, 샐러드와 핫도그 · 샌드위치 등이 제공되는 테이크아웃 코너다. 이날 식당 요정은 꽃게짬뽕과 만두탕수 등으로 구성된 면 요리를 선택했다. 짜지 않은 짬뽕 국물은 전날 밤의 숙취를 달래기에 좋았고, 플러스 코너에서 추가로 배식받은 밥까지 ‘폭풍 흡입’했다. 식사를 마친 후 다시 로비로 돌아가는 길, 직원들의 휴게 공간 옆에 마련된 카페에서 한 잔에 1천5백원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 먹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호텔에서 단돈 6천원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한 셈.

또 올게요!

파라다이스시티의 압도적인 스케일로 인해 영업장에서 구내식당까지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걸어가야 하는 동선이 너무 길었다. 조식, 중식, 석식은 물론이고 야식에 새벽식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1일 5식 시스템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시그니엘서울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구내식당은 어디일까.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82층에 위치한 시그니엘서울의 구내식당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4월 3일 오픈한 시그니엘서울은 배우 조인성과 그룹 JYJ의 김준수 등 톱 셀레브러티가 입주해 개관 초부터 화제를 모았던 서울 시내 6성급 호텔이다. 최근 배우 최지우가 이곳 76층에서 소규모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시그니엘서울의 구내식당 역시 숨은그림찾기처럼 꽁꽁 숨겨져 있다. 이곳 구내식당에 들어서면 통창으로 한강은 물론이고 저 멀리 남산 N서울타워까지 보인다. 이날 취재 지원을 위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본사에서 나왔다는 시그니엘서울 홍보팀 관계자는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이곳 구내식당을 부러워한다. 창가 쪽에 앉아 밥을 먹다 보면 수시로 비행기나 헬리콥터가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시그니엘서울 직원뿐만 아니라 하우스키퍼, 보안 직원을 비롯해 건물에 입주한 회사의 직원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식당 요정이 시그니엘서울을 방문한 때는 솔로들을 위로하는 날이라는 블랙데이 하루 전. 시그니엘서울 구내식당 메뉴는 블랙데이 특식으로 꾸며졌다. 메뉴로는 계란볶음밥&짜장소스를 비롯한 중식이 자율 배식으로 제공됐고, 아이스크림 빠삐코도 받았다. 계란볶음밥에 들어간 재료들의 색감은 식욕을 자극했으며, 볶음밥의 꼬들꼬들한 식감도 인상적이었다. 식당 한쪽에 위치한 음료 디스펜서를 이용해 주스를 비롯한 탄산음료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었다.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이곳의 자율 배식 시스템은 식당 요정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또 올게요!

통창으로 어디와도 견줄 수 없는 풍광을 볼 수 있다는 점에 한 번, 6성급 호텔의 구내식당치고 소박한 인테리어에 또 한 번 놀랐다. 음식의 맛과 자율 배식 시스템은 ‘엄지 척’. 하지만 선택권 없이 하나의 메뉴만 제공하는 점은 아쉽다.

사진 박해윤 기자 홍태식 디자인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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