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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8년 만에 이혼한 김혜선의 어머니가 눈물로 털어놓은 ‘내딸 이혼 속사정 & 가슴 아픈 심경’

“오래 전부터 답답함 느꼈지만 아이 때문에 많이 참았다고 말하며 울더군요”

■ 글·최숙영 기자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03.10.31 10:07:00

‘잉꼬부부’로 소문난 탤런트 김혜선이 결혼 8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9월24일 극비리에 남편과 협의이혼하고 여섯살난 아들은 남편이 양육하기로 한 것.
95년 결혼한 이후 단란한 가정을 꾸려오던 김혜선이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 현재 그의 심경에 대해 김혜선의 어머니가 대신 털어놓았다.
결혼 8년 만에 이혼한 김혜선의 어머니가 눈물로 털어놓은 ‘내딸 이혼 속사정 & 가슴 아픈 심경’

최근까지만 해도 김혜선(34)을 만나면 ‘행복한 떨림’이 느껴졌다. 야무지게 살림도 잘하고 아이도 잘 키우고 자신도 잘 가꾸는 여자, 그의 모습에서 남편과의 불화나 갈등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항상 웃는 낯이었고, 아닌 게 아니라 ‘잉꼬부부’로 소문이 나 있었다. 단국대 2년 선배인 남편과 90년 3월 교제를 시작하여 5년 열애 끝에 결혼식을 올리고, 결혼생활을 하는 도중에도 잡음 없이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결혼 8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지난 9월24일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극비리에 남편과 협의이혼하고 여섯살난 아들은 남편이 양육하기로 한 것. 그 사실이 밝혀지자 사람들은 충격과 놀라움에 휩싸였다. 금실 좋기로 소문난 그가 왜 이혼을 했을까.
지난 10월6일 그의 집을 찾아갔을 때, 김혜선은 집에 없고 대신 친정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친정어머니는 매우 당혹스러운 듯 난처해하면서 “엄마인 나도 혜선이가 이혼할 줄은 몰랐다”고 조심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혜선이는 고민이 있어도 내색을 하지 않아요. 혼자 고민하다 해결하는 스타일이죠. 더구나 저 좋아서 한 결혼이었기 때문에 나한테 얘기를 해봐야 별 소득이 없고 그래서 속상한 일이 있어도 더 말을 할 수가 없었을 거예요.”

성격차이로 인해 생긴 갈등, 별거하는 동안 사이가 더 나빠져
결혼 8년 만에 이혼한 김혜선의 어머니가 눈물로 털어놓은 ‘내딸 이혼 속사정 & 가슴 아픈 심경’

딸의 결혼을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김혜선이 막 교제를 시작할 무렵에는 선뜻 허락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딸이 연예인이다 보니 ‘혹시 호기심에서 딸에게 접근한 것은 아닐까…’하고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기우였다. 사위를 직접 만나 보니 첫인상이 반듯하고 예의 바른데다 집안도 다복하고 김혜선 또한 그를 좋아하고 사랑했다. 그 때문에 교제를 허락한 것이라고 한다.
친정어머니는 “결혼을 해서도 둘은 아주 잘 살았다”고 했다. “정말 잘 살았는데…” 하는 말을 연거푸 하며 말끝을 흐리는 그의 표정에서 딸에 대한 걱정과 안타까움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혼한 이유는) 제가 보기에 성격차이인 것 같아요. 혜선이는 낙천적이면서 화통하고 금방 성질을 파르르 냈다가도 돌아서면 잊어버려요. 4녀 중 장녀로 자라서 동생들도 여럿이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포용력이 있고, 지가 희생을 하더라도 저 사람이 좋다 하면 무슨 일이건 다 하는 타입이죠. 결혼한 후에도 그렇게 살았는데…. 서로 성격이 안 맞았나 봐요. 사위가 반듯하고 완벽한 성격인 데 반해 혜선이는 연예인이다 보니 촬영이 늦게 끝나는 날도 많고 또 모임도 많았어요. 트러블이 있을 때마다 저는 혜선이를 타일렀어요. 그러면 다시 조용히 넘어가곤 했는데 결혼생활에 답답함을 느꼈나 봐요. 2년 전부턴 숨통이 막혀서 죽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에 제가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서로 이해하면서 살아야지, 그래도 다른 집 남자들에 비해서 성실하고 부지런하지 않냐고, 그만하면 됐지, 뭘 더 바라냐고 야단을 쳤더니 그후론 말을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그냥그냥 살 줄 알았지, 이렇게 이혼할 줄은….”

결혼 8년 만에 이혼한 김혜선의 어머니가 눈물로 털어놓은 ‘내딸 이혼 속사정 & 가슴 아픈 심경’

두 사람 사이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것은 6개월 전, 별거를 시작하기 며칠 전이다. 아침마다 손자(김혜선 아들)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데 그날 따라 딸의 집에 갔더니 방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김혜선이 방에서 나와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상냥하게 배웅해주길래 ‘그러려니…’ 하고 넘겼는데 그날 이후로 김혜선은 살던 아파트에서, 사위는 오피스텔을 얻어 별거를 시작했다고 한다.
“점점 트러블이 생기더니 급기야 별거를 하더라고요. 저는 둘이 잠시 떨어져 있으면 사이가 좋아질 줄 알았는데 더 벌어지는 거예요. 제가 사위한테 ‘혜선이가 이러이러한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자네가 달래보라’고 한 일도 있어요.”
친정어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딸을 붙들고 설득도 해보았지만 그때는 이미 이혼할 결심을 했는지 어떤 얘기를 해도 듣지 않았다고 한다. “엄마 인생과 내 인생이 다르다”면서 “엄마 때는 참고 살았지만 나는 그렇게는 살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엄마, 나 그동안 아들 때문에 많이 참았던 거야” 하며 울었다고 한다.
그 말을 하는 그의 눈가도 붉어졌다. 성격 차이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이혼을 선택한 딸과 사위가 마냥 안타깝고 안쓰러운 모양이다.

아이는 남편이 양육하고,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볼 수 있는 조건으로 합의
친정어머니는 양육권에 대해서도, 아이를 김혜선이 맡지 않고 남편이 맡기로 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혜선이가 아이를 키우고 싶어했지만 사위가 자기가 키우겠다고 하더라고요. 더구나 저쪽 집안의 장손이라 사돈들도 예뻐하고요. 그래서 아이는 사위가 키우기로 한 것인데, 대신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볼 수 있게 해주는 조건으로 합의를 했어요. 아이까지 못 보게 되면 혜선이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어요. 아이 역시 보고 싶을 때 엄마를 못 보면 마음의 상처가 될 테고요. 하지만 손자와 헤어져서 살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려요. 어릴 적부터 내가 많이 돌봐주어서 흠뻑 정이 들었는데… 사위가 잘 키울 거라고 믿어요. 아이를 워낙 끔찍이 생각하니까요.”
그 때문에 요즘 그는 손자와 헤어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이가 갑자기 환경이 바뀌면 당황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봐 “엄마, 아빠가 헤어져서 살게 됐다”고 은연중에 가르쳐주고 마음의 준비를 시키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떻게 말을 해줘야 되나, 고민이 됐어요. 그래서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손 씻고 이 닦고 밥도 많이 먹어야 된다’고 했죠. 그랬더니 손자가 ‘할머니는 어디 가고?’ 하고 묻는 거예요. ‘할머니가 집에 있어도 이젠 컸으니까 네가 알아서 해야 된다’고 말을 해주었어요. 그리고 며칠 뒤 지금의 상황을 알려주었죠. 이제부턴 우리하고 떨어져서 친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가서 살아야 한다고요. 그 얘기를 듣고 아이가 울더라고요. 나도 울고, 저도 울고…. 어찌나 마음이 아픈지…. 내 마음이 이토록 아픈데 어미인 혜선이는 오죽하겠어요. 혜선이가 ‘울지 말라’고 달래면서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볼 수 있다’고 아이를 안심 시켜주었는데 그 말을 하면서 혜선이도 울더라고요. 그런 딸의 모습을 보는 제 마음도…. 정말 잘 살기를 바랐는데….”
친정어머니는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김혜선은 협의이혼을 한 뒤 한동안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지냈다. 하루 종일 누워 있고 어떤 날은 아무 것도 안 먹고 잠만 잘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위로와 용기를 주었던 사람이 바로 연예계의 단짝 친구인 하희라였다. 하루는 전화를 걸어서는 “이혼을 한 것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계속 집에만 있으면 대인기피증이 생긴다”며 “그러지 말고 만나서 같이 식사라도 하자”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다고 한다.

결혼 8년 만에 이혼한 김혜선의 어머니가 눈물로 털어놓은 ‘내딸 이혼 속사정 & 가슴 아픈 심경’

“그간 고민을 많이 했는지 표정이 어두웠는데 (하)희라를 만나고 온 날은 표정이 조금 밝아지는 것 같았어요. 고맙게도 희라가 많이 위로해주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예전처럼 밝게 살라’는 말도 해주었나 봐요. 혜선이가 이혼한 사실이 알려지자 위로와 격려의 전화가 어찌나 많이 오는지…. 그래도 본인은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이젠 모든 걸 체념한 것 같아요.”
김혜선은 10월말께 서울 연희동에 집을 구해 친정부모와 함께 이사를 할 계획이다. 이미 이삿짐은 다 싸놓은 상태이고, 아이는 그쯤에 본가로 보내려고 한다고.
친정엄마는 아직도 딸의 이혼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지 “혜선이가 이혼할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몰랐다”면서 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딸에 대한 연민, 앞으로 딸이 혼자 세상을 살아갈 것에 대한 걱정으로 그의 얼굴은 어두웠다.
그날 이후 기자는 김혜선을 만나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친정어머니를 통해서 “더 이상 할 얘기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는 뜻만 전해왔을 뿐이다.
한편 김혜선은 이혼한 직후 신문과 방송 연예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는데, 그간의 괴로웠던 심경을 엿볼 수가 있다.
“정말 힘들고 어렵게 이혼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우선 아이가 가장 마음에 걸렸고 이혼하는 여자가 겪어야 하는 상처, 이혼 후의 삶들이 걱정스럽고 두려웠다. 최근 6개월 가량 별거를 하면서 갈등을 풀어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노력해도 서로 안 맞았기 때문에 각자의 길을 걸어가기로 했다. 우리 부부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께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하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겠다.”
정이 많고 따뜻한 성격에 결혼한 후에도 꾸준히 연기활동을 펼쳐왔던 김혜선. 어쩌면 그는 이혼의 아픔을 겪으면서 삶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밝은 햇살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여성동아 2003년 11월 4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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