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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권말부록|부동산 재테크 특집

내집 마련 5년 만에 30평대 아파트로 집 넓힌 최정희 주부의 알뜰 지혜

■ 기획·최호열 기자 ■ 글·박진숙 ■ 사진·박해윤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3.09.03 16:45:00

내집을 마련한 사람도 30대 후반쯤 되면 집을 넓힐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또다시 목돈을 마련하기가 쉽지는 않은 일.
5년 후를 내다보는 지혜로 내집을 마련한 지 5년 만에 20평대에서 30평대로 집을 넓히는 데 성공한 최정희 주부의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내집 마련 5년 만에 30평대 아파트로 집 넓힌 최정희 주부의 알뜰 지혜

꼼꼼한 재테크로 맨손으로 시작해 내집 마련하고 평수 넓혀 이사한 최정희 주부.


30대 초반이 처음으로 내집을 마련하는 시기라면 30대 후반은 집을 넓혀가는 때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자녀들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 20평형 아파트가 비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 5평을 넓히는데 최소 5천만원 정도가 필요한 요즘 부동산 시세를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내집을 마련할 때 계획이 필요하듯 집 평수를 넓힐 때도 미리미리 전략을 짜서 차곡차곡 준비를 해야 한다. 두 아이의 엄마 최정희씨(38)가 그랬다.
“결혼하면서 집 장만을 최우선 목표로 잡았었어요. 어려서부터 이사를 자주 다녔거든요. 그래서 항상 재테크 정보에 귀를 기울인 덕분에 결혼 3년 만에 21평형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었죠. 그런데 아이 둘을 키우다보니 집이 적어도 30평대는 돼야겠더라고요. 그때부터 집을 넓힐 준비를 했죠.”
90년 11월 결혼한 최씨는 1천3백만원짜리 신혼 전세집을 얻었다. 당시 최씨 부부가 가진 것이라곤 최씨 이름으로 된 1천만원이 든 저축통장과 남편 명의의 5백만원이 든 재형저축통장, 그리고 15회를 부은 청약저축통장이 전부였다. 통장의 돈을 합치면 전세금은 해결할 수 있었지만 최씨는 적금을 해약하지 않았다. 이자가 높은 금융상품이었기 때문에 대출이자를 내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혼 초부터 빚을 지고 시작했지만 최씨는 내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꼼꼼히 계획을 세워나갔다. 남편 월급으로는 도저히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는 집값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판단한 그는 팔을 걷어붙이고 공부방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1년 만에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 그리고 다시 1년 후엔 2천3백만원짜리 전세로 집을 넓힐 수 있었다.
결혼 4년째인 93년은 정부의 신도시 개발정책으로 분당과 일산 지역의 아파트 일반분양이 한창 시작될 무렵이었다. 최씨는 전부터 부동산 정보에 대한 검색을 통해 신도시가 유망하다고 판단하고 이곳의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착실히 청약저축의 횟수를 늘리고 있었다. 그는 기회를 엿보다가 신도시 분양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기회를 포착했고 분당에 22평 주공아파트 일반분양에 당첨됐다.
“당첨이 되었을 때 너무 기뻤죠. 하지만 기쁨은 잠깐이었고, 앞으로 중도금을 불입할 일이 걱정이 되었어요. 분양가가 4천5백만원이었는데, 우선 계약금으로 6백40만원을 냈어요. 96년 입주 예정으로 3년 동안 중도금을 불입해야 했는데, 일단 3년 거치 20년 상환 조건으로 1천4백만원을 국민주택기금으로 대출받았어요. 그리고 낮에는 공부방을 운영하고, 밤과 주말에는 부업을 하며 매달 70만원씩 3년 동안 돈을 모아 중도금을 해결했죠.”
힘든 시기를 보내고 그토록 바랐던 내집으로 입주할 날이 다가왔지만 최씨 부부는 자기 집을 전세놓았다. 남편의 출퇴근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기 때문이다. 대신 전세를 놓으며 받은 5천만원과 전에 살던 집의 전세금 2천3백만원을 합쳐 남편 회사 근처의 32평 아파트를 7천만원에 전세로 살았다. 최씨는 입주한 뒤에도 꾸준히 빚을 갚아나가 98년에 드디어 빚을 청산하고 분당의 집을 완벽하게 소유하게 됐다.
그러자 그는 곧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이 컸을 때에도 이사할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내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집 마련 5년 만에 30평대 아파트로 집 넓힌 최정희 주부의 알뜰 지혜

최씨는 5년 안에 대출금을 상환하고 그때는 또다시 40평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30평대 집을 사야겠다는 결심이 서자 최씨는 정보수집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다 보니 발품을 팔면서 알아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경제신문을 꾸준히 구독하고, 인터넷을 통해 부동산 관련 뉴스를 살피고, 은행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재테크에 대한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특히 뉴스를 통해서 잘못된 부동산 정보에 현혹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눈을 키워나갔다. 그는 이렇게 차곡차곡 넓은 집을 사기 위한 준비를 해나갔다.
그는 2000년에 그동안 전세를 놓았던 분당 22평 아파트를 6천5백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팔았다. 이외에도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전세금 7천만원과 매달 70만원씩 3년 동안 모은 예금 2천5백만원의 자금이 확보되어 있어 대출을 받으면 대략 2억원대의 아파트를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을 마련하는 방법을 고심하던 그는 처음 집을 샀을 때처럼 청약을 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청약저축통장으로 분당 아파트에 당첨된 뒤 또다시 청약부금을 들어 청약 1순위 자격을 확보한 상태였다. 청약부금은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신규 아파트나 재개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우선청약자격이 주어져 집을 넓히려는 사람에게는 필수. 잠시 투자 목적으로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에 욕심을 내기도 했지만 그는 투자가치보다는 적어도 5년 이상 터를 잡고 살 수 있는 집을 얻고 싶었다. 그래서 청약보다는 프리미엄을 주더라도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아파트 분양권을 사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현재 건설중인 아파트의 평면도, 단지 배치도, 시세 변동률, 전문가 의견 등 전반적인 정보를 알아보았다. 아이가 둘이니까 방은 3개 이상, 평수는 32∼34평이 적당했다. 32∼34평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결혼 7∼8년차 주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평수인 만큼 앞으로 집을 팔 때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다.
인터넷을 뒤진 끝에 그가 1차로 선정한 아파트는 총 4곳. 봉천동, 신정동, 화곡동, 신도림동에 건설중인 아파트였다. 그는 4곳을 직접 둘러보고 중개업소를 방문하며 전체적인 주거 분위기를 파악했다. 단지 내 상가에는 어떤 시설이 들어서는지, 역세권인지, 버스노선은 단지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그리고 동네 분위기 등을 자세히 듣고 살폈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최씨는 세 가지 기준을 세워 새로 살 집을 선정했다. 대단지를 형성하는 브랜드 아파트인가, 아파트 주변의 교육환경은 어떤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편의 직장과 얼마나 가까운가 하는 것이었다.
대단지 아파트는 주민자치활동이 활발해 공동생활의 문제를 개선해나갈 수 있고, 주민복지시설이 많아 편리할 것 같았다. 또 아이들이 어려 앞으로 5∼6년 동안 살 곳인 만큼 교육환경에 좋지 않은 유흥업소가 많은 지역은 제외시켰다. 마지막으로 부부 모두 아직 한창 일하고 활동적인 나이여서 이동이 편리한 도심의 역세권 주변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기준을 정하고 나니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봉천동 아파트는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대학가라 주위에 유흥업소가 많고, 언덕배기에 지어져 어린아이들에게 위험요소가 많아 제외시켰다. 화곡동의 아파트는 최씨가 가장 살고 싶은 곳이었지만 34평형 세대수가 적고 대형평수가 많았다. 그래서 아이가 또래들과 집 크기로 인해 행여 상처를 입을까봐 염려돼 제외시킬 수밖에 없었다.
반면 신도림동의 아파트는 작은 평수 세대도 많고, 단지 안에 초등학교가 있었다. 또 주민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어 영화관, 체육관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교통도 편리한 역세권이었다.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도 있고, 1호선 구로역과 2호선 신도림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또한 공장지대라 그런지 최씨가 가장 염두에 두었던 유흥업소가 단지 주변에 없었다. 가격도 잘 맞았다.

내집 마련 5년 만에 30평대 아파트로 집 넓힌 최정희 주부의 알뜰 지혜

넓혀 이사한 아파트에서 아들과 함께 휴식을 즐기는 최정희씨.


“공장지대였기 때문에 인지도가 떨어지는 점이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자라는 것도 교육적 효과가 있겠다 싶어 결정을 했어요. 그래서 신도림동에 있는 아파트에서 남향이면서 놀이터와 단지 출입구가 가까워 동선이 짧은 곳을 골랐어요. 여기에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쉽게 드나들 수 있고, 층간 소음 걱정도 안하면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1층을 선택했죠. 남편 직장과도 20분 거리여서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최씨는 2001년 11월 막 입주가 시작된 신도림동 대림2차 32평 아파트를 프리미엄으로 5천만원을 주고 2억1천만원에 사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등록세, 취득세, 양도세, 재산세 등 이런저런 세금으로 1천만원 정도가 더 필요했다. 최씨는 준비해두었던 1억7천만원 외에 5천만원을 대출받아 드디어 30평대 아파트의 주인이 되었다. 그는 대출을 받을 때도 전체 집값의 30%를 넘으면 부담이 된다는 점을 명심했다. 만일의 경우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금리가 오르면 감당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2001년 11월은 주가 하락과 금리 인하로 어느 때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던 시기였다.
이렇게 변화가 많을수록 대출상환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둬야 했다. 그는 다달이 나가는 이자 30만원, 원리금 30만원 등 총 60만원을 갚아나가면서 동시에 새로운 적금에 가입해 매월 20∼30만원씩 저축하고 있다. 대출금을 빨리 갚으려면 원리금을 줄여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씨는 대출을 받을 때에도 연봉 3천5백만원인 남편의 월급 한도 내에서 이자와 원리금을 갚으면서 저축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변제능력을 감안해 적절한 액수를 융자받았다.
“전 뭐든 하기 전에 전체적인 계획을 세워요. 대출을 받을 때도 돈을 모으지 못할 때를 늘 대비하죠. 무엇보다 30평대 아파트로 집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비과세저축에 가입해서 해약을 하지 않고 꾸준히 저축을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자만 5백만원이 넘더군요. 재형저축, 근로자우대저축, 비과세가계저축, 상호부금 중에는 금리가 16% 되는 것도 있었어요. 이런 적금을 5년 단위로 가입해서 해약하지 않았죠. 3년 가입보다는 5년 가입이 이율이 높았거든요. 3년 안에 돈이 필요하면 저축액의 90%를 융자받을 수도 있고요.”
최씨는 32평 아파트를 살 때 빌린 대출금을 5년 안에 상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때는 또다시 40평대로 집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벌써 매달 10만원씩 붓는 5년짜리 청약부금에 다시 가입한 상태다.
앞으로 ‘부동산에 대박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한 집을 마련하기 위한 종잣돈을 모으는 데 지름길이란 있을 수 없다. 최씨 역시 결혼 10년 동안 매달 70만원 범위 안에서 꾸준히 저축을 했다. 그 돈으로 때론 대출금을 갚고, 때론 집을 살 때 유용하게 썼다. 그가 목표를 향해 정도를 걷는 것이 미련해 보여도 가장 빠른 길임을 보여주고 있다. ‘노력 끝에 꿈을 이룬다’는 말은 원하는 집을 장만하기 위해 세밀히 계획하고 실행했던 최씨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여성동아 2003년 9월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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