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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심경 인터뷰

이태란과의 결별, 폭행 시비로 시련 겪고 있는 윤다훈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3.08.29 13:58:00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지난 2000년 성인시트콤 ‘세 친구’로 데뷔 17년만에 스타덤에 오른 후 딸의 존재가 뒤늦게 밝혀지면서 오히려 더 큰 사랑을 받았던 윤다훈. 그런 그가 최근 이태란과의 결별, 동료 탤런트와의 폭행 시비로 생애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체중이 급격히 줄고, 담배도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는 그가 처음으로 털어놓은 그간의 마음고생과 요즘 심경.
이태란과의 결별, 폭행 시비로 시련 겪고 있는 윤다훈

“절망의 순간에도 제 손을 꼬옥 잡아주는 딸 덕분에 꿋꿋하게 버팁니다”
나이 문제로 일어난 탤런트 윤다훈(39)과 김정균의 폭행 사건이‘맞고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김정균이 7월25일 폭행 및 상해 혐의로 윤다훈을 고소한 데 이어 7월31일 윤다훈도 폭력행위 및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김정균을 고소한 것.
두 사람은 지난 7월7일 새벽 술자리에서 나이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사나이들끼리 한판 붙자”며 자리를 옮긴 데 대해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서로 주장이 다르다. 김정균은 소장에서 “윤다훈이 폭력배로 보이는 사람들을 불러내 이들이 에워싼 가운데 일방적으로 폭행했다”고 주장한 반면 윤다훈측은 “김정균측의 주장은 거짓이며 명백한 명예훼손이다. 사나이들끼리 한방씩 치고받은 단순 쌍방폭행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사건 직후 한동안 합의점을 찾기 위해 애쓰던 양측이 모두 최후의 보루로 여겼던 법정싸움을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다. 섣부른 합의가 자칫 지금까지의 주장이 거짓말임을 인정하는 것처럼 비쳐져 또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법정싸움이 임박한 가운데 세인들의 관심은 이제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지에 쏠려 있다. 때문에 재판결과에 따라 둘중의 한 사람은 대중들의 외면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상황. 특히 “김정균을 실명위기로 몰아넣은 폭행범”이라는 비난에 이어 “김정균을 폭력배들이 에워싼 가운데 일방적으로 폭행한 파렴치한”이라는 의심까지 받고 있는 윤다훈에게 앞으로 진행될 법정싸움은 20년 연기인생의 운명을 결정짓는 일이나 다름없다. 지난 8월18일 경기도 양수리 종합촬영소에서 영화 ‘내 사랑 은장도’를 촬영하며 생애 가장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사건 이후 체중이 5kg 줄어
이태란과의 결별, 폭행 시비로 시련 겪고 있는 윤다훈

가족 얘기만 나오면 눈시울이 붉어지며 목이 매여 말을 잇지 못한 윤다훈.


-법정싸움을 앞두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우선 상대가 생판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같은 일을 하는 동료잖아요. 한솥밥을 먹던 사람과 일이 이렇게 확대돼서 많이 속상해요. 이렇게까지 확대될 만한 일이 아니었는데 마음이 많이 아파요.”
-살이 많이 빠졌다. 다른 출연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식사를 거의 못하고 있다던데.
“이번 일이 있은 후 5kg이나 줄었어요. 입맛이 없어서 식사를 자주 걸렀거든요. 집에서는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일부러 살 빼느라고 안 먹는 것’이라고 둘러댔어요. 좋은 음식을 봐도 마음은 다른 데 가 있으니까 땅기질 않아요. 맘고생 때문에 음식이 넘어가질 않는 것 같아요. 먹으면 체하고, 그것 때문에 또 힘들어지니까요.”
-이번 일로 주변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텐데.
“일단 저부터도 전처럼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만나기가 두려워요. 만나는 사람마다 그 일을 궁금해하는데 그때의 상황을 부연 설명하기가 싫거든요. 충분히 잊힐 수 있는 일이고, 빨리 잊고 싶은 일인데 자꾸만 확대 해석돼서 팬들에게도 걱정을 끼쳤잖아요. 한번은 길을 가는데 한 아주머니가 ‘아이구 윤다훈씨,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데’하고 말을 잊지 못하시며 눈물을 글썽이시더군요. ‘다친 데 없어? 이게 뭐야’ 하고 어머니 같은 분이 걱정하시는데 마음이 좋을 리가 있나요. ‘죄송합니다’ 하고 말았어요. 그럴 때 좀 속상해요. 그동안 많은 분들이 아껴주고 좋아해주셨는데 이번 일로 인해 이미지가 나빠지고, 부모님께도 심려를 끼쳐 송구할 뿐이에요.”
-‘비타민’이 굉장히 밝은 프로라 진행하면서 많이 힘들 것 같다.
“나 힘든 거야 상관없지만 주위 사람들한테 피해를 입힌 것 같아 미안해요. 우선 같이 진행하는 정은아씨한테 미안하고 작가, 감독, 스태프들한테도 많이 미안해요. ‘비타민’ 시청자들한테 너무너무 미안해서 게시판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게시판에 올려진 글들이 뇌리를 스치는지, 윤다훈은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말을 잇지 못했다. 가까스로 마음을 추스린 그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이태란과의 결별, 폭행 시비로 시련 겪고 있는 윤다훈

‘비타민’의 제작진은 물론 방송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MC 정은아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쳐 미안하다는 윤다훈.


-식구들이 걱정할까봐 한동안 집에 못들어갔다고 하던데.
“식구들이 많이 힘들어했고…, 그래서 더 미안해 들어갈 수 없었어요. 특히 딸아이가 지금 고1이에요. 사춘기죠. 그 아이가 학교에 가서 내 문제로 곤란을 겪을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찢어져요. 그런데도 우리 딸이 저를 위로해주더라고요. 아빠 사랑한다고…, 아빠 믿는다고…. 저도 딸아이한테 얘기했어요. 떳떳한 아빠가 되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요. 전 정말이지 부모님에게 떳떳한 아들, 자식에게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어요.”
-주위의 반응은 어떤가.
“연기생활한 지 벌써 20년째인데 체질적으로 저보다 남을 배려하면서 살아왔어요. 오랜 무명 시절을 겪다가 ‘세 친구’가 잘 돼서 이제야 좀 자리를 잡았고, 정말 어렵게 여기까지 왔죠. 그런데 그간 쌓아놓은 이미지가 이번 일로 한순간에 무너지는 기분이에요.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그동안 절 좋아했던 선후배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저 스스로도 자괴감을 느껴요.”
-잠도 많이 못 잔다던데 건강은 괜찮은가.
“그 일이 있은 후부터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어요. 거기다 하루에 서너 시간을 자면 많이 자는 거예요. 여가 시간이 생겨도 잠을 잘 못자요. 그래서 저 혼자 술을 많이 마시죠. 사람들이 많은 데는 부담스러워서 못가고, 주로 집에서 마셔요. 그러다보니 건강이 썩 좋은 편이 아니지만 그럭저럭 버티고 있어요.”

사람을 만나도 낯가리는 버릇 생겨
-이태란과 헤어진 상처도 클텐데 이런 일이 생겨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이번 일이 없었을 때는 ‘윤다훈이 참 많이 힘들겠구나’하고 말했던 사람들이 ‘그럼 이전의 일도 윤다훈이 나쁜 놈이었겠네’ 하더라고요. 별의별 소문이 다 나요. 윤다훈이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하면서 저를 모함하는 얘기도 만들어지더군요.”
-윤다훈씨도 폭행사건으로 코뼈가 부러져 얼마전 수술을 받았다고 들었다.
“코뼈가 부러져서 영화촬영을 보름동안 못했어요. 그럼에도 알리지 않고 수술한 것은 더 많이 다쳐서 누워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 일부터 빨리 해결하고 조용히 수술하려고 했는데 제가 진료받았던 병원에서 보름이 지나 뼈가 굳어버리면 더 안좋아지니까 수술을 서두르라고 하더라고요.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모르게 했어요. 매니저랑 둘이 가서 입원하고, 수술을 받았죠.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고 ‘비타민’ 녹화를 끝내고 바로 수술을 받았어요. 자칫 소문이 커질 수도 있으니까요.”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더 이상 가족들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울음). 가족얘기만 나오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려서…. 부모님이 건강하시고, 우리 딸도 지금처럼 앞으로도 예쁘게 잘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제는 잘 모르는 사람들과는 절대 자리를 갖지 말아야겠구나 싶어서 저도 모르게 낯을 가려요. 정말 친한 사람과 이런 일이 있었어도 나한테 이렇게 할까 하는 생각도 하고. 이제는 진짜 친한 사람들만 지켜나갈 거예요.”
성인시트콤 ‘세 친구’ 이후 3년만에 영화 ‘내 사랑 은장도’를 통해 ‘살벌하게 웃기는’ 코믹 연기자로 귀환했지만 현재 처한 상황은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윤다훈. 가족들의 얘기만 나오면 눈시울이 붉어지던 그의 모습이 돌아오는 내내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여성동아 2003년 9월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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