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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새로운 출발

가수로 데뷔하는 함소원 ‘눈물의 기자회견’ 이후 첫 심경고백

■ 글·이영래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3.08.08 17:22:00

‘H양 비디오’의 주인공으로 지목돼 구설수에 올랐던 탤런트 함소원이 가수로 데뷔한다.
그간 안좋은 소문으로 고생했던 그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팬들 앞에 나서기 위해 평소 꿈이었던 가수로 데뷔하는 것.
“나는 H양이 아니다”며 통곡의 기자회견을 한 이후 4개월, 이제 밝은 얼굴로 돌아온 함소원의 오늘.
가수로 데뷔하는 함소원 ‘눈물의 기자회견’ 이후 첫 심경고백

탤런트 함소원(27)이 가수로 데뷔한다. 그는 지난 7월 중순 동부이촌동 서울스튜디오에서 자신의 첫 앨범 ‘소원’의 녹음을 마쳤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싱글 앨범이 될 이번 앨범은 가수 데뷔를 위한 테스트판 성격으로 정식 앨범은 내년초 발매할 예정이다.
“8월초 가요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할 예정이에요. 뮤직 비디오도 찍었는데 이것도 8월 중순부터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제가 예전부터 가장 하고 싶었던 게 가수예요. 무대에 서는 걸 너무 동경했거든요.”
사실 그의 가수 데뷔는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계획이라고 한다. 그의 소속사인 ‘코리아 21’ 정연식 이사는 함소원이 가수로 데뷔하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4년 전부터 같이 일해왔는데 처음엔 노래를 잘하는지 몰랐어요. 한 3년 전인가, 같이 차를 타고 가는데 혼자 노래를 흥얼거려 들어보니 잘하더라고요. 그래서 언제 앨범을 내고 가수로 활동해보자고 했죠.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게 지금까지 온 건데 몇달 전에 비디오 파문이 터졌잖아요? 소문 때문에 본인이 워낙 힘들어하길래 가장 하고 싶은 거 하나를 이야기하라고 그랬어요. 내가 무조건 들어주겠다고 했더니 가수래요. 그래서 앨범을 내게 된 거죠.”
‘H양 비디오’의 주인공으로 지목되며 구설수에 오른 후 함소원이 입은 정신적 상처는 너무나 컸다. 지난 3월 그는 논현동 아미가호텔에서 “H양은 내가 아니다”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당시 그는 3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 정도로 심한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고 했다.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라고 해 입원까지 했다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산사로 들어 갔다. TV와 트랜지스터 라디오 한대만 덜렁 놓인 적막한 산사. 그는 그곳에서 보름간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여성단체 행사에는 나서겠지만 상징적인 존재가 되는 건 부담스러워요”
“너무 울다보니까 나중엔 눈물도 안 나오고 말도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이젠 고통도, 미움도 다 쓸려갔어요. 그때 저에게 정말 힘이 됐던 게 팬과 네티즌들의 위로 글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제게 용기를 주는 글을 올렸다며 매니저 오빠가 프린트해서 갖다 줬거든요. 마음 같아서는 그 분들을 다 찾아뵙고 손이라도 잡아보고 싶어요.”
그는 절에 있는 동안 주로 책을 읽고 지냈는데 그중 가장 가슴에 남는 책은 ‘생의 한가운데’라고 한다. 그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당한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여러 단체나 언론 등에서 나와달라는 요청을 많이 해오셨는데 그게 맘처럼 쉽지가 않았어요. 제가 피해를 입었다고 어떤 상징적인 존재가 되는 건 부담스러웠거든요. 일부에선 그런 걸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있어요. 여성단체에서 하는 행사가 있으면 기꺼이 참석하겠지만 여러가지로 조심스러운 데가 있는 게 사실이에요.”

가수로 데뷔하는 함소원 ‘눈물의 기자회견’ 이후 첫 심경고백

프로듀서, 작곡가에게 많은 조언은 받았지만 “곡해석, 미세한 음처리 등이 너무 힘들었다”며 함소원은 가수 데뷔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누구보다 고마웠던 사람은 역시 부모님이다. 그의 부모님은 그가 고통을 겪는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지켜봐줬는데, 그런 부모님의 배려가 그에겐 무엇보다 큰 위안이 됐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월남전 참전용사로 고엽제 피해자. 그래서 함소원은 18세 무렵부터 소녀가장 노릇을 해왔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이라 입시를 위해 무용학원에 다닐 때도 학원 청소를 하는 것으로 수강료를 대신한 그인지라 부모님은 “평범한 가정이었으면 네가 그 험한 연예계에 나가 고생했겠느냐”며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고 한다.
마음의 평안을 찾고 서울로 돌아온 뒤 시작한 것이 음반 준비였다. 10여일간 하루 12시간씩의 강행군을 이어왔지만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생각에 소금물로 목을 씻어가며 녹음에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이번 앨범은 댄스곡으로만 구성돼 있어요. 유승준씨가 했던 것 같은 파워 댄스를 선보일 생각인데, 여자가 하는 파워 댄스라 좀 색다를 거예요. 일단 기대해주세요(웃음). 마돈나나 제니퍼 로페즈 같은 가수가 되는 게 제 꿈이거든요.”
가수로 데뷔한다고 본업인 연기를 쉬는 것은 아니다. 올여름 그는 두편의 영화에 출연할 예정이다. 한편은 캠퍼스 커플들의 이야기를 멜로 형식으로 그린 청춘물이고, 다른 하나는 형사물이다. 이 형사물에서 그는 처음으로 주연을 맡는다.
“나이트 클럽 댄서 역할이에요. 삼류 건달을 사랑하는 역인데 그 남자를 혐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연민 때문에 더 뜨겁게 사랑하는 캐릭터죠. 남자는 이 여자를 데리고 지중해로 가는 걸 꿈꾸다 조직 돈에 손을 대고, 결국 살해당하고 말아요. 마지막에 이 여자가 지중해에서 홀로 유골을 뿌리는 걸로 마무리 되는데, 그 마지막 장면이 마음에 들어서 이 작품을 골랐어요.”
추위를 너무 타 겨울이면 밖에 나가는 것도 힘겨워하지만 여름엔 힘이 부쩍 난다는 함소원. 올여름, 그는 마음의 상처를 다 털어버릴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한다. 밝고 발랄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가 생애 최고의 여름을 맞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여성동아 2003년 8월 4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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