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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아름다운 자매

방송과 연극무대에서 톱스타로 꼽히는 채시라·국희 자매

“외모 성격 다르지만 ‘끼’를 보면 영락없이 닮았어요”

■ 글·조득진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3.07.01 18:01:00

핏속에 흐르는 끼는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요즘 연예계는 형제 자매, 또는 남매들의 활동이 눈부시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채시라·국희 자매. 데뷔 사연에서 활동 영역, 외모와 성격까지 전부 다르지만 자신의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다.
방송과 연극무대에서 톱스타로 꼽히는 채시라·국희 자매

지난 6월5일 서울 연강홀. 탭댄스 뮤지컬 ‘마네킹’이 공연되는 내내 관객석은 박수와 함성, 그리고 터져나오는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마네킹’은 백화점 판매원이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꿈인 백화점 디스플레이어가 되는 과정을 다룬 순수 국내 창작물. 두시간 내내 다양한 탭댄스와 마네킹들의 현란한 의상, 그리고 흥겨운 노래가 관객을 압도했다.
막이 내리고 이어진 커튼 콜. 다시 한번 인사를 하러 나온 배우들 중 유난히 관객석을 살피는 이가 있다. 바로 주인공 ‘정화’역을 맡은 채국희(33). 언니 채시라(35)와 형부 김태욱, 그리고 어머니가 뮤지컬을 보러 오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희 너무 잘하죠? 원래 욕심이 많은 아이라 연습을 많이 했을 거예요. 지난 겨울에 공연한 뮤지컬 ‘카르멘’ 때는 비운의 여인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더니 이번엔 행복한 신데렐라 역할도 잘 하네요. 공연 내내 우리 국희만 쳐다봐 다른 배우들한텐 좀 미안해요.”
동생이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 연기에 방해가 될까 봐 관객석 뒷줄에 앉아 누구보다도 힘차게 박수를 치던 언니 채시라의 관람 소감. 형부 김태욱은 “정말 재미있네요. 특히 처제가 자신에게 맡겨진 주인공 역할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알맞게 해낸 것 같아요” 하고 말했다.
관객들이 모두 빠져나간 객석에 분장도 지우지 않고 나타난 동생 채국희의 첫마디는 “어땠어?” 누구보다도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한 듯. 그러나 “언니야 늘 내 편이니까 객관적인 평가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 하며 기자에게 눈길을 보냈다.
“저도 지난해 모노드라마 ‘여자’로 연극 무대에 서긴 했지만 무대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국희가 늘 부러워요. 사실 영화나 드라마는 관객들과 직접 호흡하는 면이 적잖아요. 관객의 반응을 그 자리에서 확인한다는 사실이 조금 두렵긴 하지만 무대엔 살아 있는 생동감이 있잖아요.”


언니와 동생 - 언니의 그늘 부담 덜고 ‘뮤지컬 배우’로 거듭난 동생
방송과 연극무대에서 톱스타로 꼽히는 채시라·국희 자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채시라·국희 자매. 언니는 무대 위에서 땀흘리며 연기하는 동생을 보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한다.


설명이 필요없는 톱스타 채시라와 연극 무대의 기대주 채국희. 두 사람은 자매지간이지만 성격이나 외모가 여느 자매에 비해 많이 다른 편이다. 언니가 늘씬한 몸매에 서구적인 얼굴로 ‘바비인형’을 연상시킨다면, 동생은 순박한 눈매에 굳게 다문 입, 단아한 몸매로 동양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 이뿐만 아니라 배우로 데뷔하게 된 사연과 활동 영역도 다르다.
“제가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어요. 82년 중학생 때 한 잡지사의 퀴즈 응모에 당첨돼 상품을 받으러 갔다가 즉석에서 표지모델 제의를 받아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죠.”
이후 채시라는 초콜릿 CF와 청소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 등을 통해 꾸준히 성장했고, 91년 ‘여명의 눈동자’와 94년 ‘서울의 달’에서 열연해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이에 반해 동생의 무대 진출은 적극적인 노력의 결과였다. 대학 졸업 후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생활을 2년 정도 하던 그는 가슴 한편에 숨어 있던 ‘끼’를 잠재우지 못하고 연극계의 문을 두드린 것.
“제게 어떤 연기자적인 재능이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춤과 노래는 무척 좋아했죠.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한 뮤지컬극단에서 단원을 모집한다는 짤막한 1단짜리 신문기사를 보게 됐어요. 그 기사가 그렇게 크게 보일 수 없더군요. 마치 저를 위한 기사처럼…. 결국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오디션에 참가했죠.”

방송과 연극무대에서 톱스타로 꼽히는 채시라·국희 자매

방송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CF 모델 섭외가 밀려오는 채시라는 여전히 톱스타다.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 설문 결과,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미시 연예인’ 1위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톱스타인 언니와는 달리 안정된 삶만을 좇아온 자신에게 뭔가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연예계 진출이 목표도 아니었고, 또 오디션에 떨어질 수도 있어 가족에겐 비밀에 부쳤다고.
“첫 무대는 95년 뮤지컬 ‘스타가 될 거야’였어요. 당시 스타였던 나현희 선배와 공동 주역으로 캐스팅됐지만 그때만 해도 연기력이 부족해 주인공을 받쳐주는 코러스에 만족해야 했죠.”
그는 이후 CF와 TV에서 주로 활동했다. 인기사극 ‘왕과 비’에서는 언니 채시라와 함께 출연, 김종서 장군의 애첩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겨울 뮤지컬 ‘카르멘’의 주인공을 맡으면서 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언니 채시라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학교에선 늘 ‘채시라 동생’으로 불렸고, 그것은 사춘기 소녀의 가슴에 ‘그럼 난 뭐지?’ 하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었다고.
“무대 데뷔 이후에도 한동안 ‘채시라의 동생’이라는 말이 닉네임처럼 따라다녔죠. 사실 처음엔 그게 무척 부담스러웠어요. 오디션도 저 혼자 보러갔듯이 제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요즘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채시라의 동생, 맞잖아요. 학창시절 언니 때문에 많은 고민으로 성숙해졌듯이 앞으로도 더욱 원숙한 연기로 언니의 벽을 넘을 거예요.”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언니가 한마디 거든다.
“국희는 어려서부터 독립심이 강했어요. 가족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해결해가는 타입이죠. 어디서도 제 동생이라고 먼저 이야기하는 걸 못 봤어요. 나중에 철이 들면서 ‘나 때문에 참 힘겨웠겠구나’ 하는 생각에 많이 미안했죠.”


엄마·아내 채시라- 생활의 중심은 딸 채니, 요리솜씨 뛰어난 남편
지난 99년 교제를 시작한 이후 2000년에 결혼, 어느덧 4년차 부부인 김태욱 채시라. 이들 부부는 연예계에서도 그 흔한 ‘불화설’ 한번 터지지 않은 모범 부부다.
“결혼 전에도 싸워본 적이 별로 없어요. 선배들을 만나도 ‘너희 부부만큼 다툼이 없는 부부도 없을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우선 저희 두 사람 모두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스타일이라 그런 것 같아요. 부부가 살아가는 데 왜 싸울 일이 없겠어요. 하지만 그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는 거죠.”
임신과 함께 아이를 위해 부부가 태교음반을 내고, 수중분만으로 화제가 됐던 딸 채니는 얼마나 자랐을까?
“요즘엔 채니 때문에 정신이 없어요. 박물관도 데리고 다니고, 동물원도 가고, 또래의 아이들이 모이는 놀이방에 보내고 있어요. 저희 부부를 닮아서인지 또래들보다 훨씬 키도 크고, 춤과 노래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편이죠, 하하. 딱 보면 제 아빠 붕어빵인데, 자세히 뜯어보면 눈, 귀, 톡 튀어나온 뒤통수는 절 닮았어요.”
요즘엔 한창 말이 늘어 CF나 엄마 아빠의 대화를 들으며 마지막 단어를 꼭 따라 한다고. 그가 CF 촬영이나 방송 일로 집을 비울 때면 울면서 매달리지 않고 ‘빠이빠이’를 하며 보낼 만큼 의젓(?)해졌다고 한다.
그의 집은 친정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 그래서 친정에 자주 놀러가곤 하는데 그럴 때면 남편 김태욱이 비장의 요리솜씨를 선보이기도 한다고.
“결혼 전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때문인지 남편은 요리를 잘해요. 식당에 가도 ‘이건 소금이 조금 부족해’ ‘재료가 좋지 않은 것 같아’ 하며 분석을 하죠. 가수가 안됐으면 요리사가 됐을 거예요. 갈비찜, 불고기, 돼지주물럭 등 어려운 요리도 잘하는데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보기에도 좋은 예술작품이 나오곤 해요.”
이처럼 요리와 음식을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기자의 눈에 두 사람은 꽤 마른 편이다.
“저희 부부가 아이스크림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냉동실에 잔뜩 쌓아두고 밤낮으로 먹어요. 그런데도 살이 찌지 않는 걸 보면 원래 그런 체질인 것도 같고…. 특별히 몸매 관리를 하는 것은 없어요. 채니를 낳고 살이 너무 빠져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엄마들은 팔뚝에 힘이 좀 있어야 아이도 잘 돌볼 수 있잖아요. 마침 명상헬스 공짜 회원권이 생겨 남편과 나란히 다녔어요.”
하지만 그것도 방송활동과 CF촬영 때문에 오래 가지 못했다고. 원래 두 사람 모두 운동을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가뜩이나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데 운동하느라 그 시간마저 빼앗기는 것 같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고 한다.
김태욱 채시라 부부는 요즘 대외 활동에 부쩍 열심이다. 프로야구 선수 이승엽, 배우 박신양, 개그맨 김국진 등의 결혼식 매니지먼트로 화제가 됐던 인터넷웨딩업체 ‘아이웨딩’의 대표로, 4개 업체의 광고모델로 바쁜 부부지만 ‘제대혈 홍보대사’ ‘국립서울맹학교 후원대사’ 등 공익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인 것.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우리 가족뿐만이 아닌 다른 이들의 삶도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요. 저희 이름을 내걸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나서자고 남편과 약속했죠. 요즘 제 생각의 대부분은 ‘어떻게 하면 우리 채니를 똑바른 사람으로 잘 키울 수 있을까’예요. 제 아이가 귀한 만큼 다른 아이들, 생명들도 귀하게 바라보고 싶어요.”

방송과 연극무대에서 톱스타로 꼽히는 채시라·국희 자매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두고 ‘채시라의 동생 채국희’라고 하지만 그를 만난 사람들은 ‘배우 채국희’라고 부른다. 뮤지컬 ‘마네킹’은 7월13일까지 공연된다.


다른 배우들에게 ‘공연 잘 봤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언니가 자리를 뜬 사이 동생의 말이 이어졌다.
“언니보다는 형부의 평가에 더 귀기울이는 편이에요. 음악을 하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형부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지적해주는 등 감각이 뛰어나요. 평소에도 배우로서의 제 모습이나 행동에 많은 조언을 해주곤 해요.”
실제로 인터뷰 이후 사진 촬영 때도 김태욱은 “너무 예쁘게 나오려고 노력하지 말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이 있는, 아티스트 같은 포즈를 취하라”며 아내와 처제를 다그치곤(?) 했다.
“형부는 친구들과 외식을 하다가도 맛있는 음식을 보면 주인에게 졸라서 포장을 해올 정도예요. 그러니 어떻게 장인 장모가 사위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어, 그러고 보니 채니 본 지도 꽤 됐네. 머리에 핀 꽂은 모습이 그렇게 예쁘다고 하던데….”
최근 들어 그는 이모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한다. 주인공으로 출연 분량이 많기 때문에 연습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것. 또한 공연이 없는 오전 시간에도 발레와 재즈댄스를 배우느라 여유가 없다고 한다.
“집이 가깝긴 하지만 전 자주 만나지 못하는 편이에요. 엊그제 채니랑 통화를 했는데 말이 참 많이 늘었더군요. 제가 보기엔 엄마 아빠의 예쁜 구석만 잘 닮아가는 것 같아요.”
올해초 그의 집안엔 경사가 있었다. 그의 아버지 채영석씨가 2003학년도 정시모집 만학자 전형에서 남서울대 스포츠산업학부에 합격한 것. 당시 그의 아버지는 “뒤늦게나마 대학 문을 두드리는 것에 부끄러운 생각도 들었으나 결과가 좋아 무척 기쁘다”며 “앞으로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복지시설 등에서 무료로 마사지 등을 해주는 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열심히 다니고 계세요. 강의 끝나면 칠판도 지우고, 종이컵이며 음료수 캔을 정리하시는 등 나이 어린 동기생들 속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신대요. 아마 아빠와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집에서 배우지 못한 가정교육을 배우고 있을 걸요, 하하.”
새로운 사실은 어머니도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는 것. 가족 모두 무엇인가에 열중해 있는 셈이다.
언니가 체질적으로 살이 안 찌는 타입이라면 그는 많은 운동으로 몸매를 유지하는 편. 재즈무용단에 2년 가까이 몸담을 정도로 춤을 좋아하는 그는 “춤을 추면 스트레스 해소와 운동효과뿐만 아니라 영혼이 맑아지는 것 같다”며 “춤으로 만들어진 몸매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했다.
“전 춤출 때 가장 행복해요. 춤을 사랑하기에 앞으로 계속해서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설 계획이에요. 다른 장르도 저에게 딱 맞는 좋은 역이 있다면 굳이 마다하진 않겠지만 뮤지컬만이 제 끼를 100%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장르라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기회가 닿으면 언니처럼 영화에도 출연해보고 싶어요.”
그러나 자신의 욕심보다도 실력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요즘 ‘채시라의 동생’이라는 부담을 털어내고 최고의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는 중이다.

여성동아 2003년 7월 4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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