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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하우스’ 건축가 이창하가 얘기하는 스타들의 인테리어 뒷얘기 & 감춰진 인생고백

■ 글·최호열 기자 ■ 사진·홍상표

입력 2003.06.10 14:44:00

지난해 7월까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신동엽의 러브하우스’에서 어려운 이웃의 집을 무료로 고쳐주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건축가 이창하씨가 최근 다시 ‘사랑의 집짓기’를 시작했다.
그가 처음으로 털어놓은 재혼 실패의 아픔과 죽을 때까지 ‘러브하우스’를 하고 싶은 이유 & 직접 디자인한 이병헌, 이미연, 최수종 등 스타들의 인테리어 공개.
‘러브하우스’ 건축가 이창하가 얘기하는 스타들의 인테리어 뒷얘기 & 감춰진 인생고백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신동엽의 러브하우스’에서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무료로 개조해주며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주었던 건축가 이창하씨(47)가 다시 ‘사랑의 집짓기’를 시작했다. 5월부터 박수홍과 함께 같은 프로에서 ‘러브하우스’를 시작한 것. 때맞춰 자신의 건축철학과 인테리어 노하우를 담은 ‘행복을 짓는 건축가 이창하의 人테리어 리모델링’을 펴냈다.
그의 책은 대통령이 묵는 호텔방에서부터 작은 평수의 집까지 용도에 따라 쓰임새 있으면서도 사람을 중심에 둔 그의 건축철학이 담긴 인테리어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에는 이병헌, 이미연, 최수종 하희라 부부 등 유명 연예인들의 집도 있다. 그는 이들 외에도 성유리 등 연예인 10여명의 집을 고쳐주었다고 한다.
“연예인들이 고쳐달라고 해서 다 해주는 것은 아니에요. 이야기를 해서 제 디자인 감각과 마인드가 맞는 분들만 해주죠. 그게 다르면 제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만족시킬 수 없으니까요.”
이병헌은 워낙 털털한 성격이라 인테리어를 맡기면서 아무런 요구사항이 없었다고 한다. 그냥 다 알아서 해달라고만 했는데, 영화배우라 집에서 영화를 볼 때가 많을 것 같아 거실에 홈시어터를 설치하는 등 특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병헌씨는 집을 고치다 보니까 계약한 것보다 비용이 더 들었어요. 그래도 더 달라고 할 수는 없어 아무 말도 안하고 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러브하우스 하면서 손해를 봤을 텐데 이런 데서까지 손해를 보면 되냐’며 1억5천만원을 더 보내더라고요. 병헌씨는 알고 지낸 지 10년이 되었는데, 그렇게 마음 씀씀이가 착한 친구예요.”
최수종 하희라 부부의 요구사항은 딱 한가지, 아이들 방과 안전시설에 신경을 써달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최수종씨는 톱스타답지 않게 집을 꾸미는 게 의외로 서민적이었어요. 그리고 무척 가정적이었고요. 집이 완공되던 날 우리 직원들에게 저녁을 샀는데, 최수종씨가 직접 마술쇼도 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더라고요. 정말 소탈했어요. 그걸 보면서 왜 그가 톱스타인지를 알겠더라고요.”

‘러브하우스’로 어려운 이웃 도우며 재혼 실패 아픔 극복
“건축이야기는 잘할 수 있지만 다른 이야기는 잘 못하는 성격”이라며 인터뷰를 고사하던 그를 어렵사리 만난 날은 석가탄신일인 5월8일이었다. 휴일이었는데도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오느라 약속시간에 늦을 정도로 ‘러브하우스’에 대한 그의 애정은 대단했다.
“집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실감했어요. 전에 근육병을 앓는 흥수네 집을 고쳐준 적이 있는데, 그 집만큼은 가지를 못했어요. 근육병은 근육이 점점 퇴화되는 병이거든요. 이미 제가 공사를 할 때도 제대로 앉지조차 못하던 아이라 더 안 좋아졌다는 말을 들을까 겁이 났죠. 그런데 전화를 했더라고요. 집을 고친 후 몸이 좋아져 지금은 조금씩 운동도 한다고. 그런 말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죠.”
그는 ‘신동엽의 러브하우스’가 끝난 후에도 ‘러브하우스 봉사단’을 만들어 사랑의 집짓기를 계속했다고 한다.
“솔직히 전에는 ‘돈’을 추구하는 삶을 살았는데 ‘러브하우스’를 하면서 인생관이 바뀌었어요. 제가 돈으로 남을 도와준다고 해도 이런 기쁨은 결코 느끼지 못할 거예요. 돈만 해도 그래요. 기본 인테리어만 하면 방송에서 나오는 액수만으로도 충분해요. 그런데 마음이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이것도 해주고 싶고 저것도 해주고 싶고…. 그러다 예산이 초과되면 하다못해 제 집에 있는 물건이라도 갖다놓고 싶어요.”

‘러브하우스’ 건축가 이창하가 얘기하는 스타들의 인테리어 뒷얘기 & 감춰진 인생고백

이창하씨는 이병헌(위사진)의 경우 거실을, 최수종(아래)의 경우 아이들방 인테리어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는 경제적으로는 어렵지만 단란하게 사는 부부나 가족을 보면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서 그런 마음 뒤엔 개인적인 아픔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초혼에 실패하고 재혼을 했는데, IMF를 겪으며 또다시 파경의 아픔을 겪었다는 것.
“8년 전에 재혼을 했는데, 아내가 외동딸이어서 장모님을 모시고 살았어요. 그런데 IMF 이후 경제적으로 많이 쪼들렸죠. 그런데다가 미국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살던 전처가 재혼을 하게 돼 아이들이 저에게 왔어요. 또 아버지가 치매에 걸려 제가 모시고 살아야 했고요. 지금도 제가 직접 대소변을 받아내고 있어요. 갑자기 그런 일들이 닥치니까 아내도 무척 힘들었을 거예요. 더구나 갑자기 식구들이 늘어 방도 없는데다 장모님도 사돈과 함께 사는 것이 불편했죠. 하지만 그분이 기댈 곳은 딸뿐이고…. 결국 별거를 하다 3년 전 합의이혼을 했어요.”
그는 “나는 지금도 아내와 재결합하기를 바라지만 어려울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힘들 때 큰애와 둘째가 큰 힘이 되어주었어요. 셋째와 넷째는 아직 어려서 엄마가 데리고 있는데, 주말이면 데려와 함께 지내려고 노력해요.”
자신의 아픔을 러브하우스를 통한 이웃사랑으로 승화시켜 나간다는 말을 들으며 그가 왜 그토록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고칠 때 작은 구석구석까지 정성을 다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그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지금 ‘러브하우스’에서 고치고 있는 집은 5층짜리 연립주택인데, 지방의 소아암 환자들이 서울로 치료받으러 올 때 묵을 숙소예요. 소아암 환자들은 특히 환경이 중요한데 지금까지는 여관방 등에서 지내야 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몇년 전 몇몇 부모들이 돈을 합쳐 어느 아파트를 임대했는데, 동네 주민들이 반대를 해서 쫓겨났다는 보도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전 이 건물을 동네에서 가장 예쁜 집으로 만들 생각이에요. 동네의 자랑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예쁘게 만들면 반대하지 않을 거 아니에요.”
그의 목소리엔 활기가 넘쳐났다.

여성동아 2003년 6월 4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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