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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독점인터뷰

다큐멘터리 진행자로 변신한 배우 유오성 명승희 부부

“터프한 모습과 달리 꼼꼼한 남편, 참한 모습과 달리 덜렁대는 아내랍니다”

■ 글·최미선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3.06.03 16:15:00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개성파 연기자로서 확고히 자리매김을 한 영화배우 유오성이 최근 S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유오성의 백만불 미스터리’ 진행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던 영화 ‘친구’로 인해 경사와 흉사를 동시에 겪어야 했던 유오성 부부가 솔직하게 털어놓은 일과 가정생활 이야기.
다큐멘터리 진행자로 변신한 배우 유오성 명승희 부부

어두컴컴한 공간에 한줄기 조명이 비춰지면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며 몇 마디 말을 던진 남자를 향해 “컷~” 소리와 함께 오케이 사인이 내려졌다. 그러나 남자는 담당 PD의 오케이 사인에도 불구하고 “시선 처리가 불안정했던 것 같다”며 “한번 더 가자”고 자청했다.
지난 5월10일 늦은 오후, 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 영상체험관에선 SBS 다큐멘터리 ‘유오성의 백만불 미스터리’의 녹화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이는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해결되지 않은 미스터리 사건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진행을 처음 맡은 유오성(37)은 스스로도 어색한 듯 틈틈이 대본을 보며 표정과 말투를 바꿔가며 연습을 했다.

‘왕대박’ 터뜨린 배우라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간간이 NG를 낼 때마다 때론 뒷머리를 긁적거리고 때론 손에 들고 있던 대본으로 부채질을 해가며 새로운 큐사인을 기다리던 그. 그러나 첫 녹화임에도 유오성은 몇번의 NG만 냈을 뿐 프로그램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촬영을 마친 후 가진 짧은 휴식시간. 유오성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제작진은 “잘하네. 혹시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서 스카우트 해가는 것 아니야” 하며 농담을 건네기까지 했다.
그렇게 탐색전을 마친 후 1주일 뒤 유오성을 만났다. 검은색 반소매 셔츠에 흰색 바지, 맨발에 납작한 굽의 캐주얼화를 신은 차림이 녹화 때의 긴장하던 모습과는 달리 경쾌해 보였다.
“녹화장에 오셨다면서요? 아유, 그때 정신이 없어서 못 봤어요. 일본에 다녀오느라 그날 공항에서 녹화 현장으로 바로 온 데다 녹화 당일 대본도 바뀌고…. 또 카메라를 보지 않는 연기만 하다 카메라만 쳐다보고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처음엔 굉장히 어색해서 좀 긴장을 하긴 했어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혼자 진행한다는 것이 좀 부담스럽긴 했지만 뭔가 프로그램 성격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진행 제의에 응했어요. 어떠한 사실이 거론됐을 때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보단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면에 있어 저의 세상살이 태도와 비슷한 점이 있거든요. 또 화려하지 않은 분야에서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분들이랑 같이 일을 한다는 게 좋았고요.”
최근 1,2년 사이 ‘간첩 리철진’ ‘친구’ 등이 일본에서 연달아 개봉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개성파 배우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유오성. 이런 인기에 힘입어 오는 7월에 일본에서 개봉될 영화 ‘챔피언’ 홍보차 5월7일부터 나흘간 일본에 다녀왔다.
“홍콩이나 동남아에서는 장동건이나 원빈 같은 꽃미남 스타일을 좋아하는 반면 일본은 남성적인 배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일본의 요즘 영화를 보면 대개 공포물 아니면 잔잔한 영화들이 많아선지 과거의 역동적인 남성상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얼굴이 좀 달리는 저에겐 다행스러운 일이죠(웃음)”
다큐멘터리 진행자로 변신한 배우 유오성 명승희 부부

영화 ‘친구’를 통해 진한 우정을 과시하던 곽경택 감독과 법적분쟁을 벌이면서 최소한 지켜져야 할 원칙마저 와해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유오성.


그는 우스갯소리를 섞어 겸손하게 말했지만 이번 방문중 일본에서의 그의 인기는 아주 뜨거웠다. 4개 일간지와 10개 방송사, 11개 잡시사에서 인터뷰와 취재경쟁을 벌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철도원’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국민배우 다카쿠라 켄은 지방촬영으로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하며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유오성에게 선물을 보내오기까지 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별 재미를 못 봤다. ‘테러리스트’에서는 여기자를 패는 깡패로, ‘주유소 습격사건’에서는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대가리 박아”를 외치던 양아치로, ‘친구’에서는 번뜩이는 회칼을 들고 “상대방이 자기가 칼에 찔렸다는 것을 최대한 느끼게 해줘라”고 강의하는 칼잽이 조폭으로 분해 강렬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것과는 달리 고아로 자란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담은 영화 ‘별’이 개봉한 지 며칠 안돼 막을 내리며 흥행에 참패를 한 것.
“그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은 전혀 없어요. 냉정하게 봐야죠. 생산물이 양질의 제품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사질 않거든요. 제작과정이 순탄칠 못했어요. 저 또한 인생을 살면서 정말 괴롭고 힘든 상황에서 영화를 찍었기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고요. 공교롭게도 ‘별’에 나오는 영우라는 인물이 다른 사람한테 오해받고 죄를 뒤집어쓰고 당하면서도 해명도 못하고 하는 것들이 촬영 당시의 저랑 많이 닮아 있어요.”

다큐멘터리 진행자로 변신한 배우 유오성 명승희 부부

유오성은 배고픈 연극배우 시절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자신의 옆을 지켜준 아내가 고맙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유오성은 ‘별’을 촬영하던 중 영화 ‘친구’를 통해 진짜 친구가 되어 진한 우정을 과시하던 곽경택 감독과 법적분쟁까지 벌이는 ‘불상사’가 있었다. 이에 “괴롭고 힘든 상황이 곽감독과의 문제를 말하는 거냐”는 질문에 선뜻 “그렇죠” 라고 답하는 그.
“이제 와서 그에 대한 얘기를 구구절절 거론하고 싶진 않지만 사람이 살면서 원칙은 지켜줘야죠. 심지어 제 친한 친구조차도 ‘너 돈 때문에 소송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어요. 인간관계에서 최소한 지켜져야 할 원칙마저 와해됐다고 생각하니까 저로서는 엄청난 충격을 받은 거죠. 얼마 전에 우리 둘이 화해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앞으로 같이 마주치고 싶진 않아요.”
지독한 ‘운동맨’으로 알려진 유오성. 그가 틈나는 대로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은 단순히 운동이 좋아서가 아니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겉보기에 울퉁불퉁한 근육을 만들어놓으면 다른 사람들이 시비를 안 걸거든요. 말하자면 공격성이 아닌 방어성으로 하는 거죠. 그런 것처럼 살면서 남한테 도움이 되지 못할 망정 피해는 주지 말자는 게 제 신조예요.”
유오성은 지금도 어디 가서 ‘나 배우입니다’ 하고 얘기하질 않는다. 그냥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누군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세요” 하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는 것.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다. 단지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고 건전한 상식을 갖고 있고 부지런한 팔다리를 갖고 있는 하나의 인간이기만을 바랄 뿐이다.
‘친구’가 왕대박을 터뜨리며 소위 확 떠버린 그에게 뭔가 달라진 게 있느냐고 물어오면 “뜨고 말고가 어디 있겠냐, 인기 터졌다고 우쭐할 필요도 없다. 내 배우 인생은 그대로다”는 것이 그의 한결같은 대답이었다.
“그저 1백점 맞으려고 열심히 공부한 결과 예상치 못한 2백점이 나오면 더 겸손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닌 말로 영화가 대박 터지면 룰루랄라 하면서 여행도 가고 휴식도 갖고 하겠지만 전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아니거든요. 일이 좋게 벌어지면 헐뜯는 사람들도 많아요. 개인적으로 열심히 한 작품인데도 ‘야 유오성 진짜 재수 좋네’ 하며 어쩌네 저쩌네 그러죠. 그런 말도 듣고 싶지 않고 제 나름대로 세운 원칙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에 바로 다음 작품인 ‘챔피언’을 위해 몸 만들기에 들어갔던 겁니다.”
흥행 대박의 기쁨에 한창 젖어있을 시기에 그는 ‘챔피언’의 비운의 주인공 김득구가 되어 땀을 흘리고 있었다. 고된 훈련으로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힘들 땐 ‘제길, 남들은 대박 터지고 나면 한동안 편하게 지낸다는데 난 왜 사서 고생하나’ 싶기도 했지만 세계 타이틀전을 벌이다 죽은 사람을 생각하니 살아서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치로 느껴졌다.

똑똑한 형들 밑에서 자라며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이같은 ‘악바리’ 근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인기배우로 자리잡은 유오성. 그러나 왠지 학창시절에는 연기자 아닌 다른 것을 꿈꿨을 것 같다고 하자 대뜸 “어? 맞아요. 학교 다닐 때 제가 꿈꾼 것은 기자였어요” 하며 의외의 말을 한다. 그때만 해도 그는 신문방송학과를 나와야만 기자가 되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내신등급도 그런대로 괜찮고 해서 학교도 아예 서강대 신방과로 정해놓았다. 그러나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고, 고 3때 술 배우고 담배 배우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 보니 시험 점수가 자신이 목표로 한 대학에 턱없이 모자랐다.
그가 생각했던 기자는 TV에 나오는 방송기자였던 모양이다. 신문방송학과는 이미 물건너 갔고…. 그럼 TV에 나오는 저 직업하고 비슷한 게 뭘까 하다 생각한 게 연극영화과였다는 것. 그래서 그는 얼떨결에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지망했다.
“그렇게 해서 학교에 들어갔을 때 셋째형이 한 얘기를 지금도 잊지 못해요. ‘야, 내가 서울대 법대 갈 때는 경쟁률이 2.5대 1이었는데 너희는 13.4대 1이니 우리보다 세네’하고 농담을 하면서 네가 똑똑해서 13명을 이겼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네가 13명을 대신해서 들어갔다고 생각해서 그들의 몫까지 공부를 해라.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걸 바랐던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라고요.”
강원도 영월 출신인 그는 4남1녀 중 넷째아들. 큰 형은 영월에서 농사를 짓고 둘째형은 서울대 교수. 그가 제일 좋아한다는 셋째형은 현직 검사다. 이렇듯 만만치 않은 형들 밑에서 그는 늘 치어서 살았다. 형들이 우등상을 받아올 때 그가 받은 건 오로지 개근상 하나뿐. 책상 앞에 30분만 앉아 있어도 엉덩이가 근질근질해 수시로 들썩거리던 그에 반해 찰떡처럼 붙어 앉아 공부하는 형들을 보며 스스로 주눅이 들곤 했다.
“그래도 전 1차적으로 성공한 놈이에요. 왠지 알아요? 형들이 똑똑하기도 했지만 참 노력파들이에요. 전 형들이 잠을 자는 걸 못 봤어요. 물론 잠이야 잤겠지만 형들이 공부하고 잠자려할 때 전 이미 잠들어 있었고 내가 깨었을 때 형들은 이미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 있었거든요. 그게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되어 ‘아, 내가 분가해서 가정을 이룬다면 난 성공한 놈이야’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성공한 거죠.”

다큐멘터리 진행자로 변신한 배우 유오성 명승희 부부

유오성의 인기에 힘입어 비운의 복서 김득구의 생애를 담은 영화 ‘챔피언’이 오는 7월 일본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분가한 것이 1차적인 성공이라면 연기자로서 정점에 오른 지금은 2차 성공을 달성한 셈이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그는 늘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사실 연극하면서 집사람을 만난 덕분에 지금 이렇게 앉아 인터뷰도 할 수 있는 거죠. 92년에 대학 졸업 후 연극판에 뛰어들었는데 말이 그렇지 연극판이라는 게 참 배고픈 직업이잖아요. 멀쩡한 남자가 돈도 못 벌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거리다 보니 못할 짓이죠. 그때 한 3~4년간 정말 막 살았어요. 그런 와중에 집사람을 만났는데 참 반듯하고 현명한 여자 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 절 많이 깨우쳐줬어요.”
유오성이 아내 명승희씨(31)를 만난 건 96년. 같은 연극판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그렇다면 명승희씨는 당시 잘 나가는 배우는커녕 배고픈 연극판에서 미래가 불투명한 남자 유오성의 어떤 매력에 끌렸을까?
“자기가 세워놓은 원칙을 정확하게 지키는 사람이에요. 예를 들어 지금도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때도 하루 2시간씩 운동을 했는데 하다못해 연애하느라 저를 만나다가도 정해진 운동시간이 되면 가서 운동을 하고 와서 다시 만나는 사람이에요. 또 연극을 하다 보면 술 마실 일이 많은데 아무리 많이 마셔도 집에 갈 버스 시간은 꼭 지켜서 그 시간이 다가오면 아예 배낭을 메고 앉아 술을 마시다가 벌떡 일어나서 가는 거예요. 때론 그게 섭섭하기도 했지만 저 정도로 자기 원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면 결혼해서도 별 문제는 없겠구나 싶었죠. 그러던 와중에 제 생일이 12월3일인데, 생일 때 1백23송이의 장미꽃다발과 케이크, 반지를 들고 와서 프러포즈를 하더라고요.”
3년 연애 끝에 두 사람은 99년 결혼, 현재 네살배기 아들 근탁이와 함께 돈암동에 살고 있다. 유오성은 겉모습은 ‘터프가이’처럼 보이지만 집에 들어갈 땐 근처 제과점에서 미니 케이크를 사가는 자상한 아빠다.
영화 ‘별’ 이후 모처럼 휴식기를 가진 유오성은 요즘 오랜만에 ‘뚜벅이’ 생활을 즐기고 있다.
“연극할 때는 늘 걸어다녔거든요. 그땐 늘 배낭 속에 책을 넣고 다니면서 버스나 지하철을 탔을 때 많이 봤죠. 그 생각이 떠올라 배낭에 책 집어넣고 대학로에 있는 체육관까지 걸어가서 운동을 하고 다시 걸어오는데 우리 아파트로 올라가는 언덕배기에 근탁이하고 집안일을 봐주시는 아주머니가 쭈그리고 앉아 있는 거예요. 아주머니는 애 때문에 나와서 놀아주다가 지쳐 있고 애는 어디서 넘어졌는지 무릎이 까진 채 졸고 있고…. 애도 그렇고 아주머니도 그렇고 그 모습이 너무 불쌍해 보이는 거예요. 사실 그때 저도 운동 마치고 걸어오느라 힘들고 지쳐 있는 상태라 그냥 손 붙잡고 올라오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 애를 번쩍 안아들고 꾸역꾸역 언덕을 올라오면서 새삼 ‘아, 이게 아버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가 태어나면서 아이 옷들이 너무나 비싼 것 같아 3년 전 삼청동에 직접 아이 옷가게를 차린 명씨. 사업감각이 뛰어난 그녀는 얼마전 청담동에 매장을 하나 더 내면서 유오성씨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때문에 요즘의 아이 돌보기는 유오성씨의 몫으로 돌려졌다.
“요즘은 제가 외국 출장을 자주 가서 아빠가 잘 봐줘요. 사람들은 유오성씨를 보고 터프하다고 하는데 얼마나 꼼꼼한 사람인지 몰라요. 연애할 당시에도 극단에서 단체로 야외에 놀러갔을 때 보면 다들 소지품을 그냥 되는 대로 놓고 자는데 이 사람은 자기 머리맡에 옷가지와 양말, 시계, 기타 소지품들을 가지런히 줄 세워놓고 자는 거예요. 저는 좀 덜렁대는 편이라 대충 편하게 넘어가는 스타일인데 이사람은 얼마나 깔끔을 떠는지 몰라요. 지금은 저한테 길들여져서 많이 나아진 편인데 그래도 제가 늘어놓고 있으면 가끔씩 못 참겠는지 일일이 정리를 해요. 그래서인지 제가 볼 땐 얼굴까지 꼼꼼해 보이던데 사람들이 왜 터프하게 보는지 모르겠어요(웃음). 근데 재미있는 것은 유오성씨는 정리는 잘 하는데 물건이 어디 있는지 기억을 못하고 저는 늘어놓으면서도 뭐가 어디 있는지 금세 알거든요.”
이제 앞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딱 두가지라고 잘라 말하는 유오성. 그건 바로 이렇듯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이가 살고 있는 울타리를 지켜야 하는 가장으로서의 몫과 셋째형이 말했듯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했던 꿈을 대신해 배우로서의 몫을 성실하게 해내는 것이다.

여성동아 2003년 6월 4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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