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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스타의 결혼생활

불화설에 시달린 아나운서 김병찬 직접 인터뷰

“개그맨 뺨치게 웃기는 아들, 삐치기 대장인 딸 키우는 재미에 권태기도 못 느끼고 사는 걸요”

■ 글·조득진 기자 ■ 사진·최문갑 기자

입력 2003.05.14 13:53:00

2년간의 영국 유학을 마치고 지난해 여름 귀국,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아나운서 김병찬.
더 부드러워진 진행과 넉넉한 입담으로 인기 재가동에 나서고 있는 그를 둘러싸고 최근 이상한 소문이 나돌았다.
부부 불화설이 그것. 그를 직접 만나 소문의 진상과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불화설에 시달린 아나운서 김병찬 직접 인터뷰

지난해 6월 그가 영국 유학에서 돌아오자 기다렸다는 듯 많은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KBS ‘테마토크 부부본색‘ ‘두뇌쇼 진실감정단‘, 위성채널 KBS KOREA의 ‘시간여행 역사 속으로‘가 그것. 유학을 떠나기 전 진행을 맡았던 KBS ‘연예가중계‘에도 2년 만에 컴백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종합예술전문학교의 교수로, 민간단체의 홍보대사로, 각종 행사의 사회자로 전성기 이상의 활동을 보이고 있다. 아나운서 김병찬(40) 앞에선 ‘공백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
“지난해 월드컵 기간에 돌아왔는데, 귀국 첫날부터 방송 활동을 재개했어요.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바로 대구로 내려갔죠. 한국과 미국의 경기를 중계해야 했거든요. 이후 운이 좋았는지 좋은 프로를 많이 맡게 됐네요.”
고민할 틈도 없이 방송에 복귀했고, 또 연일 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태극기 물결과 붉은 악마들의 ‘대∼한민국!’ 함성에 힘입어 국내 적응도 빨랐다고. 하지만 아무리 잘 나갔던 아나운서라 하더라도 2년 만의 방송복귀를 앞두고 걱정도 되고, 시청자들의 반응이 두렵기도 했을 터.
“걱정이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오히려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영국의 방송은 철저하게 시청자 중심으로 진행되거든요. 그런 방송을 매일 접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와 진행해야 할 방송 방향을 고민했죠.”
복귀 후 그의 방송활동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팬의 다수를 차지하는 주부들은 ‘더 여유 있고, 부드러워졌다’며 반기고, 젊은층에선 ‘활기찬 면이 사라졌다. 괜히 진지한 척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총각 때의 기질이 남아서 제가 좀 ‘방방 뜨는’ 스타일이었잖아요. 그때는 ‘젊은 오빠’라고 부르는 팬들도 많았죠. 그런데 이거 2년이라는 시간이 참 무섭더군요. 공부하느라 그랬는지 제가 느끼기에도 좀 진지해진 것 같아요. 저는 일종의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면 저만의 색깔이 나타나겠죠.”
이런 팬들의 반응 속에서 얼마 전부터 그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방송 관계자와 기자들 사이에서 나돌기 시작한 소문은 ‘김병찬 부부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 한마디로 불화설이 급속도로 퍼졌다.
개성 차이에서 오는 평범한 부부싸움이 ‘불화’로 와전
불화설에 시달린 아나운서 김병찬 직접 인터뷰

지난 4월12일, 아내의 언니인 디자이너 케이 킴의 부티크에서 있었던 패션쇼에 모델로 등장한 김병찬·김가영 부부.


시간이 지나면서 소문은 좀더 구체적으로 변해갔다. ‘김병찬 부부가 자주 싸운다. 현재 불화관계에 있다’는 게 그 내용.
“저도 그런 소문은 들었어요. 그저 황당했죠. 아내에게 소문 이야기를 했더니 ‘기가 막히다’며 웃더군요. 저희 부부에게 조금이라도 그런 일이 있었다면 반응이 달랐겠죠. 서로 행동을 조심하든지, 애써 반박을 하든지요. 하지만 저희는 그 소문을 듣고도 아무 변화가 없어요. 저희만 당당하면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떠도는 소문의 진실을 알기 위해 기자는 섭외 당시 부부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 어떤 말보다도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소문이 헛된 것임을 설명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부부는 흔쾌히 응했다. 그러나 인터뷰를 하루 앞두고 아내 김가영씨(39)는 “그냥 남편 혼자만 하면 안되겠냐”는 뜻을 전해왔다.
“아내가 그러더군요. 그런 소문이 있다고 해서 언론에 나와 ‘우리 잘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우습냐고. 어떤 질문을 받을지 뻔히 아는 상태에서 ‘괜히 소문만 증폭시키는 것 아니냐’면서요. 한마디로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 않다’는 거죠.”

불화설에 시달린 아나운서 김병찬 직접 인터뷰

2년간의 유학생활은 그에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활기찬 모습은 그대로, 거기에 깊은 내용까지 담아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렇다면 왜 그런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을까? ‘불화설’이 고개를 든 것은 지난해 겨울이다.
“어느 부부나 그렇듯이 저희 부부도 종종 말다툼을 하곤 해요. 그러다보면 다투는 소리가 집밖으로 새어나가기도 하죠. 그게 좀 심하게 와전된 것 같은데…. 제게도 책임이 있어요. 평소 친한 방송인들에게 제 가정이야기를 곧잘 하는데, 그게 여러 사람의 입으로 옮겨지면서 확대된 것 같아요. 왜 그렇잖아요. 그냥 듣고 지나칠 만한 이야기도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경우엔 확대 포장되는 거요.”
불화라는 소문은 말도 안되며, 다툼이래봐야 여느 부부들에게나 있는 그런 정도의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부싸움은 대부분 금전적인 문제나 배우자의 불성실 때문이잖아요. 어떤 부부는 아이들 교육문제로 다투기도 하고. 모든 부부가 싸움거리 하나씩은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저희 부부의 경우는 서로 개성이 강해서 다투곤 해요.”
두 사람 모두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만났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결혼을 했기 때문에 부부의 애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형성된 개성과 가치관의 차이로 종종 충돌할 때가 있다고.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저녁 7시에 집으로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다면 아내는 그 시간에 맞추어 모든 준비를 다 해놓아요. 그리곤 손님을 기다리죠. 그러나 약속시간이 모두 잘 지켜지는 건 아니잖아요. 방송이 늦게 끝날 수도 있고, 또 길이 막혀 늦어지기도 하고…. 하지만 아내는 ‘그런 것을 감안해 더 빨리 출발하든지, 약속시간을 넉넉하게 잡든지’ 하는 입장이에요. 그러다보면 서로 언성이 높아지곤 하죠.”
어려서부터 외국생활을 오래한 아내의 입장에서는 한국 남자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한다. 정이 많아 누구에게나 친절한 그와는 달리 아내 김씨는 되고 안되고의 구분이 명확한 스타일. 때문에 밤늦게 불러내는 친구들의 전화에, 내키지 않으면서도 거절하지 못하는 남편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해보면 신호 초부터 다투던 것이 계속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인지 싸움이 오래가진 않아요. 주로 아내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편이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커피 마실래?’라든가, ‘이것 좀 도와줘’ 하는 식으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요. 그러면 저도 못이기는 척 배시시 웃죠.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잖아요.”
소문은 발 달린 말처럼 빨리 퍼졌지만 정작 부부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신경 쓸 겨를도 없다고 한다. 방송 때문에 뒤늦게 떠난 신혼여행에서 생겼던 아들 기서는 올해 다섯살, 영국 유학중에 가졌던 딸 비는 세살이다.
“아이가 생기고 나니 모든 것이 아이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한창 사업을 하다가 출산과 육아 때문에 잠시 휴업 상태인 아내는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좀 집착하는 편이죠. 전 늘 찬밥 신세예요. 글쎄 아이들 딸기, 아빠 딸기가 따로 있을 정도라니까요. 크고 모양 좋은 것은 모두 아이들 차지고, 제몫은 작고 물러진 것들이죠. 어쩌다 아이들 딸기에 손대면 날벼락이 떨어져요.”
고정출연을 하고 있는 프로만 해도 4개, 게다가 이런저런 행사에 참석하다 보니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이 부족한 게 아내나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그는 말한다.
“엄마 아빠가 한창 같이 놀아주어야 할 때잖아요. 늘 미안하죠. 그래서 방송이 없는 수요일과 일요일에는 가능한 한 약속을 잡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있으려고 노력해요. 요즘엔 녀석들이 만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제가 나오는 프로그램도 못 볼 정도라니까요. 덕분에 저도 웬만한 만화영화 주제가는 물론, 주인공 이름들까지 다 꿰고 있어요.”
기서는 아빠를 닮아 말을 재미나게 한단다. 유치원이 끝나고 아이들과 헤어질 땐 “너희들은 이제 집에 가서 맛있는 저녁을 먹게 되겠지. 먹는 순간에도 날 기억해 주렴. 지금은 비록 헤어지지만 내일이면 우린 또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하며 만화 속 캐릭터를 그대로 흉내내 친구들과 유치원 선생님들을 배꼽 잡게 한다고.
“딸아이 비는 엄마를 닮았어요. 엄살꾸러기에 삐치기 대장이죠. 비가 ‘엄마, 오빠가요…’로 시작해 오빠의 잘못을 이르기 시작하면 멀리서 기서가 주먹을 꼭 쥐고 ‘씩씩’거리고 있어요.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재미있는지 몰라요.”

불화설에 시달린 아나운서 김병찬 직접 인터뷰

그는 ‘요즘 연예인 부부의 결별이 많아 자기 부부에게도 불똥이 옮겨온 것 같다’며 황당해했다.


부부의 육아방침은 ‘기대하는 부모가 아닌, 평가하는 부모’. 아이들이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보다는, 아이들이 어떤 것에 더 관심이 있고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는지 늘 평가하고 지원하는 부모가 되겠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잘하는 게 없어요. 피아노 실력도 보통이고, 미술도 고만고만해요. 한글도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뗀 것도 아니고요. 어려서부터 어떤 분야에 소질이 나타난다면 부모로서 열심히 밀어주어야겠죠. 그러나 일찌감치 아이들의 미래를 규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방송을 통해, 주변에서의 경험을 통해 부모의 과잉기대가 얼마나 아이를 엇나가게 하는지를 많이 체험했다는 그는 유난스럽지 않게, 튀지 않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고 말한다.
“대신에 힘 하나는 정말 좋아요. 또래 아이들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좋은 기서는 ‘엄마를 도와주겠다’며 그 큰 생수통을 현관에서 부엌까지 질질 끌고 온다니까요. 힘도 좋고 말재주도 있어 주위에선 강호동씨처럼 천하장사 출신의 개그맨이 되는 거 아니냐고들 하죠.”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그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전화기 너머로 부인 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중간중간 “비디오! 비디오!” 하는 아들 기서의 목소리도 들렸다.
“며칠 있으면 기서와 비의 생일이에요. 둘다 4월에 태어났거든요. 아이들의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잔치를 할 계획이에요. 비디오로 찍어서 남겨두고 싶은데 촬영을 맡아줄 마땅한 사람이 없네요. 며칠 전부터 사람 좀 알아보라고 엄마랑 아들이랑 성화예요.”
어느새 수화기 너머의 주인공이 바뀌었는지 그의 말투가 어려졌다.
“그래, 기서야. 아빠 빨리 갈게. 응, 오늘은 약속 없어. 아빠 가면 재밌게 놀자.”
웬만한 연예인을 능가하는 끼와 입담으로 KBS 대표급 아나운서 자리에 올랐던 그가 정상의 자리를 박차고 훌쩍 떠난 2년간의 유학생활, 그 안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그는 ‘가족’과 ‘미래’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를 깨달은 시기였죠. 늘 함께 이야기하고, 식사를 하고, 몸 부대끼며 사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았다고 할까요. 사실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도 모두 가족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아닌가요.”
또 하나의 소득은 ‘미래’. 그는 런던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방송정책 석사과정을 공부하면서 자신이 해야할 방송은 어떤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경쾌하고 재치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었다면, 앞으로는 섹스와 돈, 부부관계에 대한 솔직하고 대담한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의 곁에 서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테마토크 부부본색‘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실제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과 기막힌 사연, 그리고 갈등과 위기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다른 부부들의 결혼생활을 통해 결혼과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자는 의도죠. 그렇다고 지나치게 계도적일 필요는 없겠죠. 방송은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하니까요.”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는데 “소문에 걸맞은, 좀더 드라마틱한 부부싸움 이야기를 들려드렸어야 하는데 이것밖에 없어요” 하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니체가 남긴 말 중에 ‘사람은 행동을 약속할 수는 있어도, 감정은 약속할 수 없다’는 말이 있어요. 저희 부부도 살다보면 커다란 다툼도 있고, 권태기도 오겠죠. 그러나 서로에 대한 신뢰만 있다면 극복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뜬소문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안 좋은 소문이 퍼져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에요. 정말 잘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 말을 하고는 쑥스러운 듯 ‘씩’ 웃었다.

여성동아 2003년 5월 4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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