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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프라이버시 인터뷰

'김완선과 연인'소문 나돈 이창훈

“서른일곱살 노총각이 느끼는 외로움과 사랑”

■ 글·최숙영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3.05.07 16:36:00

탤런트 이창훈과 인기가수 김완선의 열애설이 나돌고 있다.
강남의 유흥가와 골프장에서 같이 어울리는 장면이 목격되면서 핑크빛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
어렵게 만난 그가 솔직히 털어놓은 수줍은 고백.
'김완선과 연인'소문 나돈 이창훈

연륜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 남자건 여자건 나이가 들면 살아온 인생이 어떠했는지 얼굴에 나타난다. 이창훈(37)도 나이 서른 중반을 넘기면서 달라진 것 같았다. 샌님처럼 수줍어하고 여렸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었다. 뭐랄까, 남자다운 매력이 생겼다고 할까.
지난해 12월 말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야인시대‘ 1부에서도 이창훈은 멋지게 연기변신을 했다. 질릴 정도로 멜로 드라마에만 출연했던 그가 김두한의 일생을 그린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일본 야쿠자 ‘하야시’ 역을 맡아 터프한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분명 충격이었다. 예전의 이창훈의 모습에서는 결코 발견할 수 없었던 ‘변화’였다.
“야쿠자의 사무라이 정신으로 독하게 연기를 했어요. 제가 나오는 신이 모두 앉아서 연기를 하고 일어로 대사를 하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야인시대‘에서 보여줬던 제 연기에 대해선 100% 만족해요. 정말로 여한없이 열심히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 ‘야인시대‘ 1부가 끝난 지금도 그는 극중의 하야시처럼 자신이 야쿠자 같다고 착각할 때가 종종 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길을 걸어가다가도 사람들이 그를 보면 “저기 하야시 간다”라며 수군거렸고 친구들도 ‘오야붕’이라고 불렀다.
얼마 전 일본 여행을 갔을 때에는 같이 간 일행하고 술집에 들어갔다가 웃지 못할 일도 겪었다. 그들이 하도 ‘오야붕’ ‘오야붕’ 하는 바람에 그 술집에 온, 왕년의 일본인 야쿠자가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그가 진짜로 세력 있는 야쿠자인 줄 착각했던 것이다. 이창훈은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웃긴지 “하하핫!” 웃음을 터뜨린다.
“‘야인시대‘가 끝났는데도 야쿠자처럼 가죽점퍼나 어두운 색의 옷을 많이 입고 다니고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때도 어깨에 잔뜩 힘을 주며 ‘어이, 안녕하십니까’ 하고 말하게 돼요. 그런 제 자신을 보고 솔직히 놀랐어요. 터프한 연기를 많이 했던 선배들이 어깨에 잔뜩 힘주고 다니는 게 이해가 안되었는데 어느새 제가 그러더라고요. 터프한 연기를 하다보니까 극중의 행동들이 은연중에 몸에 배서 나오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 좋은 점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창훈도 그런 것 같았다.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이 생겼다고 할까. 그렇다면 ‘여자’에 대해서는 어떤가. 나이가 들면 남자들도 이상형이 바뀐다는데 사랑과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렇찮아도 이창훈은 최근 왕년의 인기가수 김완선(34)과 열애설의 주인공이 되었다. 강남의 유흥가와 골프장 등에서 같이 어울리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기자가 열애설에 대해 물었더니 그가 담배부터 꺼내 든다. 그러고는 불을 붙인다. 담뱃불이 초조한 듯 빨갛게 타들어갔지만 그의 표정은 의외로 느긋하고 여유가 있어 보였다.
“(김)완선이하고는 친하게 지내는 오빠, 동생 사이예요. 만약 제가 진짜로 완선이와 사귄다면 솔직하게 말하죠, 왜 숨기겠어요. 저도 결혼할 나이인데요. 하지만 아닙니다. 헛소문이에요. 앞으로 결혼할 여자도 만나야 하는데 이런 헛소문이 돌면 어떻게 결혼할 여자를 만날 수 있겠어요. 그 여자가 저를 바람둥이로 오해할 것 아니에요. 또 완선이는 얼마나 입장이 난처하겠어요. 저야 남자니까 그렇다치고 완선이는 여자잖아요. 사람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남의 말을 함부로 하는지 모르겠어요.”

'김완선과 연인'소문 나돈 이창훈

'야인시대'에 ‘하야시’로 출연한 후로는 터프한 매력이 느껴지는 이창훈.


속으로는 화가 나지만 그러나 그는 예전처럼 화를 내지는 않는다. 어이없다는 듯이 그냥 웃어넘길 뿐이다.
김완선과의 열애설이 스포츠지 1면을 장식했을 때도 “이 나이에 1면에 기사가 나왔네. 아직도 건재하다는 뜻 아닌가”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에 대해, 사람들에 대해 너그러워질 수 있다는 것, 이것도 나이가 주는 힘인가.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해서 친해지게 된 걸까.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약 2년 전, 친한 연예인 친구인 이승철이 연결을 시켜주었다. 이승철을 포함해서 정수라 김완선 김혜림 이선희 변진섭 등이 속한 ‘대팔회’라는 모임이 있는데 이들은 자주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먹으면서 친목을 도모한다고 한다.
“하루는 (이)승철이를 만났는데 대팔회 모임이 있어서 빨리 가야 한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무슨 소린가 했죠. 승철이가 하도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그 자리에 완선이가 와 있더라고요.”
순간 반가웠다고 한다. 연예인이 되기 전부터 그는 김완선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 친구들하고 같이 어울려서 호텔 나이트클럽에 갔었는데 김완선이 반짝이 원피스를 입고 무대에 등장해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는 이창훈은 얼마나 좋았으면 김완선한테 가까이 가서 반짝이 원피스라도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처음 만난 그날도 그 얘기를 하자 김완선이 웃었고, 둘은 예전에 스타와 팬이었다는 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급속도로 친해졌다.
“참 이상하죠. 같은 연예인이지만 제가 한때 완선이 팬이라서 그랬는지 둘이 마주 앉아 있으니까 신기한 느낌이 들면서 떨리더라고요. 이후에 우리는 프렌드가 됐어요. 스타와 팬에서 프렌드로 바뀐 거죠. 제가 완선이를 만나면서 새롭게 안 건데 완선이가 굉장히 순수하고 착해요. (김)혜림이와 같이 셋이 어울린 적도 있고 둘이서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면서 속내까지 털어놓은 적도 많았어요. 완선이가 속이 깊고 어른스러워서 저보다 나이는 세살 어리지만 한번도 동생이라는 느낌이 든 적이 없어요. 때로는 친구 같고 때로는 누나 같았죠.”
언제나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쪽은 그였다. 김완선도 그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고 ‘창훈씨’라고 불렀다. 오빠라는 말이 왠지 천박스럽게 들리기 때문에 ‘오빠’라는 호칭 대신 이름을 부른다는 것.
그럼에도 이창훈은 김완선과 친하게 지내는 것뿐이지, 사귀는 건 절대 아니라고 완강하게 부인한다. 주위 사람들은 “나이로 보나 성격으로 보나 흠잡을 데 없이 어울리는 한쌍”이라고 했지만 그는 거듭거듭 반복해서 “완선이하고는 친한 선후배 사이일 뿐”이라며 “평범한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다.
“연예인은 끼가 있기 때문에 결혼한 후에도 직업을 그만둘 수가 없어요. 자아와 개성이 강하고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라서 누군가 끝없이 받들어줘야 하고 감싸줘야 해요. 제가 완선이를 아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인데 저는 완선이가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가수활동을 하고 싶어할 때 하도록 내버려두고, 여행 가고 싶다고 하면 같이 가주고, 뭘 하고 싶다고 하면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남자, 그런 남자가 완선이를 행복하게 해줄 것 같아요.”
현재 그에게는 하기로 예정된 ‘소개팅’이 세건이나 밀려 있다. 나이가 드니까 여자를 만나는 것도 망설여지고 겁이 나 요즘은 선이나 소개팅을 통해서 여자를 만나려고 하는데 그동안 만났던 여자 가운데 나이가 28세에서 31세의 여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김완선과 연인'소문 나돈 이창훈

나이가 드니까 이제는 선이나 소개팅을 통해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한다.


“저는 일하는 여자가 좋아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적인 여자, 똑똑한 여자들이 아이 교육도 잘 시키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드니까 저도 이상형이 바뀐 셈이죠. 철 없을 때는 어린 친구들이 좋았어요. 솔직히 지금도 마음 같아서는 저와 결혼할 여자가 20대라서 20대에 아이를 낳았으면 좋겠지만, 이제는 제 나이도 있고 하니까 그런 말하면 욕 먹겠죠(웃음).”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그간 선도 보고 소개팅도 많이 했지만 마음에 쏙 드는 여자를 만나지는 못했다고 한다. 현재 사귀는 여자가 없고, 연애를 안한 지 3년이 된다고 고백한다. 그 말 끝에 조금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이제는 연애가 하고 싶어요. 제가 남자다 보니까 가끔 솔직히 여자가 그리울 때도 있는데 그럴 때면 저는 술을 마셔요. 술을 진탕 마시고 나면 취해서 여자 생각이 안 나거든요. 물론 그 다음날은 너무 괴롭지만 그때는 운동으로 숙취를 풀죠. 운동을 할 때도 저는 하루에 몰아서 하는 타입이에요. 술 마신 다음날이면 낮 12시쯤 일어나서 2시간 정도 골프를 치고 헬스클럽에 가서 3시간 정도 운동을 하는데 그러면 몸이 풀려요.”
아직 결혼을 안해서 외로움도 많이 느끼지만, 그러나 혼자 산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다는 것. 그때마다 혼자 사는 남자의 ‘기쁨’을 느낀다고 털어놓는다.
이창훈은 김완선과 열애설이 보도된 뒤 김완선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스포츠지에 열애설 기사가 난 날, 그가 일본 여행을 가서 김완선 혼자 일일이 사람들한테 해명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완선이 많이 속상해했다고 한다. 그는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 나이에 1면에 기사가 실린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그건 아직도 건재하다는 뜻”이라고 위로를 해주었다.
“‘야인시대‘ 1부가 끝난 뒤로 쉬고 있는 중이에요. 운동도 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스킨케어도 받고 있죠. 예전에는 몰랐는데 나이가 드니까 저도 얼굴을 관리해야겠더라고요. 연기자는 연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관리도 중요하잖아요.”
이창훈은 드라마나 영화를 하더라도 올해나 내년까지는 멜로물보다는 터프한 역할을 할 생각이다. 요즘은 느와르 영화를 많이 보면서 연기공부도 하고 있다는데 그 말 끝에 또 “하하핫” 화통한 웃음을 터뜨린다.
나이가 들수록 ‘멋’을 아는 남자, 이제는 인기나 돈에 연연해하지 않고 연기를 잘하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이창훈의 모습에서 또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그렇게 삶의 지혜를 터득해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여성동아 2003년 5월 4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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