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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영화 감독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만든 에로비디오 감독 봉만대의 섹스 이야기

“초등학교 때 성에 눈 뜨기 시작해 지금도 애인과 ‘맛있는 섹스’ 즐겨요”

■ 기획·최호열 기자 ■ 글·김순희 ■ 사진·최문갑 기자

입력 2003.05.07 13:06:00

오는 6월 개봉하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을 통해 에로비디오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충무로에 진출, 화제를 모은 봉만대 감독. 그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자신의 섹스관 & ‘맛있는 섹스’ 체험.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만든 에로비디오 감독 봉만대의 섹스 이야기

영화배우가 아닌 영화감독이 영화를 위해 ‘홀딱’ 벗었다. 에로비디오 감독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극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봉만대 감독(33)이 그 주인공. 지난해 11월에 열린 부산영화제 기간에 배포된 영화 홍보지를 받은 관객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영화홍보를 위해 감독이 ‘전라의 몸’을 공개하는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에로영화 감독이 벗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면 안되죠. 그것을 본 주변사람들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어요. 팸플릿을 본 애인은 ‘뱃살 좀 빼야겠네’ 하며 씨익 웃더군요. 에로감독이 벗었다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요?”
봉만대 감독은 자신이 에로비디오 감독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가 ‘막 나가는’ 에로감독이 아님은 그동안 연출한 15편의 에로비디오를 보면 알 수 있다. 99년 한일 합작으로 만든 ‘도쿄 섹스피아‘를 통해 에로비디오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성인들의 은밀한 ‘오락거리’로 치부되던 에로비디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꾼 주역으로 손꼽힌다.
90년 이원승 주연의 어린이영화 ‘돌아온 손오공‘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발을 내디딘 그는 노골적인 성행위로 말초신경을 자극했던 기존 에로비디오의 형식을 탈피해 새로운 드라마와 다양한 캐릭터를 창출하며 에로비디오의 변화와 발전을 꾀했다. 그는 획기적인 영상과 탄탄한 스토리, 풍부한 영화적 시도로 에로비디오 감독으로 드물게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며 단순한 성적 도구로 여겨지던 에로비디오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에로영화 보러 극장 월담하다 죽도록 혼나기도
“에로비디오 연출 제의를 받은 후 ‘이 바닥에서 제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제가 잘하고, 잘 아는 것은 ‘섹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분야의 전문감독이 돼야겠다고 맘먹었어요. 에로물에 애정을 느끼고 뛰어든 것은 ‘사람은 벗으면 솔직해진다’는 생각이 마음 밑바닥에 깔려있어서죠. 섹스를 하는 순간에는 슬픔이나 다툼이 아닌 ‘맛있는’ 즐거움이 떠오르잖아요. 거짓 없는 인간의 본성을 그려보고 싶었던 거죠.”
그는 어렸을 때부터 성에 관한 관심이 남달랐던 모양이다. ‘무릎과 무릎 사이‘ ‘뽕‘ 등은 그가 초등학교 때 본 영화들로 아직까지도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작품들이라고 한다. 또한 일찍부터 ‘소녀경‘ 같은 고전과 ‘부부클리닉‘ 같은 실용서적을 두루 섭렵했기에 ‘에로’에 대한 특별한 거부감은 없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극장 근처의 식당에서 일을 했어요. 극장에 배달가는 어머니를 따라 물주전자 들고 쫄랑쫄랑 따라 들어갔다가 죽치고 앉아서 ‘빨간’ 영화를 봤죠. 별 다른 느낌은 없었어요. 마땅히 놀 데도 없었고 시간을 죽이기에는 그만이었거든요. 초등학교 5학년 때는 한창 에로영화를 보는 데 재미를 붙여서 다른 극장에 월담을 하다가 들켜서 학교 선생님께 죽도록 혼난 적도 있었어요. 하여간 그런 영화들이 재미있었어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만든 에로비디오 감독 봉만대의 섹스 이야기

영화 '맛있는 섹스…'의 여주인공 김서형과 봉만대 감독.


그는 “‘아파바‘ ‘고자질‘ ‘딴따라‘ 등 자신이 연출한 작품의 대부분은 자신의 성적 경험이 모티프가 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딴따라‘에 묘사된 두 남자와 한 여자가 누워있는 방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행위 장면은 고등학교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그런 경험이 두번 있었죠. 한방에서 두명의 남자와 한명의 여자가 잠을 잘 기회가 있었어요. 왼쪽에는 남자친구가, 오른쪽에는 여자친구가 누워있었죠. 친구가 잠들면 여자친구에게 접근하려고 맘먹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왼쪽에 누워있는 ‘남자’와 예전에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기분이 나쁘잖아요. 그래서 섹스를 하지 않았어요. 또 한번은 여동생과 함께 쓰는 자취방에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잔 적이 있어요. 이땐 시도하기도 전에 사정을 하고 말았어요(웃음).”
그의 말은 꾸밈이 없고 솔직하다. 어떤 질문을 던져도 쭈뼛거림이 없이 풀린 실타래처럼 술술 내뱉는다. 영화든 개인적인 이야기든 어떤 것을 물어도 전부 답변을 하겠다는 눈빛이다.
“첫 섹스요? 고등학교 2학년 때 광주 대인동에 있는 사창가에서 5천원 주고 했어요. 그땐 5천원이었는데…, 너무 값싼 여자와 했나?(웃음) 원래는 여자친구와 어떻게 해보려고 했는데, 제 친구와 이미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배신당한 아픔을 풀기 위해 충동적으로 갔던 거예요. 첫 섹스가 주는 느낌은 뭐랄까. 제 것이 ‘남의 것’으로 처음으로 들어간 순간이잖아요. 자위행위를 통해 사정을 하다가 ‘남의 것’으로 들어가니까 기분이 좀 묘했다는 기억밖에 안 나요.”
촬영 전 배우들과 1대1로 만나 섹스에 대한 생각 솔직하게 나눠
중학교 2학년 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본능에 의해 자위행위를 하게 됐다는 봉감독은 영화이론이나 실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영상에 대한 감각과 철학은 모두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쳐가면서 얻어냈다.
그가 무대를 찾고 배우를 꿈꾼 건 “너, 얼굴을 보니 배우해도 되겠다”는 친구 애인이 던진 한마디 때문이었다. 뜻밖의 칭찬을 들은 그는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극단 ‘드라마 스튜디오’ 단원으로 활동하며 연예계 진출을 꿈꿨다.
“연극을 공부한 친구들과 같이 동랑연극제에도 참가해봤고, 88년엔 진주 개천예술제에서 ‘방황하는 별들‘로 연기상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서울에 올라와서 연기학원에 등록하고 연예계 진출을 모색하기도 했죠. 그런데 배우가 되는 게 그리 쉽지 않더라고요. 어느 날 전자대리점의 캠코더에 찍힌 제 얼굴을 보니까 아무래도 배우가 될 얼굴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지만 배우의 꿈을 접었어요.”
그와 함께 에로비디오 작업을 한 연기자들은 한결같이 봉감독만의 독특한 ‘오디션’을 잊지 못한다. 그는 공개 오디션 대신 1대1 만남을 선호한다. 배우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위함이다. 봉감독은 오디션에서 배우에게 섹스에 관해 시시콜콜한 것까지 빠짐없이 물어본다. ‘섹스를 한 경험이 있는가’ ‘섹스를 할 때 재미가 있는가’ ‘섹스를 어떤 방법으로 하는가’ 등등. 이런 질문은 여배우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에로를 찍으려면 우선 감독과 배우가 허물이 없어야 해요. 배우가 100% 벗어야 하는 작업이어서 상대방의 연기관이나 섹스관에 대해 잘 알아야 편안한 상태에서 일을 할 수 있죠. 오디션 때 제 성적 경험도 허물없이 털어놓아요. 그래야 상대방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을 드러내거든요. 오디션에서 주고받은 교감이 영화를 찍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만든 에로비디오 감독 봉만대의 섹스 이야기

봉감독은 에로비디오를 찍을 때도 마니아가 있을 정도였다.


봉감독은 자신이 ‘애로(愛路)’감독으로 불리길 원한다. 그가 에로를 만드는 목적은 해보고 싶은 ‘야릇한’ 섹스 체위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해보고 싶은 사랑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영화 ‘맛있는 섹스…‘는 그가 미처 하지 못했던, 맨 처음 하고 싶었던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자, 남성 위주의 섹스 일변도인 세태에 ‘일침’을 가하기 위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섹스를 하는 도중에 ‘너만 좋으면 다야?’라는 말을 해요. 그동안의 섹스물은 남성들이 즐기는 부분이 많이 등장하는 영화들이었어요. 대부분 ‘남자만 좋고 마는’ 섹스를 그렸던 거죠. 그렇다고 ‘맛있는 섹스…‘는 ‘어떻게 하면 여성이 즐거운 섹스를 할 수 있느냐’에 관한 영화는 아니에요. 남성과 여성이 함께 ‘즐기는’ 섹스여야 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는데 관객들의 평가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그는 이 영화에서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면서 나누는 거친 숨소리와 가늘게 떨리는 신음소리, 몸과 몸이 맞닿는 질펀한 소리까지 포착해내며 기존의 에로영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생생한 자극을 전달하려고 안간힘을 썼다고 한다.
“영화 속 여주인공은 남자의 몸을 알아가면서 친밀감을 느끼고 남자주인공은 여자의 몸을 알게 되면서 점점 섹스가 지루해지기 시작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섹스는 물리지 않는 ‘밥’ 같은 섹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반찬은 때에 따라서 아무리 맛있어도 질리기도 하지만 밥은 그렇지 않잖아요. 밥 같은 섹스를 하려면 ‘맛있게’ 섹스를 해야죠.”

예비 장인과 찜질방에 앉아 섹스 주제로 토론하기도
봉감독은 현재 6년째 사귀고 있는 애인이 있다. CF촬영장에서 만난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애인’과의 실제 섹스는 자신의 영화 제목인 ‘맛있는 섹스’에 얼마나 근접할까. 그는 이 질문에도 거침없이 대답을 한다.
“아주 맛있어요(웃음). 애인도 아주 만족해하고요. 오럴을 통해 적극적으로 애무를 주고받으며 상대방의 성감대를 ‘제대로’ 자극해요. 섹스를 할 때 남자가 애무하는 게 서툴거나 성감대를 잘 모르는 것 같으면 여자가 남자의 손을 가만히 끌어다가 원하는 부위에 올려놓을 줄도 알아야 맛있는 섹스를 할 수 있어요. 이를테면 여자가 섹스 도중에 ‘가슴을 애무해 줘’라고 말하는 것 보다 남자의 손을 이끌어 가슴에 갖다대는 것이 더 자극적인 행위라는 거죠.”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만든 에로비디오 감독 봉만대의 섹스 이야기

‘맛있는 섹스’를 하려면 오감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봉감독.


“맛있는 섹스를 하려면 오감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봉감독은 “섹스할 때 두 남녀가 흥분된 상태에서 느끼는 순간의 떨림과 섹스를 마친 후 느끼는 잔잔한 울림까지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유분방하고 지저분한 섹스는 사절한다”고 한다.
“에로비디오를 보면 2대1이나 2대2 등 난잡한 그룹섹스가 곧잘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섹스는 싫어해요. 제 영화에는 ‘추한 모습’의 정사신은 없어요. 섹스는 사랑하는 사람과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믿거든요. ‘맛있는 섹스…‘의 대사 중에 ‘섹스는 한번에 한명씩 하는 거야’라는 대사가 나와요. 전 그 대사에 충실하면서 살고 있어요. 결혼을 약속한 애인과만 6년째 섹스를 하고 있으니까요.”
봉감독은 인터뷰중에 “남자가 사정을 할 때, 그리고 여자가 오르가슴에 오를 때 눈을 감지 말고 상대방을 쳐다보면서 섹스를 해보라”는 ‘이색제안’을 했다. “눈을 뜨고 상대방을 보면서 ‘절정’을 맞이할 때 섹스의 맛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정에 이를 때 눈을 감잖아요. 하지만 오르가슴에 오를 당시의 눈빛에는 ‘진실’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눈을 감고 느꼈을 때와는 다른 묘한 흥분에 사로잡히게 되죠. 그런데 왜 절정의 순간에 눈을 감는지 모르겠어요. 전 비 오는 날 성적욕구가 강하게 일어요. 이슬비말고 우박만한 굵기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 그런 날은 섹스를 하고 싶어요. 반대로 밝은 날은 죽어도 하기 싫어요.”
에로배우 감독으로 데뷔하면서 애인을 자신이 일하고 있는 연출부로 ‘끌어들인’ 봉감독은 ‘예비 장인’과도 마주 앉아 터놓고 섹스에 관한 대화를 나눌 뿐만 아니라 찜질방에도 함께 다니면서 서로의 ‘섹스관’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사위와 장인이 섹스 얘기를 하는 집안도 드물 겁니다. 성에 대해서 한마디로 ‘깬’ 분들이에요. 제가 에로감독이지만 일은 일일 뿐이지 사생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시죠. 이번 영화가 극장에 개봉되면 장인어른이 저 몰래 오셔서 보지 않을까 싶네요. 글쎄 보시고 나서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해요.”
따라 하기 힘든 체위와 작위적인 신음소리로 상징되던 에로비디오 업계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고수해 고집 있는 감독으로 명성을 날렸던 봉만대 감독. 그의 솔직담백한 ‘성격’이 그의 첫 장편영화 ‘맛있는 섹스…‘에서 섹스를 어떻게 요리했을지 궁금하다.

여성동아 2003년 5월 4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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