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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인생 고백

자신의 이혼 경험 통해 부부 해결사 자청하고 나선 코미디언 김형곤

■ 글·이영래 기자(laely@donga.com)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3.04.15 13:28:00

다이어트 회사를 운영하다 잇딴 구설수에 올라 물의를 일으켰던 코미디언 김형곤이 자숙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재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학로에서 1인 코미디극 '아담과 이브'를 통해 관객과 직접 만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그는 최근 자신의 이혼 경험을 솔직히 토로하며 부부문제 해결사로 나서 화제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자신의 이혼 경험 통해 부부 해결사 자청하고 나선 코미디언 김형곤

코미디언 김형곤(43)이 3월부터 방송활동을 재개, 재기의 도약을 하고 있다. 지난 88년 ‘유머 1번지‘의 ‘회장님 회장님’으로 톱스타 반열에 들어선 이후, 풍만한 몸매와 귀여운 얼굴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던 그는 40줄에 들어서면서 여러 가지 인생의 시련을 겪으며 한동안 주춤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의 아픔을 겪었고, 그 직후 그는 이혼이라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이런 개인사의 아픔까지도 “살 빼는 데는 선거만한 게 없더라, 이혼 안하려면 살부터 빼라”며 코미디로 승화시켰던 그지만, 의욕적으로 시작한 경인방송의 ‘김형곤쇼‘까지 방송 4주 만에 퇴출 명령을 받자 결국 휘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고난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최고 120kg에 육박하던 몸무게를 90kg대로 빼며 다이어트 스타로 거듭났던 그는 새로운 관재수와 구설수에 휘말렸다. 그런 의미에서 2002년은 그에겐 악몽 같은 한해였다. 그는 지난해 한 다이어트 식품 회사의 광고에 출연했다가 허위광고 혐의로 몇백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또 직접 다이어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후배 코미디언 심현섭과 강남영에게 각각 초상권 침해와 광고 출연료 미지급 등을 이유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터져나왔어요. 광고에 출연한 게 문제가 된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현섭이(코미디언 심현섭) 건은 오해 때문에 비롯된 겁니다. 사실 현섭이하고 저하고 구두로 약속을 했어요. 개인적으로 도와준다는 얘기였는데, 그걸 믿고 제가 현섭이 사진을 광고에 쓴 거죠. 그걸 ‘소속사가 엄연히 있는데 너희들끼리 개인적으로 그렇게 일을 처리하면 되느냐’면서 소속사가 문제를 삼은 거죠. 나중에 소속사 사장하고 얘기가 잘 돼서 원만히 마무리가 됐어요.”
후배 코미디언 강남영의 소송건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약속한 광고 출연료를 안 준 게 아니라 어음으로 줬는데 ‘어음 깡(어음할인)’이 안된다며 소송을 해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를 하는 상황까지 갔었다. 문제될 게 없는 일이 문제가 됐다며 그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지금은 어음 만기가 돼 돈도 다 찾아간 상황이라고 했다.
“그간 여러가지로 힘들어서 사실 작년에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이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는 건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있었고…. ‘그래도 이렇게 끝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더 강했죠. 영원히 코미디언으로 늙어가는 제 자신을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대학로에서 공연을 시작한 겁니다. 처음엔 사람들이 안 올까봐 걱정도 많이 되더라고요. 관객이 없으면 창피하니까 나중에 핑계거리라도 만들어놓아야겠다 싶어서 입장료를 일부러 비싸게 했죠(웃음).”
대학로 까망소극장에서 공연된 그의 스탠딩 코미디극 ‘아담과 이브‘는 2만5천원이라는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 그의 걱정과는 달리 연일 만원 사례를 이루었다. 그는 관객들의 지지와 호응 덕에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자신의 이혼 경험 통해 부부 해결사 자청하고 나선 코미디언 김형곤

그의 스탠딩 코미디극 '여부가 있겠습니까'와 '얘들은 가' 실황 테이프는 그간 1백만개 이상 팔렸다. 공연 수익금과 테이프 판매 수익금은 모두 백혈병·소아암 어린이 돕기에 쓰인다.


“제가 이혼하고 났더니, 주변에 이혼한 친구들만 모이더라고요. 끼리끼리 논다더니 그래서 그러나봐요(웃음). 친구들하고 얘기하다가 문득 아픔을 겪은 내가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면 어떨까 싶어 기획한 공연이었어요. 부부 문제를 이렇게 해결해보면 어떨까, 하고 나름대로 고민도 많이 하고, 자료도 많이 찾았죠. 공연 끝나고 재밌기도 하지만 참 유익했다고 말해주시는 관객들이 제일 고마워요.”
스탠딩 코미디극은 이번이 세번째다. 그는 “나에겐 스탠딩 코미디라는 나만의 영역이 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사실 그는 99년 ‘여부가 있겠습니까‘, 2001년 ‘애들은 가‘를 통해 스탠딩 코미디라는 장르를 국내에 정착시킨 장본인이다. 그간 그의 공연실황을 담은 테이프 또한 1백만개 이상이 팔렸다. 그가 ‘독보적인 존재’임을 과시하는 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는 셈이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이거예요. 이혼이란 거 자식을 생각하면 정말 해서는 안되는 거다, 라는 거. 이제 아홉살이 된 도헌이는 영국 런던에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이혼하면서 이혼 사실을 숨기려고 보낸 건데, 이제는 아마 알겠죠. 우리 애가 그래요. 소원이 있는데 엄마하고 아빠하고 같이 왔으면 좋겠다고…. 아직 그 소원을 들어준 적이 없네요.”
“부인과 재결합할 의사는 없냐”고 묻자 그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나이 40줄에 들어서면서 겪은 수많은 시련 중에 가장 큰 것은 역시 가정사의 아픔이다. 그는 후배 코미디언과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나이를 먹으면 그런 것 가지고 누굴 미워하진 않는다”며 웃었지만, 아들 이야기를 할 때는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앞으로도 제가 살아온 대로 살아갈 거예요. 늘 새로운 걸 하는 게 좋아요. 실패하건 성공하건 수업료 내고 배우는 거라고 생각해요.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하고 재밌게 산다면 빈민굴에서 살더라도 의미 있는 삶 아닐까요? 돈이요? 없어요. 전 많이 벌고 많이 까먹었어요. 3년 전에 제가 세무조사를 1백일간 받았어요. 그 정도 되면 아는 사람들은 알 거예요. 가지고 있던 건물을 팔았으니까….”
40대에 이르러 그는 수많은 고난을 겪었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해왔다는 데 만족한다고 했다. ‘공포의 생삼겹살’ 사업이 그랬고, ‘하하호호’라는 게이쇼도 그랬다.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지만, 늘 무엇인가 도전하는 데 인생의 묘미를 느낀다고 했다.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거요? 정치예요. 그냥 제가 하면 국민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국회의원이 3백명이나 되는데 저 같은 사람 하나 있어도 좋지 않겠어요?(웃음) 사실은요, 전 국회의원을 고발하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는 여전히 정치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돈 안 들이는 선거’를 표방하고 자전거 유세를 펼쳤던 그는 낙선 이후 “당선되려면 몇십억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푸념을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코미디언답게 정치에 대한 자신의 꿈도 농담처럼 풀어놓는다.
“돈 생기면 한다고요, 돈 생기면! 에이, 로또나 맞지!”

여성동아 2003년 4월 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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