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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부유층에서 중산층까지 확산되고 있는 해외원정 출산

■ 글·최희정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3.04.10 14:07:00

최근 들어 조기유학이 급증하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해외원정출산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서 과도한 사교육비를 들이느니 차라리 조기유학을 보내는 것이 낫고, 만만치 않은 조기교육비을 감안할 때 아예 미국시민권을 따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해외원정출산을 택하는 것.
그 실태와 문제점을 알아보았다.
일부 부유층에서 중산층까지 확산되고 있는 해외원정 출산

해외원정 출산 붐이 일면서 최근 임신부들을 위한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도 생겼다.


맞벌이 주부인 최인숙(가명, 32세, 서울 서초구)씨는 임신 9개월이 되었을 때 미국에 가서 아이를 출산했다. 최씨는 “미국시민권만 있으면 아이의 미국 유학이 유리한데다 아들일 경우 군복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다소 무리인 듯 싶었지만 2천만원 가량 들여 해외출산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얼마전부터 이중국적을 얻기 위해 미국으로 원정출산을 떠나는 임신부들이 늘고 있다. 불과 몇해 전만 해도 원정출산은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 정도로 인식돼왔지만, 지금은 중산층에게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해외원정출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제로 해외출산을 하는 임신부들이 많아지면서, 한국 임신부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펴는 미국 산부인과 병원이 있는가 하면, 출산에서 산후조리까지 모든 것을 알아서 대행해주는 업체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국내 여행사들도 해외원정출산 임신부들을 위한 관광상품을 내놓고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병원과 산후조리원을 연계한 해외원정출산 패키지 상품을 내놓은 한 여행사는 “해외원정출산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 따갑지만 고객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고 하면서 앞으로 중산층들을 위해 비교적 저렴한 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임신부들이 굳이 미국에 가서 원정출산을 하는 이유는 미국이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속지주의는 자국 영토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시민권을 주는 제도로,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자동적으로 미국시민권을 갖게 된다. 괌도 미국령이기 때문에 괌에서 태어난 아이도 미국시민권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너나할것없이 임신부들이 미국에서 아이를 낳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태어날 2세들의 교육문제와 병역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사는 J씨도 “경제적인 여유만 있으면 미국이나 미국령인 괌에 가서 원정출산을 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일단 미국시민권을 따놓으면 아이가 미국 학교에도 진학하기가 쉽고 유학 가기도 좋다. 또 나중에 이민 가서 정착하기도 좋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또 아들의 경우,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만 18세가 되는 해 1월1일 이전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를 들기도 한다. 게다가 원정출산으로 낳은 아이는 21세 이후에는 가족을 초청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므로 가족 전체가 손쉽게 미국으로 이민을 갈 수 있도록 하는 교두보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한해 동안 원정출산을 하러 미국으로 가는 임신부만 5천여명. 한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의 1%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해외원정 출산 비용은 대략 2천만~3천만원선. 산후조리원이나 하숙집, 호텔 등에 따라 비용도 천차만별이다. 출산을 위해 적지 않은 외화가 유출되는 셈이다.
원정출산을 하러 가는 사람은 대부분 관광비자를 통해 들어가기 때문에 미국에 입국하는 데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현재 일반관광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은 보통 6개월. 임신부들은 보통 34주에서 36주 사이에 입국해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끝내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처럼 점점 늘어나는 해외원정출산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부상하고 있긴 하지만 정부의 법적 제재와 관리는 미흡한 실정이다. 아직까지 해외원정출산을 하러 가는 임신부들의 출국을 막을 뚜렷한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해외원정출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외원정출산을 떠나는 이들이 주장하는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과 지나친 입시경쟁 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남이 가니까 나도 간다’는 생각으로 해외원정출산 붐에 무분별하게 편승하는 사람들 또한 신중하게 처신하는 자세가 필요할 듯싶다.

여성동아 2003년 4월 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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