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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사랑과 이별

‘폭행 사건’ 36일 만에 협의 이혼한 이경실·손광기 이혼 과정 밀착 취재

■ 글·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일간스포츠 제공

입력 2003.04.08 09:59:00

개그우먼 이경실이 이혼했다. 지난 2월9일 남편 손광기씨에게 야구 방망이로 맞아 한밤중에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는 소동을 빚은 지 36일 만인 3월17일 법정 대리인인 김삼화 변호사를 통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사건 발생 후부터 “이혼하고 싶다”던 이경실과 “가정만은 지키고 싶다”며 평행선을 달리던 손광기씨가 ‘이혼’에 합의한 과정을 밀착 취재했다.
‘폭행 사건’ 36일 만에 협의 이혼한 이경실·손광기 이혼 과정 밀착 취재

갈비뼈 4주, 골반 6주 진단을 받았던 이경실은 당초 예상보다 빨리 퇴원해 현재 집에서 요양중이다.


지난 2월 ‘야구 방망이 폭행 사건’으로 부부간의 불화를 세상에 드러냈던 이경실(37) 손광기(37) 부부가 결국 남남이 됐다. 지난 3월17일 오후 양측 변호사가 만나 공동명의로 된 동부이촌동 집과 두 아이의 양육권은 이경실이 갖고, 부부가 함께 설립한 회사(미래페이)와 5천만원이 든 예금통장 등은 손광기씨가 갖기로 합의하면서 11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사건 발생 36일 만에 ‘이혼’으로 매듭짓기는 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처음부터 이혼의사를 밝혔던 이경실과 달리 남편 손광기씨는 폭행 혐의로 구속된 후에도 “아내 이경실을 사랑하며 가정만은 지키고 싶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손씨의 마음은 지난 3월12일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있었던 재판에서도 드러났다. 아내 이경실을 야구 방망이로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순순히 인정하면서도 “한달 동안 각방을 쓰고 오해가 쌓인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겪게 해서 아내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모든 건 아내를 사랑하는 방법이 잘못된 데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사과한다”며 “폭행으로 인한 이혼은 하고 싶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손씨는 이날 재판에서 ‘폭행 사건’의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가 사건 당일 이경실을 폭행한 것은 체포 과정에서 잠시 언급했던 대로 이경실의 남자문제를 의심했기 때문. 이경실이 사건 발생 3개월 전부터 옷을 야하게 입고 밤 늦게 다니는데다 자신을 피해서 전화를 받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손씨가 주목한 사람은 이경실과 몇달 전 방송 일로 알게 된 인테리어 업자 L씨. 올해 초까지 동부이촌동에서 일식집을 운영했던 그는 전화요금을 내러 용산전화국에 갔다 자신의 집 통화내역서를 뽑아봤는데 밤 늦은 시각에 이경실이 L씨와 자주 통화한 것으로 나오자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의혹을 갖게 됐다.
손씨는 지난달 체포당할 당시에도 이경실이 필리핀 여행을 떠난 사이에 L씨 부부를 만났을 때 “L씨의 부인이 나에게 집사람이 L씨의 휴대전화에 남긴 메시지를 보여줬다. ‘우리 사이를 남편이 의심하는 것 같으니 남편을 만나게 되면 그렇지 않다’고 설명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날이 추우니 옷을 따뜻하게 입으라’는 등 지극히 개인적인 메시지도 있었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하지만 손씨의 이런 주장에 대해서 당사자인 이경실이나 L씨 부부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태. 이경실측은 이경실에게 남자문제는 전혀 없었으며 손씨가 L씨를 만난 뒤 사과의 문자 메시지까지 보냈다고 밝혔다. 졸지에 남의 부부문제에 끼인 꼴이 된 L씨도 당시 전화 인터뷰에서 “이경실과는 지난해 11월경 방송 일로 알게 된 관계다. 손씨를 만난 자리에는 아내도 있었으며 손씨가 오해하는 것 같아 아내가 풀어줬다”고 말했다.
또한 손씨는 재판에서 이경실을 폭행한 것이 고의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간 언론에서는 방에 누워있던 이경실을 상대로 말 한마디 없이 야구 방망이로 내리친 것으로 보도했는데 사실 그간 쌓인 오해를 풀기 위해 대화를 시도하다 이경실이 거부하고 등을 돌린 채 침대에 눕자 순간적으로 무시당하는 같은 느낌이 들어 야구 방망이로 때렸다는 것이다.
아울러 언론 보도가 실제보다 과장됐다고 말했다. 이경실을 야구 방망이로 두번 때리고 경비실로 피신한 이경실의 복부를 한차례 가격한 적은 있으나 칼을 찾는다든지 경비실에서 수십 차례 구타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또한 92년 구타를 당해 고막이 터져 수술을 받은 적이 있으며 96년 역시 폭행을 당해 지금까지도 허리 디스크로 고생을 하고 있다는 이경실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중이염과 디스크 치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폭행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는 입장이었다.

‘폭행 사건’ 36일 만에 협의 이혼한 이경실·손광기 이혼 과정 밀착 취재

92년 결혼해 한창 행복하던 시절의 두사람 모습.


재판이 끝나고 그의 이런 주장들이 알려지면서 한때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기도 했다. 사실이 아닌 남자 문제를 다시 들고 나온 손씨에 대해 이경실측에서 분노를 표시한 것. 더욱이 이경실측에서 내놓은 합의내용도 손씨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협의 이혼의 가능성은 물 건너가는 듯했다.
당초 이경실측에서 내놓은 합의 조건은 공동명의로 된 4억원(시가 8억원) 상당의 동부이촌동 집을 이경실 소유로 명의 변경할 것, 이경실이 손씨의 사업자금으로 댄 2억1천만원을 돌려줄 것, 이경실이 3개월간 방송을 쉬게 된 보상금 1억5천만원을 포함해 치료비와 회복에 드는 경비,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금 2억7천만원 등을 지급할 것 등이었다. 아울러 1남1녀의 양육권을 줄 것, 명예훼손적 언동을 금할 것,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말 것 등을 요구했다.
한동안 팽팽히 맞섰던 이들의 입장은 두 사람이 한발씩 양보하면서 3월17일 전격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먼저 손씨가 양육권을 포기하고 동부이촌동 집을 넘겨주기로 하자 이경실이 다른 금전적인 보상을 포기하고 손씨가 원할 때는 언제든지 아이들을 보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으며 폭행 혐의로 기소된 손씨의 선처를 부탁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 탄원서가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 현재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손씨는 3월12일 재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받았으며 3월26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그는 당초 보석 신청을 할 수도 있었지만 “자숙의 시간을 갖고 싶다”며 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말 조기 퇴원해 집에서 요양중인 이경실은 3월31일부터 MBC ‘TV 특종 놀라운 세상‘의 녹화에 합류하며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상태. 그는 이혼 사실이 알려진 뒤 측근들에게 “내가 마음을 못 잡으면 아이들에게 신경을 못 쓸 거 같아 이혼을 서둘렀다. 지금도 마음이 수시로 변하지만 앞으로 일에 부대껴 살고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다보면 이번 일을 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85년 동국대 캠퍼스 커플로 만나 92년 결혼한 두 사람에게 18년 사랑에 종지부를 찍고 각자의 길을 가게 된 2003년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해로 기억될 듯싶다.

여성동아 2003년 4월 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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