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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이진성씨가 구속되면서 파경설 나돈 영화배우 이지은

“파경설이라고요? 남편은 사업가로 첫발을 내딛는 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인 걸요”

■ 기획·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글·조희숙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3.03.03 09:43:00

2000년 12월 전 인츠닷컴 대표 이진성씨와 결혼하면서 연기 활동을 중단했던 영화배우 이지은. 그가 3년간의 전업주부 생활을 끝내고 사업가로 변신했다.
서울 강남에 어린이 전문 미용실을 연 것. 지난해 남편 이씨가 공금횡령 혐의로 구속되면서 파경설에 시달리기도 했던 그가 이제야 들려주는 남편과의 불화설 진상 & 사업가로서의 각오.
남편 이진성씨가 구속되면서 파경설 나돈 영화배우 이지은

짙은 눈썹과 빨갛고 도톰한 입술이 매력적이었던 영화배우 이지은(32). 그가 얼마 전부터 영화배우 대신 ‘대표이사’로 직함을 바꿔달았다. 지난 2000년 12월 결혼 후 줄곧 육아와 가사에만 전념해오던 그가 최근 어린이 전문 미용실을 연 것.
“18개월 된 아들 호준이를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이 사업을 구상하게 됐어요. 제 아들이 좀 산만하고 장난도 심한 편이라 머리 한번 자르려면 진이 쏙 빠지거든요. 마땅한 어린이 전문 미용실이 없어서 그동안 단골 미용실에 데리고 다녔는데 매번 눈치도 보이고 미안해서 이럴 바엔 직접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난해 9월 처음 이 사업을 구상했다는 그는 올해 1월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40평 규모의 ‘지아모 헤어(jiamo.co.kr)’를 열었다. 사업가의 아내답게 그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초보 사업가인 그에게 남편 이진성씨(36)의 조언과 협조는 큰 힘이 되었다. 남편 이씨는 지난해말 그와 함께 일본의 유명한 어린이 전문 미용실을 둘러보기도 하고, 각종 인테리어 소품도 함께 구입하러 다니는 등 외조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소품이나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하나까지 직접 구입했어요. 자동차 모양의 의자를 사기 위해 동대문을 뒤지기도 했고요. 결국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따로 구입해 원하는 모양으로 조립했죠.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시설과 제품에는 아낌없이 투자했어요.”
그는 이번 사업을 준비하면서 자신이 주부이자 엄마라는 사실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떼쓰는 아이들을 위해 메이크업룸을 별도로 마련한 것이나 영아들을 위한 목욕실, 초등학생이 지루하지 않도록 마련해놓은 컴퓨터 게임시설도 모두 그의 아이디어. 특히 헤어나 목욕용품 일체도, 심한 아토피성 피부인 아들 때문에 쓰게 된 순수 천연 제품들로 구비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최근 사업가로 변신해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사실 그와 남편 이씨를 둘러싸고 별거설, 파경설 등 각종 소문이 난무했다. 그가 인츠닷컴 대표였던 벤처사업가 이진성씨와 결혼한 것은 2000년 12월.
“남편과 만난 지 꼭 1백일 만에 결혼했어요. 주변에서 너무 빠른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그만큼 남편에 대한 확신이 있었거든요. 지금도 그 믿음에 대해서는 후회해본 적 없어요.”
남편 수감생활 하는 동안 불공 드리고 적극 구명운동에 나서
남편 이씨는 성균관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근무하다 98년 독립해 엔터테인먼트 포털업체인 인츠닷컴을 설립한 벤처 1세대로, 한때 ‘우수 벤처기업가’상을 휩쓸기도 했던 유명 벤처사업가. 이씨는 자본금 5천만원에 6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회사를 2001년 말 사임하기 전까지 자본금 88억원에 1백2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유망 벤처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런 이씨의 사업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것은 결혼 이듬해인 2001년 9월경. 허니문 베이비였던 호준이가 태어날 무렵부터 이씨는 조금씩 자금난에 시달리게 되었다. 결국 이씨는 경영부진을 이유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사임 후 회사로부터 회사 명의로 수십억원을 대출받아 갚지 않았다는 공금횡령 혐의로 구속되면서 약 6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다.

남편 이진성씨가 구속되면서 파경설 나돈 영화배우 이지은

그는 장난꾸러기인 아들의 머리를 자를 때마다 곤욕을 치르다 직접 어린이 전문 미용실을 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제가 별거를 한다, 심지어 이혼했다는 글들이 올라온 것을 봤어요. 읽어보니까 나름대로 그럴 듯하더라고요(웃음). 제가 남편과 사이가 정말 나빴다면 아마 화가 났겠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니까 신경은 별로 안 써요. 그 일(남편의 구속)로 마음고생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건 남편에 대한 실망 때문이 아니라 자세한 내막을 일일이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남편 이씨가 구속되면서 ‘불화설’은 ‘별거설’ ‘파경설’로 확산됐다. 게다가 그가 결혼과 함께 활동을 중단하면서 그가 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둥, 이혼을 염두에 두고 살고 있는 잠원동의 빌라를 자신의 소유로 명의 변경했다는 둥 각종 루머가 나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의 잠원동 빌라는 결혼 전 친정어머니가 그의 명의로 구입해준 것이라고 해명한 그는 “결혼 전까지 연예계 생활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남편 문제는 지난해 9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음으로써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그는 공금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 “일이‘해결’되긴 했지만 억울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회사 경영부진에 대해서 대표가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남편이 따로 돈을 챙겨두었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얘기예요. 결혼하고 나서 남편한테 통장을 넘겨받았을 때도 남편은 회사로부터 꼬박꼬박 월급을 받고 있었고 월급통장에도 잔고가 거의 없었어요. 오죽하면 제가 남편과 친한 벤처사업가들을 만나면 제발 남편이 숨겨놓았다는 돈 좀 찾아달라고 우스갯소리를 한다니까요.”
평소 남편 이씨는 적극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으로 사람들이 많이 따르는 편이었다. 회사를 설립할 때도 그는 직원들에게 ‘아낌없이 퍼주는’ 편이라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식도 모두 직원들에게 나누어주었을 정도라고 한다.
“남편의 실수라면 너무 투명하게 운영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남편이 구속되었을 때 친하게 지내던 벤처사업가들이나 창업할 때 함께 고생했던 직원들이 직접 변호사를 통해 탄원서를 제출해주기도 한 걸요. 수감됐을 때도 남편은 오로지 직원들 걱정뿐이었어요.”
이씨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그는 헌신적으로 내조했다. 남편을 위해 불공을 드리고 변호사와 함께 남편의 구명운동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매주 남편을 면회하고 수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 위로했다.
난산으로 어렵게 낳은 아들 위해 끼니 때마다 이유식 만들어 먹인 열성 엄마
“다행히 저와 남편 모두 낙천적인 성격이라 쉽게 절망하는 편이 아니에요. 남편이 구속되었을 때 친정엄마가 ‘절대로 눈물 보이지 말라’고 당부하셨어요. ‘결혼 전에는 잘 몰랐는데 힘든 일을 잘 견디는 것을 보니 꼭 대성할 사람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큰 힘이 됐고요. 남편이 항상 떳떳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저도 잘 견딜 수 있었어요.”
그와 남편 이씨는 아들 호준이에 대한 사랑이 끔찍하다. 결혼 후 바로 아이를 임신한 그는 출산 후 그간 오로지 육아에만 전념해왔다. 입덧 한번 없이 임신 10개월을 보낸 그는 하루에 멜론 2통을 먹어치울 만큼 식욕이 왕성해 체중이 28kg이나 불기도 했다. 출산 당시 난산으로 아이의 오른쪽 눈에 ‘안검하수(눈꺼풀 처짐)’ 증상이 나타나는 것만 제외하면 호준이는 너무 씩씩해서 탈일 정도라고.
“제가 앞 이마가 튀어나오고 아랫입술이 도톰하거든요. 호준이를 임신했을 때 제발 그것만 닮지 않았으면 했는데 딱 그 두 가지만 닮았어요. 나머지는 남편을 그대로 빼닮았고요. 활달하고 잠시도 가만히 못 앉아 있는 성격은 정말 남편하고 똑같아요.”

남편 이진성씨가 구속되면서 파경설 나돈 영화배우 이지은

그는 18개월된 아들 호준이가 툭 튀어나온 이마와 아랫입술은 자신을,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성격은 남편을 닮았다고 말했다.


그는 털털한 성격이지만 육아문제에 관해서는 요모조모 따져보는 깐깐한 엄마다. 특히 남편을 닮아 심한 아토피성 피부인 아이 때문에 이유식 전문가가 되었을 정도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먹는 음식이 매우 중요한 질환. 그는 출산 후 백일까지 모유를 먹이고 깨끗한 유기농 야채만을 골라 끼니 때마다 정성스럽게 이유식을 만들어 먹였다고.
“아직 한번도 사탕이나 단맛 나는 요구르트를 주어본 적이 없어요. 어릴 때부터 신선한 야채죽으로 입맛을 들여놓은 탓인지 미각이 예민한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유기농이 아닌 일반 야채로 이유식을 만들어 줬더니 아예 입에도 안 대려고 하던 걸요.”
그는 아이의 먹을거리 외에는 사치하지 않는 실속파 엄마이기도 하다. 호준이의 배냇저고리를 제외하고 옷이나 장난감 대부분을 일가친척으로부터 물려받아 사용해왔다. 또한 생후 백일부터 매일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습관을 들였다고 한다.
“호준이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이 책이에요. 아침이면 남편이 보고 난 신문을 펼쳐두고 종알거리며 읽는 시늉을 내요. 아직 글자도 모르면서 신문을 끝까지 다 펼쳐보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지금이야 아이의 표정만 봐도 아이가 원하는 것을 척척 알아맞히는 만물박사가 됐지만 초보엄마 시절 그는 기저귀도 못 가는 ‘어설픈 엄마’였다. 그때마다 큰 도움이 됐던 사람은 물론 남편 이씨다.
“호준이가 백일이 될 때까지 남편이 기저귀를 갈아줬어요. 지금도 호준이 목욕은 남편 담당이에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저녁 8시면 들어와 호준이와 함께 목욕을 하거든요.”
그는 요즘 아침마다 호준이와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고 한다. 태어나서 한번도 엄마와 떨어진 적이 없는 호준이는 한시도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 그래서 그가 출근할 때면 그의 코트를 가지고 숨어버리거나 현관 앞에서 남편 이씨의 신발을 신고 따라가겠다고 떼쓰기 일쑤. 그럴 때마다 그는 바깥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겠노라 다짐한다고 한다.
요즘 남편 이씨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중이라고 한다. 남편은 자신의 재기에 앞서 먼저 사업을 시작한 아내의 뒤에서 기꺼이 조언자를 자청하고 나섰다. 그가 사업을 시작할 때도 남편 이씨는 그에게 “항상 진실하게 고객을 대하는 ‘진실 마케팅’을 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지아모란 知(알 지), 兒(아이 아), 母(어미 모)를 쓴 순수토종 브랜드예요. ‘아이와 엄마에 대해 잘 안다’는 뜻으로 남편과 함께 고심한 끝에 지었어요. 당분간 연기보다 비즈니스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 싶어요.”
결혼 후 찾아온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 이지은. “앞으로 지아모의 프랜차이즈 사업계획도 가지고 있다”는 그에게서 벌써부터 사업가의 냄새가 묻어났다.

여성동아 2003년 3월 4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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