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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행복한 사연

검사와 3년 열애 끝에 결혼하는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설수진

■ 기획·정지연 기자(alimi@donga.com) ■ 글·김선중 ■ 사진·최문갑 기자

2003. 02. 03

96년 미스코리아 선 출신 탤런트 설수진이 현직 검사인 박길배씨와 오는 2월22일 결혼한다. 춘천지검 원주지청에 근무하는 박검사는 서울대 법대 출신의 훤칠한 호남형. 결혼 후 공무원의 아내, 방송인으로서 더욱 책임감 있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설수진의 행복한 웨딩 스토리.

검사와 3년 열애 끝에 결혼하는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설수진

설수진은 박길배씨의 반듯한 성품에 호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탤런트 겸 MC로 맹활약중인 인기 방송인 설수진(29)이 2월22일 현직 검사와 웨딩마치를 울린다. 설수진은 96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당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당돌하게 포부를 밝혀 화제가 되었던 인물. 이처럼 적극적이고 거침없는 성격의 소유자인 그녀가 엘리트 집단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법조인과 결혼한다는 말에 주변 사람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공무원의 아내라는 신분이 얼마나 처신에 조심해야 하는 자리인지 잘 알고 있어요. 절대로 남편에게 누 끼치는 일 없도록 신경 쓸 거예요. 그 누구보다 내조 잘 하는 좋은 아내가 될 자신도 있고요.”
그가 예비신랑 박길배 검사를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1월1일. 평소 친분이 있던 언니의 소개로 만남을 가진 설수진은 박검사의 과묵함과 반듯한 성품에 호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바쁜 검사 생활을 하는 중에서도 한결같이 자신을 챙겨주고 배려해주는 모습에 여러 번 감동을 받았다는 그녀는 “골프와 스노보드도 모두 오빠에게 배웠다”며 박검사의 스포츠 실력까지 은근히 자랑했다.
“처음부터 결혼을 전제로 사귄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연스럽게 결혼을 염두에 두는 사이가 될 만큼 특별한 존재로 느껴지더군요. 워낙 오랫동안 사귀어서 그런지, 특별한 이벤트를 겸한 청혼을 받지는 못했어요. 오빠가 ‘사랑하는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는 말로 프러포즈를 대신했거든요. 오빠에 대한 존경과 믿음이 컸기 때문에 흔쾌히 승낙했지요.”
두 사람의 핑크빛 열애설은 1년 전부터 들려왔지만 설수진이나 가족들은 완강하게 그 사실을 부인해왔다. 그는 평소대로라면 솔직하고 화통한 성격의 소유자답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인정했겠지만 인생의 중대사인 결혼 문제만큼은 신중하고 싶었다고 했다. 설수진을 잘 아는 한 측근은 “두 사람 모두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라서인지 매우 반듯한 성품을 지녔고, 미남미녀라 무척 잘 어울린다. 요즘 젊은 사람들답지 않게 조심스럽고 예쁘게 교제를 해왔으며 아름다운 결실을 보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축하소감을 밝혔다.
설수진과 친자매인 99년 미스코리아 출신의 DJ 설수현(27)은 언니를 앞질러 지난해 12월23일 한독어패럴의 이창훈 대표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당시에도 그녀는 이미 박검사와의 사이에 결혼말이 오가고 있었는데 왜 동생이 먼저 결혼을 했는지 궁금해졌다.
“지난 가을부터 혼사 이야기는 있었어요. 그런데 동생도 같은 시기에 혼인날짜를 잡자는 얘기가 오가고 있었거든요. 사실 먼저 가고픈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자매가 한해에 같이 결혼하는 건 좋지 않다고 해서 제가 양보했어요. 게다가 작년이면 제 나이가 우리나이로 스물아홉인데, 아홉수는 좋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이 늦춰졌고, 해가 바뀌자마자 양가 부모님들이 길일을 잡으셔서 부랴부랴 날짜를 정했지요.”

검사와 3년 열애 끝에 결혼하는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설수진

요즘 두 사람은 주로 ‘전화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박검사가 서울 서부지검에 근무했던 1년 전까지만 해도 수시로 만나 영화도 보고 드라이브를 즐기며 여느 연인들처럼 데이트를 해왔으나, 박검사가 원주지청으로 근무지를 옮긴 다음엔 전화로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모든 연인들이 다 그렇듯이 헤어질 때가 가장 아쉽다는 설수진. 그는 “한달 후 결혼식을 올리면 이제는 아쉽게 헤어지지 않아도 되니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설수진은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신부수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혼집 인테리어 구상은 물론 요리 배우기까지 의욕적으로 나설 생각. 작년 말까지는 KBS 와 MBC 창사특집극 4부작 <너희가 나라를 아느냐>를 촬영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빠서 마음은 있었지만, 실천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결혼을 했다고 해서 방송일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신혼여행만 갔다 오면 곧바로 컴백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방송일에 대한 열의가 남다르다.
“여자 연예인이 결혼하고 나서 은퇴하는 일이 종종 있잖아요. 그건 시간과 재능의 낭비라고 생각해요. 지난 연말 결혼한 동생도 결혼 전과 마찬가지로 DJ 일을 계속하고 있거든요. 저 역시 미시 탤런트라는 말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연기자와 MC로 거듭나고 싶어요. 물론 쉽지는 않겠죠. 결혼 후 원주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을 해야 하니까요. 또 당분간 주말부부로 살아야 할 것 같은데, 그것도 각오하고 있어요.”
경원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설수진은 미스코리아가 된 직후인 97년부터 MC와 연기활동을 시작해 야무지게 방송활동을 해왔다. MBC 드라마 <당신 때문에><눈물이 보일까봐> KBS 일일극 <약속> 등에 출연했고, 이상벽 MC와 함께 KBS 의 공동진행을 맡기도 했다. 또 <고해>라는 영화에도 출연하는 등 팔방미인으로 활동해왔다. 결혼날짜를 잡은 지금도 출연 섭외를 여러 편 받아놓은 상태. 그는 봄부터 방송될 MBC 드라마가 차기 출연작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날짜만 잡아놨지, 아직 아무런 준비를 못해서 걱정이에요. 주례자와 축가를 부를 사람은 물론이고 5박6일 예정의 신혼여행지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예요. 지금부터 부지런히 준비해야죠. 결혼하고도 방송활동을 바로 할 생각이기 때문에 ‘2세 출산’은 당분간 미뤘지만, 조만간 오빠와 절 꼭 닮은 아이를 낳을 생각이에요.”
이들은 탤런트 윤유선·이성호씨(판사), 아나운서 황수경·최윤수씨(검사) 뒤를 이은 세번째 연예인과 법조인 커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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