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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결혼

사업가 윤기영씨와 극비리에 혼인신고한 이상아

“사람들에게 떳떳하고 딸에게 아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재혼 결정했어요”

■ 글·강은아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SBS 홍보실 제공

입력 2003.01.29 10:34:00

지난해 12월 탤런트 이상아가 40대 초반의 사업가 윤기영씨와 혼인신고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학원 동기생으로 만난 두 사람은 지난 2001년 말, 두번째 이혼으로 힘들어하는 이상아를 윤씨가 위로해주면서 급속히 가까워졌다고 한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세번째 결혼을 선택한 이상아의 인생고백.
사업가 윤기영씨와 극비리에 혼인신고한 이상아

지난해 12월31일 극비리에 혼인신고를 한 이상아와 윤기영씨는 충남 안면도에 2박3일간 다녀오는 것으로 신혼여행을 대신했다.


탤런트 이상아(31)가 지난 2002년 12월31일 혼인신고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상대는 그보다 11세가 많은 윤기영씨(42)로, 이혼을 한 뒤 홀로 지내온 중견 사업가다. 이상아는 남편 윤씨를 “지난 10년간 애니메이션 회사 대표이사로 근무해왔고, 몇 년 전에는 비디오 영상음반대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캐릭터 사업에 관심이 많아 캐릭터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01년. 두 사람은 경기대학교 대학원 통일안보외교학과 동기생으로 만나 동기생들과 어울려 수업 이후 가끔 식사를 하며 친분을 쌓았다. 물론 당시는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을 뿐 특별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런 두 사람이 결정적으로 가까워지게 된 것은 이상아가 2001년 12월 두번째 이혼을 하면서다.
“검찰청과 법원을 내 집 드나들 듯 들락거려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전 남편이 사업하다 빚을 많이 진 탓에 여러 가지로 문제가 복잡했거든요. 그런데 제 옆엔 엄마와 여자 형제(이상아는 딸만 셋인 집안의 둘째다)밖에 없잖아요. 그런 일을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까 너무 힘이 들었어요. 그때 오빠가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친오빠처럼 여기저기 같이 다녀주고 번거로운 일들을 처리해주고. 어떤 땐 친오빠같고, 어떤 때는 아빠같아서 자꾸 의지하게 되더라고요.”
이상아는 97년 12월 개그맨 김한석과 결혼했다 98년 12월 이혼했다. 그리고 2000년 4월 영화기획자 전철씨와 재혼했다. 만난 지 4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리고 딸을 낳으면서 잘사는 것처럼 보였던 이들 부부는 지난 2001년 8월부터 별거에 들어가 같은 해 12월 이혼했다.
윤씨의 도움으로 이혼 문제는 매듭지었지만, 당시 이상아는 전남편과 관련된 빚 문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고민 끝에 이상아는 숯불고기집을 운영해볼 생각을 했으나 이 또한 쉽지 않았다. 이런 그를 보다못한 윤씨가 그에게 양주바를 같이 운영해보자고 제안했고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결혼을 염두에 둔 진지한 관계’로 발전해갔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서초동에 양주바 ‘나인바’를 개업했다. 대표라고는 하지만, 이상아는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직접 바에 나와 손님들 테이블을 오가며 서빙까지 했다. 그리고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처음에는 딱 3일 하고 때려치우고 싶었어요. 죽어도 못하겠다 싶더라고요. 술 장사는 가장 마지막 장사라는데 내가 왜 이걸 지금 하고 있지, 하는 회의도 들고 별 생각이 다 드는 거예요. 제가 좋은 환경과 처지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하다보니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또 취객들 농담 받아칠 수준도 안되고…. 하지만 이제 술장사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은 다 벗어버렸어요. 오히려 새로운 일을 시도한다는 기쁨이랄까, 도전 의식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결혼 이후 이상아는 오히려 양주바 운영에 한결 재미를 붙인 듯 했다. 경쾌한 퍼머스타일의 짧은 단발머리를 헤어밴드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청바지에 티셔츠를 받쳐입은 그는 손님이 올 때마다 명함을 전하며 경쾌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손님이 오면 자리에 가서 인사를 하고 자리에 합석해 이런저런 대화를 함께 나누는 일이 제 일중의 하나예요. 이런 일은 밤낮이 바뀐 상태에서 생활해야 하는 점도 고되지만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을 수가 없다는 것도 문제예요. 저는 요새 하루 한끼밖에 못 먹어요. 여기 나오면 손님들 안주를 먹거나 몰래 숨어서 라면 끓여먹는 게 다죠. 저희 직원들은 일하느라 그나마 끓여놓은 라면 먹을 새도 없어요.”

사업가 윤기영씨와 극비리에 혼인신고한 이상아

윤기영씨는 이상아의 전 남편 전철씨가 운영하던 제빵회사의 대표이사로도 1년간 재직했다. 두 사람이 이 회사의 홍보이사와 대표이사로 같이 일하던 당시의 모습.


이제는 술을 권하는 손님의 술잔을 재치있게 거절할 줄도 알고, 단골 손님들을 ‘삼촌’이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돋우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에는 작은 향수 선물을 준비, 고객관리를 할만큼 적응이 됐다. 물론 아직도 힘들긴 하지만 자신의 등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자상한 남편, 그리고 귀여운 아이들 생각만 하면 힘들다는 생각이 싹 사라진다고 한다.
한편 그에게 처음 양주바를 같이 해보자고 제안한 남편 윤씨는 SBS 을 통해 “양주바 동업을 제안하기는 했지만 마음이 아프다. 안해본 일이니 힘들 거다. 처음 제안을 하기 전에 연기자로서 견디기 힘든 모욕을 당할 수도 있고 또 남자 손님들이 취중에 한 농담에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생에 대한 트레이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하자고 했다. 처음에 힘들어하던 그도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있어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그래도 가슴이 아프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어찌됐건 두 사람은 그렇게 양주바를 같이 운영하며 더욱 깊은 관계로 발전해갔다.
“흔히들 여자는 자신의 아빠같은 남자를 좋아하고 남자는 자기 엄마같은 여자를 선택한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예전의 저는 아빠와는 전혀 반대되는 친구같은 남자를 좋아했었어요. 결국 두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나서야 제가 진정으로 원했던 남자는 아빠같은 남편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11년의 나이차 덕분에 오히려 정신적으로 의지가 많이 되고 편안해요.”
하지만 양가 어른들과 가족들의 반대는 의외로 심했다. 만남 자체는 인정해 주었지만 결혼만큼은 달가와하지 않았다. 특히 6∼7개월간의 교제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그녀의 어머니는 어떤 시비를 걸어서라도 둘 사이를 떼어놓으려 했다. 세번째 결혼으로 딸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게 싫었고 혹시라도 또 잘못될까 두려웠던 탓이다. 어머니는 그에게 “두루 확인해보고 확신이 선 후에 결혼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는다”며 혼인신고부터 하려는 딸을 극구 만류했다. 그래도 그가 말을 듣지 않자 자신이 맡아 키우다시피 한 손녀딸을 더 이상 돌봐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을 인정해 주었다고.
한편 말이 이제 제법 또렷해진 세살바기 딸 단빈이는 윤씨를 아빠라고 부르며 친아빠처럼 따르고 있다. 윤씨는 전처와의 사이에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된 두 아들을 두었는데, 아이들이 아빠가 재혼했다는 사실에 적응할 동안 시댁에서 돌보기로 했다고. 하지만 그녀는 두 아들을 거저 얻었다고 자랑한다.
“저는 성격상 요조숙녀인 척, 얌전한 척하거나 내숭을 떨어본 적이 한번도 없어요.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다 내보이며 살아왔죠. 오빠를 나의 남자로 의지하게 되면서부터는 주변 사람들 앞에서도 같이 당당하게 만났고…. 하지만 결혼식은 안하더라도 혼인 신고만큼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공식적으로 부부라는 인증을 받음으로써 사람들에게도 더욱 떳떳하고 또 서로의 믿음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혼은 제 딸을 위해서도 필요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딸 셋, 이렇게 여자들끼리만 살다보니 무시당하고 상처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그래서 왜 집안에 갓 태어난 남자아이만 있어도 든든하다고 하잖아요. 제 딸은 그런 무시는 당하지 않게 키우고 싶어요. 남편, 아내, 아이들 이렇게 단란한 가족을 이루고 사는 것이 제 꿈이에요.”
두 사람은 혼인 신고를 하기 직전 그녀의 선친묘소를 찾아가 인사를 드렸고 윤씨는 그곳에서 지하의 장인에게 ‘제가 잘 지켜줄 테니 걱정마십시오. 잘 살겠습니다’라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성동아 2003년 2월 4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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