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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프리티 우먼

방송 통해 공개적으로 좋아하는 남자배우 있다고 밝힌 가수 이정현

“키 크고 잘생긴 그 남자, 끝까지 제 마음속에 담고 있을 거예요”

■ 기획·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글·김미선 ■ 사진·최문갑 기자

2003. 01. 14

작고 여리지만 무대 위에서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폭발적인 ‘끼’를 보여주는 가수 이정현. 최근 그가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좋아하는 남자배우가 있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영화배우 장동건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는데…. 늘 당당하고 솔직한 가수 이정현과의 리얼 토크.

방송 통해 공개적으로 좋아하는 남자배우 있다고 밝힌 가수 이정현

최근 4집 앨범 <아리아리>를 발표하고 섹시한 ‘야생녀’의 모습으로 돌아온 가수 이정현(23).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인 그가 지난 11월말 KBS <야! 한밤에> ‘新 진실 혹은 대담-저, 애인있어요’ 코너에 출연해 좋아하는 남자배우가 있다고 밝혀 화제다. 방송이 나가고 그 배우가 누구인지를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그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저도 사춘기 소녀처럼 좋아하는 대상이 있을 수 있잖아요. 우연히 술자리에서 그 배우를 만났는데 너무 괜찮았어요. 키 크고 잘생긴 데다 여자에게 배려도 많이 해주고 성격도 좋았어요. 하지만 사귈 생각은 없어요. 그 사람이 저를 좋아한다고 해도 잘생긴 사람은 부담스러워 못 만날 거 같아요. 그냥 지금처럼 바라만 보는 게 좋아요. 끝까지 제 마음속에 담고 있을 거고요.”
그가 상대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만난 적이 있고, 배우라고 고백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유력한 후보로 남경주, 김석훈, 장동건을 지목했다. 이 같은 추측은 그의 매니저가 한 스포츠신문 인터뷰에서 “이정현이 최근 만난 사람으로는 남경주, 김석훈, 장동건 등이 있다”고 밝힌 데서 비롯된 것.
하지만 남경주는 절친한 선후배 사이고, 김석훈은 현재 애인이 있다는 이유로 제외되면서 상대남자는 미남배우의 대명사 장동건으로 압축됐다. 게다가 그가 방송에서 첫사랑이 자신과 여덟살 차이가 난다고 말했는데 바로 장동건과 그는 여덟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정현은 그렇지 않다고 부정했다. 첫사랑은 가수로 데뷔하기 전인 19세 때 만났는데 여덟살 연상의 일반인이었다는 것.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사업상 6개월 정도 한국에 머물렀을 때 만난 사이라고 한다. 그는 당시 어린 마음에 세계를 무대로 뛰는 비즈니스맨이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남자친구 있어도 공인이라 못 밝혀
방송 통해 공개적으로 좋아하는 남자배우 있다고 밝힌 가수 이정현

그는 정열적인 무대 매너 때문에 ‘신들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상형은 일단 너무 잘생기면 부담스럽기 때문에 노! 평범하게 생긴 얼굴에 직업이 무엇이든 자기 일에 프로인 사람이 좋다고 한다. 또 매너 좋고 애교까지 많으면 금상첨화라고. 그는 지금 남자친구가 없지만 있어도 공인이기 때문에 못 밝힌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는 지금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 아닌 일이라고 한다. 최근 발표한 4집 앨범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 99년 1집 <와>로 국내에 테크노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그가 이번에 발표한 타이틀곡 <아리아리>는 테크노 음악에 전통 음악을 접목시킨 노래. 전통민요 <아리랑>의 후렴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그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틈틈이 가야금과 창도 배웠다. 가야금은 3개월 동안 배우면서 ‘진도아리랑’까지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제가 전통음악을 배우겠다고 국악인들에게 직접 연락하고, 찾아갔더니 그분들이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어린 친구가 찾아와서 배우려고 하니까 무척 좋아하셨어요. 특히 창은 국내 최고 유망주로 각광 받는 동갑내기에게 배웠는데 실력이 소름 끼칠 정도로 대단했어요. 덕분에 제 음감도 살아나서 앨범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는 이번 4집 앨범을 발표하면서부터 라이브 위주의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댄스가수가 라이브를 한다는 것은 달리면서 노래하는 것과 마찬가지. 그래서 그동안 일년에 한번씩 <이소라의 프로포즈>나 <수요예술무대> 등의 음악 프로를 통해 노래 실력을 선보였을 뿐, 대부분 화려한 의상과 안무로 이루어지는 무대 연출에 중점을 두고 공연해왔다.
“앞으로 라이브 위주로 활동할 생각이에요. 사실 <아리아리>가 다른 곡들에 비해 음을 맞추기가 어려운데 춤을 추면서도 라이브가 되더라고요. 아울러 음악적으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방송 통해 공개적으로 좋아하는 남자배우 있다고 밝힌 가수 이정현

그의 첫사랑은 19세 때 만난 여덟살 연상의 비즈니스맨이라고 한다.


1월부터는 국제무대로 활동영역을 넓혀 중국과 홍콩 등지에서 가수와 연기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그는 노래로 먼저 인기를 얻어 중국으로 진출한 보기 드문 케이스. 그는 그동안 특별히 중국에서 활동한 적이 없는데도 ‘와’와 ‘바꿔’ 두 곡이 인기차트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최근에는 6월부터 베이징TV에서 방영되는 20부작 드라마 <재생지여>의 여주인공으로 전격 캐스팅됐다.
사람들은 무대 위에서 정열적으로 노래하는 그의 모습을 두고 ‘신들렸다’는 표현을 주저하지 않는다. 처음에 그는 그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지만 데뷔곡 ‘와’의 한국적인 의상과 부채를 든 연출이 무당과 비슷하다는 소리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데뷔 초에는 신문기자들이 그가 사는 동네로 찾아와 “이정현의 어머니가 무당이 아니냐”면서 동네 사람들을 인터뷰해간 적도 있었다고.
강수연, 설경구, 송강호 등과 친해
그는 노래 못지않게 연기에 대한 애정도 크다. 96년 영화 <꽃잎>으로 데뷔한 그는 나이를 초월한 신들린 연기로 주목을 받았고 당시 그의 모습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15세의 어린 나이에 <꽃잎>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거머쥔 그는 이후 한동안 부진했다. 그러다 99년 가수로 데뷔하면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연기활동도 재개해 영화 <침향> <하피> 등과 드라마 <일곱개의 숟가락> <아름다운 날들> 등에 출연했다.
“<꽃잎>은 첫 영화이기도 하지만 제가 미쳤던 작품이에요. 역할도 약간 그랬지만요(웃음). 그런데 그후로는 제대로 된 영화를 만나지 못했어요. 시나리오가 20~30편 들어왔는데 거의 코미디였거든요. 물론 코미디도 좋아하지만 아직 코미디 연기에 자신이 없어요. <꽃잎>처럼 작품성 있고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어요.”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가 바라는 게 있다면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에 출연하는 것. 사실 남자배우 위주의 영화가 많은 게 한국영화계의 현실. 그래서 그는 신인 감독들이 여성영화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고, 아울러 스케일이 큰 SF 영화나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처럼 한국적인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한다.
“저의 최종적인 꿈은 영화감독이에요. 서른이 넘으면 멋있는 여자 감독이 되어서 한국을 알리는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취미로 쓰기 시작한 시나리오도 여러 편 되는걸요. 어렸을 때 꿈은 가수였는데 연기를 하면서 감독으로 바뀌었어요. 지금은 휴학중이지만 중앙대 영화학과 연출부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고, 학교는 어느 정도 활동이 여유로워지면 다시 다닐 생각이에요.”
다섯딸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부모로부터 독립해 자신의 코디를 담당하고 있는 셋째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대부분 딸 많은 집이 그렇지만 저희 부모님도 아들을 얻고 싶어 딸을 다섯이나 낳으셨어요. 아들이 뭔지, 딸이 훨씬 예쁜데…. 첫째 언니와는 열한살 차이가 나죠. 어렸을 때는 서로 ‘웬수’ 였는데 크고 보니까 너무 좋아요. 넷째 언니는 이번 앨범에 실린 노래 가운데 ‘날봐’라는 노래를 작곡했고, 다섯살배기 첫째 조카는 ‘고향의 봄’을 불렀어요.”
평소 중학교나 대학교때 사귄 친구들과 자주 어울린다는 그는 또래 연예인들과 별 친분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강수연, 설경구, 송강호 같은 나이 차가 많은 선배들과 친하다고.
“동료 남자 연예인들이 저를 무서워해요. 제가 성격도 무섭고 깐깐할 것 같은가 봐요. 근데 진짜 아니거든요. 오히려 배우 오빠들이나 일반 친구들은 저를 편안해하고 좋아해요. 저, 보기보다 여성스럽고 마음 약하고 애교도 많은 여자예요(웃음).”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그는 황소고집 때문에 매니저나 코디 등 주변 사람들이 피곤할 거라고 한다. 대신 한번 기획한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고.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임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한다.
노래할 때는 가수로, 연기할 때는 연기자로 불리고 싶다는 이정현. ‘불가능이란 없다’는 좌우명처럼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늘 도약하려고 애쓰는 그가 새해 더욱 멋진 활약을 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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