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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육아상식

자라면서 나타나는 아이 버릇의 유형&대처법

친구들과 자주 다투고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데…

■ 기획·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글·오영미 ■ 도움말·김희영

2003. 01. 09

아이들은 누구나 자라면서 이상한 버릇 한두 가지는 생기게 마련이다. 자아가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생후 6개월부터 만 4세까지 나타나는 버릇과 적절한 대처법을 알아보았다.

자라면서 나타나는 아이 버릇의 유형&대처법

경기도 군포시에 사는 강종애씨(30)는 출산 후 백일 무렵에 재취업을 했다. 아이는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가 번갈아 돌봤는데, 아이에게 갑자기 혀를 날름거리는 버릇이 생겼다. 그는 혹시 엄마가 늘 함께 있어주지 못해 아이에게 욕구불만이 생긴 것은 아닌가 하고 괴로워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퇴근을 하면 집안일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아이부터 안아주고 눈을 맞추며 놀아줬다. 그러면서 다행히 아이가 혀를 날름거리는 버릇이 없어졌다.
하지만 기뻐한 것도 잠시. 이번에는 손에 잡히는 물건은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는 버릇이 생겼다. 강씨는 결국 아동상담소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고 이 모든 버릇이 아이의 자아가 발달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도대체 아이들이 자라면서 나타나는 버릇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생후 6개월부터 첫돌 무렵
손에 잡히는 것은 무조건 입으로 빤다
태어나서 첫돌까지는 아이들의 몸과 두뇌가 가장 빠르게 발달되는 시기. 엄마 젖을 먹으면서 입으로 탐색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시작해 점점 보고 듣고 만지는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게 된다. 이때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면 더 자주 손가락을 빨 수 있다. 이는 만 4세까지 흔히 나타나는 버릇이다.
●이렇게 하세요
돌 무렵까지는 물건을 빠는 버릇이 흔히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위험한 물건은 가능한 한 아기 주변에서 치우고 입에 넣어도 문제가 없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건들만 둔다. 소리를 듣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면서 탐색하는 시기에 손가락을 반창고로 친친 감아두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소리나는 장난감이나 손가락 놀이를 통하여 감각 기관을 자극하고 욕구를 충족시켜 자연스럽게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이 시기면 “안돼!” 등의 간단한 말은 이해할 수 있으므로 아이가 위험하다고 생각될 때는 아이의 눈을 쳐다보고 단호하게 안된다고 말한다.
생후 13개월부터 24개월
장롱 안의 물건들을 몽땅 꺼내놓는다
이 시기는 외부세계의 여러가지 일에 흥미를 느끼고, 사물에 대해 왕성한 호기심을 갖는 때. 무엇이든지 자기가 직접 만져보고 느껴보아야 욕구가 충족된다. 그래서 장롱이나 서랍, 싱크대 안에 있는 물건들을 꺼내서 어지럽히고, 휴지통을 뒤져서 쓰레기를 다 쏟아놓는다. 가끔 짜증을 내기도 하는데 이는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아 보이는 행동이므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하세요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지나치게 막으면 오히려 아이의 학습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이것이 열등감과 공격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문제는 엄마의 일이 늘어난다는 것. 하지만 그 정도의 수고와 노력으로 아이의 호기심이 키워지고 인지가 발달한다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용해보자.
일단 위험한 것은 미리 치우고 아이가 하는 대로 그냥 내버려둔다. 아이의 손이 자주 가는 싱크대에는 플라스틱 그릇처럼 던져도 깨지지 않는 그릇을 넣어둔다. 지나치게 산만하다는 생각이 들면 장소를 제한해서 놀게 한다.
뭐든지 자기 것이라고 우긴다
이 시기는 나와 다른 사람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게 되면서 ‘내 것’이라는 소유의식이 분명해지는 때다. 또한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하게 돼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 자기 것이라고 우긴다. 이것은 자아가 성장한다는 증거다.
●이렇게 하세요
아이가 내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개념을 확실히 심어주어야 한다. 친구 집에서 놀고 난 후, 장난감을 가져오고 싶다고 말할 때는 야단을 치기보다 “친구가 네 것을 가지고 가면 너도 속상하지? 네가 이 장난감 가지고 가면 친구도 속상해할 거야. 친구 것이니까, 여기에 놓고 가자”라고 말하면서 친구의 입장을 헤아려보도록 설득한다.
만약 친구의 물건을 가지고 오거나, 친구가 놀다가 장난감을 놓고 갔을 때는 바로 아이와 함께 갖다 주고 온다.

자라면서 나타나는 아이 버릇의 유형&대처법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떼굴떼굴 구른다
이 시기 아이들은 아침마다 자기가 고른 옷을 입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가게 앞을 지나갈 때는 과자를 사달라고 조른다. 심지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바닥을 뒹굴며 떼를 쓴다. 자아가 발달하고 의사표현이 가능해지면서 좋고 싫은 것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세요
명령조의 말을 들으면 아이는 반발심이 일어서 무슨 말이든 ‘싫어!’라고 대답한다. 평소 명령을 하기보다는 허용범위 내에서 아이에게 선택권을 준다. 만약 절대로 안되는 일을 요구할 때는 단호하고 일관성 있는 행동으로 거절한다. 물론 안되는 이유를 분명히 설명해주어야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고집하는 아이는 좋아하는 옷을 입히도록 한다. 추운 겨울날, 여름옷을 입으면 춥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손톱을 물어뜯는다
이런 버릇은 일반적으로 심심함을 달래기 위한 놀이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심하게 나타나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없었는지 따져보도록 한다. 마음이 불안하거나 편애로 인해 상처받았을 때 이런 행동이 많이 나타난다.
●이렇게 하세요
손끝에 피부염이 생길 정도로 심하게 손톱을 물어뜯는 경우에는 어른이 돼서까지 지속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방법으로 고쳐주는 것이 좋다. 주로 언제 아이가 손톱을 물어뜯는지 살펴보고 아이가 혼자서 노는 시간을 줄인다. 물놀이, 모래놀이, 찰흙놀이, 밀가루 반죽 놀이 등은 불안한 정서를 자연스럽게 안정시켜준다.
만일 불안, 초조, 애정결핍 등 심리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나타나는 행동이라면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평소에도 늘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주고 스킨십도 자주 해주는 등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도록 노력한다.
만 3세에 나타나는 버릇
욕설과 비속어를 입에 달고 산다
화장실, 배설기관, 성기에 관한 말로 다른 아이들을 놀리거나 흉을 보며, 말을 할 때마다 욕설이나 비속어를 줄줄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이 있다.
이 시기의 특징은 언어발달이 빠르고 성기나 배설기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 두가지 특징이 결합하면서 갑자기 엄마를 당황하게 하는 말들을 장난스럽게 사용한다.
●이렇게 하세요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관심. 잔소리를 하거나 화를 내면 이것을 관심으로 느끼고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그러고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담담하고 단호한 태도로 눈짓을 하거나 “또 그런 말!” 하는 식으로 간단히 주의를 주고 넘어간다. 아이가 뜻도 모르고 사용할 때는 “이럴 때는 이런 말을 쓰는 것이 더 예쁜데”라는 식으로 긍정적인 언어표현을 유도해준다. 가족들이 고운 말을 쓰는 것이 생활화돼 있다면 친구들이 그런 말을 사용하더라도 막상 자신이 그런 말을 사용할 때는 어색함을 느껴 자연스럽게 사용하지 않는다.
친구와 늘 다툰다
“너랑 안 놀아” “우리집에 오지 마”라고 말하거나, 친구와 의견다툼이 있을 때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아이들이 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물건을 집어 던지기도 한다. 이것은 아직 감정 조절 능력이나 자기 통제 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렇게 하세요
친구들과 자주 어울릴수록 노는 방법에 익숙해지므로 엄마가 괴로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를 빼앗으면 안된다. 완전한 인격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참을성 있게 대처한다. 싸우더라도 크게 위험하지만 않다면 간섭하거나 야단치지 말고 그냥 지켜본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감정 조절 능력이나 자기 통제 능력이 발달할 수 있다.
친구에게 피해를 주었을 때는 반드시 사과하도록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 있는 태도. 피해를 입은 친구의 엄마가 있을 때는 오버해서 야단치고, 없을 때는 입으로만 ‘사과하라’고 말하면서 넘어가면 안된다. 친구들과의 놀이 과정 중에 규율을 지켜야 할 일을 잘 해냈을 경우에는 인정해주고 칭찬해준다. 장난감을 함께 가지고 노는 일, 순서를 기다리는 일 등은 이 시기에 몸에 익혀야 한다.

자라면서 나타나는 아이 버릇의 유형&대처법
자꾸 성기를 만진다
늘 손이 옷 속에 들어가 있고 성기를 만지며 노는 버릇을 보인다거나 심지어는 인형을 가지고 놀면서도 옷을 벗기고 성기를 만지고 노는 경우가 있다. 만 3세 이전의 아이들이 자신의 성기를 가지고 노는 것은 신체부위에 대한 호기심으로, 발달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만 4세가 될 때까지도 계속되거나, 그 이전이라도 빈도나 강도가 심하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세요
이 경우 역시 가장 먼저 보여야 할 태도는 무관심. 아이가 성기를 만지며 자위하는 것을 보고 놀라거나 야단을 치는 것은 오히려 죄책감을 발달시킬 수 있다. 아이들은 심심할 때 신체부위에 대한 탐색을 많이 한다. 그러므로 아이가 심심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최선책이다. 가능한 한 다른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준다.
또한 성기는 중요한 것이며 자주 만지면 위생상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만약 만 3~4세 이후에 갑자기 성기를 만지고 성행위를 묘사한다면 부모가 모르는 사이에 좋지 않은 일을 당하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한다.
만 4세에 나타나는 버릇
눈도 깜짝하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
전혀 죄책감이 없이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때다. 남을 속일 수 있는 행동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인지가 발달하고 사고과정이 복잡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일단은 아이가 많이 자랐기 때문이라고 이해한다. 아이들은 엄마에게 야단맞을 것이 두렵거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혹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이렇게 하세요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거짓말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내버려둘 수는 없다. 그러나 심하게 야단치면 죄책감을 갖게 할 수도 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면 스스로 정직하게 말하도록 상황을 유도한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똑 부러지게 야단을 치고 미리 약속한 벌을 받도록 한다.
거짓말과 관련된 동화책을 읽어줌으로써 거짓말을 하면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긴다고 말해준다. 아이가 자기 잘못을 정직하게 말하고 사과하는 것을 격려해주고, 고백을 시도한 것에 대해서 칭찬해준다. 또한 부모도 아이와의 관계에서 거짓말을 하지 말고, 약속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남의 물건을 몰래 가져온다
남의 물건을 가지고 오는 게 잘못된 행동인 줄은 알면서도 몰래 가지고 오는 경우가 있다. 누구 것인 줄 알면서도 주워서 그냥 들고 오기도 한다. 이것은 자신의 욕구나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나 도덕개념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니면 욕구불만의 표현이거나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는 행동일 수도 있다.
●이렇게 하세요
일단 부모는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된 배경이나 심리과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남의 물건을 허락 없이 가져오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차분히 설명해주고, 잃어버린 친구의 입장을 생각해보도록 한다. 그리고 스스로 잘못한 이유를 생각하도록 해주고, 아이가 직접 물건을 돌려주도록 한다. 이것은 스스로 잘못을 깨우치고 어떻게 사과하는지 가르치기 위한 것이지 수치심을 주려는 목적이 아니다.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이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고 올바른 도덕성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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