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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악몽의 재현

해외도박 혐의받은 주병진의 요즘 생활과 심경

■ 글·이영래 기자(laely@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3.01.09 10:55:00

연예인 해외 원정도박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남부지청은 지난 12월초 개그맨 주병진을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했다. 혐의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한 주병진은 엿새 후 기소전 보석으로 석방됐다. 혐의에 대한 그의 주장은 무엇이며, 현재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추적해보았다.
해외도박 혐의받은 주병진의 요즘 생활과 심경

여러 번에 걸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주병진(45)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그는 “나중에 재판 결과가 나오면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000년에 ‘여대생 성폭행 혐의’를 받고 구속되면서 세간의 화제에 올랐던 그는 2년 만에 또 한번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되는 불운을 겪었다.
지난 12월5일 서울지검 남부지청 형사5부(이중훈 부장검사)는 개그맨 주병진에 대해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주병진은 2001년 5월부터 7월까지 필리핀 H호텔 카지노에서 여섯 차례, 같은 해 11월 사이판의 모 호텔 카지노에서 두 차례 등 모두 8차례에 걸쳐 미화 1백25만달러(한화 15억여원) 상당의 돈을 가지고 ‘바카라’라는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2001년 3월 1심에서 여대생 강간 치상혐의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던 그는 즉시 항소, 11월에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지리한 법정 싸움을 마친 그는 기다렸던 듯 언론사와 담당 형사 등을 상대로 20억원에 달하는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 그러나 그의 관재수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금 이어진 셈이다.
그런 탓인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던 중 주병진은 “이름을 바꾸려고 합니다, 어떻게요? 주봉진으로요. 제가 봉입니다”라며 불편한 심경을 ‘개그맨답게’ 표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던 그는 지난 12월11일 보석금 1억5천만원을 납입하고, 기소전 보석으로 석방됐다. 재판부는 “주병진이 검찰 소환에 응했고 출국금지 조치가 돼 있는 점 등 불구속 상태에서도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돼 보석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등포 구치소에서 보석으로 풀려날 당시 추위에 떨며 기다리던 기자들을 외면한 채 한마디 말도 없이 차에 올라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태다.
현재 주병진의 입장에 대해 그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재만 변호사는 “현재 상습도박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8차례에 걸쳐 1백25만달러의 판돈을 가지고 ‘바카라’라는 도박을 했다는 말인데, 혐의의 근거가 현재로선 목격자 진술뿐이에요. 그러니까 쉽게 설명하면 ‘주병진씨가 도박을 하는 걸 봤다. 많은 돈을 가지고 하더라’라는 목격자들의 증언으로 기소를 한 거죠” 라고 말했다. 이재만 변호사는 2000년 주병진이 ‘여대생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 변호를 맡아 무죄 판결을 받아낸 인물.

해외도박 혐의받은 주병진의 요즘 생활과 심경

그는 영장실질 심사를 받으러 가는 도중 “이름을 바꾸려고 합니다. 어떻게요? 주봉진으로요. 제가 봉입니다”라고 말하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주병진은 혐의 사실을 대부분 부인했다. “심신이 피로하던 터라 해외 여행을 자주 했다. 기분 전환하려고 사이판에 간 적은 있지만 카지노에 간 적은 없다. 장염에 걸려 호텔에만 있다가 온 적도 있어 검찰이 말하는 8차례는 말이 안된다”는 것. 다만 필리핀에서 5월에 3천달러, 6월에 2천달러 정도의 판돈을 가지고 도박을 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바카라’라는 도박은 딜러와 하는 일종의 ‘홀짝’ 같은 겁니다. 그러니까 한판에서 먹을 수 있는 확률이 50%에 달하는 오락이에요. 그런 게임을 하는데, 다른 사람이 주병진씨가 판돈을 얼마나 가지고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주병진씨는 유명인이니까 눈에 띄거든요. 그러니까 한번 따면 ‘많이 땄나보다’고 사람들이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실제 그 정도 돈을 가지고 한 게 아니에요. 지금 말한 5천달러가 전부입니다.”
도박을 한 사실은 인정하나 그 횟수나 액수는 혐의 내용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 주병진의 주장인 셈이다. 이는 법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진술이다. 만일 혐의 내용처럼 그가 상습도박으로 처벌받게 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만일 상습도박이 아니라 단 몇 차례 재미삼아 해본 도박이라면 단순도박으로 5백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주병진의 도박행위를 ‘상습도박’도 ‘단순도박’도 아닌 ‘일시오락’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시오락은 ‘상갓집 화투’처럼 재미삼아 일시적으로 하는 도박을 의미하는데, 이런 도박은 처벌받지 않는다.
“일시오락은 본인의 재산 정도에 따라 판단을 해야 합니다. 주병진씨 정도 되는 사람에게 5천달러는 그렇게 큰돈이 아니거든요. 가령, 지금까지 주병진씨가 내놓은 기부금을 보십시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3억7천만원을 불치병 어린이를 위해 기부했습니다. 또 올해 수재 의연금으로 2억원을 낸 사람입니다.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돈을 냈어요. 그런 사람이 몇 십만원, 몇 백만원 따겠다고 한 오락을 도박으로 볼 수 있습니까?”
문제는 그가 자숙을 하며 선행을 하던 중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난 점. 이에 대해 이변호사는 “심신이 너무 지쳐있는 상태에서 여행을 갔다가 기분 전환으로 한 것이다. 경위야 어찌됐든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본인이 깊게 반성하고 있다”며 주병진의 현재 상황을 전했다. 현재 주병진은 회사에 출근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부인은 전혀 만나고 있지 않다. 그가 최종적으로 어떤 판결을 받게 될지는 재판부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듯.

여성동아 2003년 1월 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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