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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3세 혼인빙자 간음죄로 고소한 연예인 J씨의 눈물 고백

“지금이라도 그와 다시 함께 살고 싶다”

■ 기획·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 글&사진·정병철

입력 2003.01.08 17:22:00

여성 댄스그룹에서 활동했던 한 여성이 국내 굴지의 그룹 재벌3세를 혼인빙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 1년여 동안 동거를 했던 두 사람의 고소사건 뒤에는 가슴 아픈 사랑과 재벌가의 알려지지 않은 가족사가 숨어 있었다. 결국 5천만원에 합의하고 끝난 이 사건의 전모를 취재했다.
재벌3세 혼인빙자 간음죄로 고소한 연예인 J씨의 눈물 고백

재벌 3세와의 만남과 사랑, 이별의 사연을 털어놓다 끝내 눈물을 흘리는 J씨. 그녀는 모델이자 댄스그룹 가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재벌가의 아들과 평범한 여자 연예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비극적인 결말을 지은 채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해 일각에선 “한 여자가 재벌가 아들을 꼬시기 위한 수단이었다”며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하고, 또 온실 속에서만 자랐던 재벌가의 아들이 세상 물정을 몰랐기 때문에 저지른 ‘철없는 사랑’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1년5개월 동안의 관계로 미루어 볼 때 두 사람은 정말 사랑을 했던 것 같다. 두 사람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증오와 배신, 나아가 법적 소송과 합의에 이르기까지 소설 같은 이야기의 전모를 당사자인 J씨를 통해 들어보았다.
J씨(28)가 국내 10대 재벌인 S그룹의 아들 A씨(28)와 처음 만난 것은 2001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S룸살롱에서였다. 당시 CF모델로 간간이 활동했고 여성 댄스그룹 T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J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언니가 일을 도와달라고 해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그 룸살롱에 출입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미국 B주립대학 3학년에 재학중이던 A씨가 여름방학을 이용해 국내에 왔다가 우연히 이 룸살롱에 들렀던 것.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리에서 잠깐 스쳐 지나갈 것처럼 보였지만 운명의 끈은 둘의 인연을 내버려두지 않았다. 밤 12시쯤 귀가하려는 J씨에게 A씨가 밖에서 술을 한잔 더하자며 졸랐다. J씨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면서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가르쳐준 후 “내일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다음날 A씨가 전화를 걸어왔어요. 저녁을 사주고 싶다며 강남 청담동의 B음식점에서 만나자고 하더군요. 한번 약속을 한 이상 지켜야겠다고 생각해 승낙을 하고 저녁에 만났어요. 같이 저녁을 먹고 2차로 술을 마셨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갖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둘이 말도 잘 통했거든요.”
이것이 인연이 되어 두 사람은 하루가 멀다하고 만났다. 그런데 열흘쯤 지났을 무렵 J씨는 A씨가 재벌가의 아들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강남에서 데이트를 즐기던 중 갑자기 강원도로 드라이브를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자 A씨가 “집에 차를 놓고 나왔다”면서 차를 가지러 함께 자신의 집으로 가자고 한 것.
뒤늦게 재벌3세라는 걸 알고 헤어지려고 마음먹었는데…
J씨는 그를 따라 서울 강북의 A씨 집으로 갔다. 그는 자기 집으로 들어가 대형 주차장에서 고급 외제차를 몰고 나왔다.
“처음 A씨가 자신이 재벌3세라고 했을 때 믿지 않았어요. 하지만 집에서 차를 몰고 나오는 것을 보고 진짜 재벌아들임을 알았죠.”
두 사람은 차를 타고 A씨가 군 시절 근무했다는 강원도로 갔다. 그러나 J씨의 마음은 착잡했다고 한다. ‘자신과 같은 평범한 여자가 재벌가 아들과 계속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헤어지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다. 앞으로 만나지 말자’고 절교선언을 했죠. 하지만 그는 ‘남자친구가 있어도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며 오히려 저에게 남자친구와 결별할 것을 종용했어요. 그런 그의 당찬 행동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어요. 저에 대한 그의 마음이 ‘가짜사랑’이 아닌 ‘진짜사랑’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거든요.”
그때부터 두 사람은 본격적인 사랑의 씨앗을 키우기 시작했다. 강원도의 한 리조트 단지에 놀러가 국빈급 인사들이 묶는 VIP룸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다. J씨는 A씨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것 같아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사랑의 감정은 그런 걱정을 떨치게 했다.

재벌3세 혼인빙자 간음죄로 고소한 연예인 J씨의 눈물 고백

행복했던 시절의 두사람. 결국 돈때문에 헤어져야 했다.


8월말, 여름방학이 끝나자 A씨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이메일을 통해 그리움의 갈증을 씻어냈다. A씨는 J씨에게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미국에서 함께 공부할 것”을 제안했다. J씨 역시 미국으로 달려가 함께 살고 싶었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자 A씨가 미국으로 건너간 지 열흘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함께 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돈이 문제였다. J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돈과 주식, 전세금, 자동차 등을 처분했다. A씨도 미국에서 사용했던 자신의 승용차를 처분했다. 이렇게 해서 1억여원을 확보한 두 사람은 강남쪽에 전세를 얻으려다가 사람들의 눈에 띌 것 같아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의 한 아파트를 얻었다.
“저희가 만난 지 한달 보름 만에 ‘속전속결 동거’에 들어간 것은 그가 부모님으로부터 결혼승낙을 받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어느날 갑자기 한 여자를 집으로 데려와 부모님께 결혼할 여자라며 승낙해달라면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을 게 뻔하잖아요. 그래서 우선 동거를 하면서 부모님을 설득하겠다는 게 그 사람 생각이었어요.”
동거를 시작하기 전 A씨는 우선 J씨의 부모님에게 승낙을 받기로 했다. A씨는 경기도 일산에 사는 J씨의 부모를 J씨와 함께 찾아갔다.
“어느날 갑자기 제가 남자를 데리고 와서 결혼을 승낙해 달라고 하니까 부모님께서는 깜짝 놀라셨죠. 더욱이 그 남자가 평범한 우리 집안과는 비교도 안 되는 재벌그룹 총수의 아들이고, 미국 유학중에 학업도 마치지 않고 부모 몰래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는 무척 반대를 하셨어요. 딸에게 상처를 줄 것만 같아서였겠죠. 하지만 제가 워낙 간청을 하니까 어쩔수 없이 반승낙을 하셨어요.”
J씨 부모로부터 `반승낙을 얻어낸 후 두 사람은 동거생활을 시작했지만 당장 생활비가 문제였다. 두 사람이 갖고 있던 돈을 모두 아파트 전세를 얻는 데 썼기 때문이다.
그때 아파트 상가에 사는 한 부동산 업자가 “치킨집이 있는데 그것을 운영하면 괜찮다”며 제안했다. 두 사람은 귀가 솔깃했다. 위치도 그런 대로 괜찮은 것 같아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모은 후 2001년 10월초 치킨집을 오픈했다. 재벌가의 아들이 치킨집 사장이 된 것이다.
“당시 우리는 열심히 일했어요. A씨는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아파트로 치킨배달을 했어요. 그는 저에게 부모님에게 신세를 지지 않고 열심히 장사를 한 후 돈을 모아 아버지와 할아버지 못지않은 대재벌이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털어놓기도 했어요.”
그러나 마음과 달리 치킨집 운영은 힘들었다. 가게 일이 잘 안되다 보니 A씨는 술을 많이 마셨다. 자연히 가게 일을 등한시했고, 장사는 더욱 안되었다. 결국 가게를 정리하기로 했다. 그러는 사이 카드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가게와 집을 내놓지 않고는 빚을 갚을 도리가 없었다.

재벌3세 혼인빙자 간음죄로 고소한 연예인 J씨의 눈물 고백

두사람이 직접 운영했던 치킨가게. 재벌 3세는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A씨 집안에서 아들이 미국에 없고 경기도 일산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A씨가 카드빚을 갚지 못하자 카드사는 주소지에 따라 A씨의 강북 집으로 대금용지를 보냈는데, 그것을 부모님이 본 것이다. 집안이 발칵 뒤집어졌다. 재벌가의 아들이 치킨집을 하는 것은 둘째치고 부모 몰래 동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A씨의 부모는 이들에게 무조건 헤어질 것을 요구했다.
“그 남자는 집안에 손을 벌리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나겠다며 C여행사에 취직까지 했어요. 하지만 월급쟁이 현실은 그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어요. 결국 우리는 본의 아닌 작별을 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도움을 받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A씨는 J씨와 헤어지는 조건으로 부모에게 그동안 진 카드빚 3천만원을 받아내 J씨에게 주었다. 그리고 일산집과 치킨집까지 정리했다.
그러나 이미 6개월 이상 함께 생활해온 두 사람에게 위장 이별도 쉬운 것이 아니었다. 돈을 타내고 빚을 갚기 위한 연극이별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떨어진 지 일주일도 안돼 S호텔을 임시 주거지로 정하고 그곳에서 다시 동거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다 A씨는 부모 집으로 들어갔고, J씨는 혼자 성동구 옥수동 소재 B아파트를 얻어 생활했다.
“그 사람은 지난해 3월 돈을 벌어 저를 행복하게 해준다며 여행사의 현지 가이드가 되어 몰디브로 떠났어요. 우린 인터넷과 국제전화를 통해 보고픈 마음을 달래곤 했죠. 하지만, 그의 가이드 생활도 오래가지 못했어요. 가이드 생활이 불성실하자 여행사 관계자들이 야단을 쳤고, 그것이 기분 나빠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뒀어요.”
몰디브에서 귀국한 A씨는 그때부터 리조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리조트 사업에 대한 야심찬 꿈을 갖고 있던 A씨는 베트남에 리조트 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여러 투자자들을 만났다. 자신의 부모님께도 리조트 사업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히 내비쳤다.
그의 부모도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도와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A씨가 돈을 타내기 위한 목적으로 허위로 헤어졌다는 사실을 부모들이 안 것이다. 그는 집안에서 신뢰를 상실했고, 결국 한푼의 돈도 받지 못한 채 집을 나왔다.
집을 나온 A씨는 옥수동 B아파트에 있는 J씨의 집으로 들어가 다시 동거를 시작했다. 이렇게 두 사람 모두 직업이 없이 5개월여를 지내다보니 갖고 있던 현금이 모두 떨어졌다. 돈과 사랑은 비례했다. 돈이 떨어지자 두 사람은 툭하면 의견충돌을 일으켰고 다툼이 잦아졌다. 여러 차례 다툼이 계속되자 J씨는 불안했다. A씨가 자신을 떠날 것만 같았다.
“그럴 바엔 먼저 이별을 고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헤어질 것을 요구했어요. 하지만 그 사람은 안된다며 매달렸어요. 그는 저에게 ‘나를 믿고 살아가는 아내 J에게 꼭 보답을 하고 절대 다른 여자와 결혼하지 않으며 만약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위자료 1백억원을 지불한다’는 각서를 진담반 장난반으로 작성해주기도 했어요.”
그러나 생활고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A씨 역시 아무리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어했지만 출생이 재벌가의 아들이었던 만큼 그 씀씀이가 컸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골프를 쳤고, 친구들을 만나 양주를 마셨다.
2002년 10월13일 두 사람에게 이별의 그림자가 찾아왔다. J씨는 새벽 5시쯤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온 A씨에게 “사채를 끌어 생활비를 충당했다. 그 돈을 내일 모레까지 갚지 않으면 큰일나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며 따졌다. J씨의 잔소리에 순간적으로 화가 난 A씨는 폭행을 했고 J씨도 A씨의 뺨을 때렸다.
A씨는 “부모님에게도 맞아본 적이 없는데 네가 나를 때려” 하며 집안의 집기를 부수고 마구 폭행했다. 두 사람의 새벽싸움은 아파트 주민들의 잠을 설치게 했고 급기야 경비원의 신고로 경찰서로 잡혀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다시는 폭행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풀려났다. 경찰은 문제의 사람이 S재벌 회장의 아들임을 알고 조용히 해결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경찰서에까지 연행당한 A씨의 감정은 풀리지 않았다. 그는 다음날 짐을 챙겨 곧바로 집을 나갔다. J씨는 폭행후유증과 이별의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 과정에서 J씨의 전 직장 상사가 억울한 사연을 전해듣고 A씨를 고소하라며 변호사를 소개시켜주었다고 한다. J씨는 A씨와 전화통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고 위자료를 줄 것을 요구했지만 감정이 상한 A씨로선 줄 수 없다고 했다.

재벌3세 혼인빙자 간음죄로 고소한 연예인 J씨의 눈물 고백

재벌3세 A씨와 J씨가 동거했던 아파트 단지.

J씨에 따르면 A씨는 재벌가의 아들이었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와 엄마가 일찍 이혼하는 바람에 엄마의 정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형은 장남으로서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았다. 아버지와 새엄마 사이에 태어난 동생들은 돈에 쪼들리지도 않았고, 부모님의 사랑까지 받았다. 그러나 홀로 미국에서 생활해온 A씨는 늘 소외대상이었다. A씨는 말이 재벌가의 아들이지 형편이 풍족하지 못했다. 그래서 주변에선 그에게 ‘무늬만 재벌아들’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는 것이다.
“A씨는 정말 불쌍했어요. 연민의 정이 느껴지더라고요. 그것이 동거로 이어졌어요.”
주변 사람들은 A씨는 머리가 비상했고 사업가의 기질도 다분히 타고났다고 말한다. 또한 주변 사람들을 배려해주는 마음과 평상시 털털한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그가 재벌아들인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그들이 치킨집을 운영할 때 옆에서 슈퍼마켓을 했던 안모씨(43)는 “그분은 정말 착실했다. 인사성도 밝았다. 늘 웃는 얼굴이었다. J씨가 자신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 재벌가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귀띔해줬을 때 믿지 않았다. 재벌가의 아들이 아파트를 오르내리며 치킨 배달하는 것도 이상했지만 너무 소박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J씨도 “집안에서 그에게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어도 그는 회사를 책임질 막강한 CEO가 됐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소를 하면 A가 난처한 입장에 빠진다는 걸 몰랐던 것은 아니에요. 그를 생각하면 고소한다는 것이 그를 다시 죽이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그러나 당장 이 추운 겨울에 집을 비워주어야 하고 졸지에 빈털터리가 된 제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그것밖에 없었어요.”
J씨는 몇번이고 고소를 망설였지만 결국 사랑보다 돈을 택한 것이다. J씨는 자신이 고소한 것에 대해 “주위에서 ‘재벌가로부터 돈을 타내기 위한 수단으로 고소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돈을 타내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수억원의 위자료를 요구하지 왜 내가 손해보았던 돈만 돌려달라고 했겠냐”며 반문했다. 또 “돈을 타내기 위한 것이었다면 왜 내 돈을 투자했겠느냐”고 항변했다. J씨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J씨는 마침내 지난해 10월30일 A씨를 혼인빙자 사기죄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두 사람은 고소하기 전 J씨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두 차례 만났다. A씨는 J씨가 원하는 돈을 주고싶었지만 수중에 돈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부모님에게 사실대로 말한 후 돈을 타내는 건 죽기보다 싫다는 것.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 부모님의 체면은 물론 자신의 신의마저 완전히 땅에 떨어지는 줄 알면서도 어쩔수가 없다고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11월 중순과 말에 각각 고소인과 피고소인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대질신문을 앞두고 있던 12월 중순 전격합의했다. A씨 가족들이 고소를 취하해주는 조건과 위자료 명목으로 5천만원을 줬다. 이중 변호사 비용 1천만원을 뗀 4천만원이 J씨의 손에 쥐어졌다. 두 사람의 사랑이 합의금 4천만원에 막을 내린 것이다. J씨는 “지금이라도 그와 함께 다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기에 이별의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성동아 2003년 1월 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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