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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애설 해프닝으로 유명세, 책임감 실감했어요”

‘멋진 신세계’ 허남준

김명희 기자

2026. 06. 25

드라마 ‘멋진 신세계’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거침없이 터트린 배우 허남준을 만났다.

배우 허남준이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로 단숨에 대세 남주 반열에 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시크릿 가든’ 현빈 이후 이렇게 남자 주인공에게 빠진 건 처음” “단역 시절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 같은 ‘입덕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그의 인기는 빅데이터로도 입증됐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2026년 5월 16일부터 한 달간 드라마 출연 배우 100명의 브랜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허남준이 1위에 오른 것.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와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쌍끌이 인기를 얻고 있는 박지훈, ‘멋진 신세계’에서 함께 호흡한 임지연은 물론,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구교환과 변우석까지 가뿐히 제쳤다.

극 중 허남준은 돈과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차일그룹의 냉정한 후계자 차세계를 연기했다. 차세계는 냉혹하고 오만한 ‘자본주의 괴물’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서툰 인물이다. 동시에 전생 서사에서는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 던진 조선시대 비운의 왕자 이현대군으로 분해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폭넓은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배우 김정난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허남준을 두고 “미친 연기력을 보여준 후배”라며 “강인한 인상 탓에 로맨스 연기가 어울릴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너무 잘하더라. 이병헌을 연상시키는 중저음의 목소리 톤과 각진 하관이 볼수록 빠져드는 강력한 매력 요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드라마 밖에서의 인기도 뜨겁다. 강원도 횡성 출신의 이른바 ‘농수저’ 서사부터 경운기 운전이 가능하다는 반전 이력, 수준급 요리 실력 같은 소소한 개인사까지 재조명되며 팬덤의 애정을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150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아침에 벼락 스타가 된 것 같지만 사실 허남준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다.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졸업 후 2019년 영화 ‘첫잔처럼’으로 데뷔해 드라마 ‘혼례대첩’과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조연으로 얼굴을 알렸고, ENA 드라마 ‘유어 아너’에서는 강렬한 빌런 연기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허남준은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따뜻한 인상이었고,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에서 호감과 신뢰감을 갖게 했다. 극 중 차세계라는 인물보다 인간 허남준 본연의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오랜 시간 묵묵히 내공을 쌓아온 끝에 이제 막 자신만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배우, 그래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허남준과 나눈 대화를 전한다.



“브랜드 평판 1위, 제게도 이런 날이 오네요”

드라마가 큰 화제를 모았는데, 종영을 앞둔 소감이 어떤가요.

작품이 끝나는 게 서운할 정도예요. 이렇게 비중이 큰 역할을 맡은 게 처음이라 정말 많은 공을 들였고, 시간과 정성을 듬뿍 쏟았거든요. 드라마는 막을 내리지만, 시청자들이 문득 생각날 때마다 편하게 꺼내 보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남으면 좋겠습니다.

쟁쟁한 선후배 배우들을 제치고 브랜드 평판 정상에 올랐는데, 인기를 실감하나요.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인데, 그렇다고 제 일상이 크게 변한 건 아니에요. 드라마 종영 후 바로 다음 작품에 들어가 바쁘게 지내다 보니 몸으로 체감할 만큼 인기를 느낄 기회는 없었어요. 그저 친구들이 기사나 댓글들을 보내주면 “와, 진짜 기분 좋다!” 하고 행복해하는 정도입니다(웃음).

강한 인상 때문에 ‘로맨틱 코미디에 잘 어울릴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주연으로서 부담감은 없었나요.

부담이 있었죠. 하지만 그 부담감은 시작하기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었어요. 사람마다 취향은 모두 다르고, 제가 ‘정석 미남’ 배우도 아니니까요(웃음).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라 생각했기에 덤덤하게 받아들이려 노력했습니다. 오직 제가 맡은 역에 최선을 다해 가치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드라마 ‘멋진 신세계’로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허남준.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순식간에 150만을 돌파했다.

드라마 ‘멋진 신세계’로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허남준.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순식간에 150만을 돌파했다.

드라마 전체의 톤이 꽤 높은 편이고 만화 같은 대사도 많았는데, 캐릭터에 접근할 때 고민은 없었나요.

신인이다 보니 ‘무조건 완벽하게 소화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어요. 대본이 좋으면 좋을수록 배우가 풀어내야 할 표현의 난도가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고, 그걸 해결하는 게 제 몫이니까요. 대사를 가만히 살펴보면 평소에 친구들과 장난칠 때 쓰는 유쾌한 표현들이 많이 녹아 있었어요. 그리고 드라마와 캐릭터의 톤에 대해 작가님, 감독님과 사전에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작가님은 글을 쓸 때 머릿속으로 구상한 세계관을 명확하게 설명해주셨고, 감독님도 현장에서 “이 장면에선 이런 편집이 들어갈 거예요”라는 식으로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셨어요. 덕분에 ‘아, 이렇게 유쾌한 톤으로 가시려는구나. 그렇다면 나도 이 정도까지 톤을 올려도 되겠구나’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상대 배우 임지연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사실 저는 아직 현장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해야 화면에 더 좋은 모습으로 담기는지 잘 모르는 초보인데요. 임지연 선배님이 “이렇게 해보면 훨씬 더 매력적일 것 같아”라며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어요. 무엇보다 촬영하다 보면 피곤하고 지칠 때가 있기 마련인데, 이번 작품은 그런 순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매 순간 즐거웠고 장난도 많이 쳤습니다. ‘서로 잘 맞는 배우를 만났구나’ 싶었죠. 덕분에 지치지 않고 밝은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었어요. 연기할 때도 ‘내가 이런 애드리브를 해도 될까?’ 하는 자기검열 없이 편안하게 호흡을 맞췄습니다. 사실 옆에서 지켜본 임지연 선배는 경외감의 연속이었어요. 보통 촬영을 거듭하며 점차 캐릭터에 숨어든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선배님은 첫 촬영을 할 때 이미 완벽하게 준비를 끝내고 오셨더라고요. 대사량이 엄청났음에도 대사 NG를 낸 적이 거의 없어요. ‘와, 저렇게 연기를 잘하는 사람도 저토록 치열하게 노력하는구나!’ 싶어 엄청난 자극을 받았습니다. 선배님 덕분에 저도 대본을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보게 됐어요. 

드라마 ‘참교육’으로 화제를 모은 배우 김무열 씨의 축하 연락을 받고 “내게도 이런 날이 왔다”라며 감격했다고요.

무열 선배님이 메신저로 “너나 나나 축하한다”라고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제가 신인 때부터 연기로 막히는 부분이 있거나 힘들면 선배님께 전화를 자주 드렸었거든요.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도 “어떻게 해야 연기할 때 마음이 좀 편해질까요?” “감독님들과의 소통은 보통 어떻게 하시나요?” 같은 고민을 털어놓곤 했어요. 바쁘신 걸 잘 아니까 자주 연락드리지는 못해도, 늘 제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멘토셨죠. 대학 시절 선배님이 현장에서 대사를 나직하게 읊조리며 연습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선배님, 원래 그렇게 연습하시는 건가요?” 하고 쫓아다니며 묻기도 했고요. 그때부터 저를 늘 아껴주고 가르쳐주셨던 분이라, 이번 축하 연락을 받았을 때 마음이 괜히 뭉클하고 따뜻해졌습니다. 저에게는 마치 ‘연기의 아버지’ 같은 존재이십니다(웃음).

“상의 탈의 10점 만점에 8점, 2점 부족한 이유는…”

극 중 상의 탈의 신과 완벽한 슈트 핏이 큰 화제였는데, 몸매 관리는 어떻게 했나요.

이번 작품에서 상의 탈의 목표는 식스팩이 선명하게 살아 있는 몸보다는 묵직하고 두툼한 체격을 표현하는 것이었어요. 할리우드 배우들처럼 어느 정도 듬직함이 느껴지는 체형이 대기업 후계자라는 캐릭터에 맞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식단을 극단적으로 제한하진 않았고, 먹고 싶은 것을 적당히 먹는 대신 운동 강도를 엄청나게 높였습니다. 평소에 1시간 동안 70의 강도로 운동했다면, 이번에는 95의 강도로 1시간 30분 동안 주 6~7회를 쉬지 않고 몰아붙였습니다. 운동 효과로 근육이 펌핑된 건지, 몸이 아파서 부은 건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혹독하게 했죠(웃음). 

솔직하게 극 중 본인의 몸에 점수를 매긴다면요.

10점 만점에 8점 정도요. 2점을 감점한 데는 아쉬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현장 스태프분이 제가 수분 조절을 하며 고생하는 걸 아니까 배려한다고 촬영 시간을 앞으로 당겨주셨어요. 그런데 저는 원래 스케줄 표에 맞춰서 몸을 펌핑시키려고 밥 두 공기에 젓갈을 막 밀어 넣은 상태였거든요(웃음)! 한두 시간 뒤 소화가 되면 푸시업으로 근육을 부풀리려고 완벽하게 계산을 끝내놨는데, 갑자기 “남준 씨, 배려해서 시간 당겼으니 바로 촬영 들어갑시다!” 하신 거죠. 어쩔 수 없이 소화도 안 된 상태에서 급하게 카메라 앞에 섰는데, 진짜 목 끝까지 갈치속젓 향이 올라오더라고요. 근육의 선명도가 예쁘게 살지 못하고 배가 조금 나온 상태로 찍게 돼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최근 대학 후배 배우와 깜짝 열애설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열애설을 듣고 ‘이 친구랑 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웃음). 대학 시절 학교 연습실이나 헬스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후배들과 다 같이 격투 수업도 듣고, 워낙 허물없이 친하게 지냈던 동료예요. 주변 친구들과 다 엮여 있는 사이라 가끔 지인들과 함께 만난 게 전부고, 절대 그럴 수가 없는 사이예요(웃음). 열애설 해프닝을 통해 ‘내가 요즘 관심을 많이 받고 있긴 하구나’라는 걸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제 행동 하나하나에 책임감을 느끼고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나의 작은 행동 하나 때문에 혹시라도 주변 누군가가 피해를 보진 않을까?’ 생각하다 보면 끝도 없이 예민해지더라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두려움 때문에 저 자신을 억지로 억누르고 가두며 살고 싶진 않습니다. 인생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듯, 지금 아주 잠깐 반짝이는 기분 좋은 시절이 찾아온 거라면 이 소소한 행복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거든요. 

쌍둥이 동생, “내 이야기 절대 하지 말아달라” 당부 

인기를 얻은 후 가족의 반응은 어떤가요. 쌍둥이 동생도 주변에서 주목받을 것 같아요.   

가족이 저보다 더 조심스러워해요. 대중의 반응이라는 게 좋을 때도 있지만 언제든 차가워질 수 있다는 걸 함께 보고 느끼고 계시니까요. 평소에는 연락을 잘 하지 않는데, 이번 드라마에서 제가 감전되는 코믹하고 황당한 장면이 방영됐을 때 문자로 ‘ㅋㅋㅋㅋ’를 30개 넘게 보내셨더라고요(웃음). 쌍둥이 동생은 갑자기 ‘허남준 쌍둥이’로 주목받을까 봐 겁이 났나 봐요. “나 진짜 무서우니까 앞으로 어디 가서 나에 관한 언급은 절대 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하더라고요. 얼굴이 똑같이 생겼다면 힘들 때 “네가 대신 촬영장 가라” 하고 장난이라도 쳤을 텐데, 하나도 안 닮았습니다. 사람들이 아예 몰라봐요(웃음).

데이식스 영케이 씨가 드라마 OST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 허남준 씨의 추천이 있었다고요.

감독님이 촬영 중 3부 엔딩 곡을 고민 중이라면서 음악을 들려주셨는데, 듣자마자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로 좋더라고요. “노래 진짜 너무 좋은데요?” 했더니, 감독님이 눈을 빛내시면서 “그렇죠? 근데 남준 씨가 영케이 씨랑 친분이 있으니까… 혹시 노래를 좀 부탁해줄 수 있나요?” 하시는 거예요(웃음). 친한 사이라도 일과 관련된 부탁은 부담이 될 수 있어서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용기 내서 전화했더니 흔쾌히 수락해주더라고요. 현장 스태프분 중에 데이식스 팬들이 정말 많았는데, 영케이 님이 바로 해주겠다고 한 데다 촬영장에 커피차까지 보내줘서 한동안 어깨가 으쓱했었죠(웃음).

차기작은 웹툰 원작의 드라마 ‘고래별’로 정해졌다고요.

원작이 워낙 훌륭한 명작이다 보니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작의 틀에 너무 갇히지 않으려고 해요. 원작의 이미지에 너무 갇혀버리면 오히려 살아 숨 쉬는 입체적인 연기를 보여드리지 못해 실망감을 안길 수 있거든요. 배우로서 제가 채울 수 있는 인물의 입체적인 결을 먼저 찾고, 그 후에 원작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 중입니다.

배우로서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는지, 앞으로 어떤 지향점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저 자신에 대한 의심이 찾아왔을 때였어요. 세상 그 어떤 일을 해도 결국 마지막까지 저를 믿고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뿐이잖아요. 특히 대중 앞에서 어떠한 강단과 용기를 가지고 제가 아닌 타인의 삶을 표현해야 하는 배우라면 자기 확신이 확실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신인 시절을 지나 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감과 무게감이 점차 커지다 보니, 그 부담감에 눌려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고 용기를 잃어버렸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라 무명 시절 단역을 맡아 대사가 몇 마디 없어도 친구들과 “됐다! 우리 하나 뚫었다!” 하고 파티를 열 만큼 긍정적으로 버텨왔어요. 이제는 스스로에게 확신을 갖고, 머리를 쓰기보다 가슴으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게 됐어요. 앞으로의 목표는 제 나이대에 할 수 있는 모든 장르의 역할을 시간과 기회가 허락하는 한 다 경험해보는 것입니다. 지금은 풋풋하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를 보여드렸지만, 나이가 조금 더 들었을 때 묻어나오는 깊이 있는 멜로나 능글맞은 로맨스도 있을 거잖아요. 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허남준 #멋진신세계 #여성동아 

사진제공 에이치솔리드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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