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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기획특집 │우리가족 겨울여행

“겨울방학 체험학습장으로 최고! 색다른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아이와 함께 가 볼만한 이색 박물관

■ 글·남기환(Worldcom 기자) ■ 사진·KaMP Studio

2002. 12. 13

삭막한 콘크리트 숲 같은 도시. 하지만 도심과 서울 근교에도 잘 찾아보면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들이 있다. 저마다 독특한 미감을 느낄 수 있는 그곳에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자양분이 속속 숨어있다. 번거로운 준비없이 그저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는 색다른 문화 여행의 즐거움을 찾아보자.

“겨울방학 체험학습장으로 최고! 색다른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몽골문화촌에는 천막으로 지은 몽골의 전통가옥을 비롯해 몽골 유목민의 생활풍습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겨울방학 체험학습장으로 최고! 색다른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서울 근교에서 만난 칭기즈칸 후예들의 삶
호젓한 경치로 이름난 경춘가도를 따라가다 만나는 남양주 수동계곡. 이 계곡을 지나다 보면 둥글고 하얀 집 몇채가 눈에 띈다. 뒤이어 그 곳으로 향해 뻗어 있는 길, ‘칭기즈칸로(路).’ 이국적인 이름의 이 길이 끝나는 곳에 예의 하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보인다. 천막으로 지어놓은 몽골의 전통 가옥 겔(Gel). 이곳은 남양주시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그 기념으로 조성해놓은 작은 마을, 몽골문화촌이다. 마을로 통하는 길의 이름이 ‘칭기즈칸로’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곳에 몽골의 전통 마을을 고스란히 옮겨다 놓았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몽골 유목민들의 이동식 가옥 겔들 사이로 몽골인들의 축제에 사용되던 북이 세워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마을 어귀에 세워진 장승. 우리네 것과는 조금 다른 형태이지만 화를 쫓는다는 의미를 담은 무언가를 마을에 세워 놓는 풍습만큼은 틀리지 않은 셈이다. 몽골민족과 우리가 같은 뿌리라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 몽골인들의 삶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으면서,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가장 흥미로워 하는 겔의 구조와 쓰임새. 이동이 빈번한 유목생활에 알맞도록 나무로 틀을 만들고 양가죽을 덮어놓았다. 가벼우면서도 재빨리 지었다 걷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대충 지어놓은 것 같지만, 난방을 책임지는 중앙의 커다란 난로와 작은 침대, 주방시설, 작고 아담한 가구 등 갖출 것은 모두 갖추고 있다. 쓰임에 따라 형태도 몇 가지로 나뉘는데, 아예 바퀴가 달린 커다란 마차 위에 지어진 것도 있다. 마차처럼 언제 어디서나 끌고 다닐 수 있었던 이것은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들을 위한 집. 유럽까지 그 위세를 떨쳤던 몽골인들의 원정길에 더 없이 요긴하게 쓰였을 것임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가장 큰 중앙 겔은 몽골인의 생활풍습을 보여주는 물건들이 전시된 박물관. 양가죽 물통과 민속놀이 기구, 화덕 등의 생활용품은 물론 칭기즈칸을 비롯한 역대 지도자들의 초상화, 악기류, 카펫 등 1천5백여점의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통 의상과 악기는 물론 몽골의 문화와 자연을 담은 다양한 사진들도 눈길을 끈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의 구실뿐만 아니라 몽골인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도 제격이다. 7개의 겔은 2인, 4인, 6인 용 등 크기에 따라 나뉘는데, 관광객들의 숙박이 가능한 공간. 마차형 겔에서는 몽골 전통 음식과 차를 맛볼 수 있다. 또 전시관 아래쪽에는 몽골산 말을 10여 마리 들여와 승마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휴관일 월요일/ 입장료 어른 1천원 어린이 3백원
문의 031-592-0088
맛집 팔당리 촌두부집의 구수하고 다양한 버섯요리가 일품(031-576-4110).
찾아가는 길 46번 국도를 이용하여 마치터널을 지나 천마산 입구의 삼거리(쉼터휴게소)에서 죄회전해 약 2km 정도 직진하면 삼거리가 나온다. 다시 왼쪽길을 따라 약 15km 정도 가면 축령산 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길을 지나면 몽골문화촌이 나온다.
주변볼거리 서울종합촬영소는 영상 예술의 메카. <공동경비구역 JSA>, <신장개업>, <투캅스>, <초록물고기>, <나쁜남자> 등을 촬영한 곳으로 유명하다. 세트장 견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상자료 및 영화 감상 등도 가능하다. 46번 국도를 따라 마석을 지나 샛터삼거리에서 양수리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아프리카 미술박물관
“겨울방학 체험학습장으로 최고! 색다른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아프리카 특유의 독특한 장식품들을 통해 세계 그 어느 곳보다 이색적인 이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아프리카 미술박물관.

“겨울방학 체험학습장으로 최고! 색다른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도시에서 만난 아프리카의 신비
지구 반대편, 너무나 멀리 있어 그만큼의 신비함으로 다가오는 대륙, 아프리카. 하지만 이 ‘아프리카’는 의외로 가까이 있다. 대학로라는 명칭이 더 익숙한 종로구 동숭동. 새롭고 다양한 트렌드의 문화가 흐르는 이 거리에 아프리카의 예술과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98년 개관한 아프리카 미술박물관은 이국적인 문화에 빠져들게 하는 곳이다.
붉은 벽돌 건물 5, 6층에 마련된 전시실은 17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제작되거나 사용된 30여개국 70여 부족의 작품들로 가득하다. 단순한 생활도구에서부터 예술품, 그리고 19세기말 아이보리코스트에서 발견된 악마 바울레의 가면이나 말리 부족의 코뿔새 가면 등 주술사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도구들을 만날 수 있다. 아프리카인종의 생김새를 강조한 조각품들에서는 남성의 경우 성기를, 여성의 경우 가슴을 강조한 것들이 많아 자손의 번성을 기원한 그들의 소박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나무와 동물의 깃털로 화려하게 장식한 가면들의 경우 흰색과 붉은색으로 아프리카인들의 화려한 미감을 드러내고 있다. 길이가 1m는 족히 넘어 보이는 치와라 족의 가면을 보면서 어떻게 저걸 쓰고 춤을 췄을까 하는 상상에 빠져 보는 것도 숨은 재밋거리다.
섬세하게 만들어진 작은 장신구에서부터 아프리카 물소 등을 본뜬 꽤 큰 조각상 등 전시된 작품들의 크기도 무척 다양하다. 또 부족들 고유의 생활도구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스와나, 부시맨 부족이 전쟁과 사냥에서 사용하던 화살과 창 등의 무기들은 사바나 초원을 달리던 원주민들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전하고 있다. 모든 재료들이 자연 그대로의 것을 이용한 것이지만, 기하학적 문양이 섬세하게 새겨진 희귀한 모로코 왕의 즉위식용 칼 등 공예품들도 눈길을 모은다.
모든 전시품들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한종훈 관장이 20여년간 세계를 돌며 수집한 6백50여점의 개인 소장품들. 예술품에 대한 한 개인의 애착이 생소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돼 더 없이 훌륭한 문화 학습의 장이 되어 주고 있다.
박물관 내에서는 부족민들의 노랫소리가 늘 낮게 흘러나오고 있어 보고 듣는 아프리카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아프리카 대륙으로 향하는 짧지만 색다른 문화여행의 매력에 푹 빠져버리게 되는 도시 속의 이색 공간이다.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30분/ 연중무휴/ 입장료 어른 3천원, 학생 2천5백원, 어린이 2천원
문의 02-741-0436∼7, www.africamuseum. org
맛집 매표소를 겸하고 있는 3층에는 박물관 카페인 Elpaso가 자리하고 있는데, 환한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이 널찍한 실내를 채우는 아늑한 분위기. 아프리카 탄자니아산 원두커피는 물론, 레스토랑 이름에서 짐작되듯이 멕시코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멕시코 본토에서 요리 실력을 쌓은 요리사가 선보이는 타코가 별미. 기념품점도 자리하고 있어 전시관에서 봤던 조각품들과 부족민들이 사용했던 물건 등을 모형으로 판매하고 있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KFC 옆길로 1분 거리버스 노선 3, 5-1, 8, 12, 20, 25,222, 361, 63-1 대학로 서울대학병원 후문 하차

“겨울방학 체험학습장으로 최고! 색다른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중남미박물관에는 중남미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17세기 이후의 중남미 문화를 보여주는 생활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겨울방학 체험학습장으로 최고! 색다른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지구 저편 태양의 땅에서 전하는 향기
스페인에서 직수입한 소나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작지만 멋스러운 분수대가 놓인 원형 홀과 만나는, 스페인풍 저택의 구조를 가진 중남미문화원 병설 박물관. 마치 세르반테스의 소설과 앤서니 퀸의 영화 <산체스의 아이들>에서 본 듯한 붉은 벽돌 건물에서부터 이국적인 정취가 시작된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주택가에 자리한 이곳은 30여년간 중남미 지역에서 외교관 생활을 한 이복형 관장이 세운 문화공간. 중남미 지역에 대한 애정으로 모아온 1만5천여 점의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품들은 중남미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17세기 이후의 이 지역 문화를 알려주는 생활 도구들, 그리고 주요 공예품과 미술 작품들로 나뉘어져 있다.
전설의 인물과 전통적인 토테미즘을 상징하는 동물 등을 본뜬 토기들과 부두교 의식에 쓰이던 아이티의 목각상, 카리브해의 석기 등은 라티노들의 오랜 삶을 전한다. 멕시코 올림픽의 심볼로도 유명한, 안데스인들이 점성술과 인신공양 의식, 날짜계산 등에 이용했던 태양의 돌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유물. 인디오들이 고원 어느 자락을 은은히 적셨던 케나와 시쿠(팬 플루트의 기원)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이 시대를 뛰어넘은 낭만을 전한다.
또 18세기 멕시코 수도사들이 그린 성화들과 구리그릇, 재봉틀과 다리미 등은 유럽 문화가 전해진 17세기 이후의 생활을 말해준다. 특히 17세기 중남미 상류층의 거실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에서는 바로크풍의 금장이 돋보이는 가구들과 화려한 인테리어를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 한쪽 벽면에는 카니발에 쓰였던 가면들이 가득 걸려 있어 이색적인 감상법을 제안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강렬한 원색으로 유령, 곤충, 성인, 귀족, 군인 등 다양한 부류와 계층을 묘사하며 갖은 화려함을 뽐내는 가면들. 라틴아메리카인들의 역사는 물론 그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보는 유쾌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연중 무휴/ 관람요금 어른 3천5백원, 중고생 2천5백원, 초등학생 이하 2천원
문의 031-962-9291,7171 www.latina.or.kr
맛집 중남미문화원 내에는 스페인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있다. 스페인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기 있는 요리, 파에야는 주중 점심때 맛볼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멕시코 전통 요리인 타코가 준비된다. 예약 필수. 넓은 창 밖으로 보이는 정원의 풍경이 푸근한 느낌이다.
찾아가는 길 통일로 문산 방향으로 가다가 대자 삼거리에서 우회전한 후 간촌까지 간다. 계속 고양동 방면으로 가다 간촌 입구에서 좌회전한 뒤 삼성아파트 건너편으로 직진.
대중교통 이용시는 158-1, 158-3, 332, 32, 757(좌석)번 버스를 이용, 고양동 시장 앞에 하차해 훼미리마트 사이의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주변볼거리 중남미문화원에서 나와 1번 국도 쪽으로 가다보면 최영 장군묘가 있다.
티베트박물관
“겨울방학 체험학습장으로 최고! 색다른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겨울방학 체험학습장으로 최고! 색다른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히말라야의 신비로움으로 채워진 작은 피안
하늘 아래 가장 높은 땅을 밟고 사는 순수함의 나라 티베트. 히말라야에 둘러싸인 채 신비로운 기운을 가득 안고 있는 이곳은 세계의 많은 이들이 한번쯤 동경해 마지않는 땅이기도 하다. 지구의 어떤 곳과도 비교되지 않는 이곳의 독특한 문화. 직접 티베트를 찾지 않더라도 티베트인들의 삶과 문화를 느껴 볼 수 있는 곳은 의외로 서울의 도심, 종로의 어느 골목 어귀에 자리하고 있다.
종로구 소격동 정독도서관 앞 주택가를 지나쳐 가다 보면 유독 화려한 색감으로 단장한 작은 건물과 마주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개관한 티베트박물관. 10년전 티베트를 방문한 뒤 그 문화에 흠뻑 빠져버린 신영수 관장이 지금껏 수집해온 티베트의 유물과 불교 미술품, 복식을 포함한 생활 소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1천3백여점에 이르는 소장품들을 번갈아가며 3백∼4백여점씩 사람들에게 선보인다.
불교적인 색채가 짙은 기존의 티베트 관련 박물관들과는 달리 종교와 서민들의 문화 모두를 아우르고 있는 것이 이곳의 특징. 17세기 금동 라마상과 15세기의 지금강불(금강계 밀교의 근본불)상 등은 물론, 둥글고 편평한 창이 독특한 티베트인들의 모자, 사냥도구, 차 공양기, 버터 기름으로 밝히는 수유등, 단출하면서도 제법 멋을 부린 구슬 머리 장식 등을 골고루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라마 불교와 토속 신앙의 흔적이 진하게 배어 있는, 가장 ‘티베트스러운’ 진품 유물들을 빼놓을 수 없다. 경전을 넣어 돌리는 마니차, 화려한 술을 늘어뜨린 라마승의 의식용 법의, 부적이나 기도문을 넣고 목에 거는 작은 통 가우, 라마불교 의식에 사용되던 구리 거울, 16세기에 만들어진 금동 초르텐(작은 불탑) 등이 그것들이다. 하나같이 섬세하면서도 화려한 장식이 지극했던 그들의 신앙심을 쉽게 알아차리게 한다.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전시품 하나. 티베트 양식을 충실히 보여주는 듯 1층 전시실 천장 쪽에 부적들을 일렬로 늘어뜨려 놓고 있다. 원색의 종이에 주문을 적어놓은 부적들은 그 자체로도 썩 훌륭한 예술품이 되어주고 있다.
비록 작은 공간에 마련된 티베트의 삶과 문화이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해 박물관에서는 국화차 한잔을 기꺼이 대접하는 따듯함이 있다. 1층 전시장 한가운데 마련된 원목 테이블에서 향기를 마시며 티베트의 정취에 젖어보자. 도심에서 즐기는 또 하나의 색다른 여행이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관람요금 어른 5천원, 학생 1천원
문의 02-735-8149
맛집/주변볼거리 티베트 박물관에서 얼마 안 되는 거리에 아트선재센터가 위치하고 있어, 매번 기획되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들을 접할 수 있다. 김영진 작품전이 내년 1월까지, 12월4일부터 8일까지는‘한국영화전성시대’라는 주제의 영화제가 시네마테크에서 열린다. 아트선재센터는 아늑한 분위기의 갤러리 카페와 레스토랑으로도 유명한데, 1층에 자리한 인도요리 전문 레스토랑 DAL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모스그린과 봄베이 핑크 색조가 인상적이며 무엇보다 인도 최고 호텔 출신 요리사가 선보이는 인도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1번 출구, 정독도서관 방향/ 버스노선- 153, 16, 2, 20, 205, 205-1, 543, 6, 8, 8-1, 84, 2, 84(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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