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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매니저 주호성이 본 내 딸 장나라를 두고 벌어지는 101가지 해프닝

“다정한 부녀지간같지만 알고보면 ‘웬수’랍니다”

■ 글·이영래 기자(laely@donga.com)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2.12.11 15:04:00

영화 <오! 해피데이> 촬영, 2집 앨범 <스위트 드림> 활동으로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깜찍 스타 장나라. 그녀 뒤엔 언제나 든든한 아빠 주호성이 버티고 있다. ‘파파걸’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면서 두 사람은 보기 드물게 사랑 넘치는 부녀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빠가 딸의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생기는 수많은 해프닝들을 들어보았다.
아빠 매니저 주호성이 본 내 딸 장나라를 두고 벌어지는 101가지 해프닝
여의도 액터즈 클리닉. 주호성(54·본명 장연교)이 96년경부터 운영해온 연기학원은 이제 장나라 팬클럽 본부가 되어버렸다. 그곳에서 주호성을 만나기로 했으나 그는 인터뷰 시간에 조금 늦었다. 늦은 것을 사과하는 그의 변이 압권이다.
“ 촬영 현장에 갔는데 스태프들이 애 옷을 너무 얇은 걸 입혀놓고 찍는 거예요. 이 바람 불고 추운 날씨에…. 내가 저번에도 가서 애 너무 춥게 하지 말라고 당부를 해놓고 왔는데, 가봤더니 또 덜덜덜 떨고 촬영을 하고 있는 거예요. 자기들은 두꺼운 파카 입고 있으면서(그의 언성이 갑자기 높아졌다)…. 촬영 기간이 12월, 1월까지 가는데 설정을 가을로 잡아놓으면 어떻게 찍겠다는 거예요? 제가 그래도 그쪽에선 선배 아닙니까? 이럴 때는 괜히 배우들 고생시키지 말고 계절 설정을 아예 겨울로 하는 게 좋다고 얘기하고 오느라고 늦어졌어요.”
눈물이 맺힐 것 같은 그의 눈망울을 보는데 순간 매우 송구스럽게도 폭소가 터져나왔다. 파파걸. 안 좋은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장나라가 가진 독특한 매력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성인이지만 어린 아이의 이미지를 가진 장나라의 컨셉트는 키덜트(Kidult·아이를 뜻하는 영어 Kid와 어른 Adult를 합성해 만든 말)다. 때문에 장나라에게는 보족적으로 또 하나의 존재가 필요하게 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보호자이고, 그 밑그림으로 아빠 주호성은 절묘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를 통해 ‘키덜트’ 장나라는 완성되는 것이다.
실제 이들 부녀 사이는 그렇다. 하지만 단 한사람 주호성만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딸 일에 ‘바짓바람’ 일으키고 다닌다는 말이 듣기 싫은 것일까? 사실 그는 여러 번 구설수에 올랐다. 그가 딸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는 파파걸 논란이 그 처음이었고, 또 최근엔 팬들에게 ‘사무실에서 빌빌대지 말 것’이라는 경고 문구를 인터넷 게시판에 남겼다가 네티즌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사실 팬클럽 관리는 그에게 미묘한 문제다. 나라가 중학생 시절 아이돌 팬클럽에 갔다 새벽 2시에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때 그는 눈물을 머금고 때릴 데 한 군데 없을 듯한 딸의 발바닥을 큰 자로 3대나 때리는 참형을 가하고 말았다. 당시에 대한 그의 참회는 길고 길다.
“아버지한테 맞고 큰 딸은 시집 가서도 맞고 살아요. 집에서 사랑받지 못한 여자가 어떻게 시집가서 잘 살겠어요. 맞고 살면 시집 가서 맞아도 ‘아! 또 맞았구나’하는 거지. 그래서 딸은 때려서 키우면 안돼요. 전 나라가 누구하고 사귀든, 결혼하든 나라의 선택에 맡길 겁니다. 저는 모든 일에 있어 나라의 선택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나라가 시집 가서 남편한테 맞고 집에 왔다? 뭐, 그래도 나라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거죠. 화해를 하겠다고 하면 하는 거고, 어찌됐건 나라가 원하는 대로, (그는 잠시 숨을 끊고 힘을 주어 말했다) 나라가 반 죽여놓길 원하면 반 죽여놓는 거고….”
얘기가 잠시 옆으로 샜지만, 그의 팬클럽 관리에 대한 원칙은 그렇다. 내 딸이 소중한 만큼 나라의 팬들도 내 아이들이라는 생각으로 대하겠다는 것. 팬 하나하나가 아쉽고 소중한 처지지만, 그가 야단치는 걸 주저하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사무실에 들어와 기다리면 시간을 알려주고 악수도 하고 사인받을 기회를 그가 직접 만들어준다. 하지만 장나라를 보겠다고 몇 시간이고 엘리베이터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녀석들’은 용서치 않는다.

아빠 매니저 주호성이 본 내 딸 장나라를 두고 벌어지는 101가지 해프닝

그는 틈만나면 장나라의 팬클럽 홈페이지(www.narajjang.com)에 들어가 팬들의 여론을 챙기고, 자신의 생각 등을 남겨 놓는다.

장나라 팬클럽 회원의 80% 이상은 남자 고교생들이다. 그러나 머리를 이상하게 길렀다거나 복장이 불량한 ‘녀석들’ 또한 출입 금지다. 한번은 머리를 길러 얼굴 한쪽을 아예 가려버린 남학생이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는 머리 깎고 오지 않으면 내일부터 출입도 못하게 하겠다고 경고했고, 다음날 그 남학생은 단정하게 머리를 깎고 왔다. 그는 “머리 때문에 아버지하고 매일 싸웠는데 가수 팬클럽 들어서 머리 깎을 줄은 몰랐다며 그 어머니가 사과 한 상자를 보내왔어요” 하면서 껄껄댔다.
그러나 과연 장나라와 그, 두 사람의 사이는 어떨까? “파파걸이란 비난은 결코 우리에게 욕이 아니다”라고 주호성은 말했다. 아이 때는 부모 자식간 사이가 친구같이 좋다가도 청소년기에 이르면 원수가 되고 마는 비극적 현실 앞에 그는 이상적인 부녀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실제 이상적인 부녀상을 만들지는 못했다는 것이 그의 참연한 고백(?)이다.
“우리 부녀가 얼마나 많이 싸우는지 사람들은 사실 잘 몰라요. 제가 연기 쪽에서는 아버지이면서 동시에 대선배 아닙니까? 그래서 이걸 이렇게 하고 그 다음 단계로 이걸 해야 한다고 스케줄을 잡아놓으면 애가 제 맘에 안 든다고 난리를 피워요. ‘그건 하기 싫다고 했잖아!’하면서 소리지르며 대들죠. 우리 부녀가 그래요. 서로 원색적으로 소리지르며 싸웁니다. 그러다 현장에 도착하고 차문이 열리면 팬들 눈도 있고, 카메라도 있으니까 둘이 어깨동무하고 ‘우리 아빠예요, 우리 딸이에요. 우리 행복한 부녀지간이랍니다’하고 웃는 거죠(웃음).”
인터뷰 중간 전화가 자주 왔다. 모두 장나라에 관련된 전화였고, 그중 하나는 “장나라의 눈에 다래끼가 날 것 같아 병원에 갔다왔다”는 경호원의 동태 보고였다.
“아버지가 이런 말 하면 안되지만, 나라는 이제 연간 1백억원대의 상품이란 말이에요. 애를 노리고 납치, 유괴라도 하면 어쩔 거예요? 남자 매니저는 화장실, 호텔방 같은 데서는 돌봐주지 못하니까 경호원을 둔 거죠.”
매니저에 경호원까지 두고서도 중간중간 나라를 보러가지 못하면 안되는 아버지 주호성. 그에겐 또 하나의 우군이 있다. 바로 팬클럽 회원들이다. 광주 행사 때 한 남학생이 불쑥 장나라를 껴안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졌다. 경호원의 제지로 금방 떨어졌고, 그 또한 그걸 문제 삼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태는 그 다음이었다.
“다른 팬 아이들이 아주 죽여버리더라고요. 아니, 때렸다는 의미가 아니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아주 맹렬하게 성토를 했어요. 나중에 그 학생이 저한테 전화를 해서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사과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홈페이지에 용서해주라고 해명글을 올렸죠. 내가 뭐라 안해도 팬클럽 아이들끼리 다 알아서 해요.”
이제 ‘애들만 풀어도 다 되게 돼있다’는 그의 표정엔 은근한 여유마저 감돈다. 그러나 그에게도 적은 있다. 극히 불순한 의도를 가진 것으로 의심되는 극소수 안티 세력들(?)을 결코 용서치 않겠다는 주호성의 결의는 비장하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극소수 안티 세력들은 무엇인가? 바로 파파걸 논란을 일으키며 보호자로서 자신의 존재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녀석들’이다. 그는 묻는다. “너희의 의도는 뭐냐? 내가 없어지면 뭐가 좋다는 거지?”
그런 주호성에 대해 부인 이경옥씨는 짧은 한숨까지 내뱉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 양반은 나라 시집 가면 아마 나보다 더 울 거예요”

여성동아 2002년 12월 4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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