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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부부가 함께 보세요 │ 남편 VS 아내

가정경제 주도권 다투는 아내와 남편의 갈등

부부사랑 단단히 묶어줄 비법 총공개

■ 글·최희정 ■ 도움말·조경에 ■ 일러스트·정지연

입력 2002.11.11 13:50:00

“맞벌이해도 아내 명의 재산이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결혼해서 살다보면 가장 먼저 부딪히게 되는 문제가 바로 돈문제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돈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들이 의외로 많다.
더욱이 요즘에는 아내의 경제활동 기회가 많아지면서 가정경제 주도권을 두고 부부가 서로 만만찮은
신경전을 벌이는 가정도 늘고 있다. 가정경제를 두고 남편과 아내가 갈등을 겪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고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가정경제를 제안해본다.
가정경제 주도권 다투는 아내와 남편의 갈등
“우리집 돈은 내 돈이라는 짠돌이 남편의 경제 독재가 지긋지긋해요!”
남편과 중매로 만나 7개월 사귀고 결혼한 지 5년째다. 결혼생활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이 있다면 바로 돈문제다. 한마디로 말해 남편은 돈을 움켜쥐려고만 하지 도대체 풀 줄을 모르는 ‘짠돌이’다. 서울시 지방공무원인 남편은 많지는 않지만 우리 식구 먹고 사는 데 지장 받지 않을 정도로 월급을 받는다. 아이도 하나밖에 없어 육아비가 많이 들어가지도 않는데 남편은 늘 돈타령이다.
사실 나는 결혼 전 그다지 알뜰한 편은 아니었다. 직장에 다닐 때는 소위 명품 브랜드 핸드백이나 구두를 샀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도 종종 했었다. 어차피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것도 아닌데 벌어서 쓰고 남는 것은 앞날을 위해 조금만 저축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내가 결혼 후에 반찬 값, 아이 책값 등을 일일이 남편에게 타서 쓰려니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
남편은 한달 생활비로 40만원만 주고 알아서 하라고 한다. 하루에 만원 조금 넘는 꼴인데, 이 돈으로 아이 그림책 사주고, 옷 사 입히고, 공과금 내고, 반찬 사면 1백원도 남지 않는다. 10만원만 더 달라고 하면 자기는 더 못 주니 필요하면 부업해서 능력껏 써보라고 한다. 어느 날은 생활비가 떨어졌다고 하소연하니까 베갯잇 속에서 만원짜리 3장을 꺼내주는데 그걸 보고 있으니 그나마 있던 정도 다 사라지는 것 같았다.
친정 부모 생신 때도 3만원 이상 하는 선물을 사드린 적 없고, 친구들 경조사 챙기는 건 꿈도 못 꾼다. 돈 얘기만 하면 얼굴을 붉히며 “나 혼자 잘살려고 그러냐? 이렇게 아끼지 않으면 언제 집 사냐?” 면서 오히려 역성을 낸다.
친구 부인이 집에서 살림도 잘하고 재테크도 잘한다면서 나를 은근슬쩍 무시할 때는 정말 어이가 없다. 내 앞으로 된 통장 하나 없고 돈줄은 모두 남편이 움켜쥐고 있는데 무슨 수로 재테크를 한단 말인가?
나 역시 빨리 내 집 갖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래도 사는 동안 주변 사람도 챙겨가면서 살고 싶다. (전업주부 K씨·33·은평구 역촌동)
“맞벌이 부부인데도 내 명의로 된 재산이 하나도 없어요!”
결혼 후에도 일을 손에 놓지 않으려고 줄곧 일을 했다. 결혼 전에는 학원 강사였는데, 아이가 생기니 밤늦게까지 일을 할 수가 없어 아이들 그룹지도를 하면서 한달에 1백50만~ 2백만원 정도 버는 편이다.
그 동안 번 돈은 생활비만 빼고 모두 남편이 관리해왔다. 남편이 은행원이다 보니 아무래도 나보다 재테크도 잘하고 돈관리를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별 말 없이 선뜻 가정경제권을 남편에게 맡긴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너무 후회가 된다. 남편은 셈이 너무 빨라서인지 돈만 밝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명의를 자기앞으로 해놓았다. 적금통장에서부터 자동차까지 모두 자기 이름으로만 해놓았다. 나도 엄연히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데 내 몫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억울하다.
얼마 전에는 꿈에 그리던 집을 장만했는데, 나랑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은 채 당연하다는 듯이 집 명의를 자기 앞으로 해놓았다.
우리 사회가 남성 위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대부분 재산에 관련된 명의는 남편 이름으로 한다는 것이 관례였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다. 그러나 같이 돈 벌어서 산 집인데, 상의도 없이 턱 하니 자기 앞으로 해 놓다니 너무 기가 막혔다. 사실, 나는 집만큼은 공동명의를 주장할 생각이었다. 물론 남편 성격을 알면서도 미리 대처하지 못한 나에게도 잘못은 있다. 하지만 집 명의와 관련된 큰일을 나와 아무 의논도 하지 않은 채 자기 맘대로 처리해버린 남편에게 너무 실망했다. 그동안 가정경제 주도권을 남편에게 모두 뺏기면서 쌓였던 불만들이 이번 일로 터져버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결혼 후 8년 동안 일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내 앞으로 된 재산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럽다.(J씨·36·강북구 미아동 )
“내 돈 내가 쓴다는 남편의 못 말릴 낭비벽, 누가 좀 막아주세요”
남편은 월급을 받으면 나에게는 생활비만 달랑 내놓고 자기 혼자 쓰고 다닌다. 저축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도박이나 바람을 피우는 것에 돈을 쓰는 것도 아니다. 친구들 만나 술 마시고 후배들 술 사주면서 쓰는 유흥비에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남편의 한달 월급은 세금 떼고 2백20만원 정도. 여기서 70만원만 생활비로 주고 나머지는 자기가 알아서 쓴다.
어느 날 남편의 카드 대금 청구서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한달 카드 결제금액이 무려 1백30만원이나 됐다. 가끔 술을 진탕 마시면 단란주점에 가는 모양인데 아마도 거기서 쓰는 돈이 1백만원은 족히 넘는 것 같다. 집 살 때 은행에서 융자받은 돈도 있는데, 원금은커녕 이자까지 밀릴 때가 많다.
보다 못해 내가 잔소리를 하면 “미래가 그렇게 중요하냐? 현재가 더 중요하지. 돈이 그렇게 좋으면 네가 나가서 벌어라” 라며 오히려 화를 낸다.
아이들이 크면 교육비로 들어갈 돈도 많은데 저축하기는커녕 오히려 카드 빚만 쌓여간다. 그런데도 남편은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 나 몰래 신용대출을 받아 술을 사 먹고 옷을 사 입곤 한다. 남편이 이리저리 돈을 빌린 곳이 많아 이러다간 우리 가족이 집도 뺏기고 거리에 나 앉을 것 같아 불안하다. 돈 무서운 줄 모르고 마구 쓰는 남편의 낭비벽을 고쳐야 하는데 점점 자신이 없다. 요즘 같아선 차라리 이혼하고 위자료 받아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은 생각도 든다. (P씨·40·일산 신도시 마두동)

“돈 잘 버는 아내 때문에 기죽는 남편 마음 아시나요?”
아내 앞에서 나는 늘 기가 죽는다. 아내가 무서워서도 아니고 내가 흠 잡힐 만한 행동을 해서도 아니다. 바로 약사인 아내가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사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정경제 주도권을 아내에게 뺏겼다는 사실이 나를 기죽게 만든다.
친구들은 요즘같이 살기 힘든 세상에 돈 잘 버는 부인 둬서 좋겠다며 비아냥 반, 부러움 반 섞인 말들을 하지만 내 마음은 그리 편치 않다.
아내는 집안 대소사 때 쓸 돈을 모두 자기가 결정한다. 시부모 용돈, 시댁 곗돈 등을 한번도 나와 상의한 적이 없다. 물론 경조사비가 한달에 얼마가 들어가는지 친정부모에게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지도 알 턱이 없다.
내 월급을 자기 통장으로 입금시키게 하고 거기서 용돈만 조금씩 주고 필요한 것만 사준다. 집에서 노는 사람도 아니고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인데 내 지갑에는 2만원 이상 있는 적이 별로 없다.
이일로 아내와 자주 다투지만 이제 다투는 일도 지겹다. 그때만 반짝 좋아지지 일주일이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뿐 개선되는 게 하나도 없다.
아내가 왜 그토록 돈에 집착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내가 실업자도 아니고 아내 역시 고소득자인데 아내는 10억을 모을 때까지는 이럴 수밖에 없다며 내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맞벌이를 하는 만큼 서로의 소득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인정해주고 손을 대지 않았으면 좋겠다. 돈 잘 버는 아내를 둔 남편이 무작정 편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요즘 들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직장인 K씨·29·송파구 방이동)
“생활비는 일절 주지 않고 생필품도 자기가 사는 자린고비 남편 때문에 자존심 상해요”
결혼 후 남편이 줄곧 돈관리를 해왔다. 요즘도 생활비를 전혀 주지 않고 자기가 직접 간장이나 배추 같은 생활용품을 사오고 아이들 학원비와 용돈도 직접 준다. 어쩔 때는 어느 미용실이 다른 곳보다 퍼머비가 5천원 싸다면서 거기를 이용하라고 할 때도 있다.
내가 돈을 펑펑 낭비하는 것도 아닌데 남편은 나를 믿지 않는데다 돈 못 번다고 무시하기 일쑤다.
연애할 때에는 신용카드 한장 없이 알뜰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는 것이 믿음직스러웠는데, 결혼하고 10년 정도 같이 사니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남편은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고학으로 어렵게 대학을 마쳤다. ‘살면서 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서 그렇구나’ 하는 생각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돈 앞에서 너무 벌벌 떠는 남편이 이제는 살갑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어쩌다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날 일이 있어 용돈을 달라고 하면 “집에서 살림만 하는 주제에 친구 만나서 무엇하게? 친구 만나고 용돈 쓰고 싶으면 네가 벌어서 써라” 고 말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정말이지 정나미가 뚝뚝 떨어지고 내가 돈을 벌지 않고 있다고 무시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
나도 집에서 집안일하고 아이들 돌보면서 경제활동 못지않게 충분히 일을 하고 있는데, 남편은 그런 일은 하나도 인정해주지 않고 모든 평가를 돈으로만 환산한다. 전세 명의는 물론 저축통장 모두 남편 명의로 되어 있어 우리집에서 내가 가진 재산은 아무것도 없다. 남들은 나이 들면 자기 앞으로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한다며 비자금을 만든다고들 하는데….비자금은커녕 하루 쓸 용돈도 없다. 솔직히 요즈음에는 남편과 헤어지고 경제적인 자유를 누리고 싶다. (주부 L씨·39·성북구 길음동)

가정경제 주도권 다투는 아내와 남편의 갈등
“우리 부부는 독립채산제”
우리 부부는 연애시절부터 야박할 정도로 돈 씀씀이에 철저했다. 남편이 영화 관람비를 내면 나는 그 금액에 맞먹는 밥을 샀다. 어느 때는 각자 돈 내고 영화 보고 각자 밥값을 내기도 했다.
친구들은 이런 우리를 보고 유별나고 야박하다며 “너희 연애하는 거 맞니?”하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곤 했다.
무사히(?) 연애과정을 통과하고 결혼을 앞둔 어느 날, 나는 남자친구에게 결혼하더라도 “각자가 번 돈은 각자 관리하자”고 제안했다. 물론 그때는 남자친구도 흔쾌히 응했다.
그러나 막상 결혼하고 나니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의도했든 아니든 남편 위주로 가정경제가 돌아가는 것이다. 남편은 용돈을 많이 쓰면서 생활비를 늘 부족하게 냈고, 처가보다는 시가에 더 많은 경제적인 도움을 주었다.
속은 상했지만 처음이니까 그러려니 하며 넘어갔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영 말이 아니었다. 연애 때 네돈 내돈 따졌던 남편은 온데간데없고 급기야는 자신이 감당하기로 했던 보육료마저 주지 않았다.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며칠을 끙끙 앓던 나는 남편에게 “나, 직장 그만둘 거야. 당신이 우리 식구 책임져” 하고 엄포를 놓았다. 내 말에 설마 하며 콧방귀도 뀌지 않던 남편은 내가 정말 직장을 그만둘 기미를 보이자 행동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 월급으로는 생활이 빠듯해서 남편이 먼저 맞벌이를 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후로 남편과 나는 가정경제를 꾸려가는 데 몇 가지 원칙을 정해놓았다.
첫째, 보육료와 생활비는 반반씩 부담한다. 둘째, 집을 마련할 때까지는 각자 수입의 40%를 떼어 공동으로 적금을 붓는다. 셋째 처가와 시가는 같은 비용으로 선물을 사거나 용돈을 드린다. 넷째, 보너스를 탈 경우에는 보너스 금액의 30%를 생활비로 내놓는다. 다섯째, 그밖의 남은 돈은 저축을 하든 용돈으로 쓰든 지 각자 알아서 쓰고 상대방에게 간섭하지 않는다.
좀 거창한 것 같지만 한번 정한 원칙이니 꼭 지키고 싶었고, 지금까지 별 어려움 없이 지켜지고 있다. 우리 부부는 저축도 각자 알아서 하고 옷도 각자 사 입는다. 외식을 할 때에도 한번씩 번갈아 비용을 부담하는데 어쩔 땐 꼭 연애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결혼 전에도 돈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나를 위해 규모 있게 썼는데 결혼 후에도 내가 번 돈을 내 스스로 관리하니까 너무 편하고 좋다. 남편 몰래 저축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맞벌이 주부 K씨·33·종로구 구기동)
“공동명의로 된 내 집, 집안일마저 즐거워져요”
올 가을에 24평 아파트 한채를 마련했다. 결혼하고 7년 동안 돈 쓰고 싶은 마음 버려가며 모은 돈으로 장만한 집이기에 우리 부부는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남편은 당연히 집을 자기 명의로 한다고 했다. 나는 그러지 말고 공동명의로 할 것을 제안했다.
맞벌이를 하면서 돈을 같이 벌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 키우는 것도 돈 버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면서 덧붙여 “집이든 땅이든 재산은 부부 공동의 것인데 명의를 같이해야지요. 만약 당신이 죽고 상속을 받을 때 내가 자식하고 똑같이 상속받는 다면 평등한 부부가 아니잖아요?”하면서 슬슬 남편을 설득시켰다.
처음에 남편은 공동명의로 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래도 자신이 이 집안의 가장인데, 공동명의를 하면 가장의 권위에 상처를 입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 같다. 남편은 공동명의 절차가 복잡하다느니, 세금이 더 나온다느니 하면서 공동명의에 반대했지만, 다른 것은 몰라도 집문제만큼은 나 역시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더욱이 공동명의를 하면 남편이 나 몰래 보증도 서지 못하고 대출도 받지 못하니 안심되는 면도 있었다. 보름을 설득한 끝에 겨우 공동명의 약속을 받아냈다.
남편과 내 이름으로 된 우리집이어서 그런지 그전보다 집안 일도 더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전업주부 B씨·35·마포구 도화동)

여성동아 2002년 11월 4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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